‘추미애 라인’ 순장조 딜레마

‘승승장구 1년’ 끝이 보인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수장이 바뀌면 조직 내부는 불가피하게 물갈이 과정을 거친다. 수장의 성향에 따라 인사의 향방은 엇갈린다. 승승장구했던 사람이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하고, 한직으로 밀려나 있던 사람이 깜짝 발탁되기도 한다. 
 

▲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고성준 기자

법무부 수장이 바뀌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임명안을 재가하면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후보자 딱지를 뗐다. 박 장관은 취임 첫날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몸살을 앓은 서울 동부구치소로 출근했다. 교정본부의 코로나19 관련 상황을 살핀다는 의도였다.

공 많았지만
과도 뚜렷해

같은 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법무부를 떠났다. 지난해 1월 장관으로 임명된 지 1년여 만이다. 추 전 장관은 이날 이임식에서 “모든 개혁에는 응당 저항이 있을 수 있다. 영원한 개혁은 있어도 영원한 저항은 있을 수 없다”며 “그것이 우리가 걸어온 변함없는 역사의 경로이며 민주주의 발전의 역사”라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의 공과는 극명하게 갈린다. 조국 전 장관의 후임으로 법무부에 입성한 추 전 장관은 임기 초부터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실제 392일간의 재임기간 동안 추 전 장관은 검찰의 권한 줄이기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제한하고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을 부여하는 검경 수사권 조정을 이뤄냈다. 진보 진영의 숙원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도 출범시켰다. 부모의 자녀 체벌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민법 개정안을 성사시켰다.


또 증권 분야에 한정된 집단소송제를 전 분야로 확대하는 집단소송법 제정안과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일반화하는 상법 개정안도 마련했다. 소비자 보호와 피해구제 강화에 힘썼다는 평가다. 

하지만 공만큼이나 과도 뚜렷했다. 추 전 장관은 임기 내내 윤석열 검찰총장과 갈등을 빚었다. 추윤대전, 추윤전쟁이라고 불릴 만큼 극심한 대립이었다. 두 사람은 추 전 장관의 취임 직후 검찰 고위간부급 인사 과정에서 검찰총장의 의견 청취 문제를 두고 맞부딪쳤다. 이 과정에서 ‘윤석열 패싱’ 논란이 불거졌다. 

수사지휘권도 여러 차례 발동했다. 수사지휘권은 추 전 장관 이전까지 딱 한 차례만 발동된 바 있다. 지난해 7월 ‘채널A 사건’ 수사와 관련해 윤 총장이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강행하려 하자 이를 중단하라며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10월에는 라임자산운용 로비 의혹 사건과 윤 총장 가족 의혹 사건 등에서 윤 총장을 배제하는 수사지휘권을 재차 행사했다. 

고위간부급 인사 단행 예정
이성윤·심재철 향방에 관심

지난해 11월 추 전 장관은 윤 총장의 직무를 정지시키면서 징계를 청구했다.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와 직무집행 정지명령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이후 검사징계위원회를 강행, 윤 총장에 대한 정직 2개월을 끌어냈다. 하지만 두 번 모두 법원이 윤 총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추 전 장관은 치명상을 입었다.

그 사이 대선주자 반열에 오른 윤 총장은 한때 지지율 조사에서 1위에 오를 만큼 반사이익을 얻었다. 추 전 장관은 체면을 구긴 것은 물론, 문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일조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문 대통령이 재가한 윤 총장에 대한 징계가 법원에서 뒤집히면서 추 전 장관이 ‘무리하게 밀어붙였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 ▲박범계 법무부 장관 ⓒ박성원 기자

그에게는 아들 특혜 휴가 의혹 사건이 임기 내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소설 쓰시네” “김도읍(국민의힘 의원), 검사 안 하길 잘 해” 등의 발언으로 야당 의원들과 여러 차례 대립했다. 최근에는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1000명이 넘는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책임론도 나왔다. 결국 추 전 장관은 “국민께 송구하다”며 사과했다. 


추 전 장관의 법무부는 지난해 정부 업무평가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C 등급을 받은 법무부는 3년째 최하위 평가를 받고 있다. 법무부는 정부 혁신(B 등급)을 제외한 나머지 분야에서 모두 최하위인 C 등급을 받아 종합평가 최하위 그룹을 형성했다. 특히 일자리·국정과제 분야에서 “권력기관 개혁의 성공적 안착 등 지속적인 노력이 요구된다”는 평가를 받았다.

추 전 장관은 떠났지만 그의 유산은 남았다. 특히 이른바 ‘추미애 라인’으로 불리는 인사들의 향방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지난달 21일 평검사 인사에 이어 고위간부급 인사를 앞두고 있다. 새로 취임한 박 장관이 고위간부급 인사를 단행하면 추미애 라인의 변화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게다가 추미애 라인 인사들의 현 상황도 그리 좋지 못하다.

총장과 갈등
완벽한 패배

고기영 전 법무부 차관의 후임으로 임명된 이용구 차관은 ‘택시기사 폭행사건’으로 사면초가 상태다. 고 전 차관은 지난해 11월30일 추 전 장관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해 12월1일 서울행정법원이 윤 총장의 직무 배제 효력을 중단하는 결정을 내리기 하루 전날이다. 

문 대통령은 고 전 차관의 사의 표명이 있은 다음날 바로 이 차관을 내정했다. 당시 윤 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이틀 앞둔 시점이었다. 이 차관은 징계위원회에 참석, 윤 총장의 정직 2개월 결정을 내렸다. 

이후 지난해 12월19일 언론보도를 통해 이 차관이 연루된 택시기사 폭행사건이 알려졌다. 사건이 일어난 건 지난해 11월6일. 당시 이 차관은 변호사였다. 이틀 뒤인 8일 택시기사는 이 차관과 직접 만나 사과를 받고 합의했다. 그러고 나서 9일 택시기사가 서초경찰서에 출석해 피해자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사건 발생 엿새 만인 12일 내사종결 처리했다. 
 

▲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고성준 기자

경찰은 폭행 상황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이 없고 피해자가 합의했기 때문에 내사종결했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블랙박스 영상이 드러나면서 경찰이 수세에 몰렸다. 심지어 경찰은 영상을 직접 보고도 “못 본 걸로 하겠다”며 사건을 덮었다. 경찰은 논란이 커진 이후에야 사과문을 내고 진상조사에 나섰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김학의 출금 사건’으로 곤란한 처지에 처했다. 이 지검장은 문재인정부 들어 검찰 내 요직을 두루 거치며 승승장구했다. 서울중앙지검장, 법무부 검찰국장,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 대검찰청 공공수사부장은 검찰 빅4로 불린다. 이 지검장은 3년 만에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법무부 검찰국장을 거쳐 서울중앙지검장까지 올랐다.

서울중앙지검장은 주요 관공서와 대기업 본사가 밀집한 서울을 관할하는 만큼 ‘검사장의 꽃’으로 불린다. 

1년 만에
상황 악화

이 지검장도 추 전 장관만큼은 아니어도 윤 총장과 자주 갈등을 빚었다. 조국 전 장관 아들의 인턴 경력확인서를 허위로 써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 기소 건과 채널A 사건에 대한 전문수사자문단 구성을 두고 윤 총장에게 반기를 든 바 있다. 채널A 사건과 관련해서는 한동훈 검사장을 무혐의 처리해야 한다는 수사팀 보고서의 결재를 피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최근 이 지검장은 김학의 전 차관의 출금 의혹과 관련해 사건을 무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지검장은 당시 대검 반부패부장이었다. 이 지검장은 김 전 차관을 출국금지한 날 서울동부지검에 ‘지검장이 출금서류 제출을 사후 승인한 걸로 해달라’는 부탁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26일 대검 반부패강력부를 압수수색하면서 수사망을 좁히고 있다.


검찰이 이 지검장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상갓집 항명’의 주인공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상갓집 항명은 한 장례식장에서 양석조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이 직속상관이던 심 국장에게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왜 무혐의냐. 당신이 검사냐”고 공개적으로 항명한 사건이다. 
 

▲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 ⓒ박성원 기자

심 국장은 추 전 장관의 인사청문회준비단에서 언론홍보팀장을 맡았다. 그리고 지난해 1월 추 전 장관의 첫 인사에서 반부패부장을 달았고, 두 번째 인사에서는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자리를 옮겨 추 전 장관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법무부 검찰국장은 검찰 인사와 예산을 총괄하는 요직이다. 

심 국장은 윤 총장 징계위원회에 합류했다가 ‘자진회피’ 형식으로 빠졌다.

박범계 “총장 의견 듣겠다”
좌천 검사들 다시 돌아오나

당시 심 국장은 윤 총장 직무정지의 주요 사유였던 대검의 ‘재판부 성향 분석’ 문건을 추 전 장관에게 제보하고, 윤 총장 징계 절차와 윤 총장 수사 의뢰에 관여했다는 의심을 받았다. 심 국장이 윤 총장 징계위원회에서 제보자와 징계위원, 진술자 역할을 맡은 사실이 알려져 비판이 일기도 했다.


지난 18일 미래대안행동은 법조비리 사건인 ‘정운호 게이트’와 관련해 심 국장을 뇌물수수 혐의로 대검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정운호 게이트는 검사장,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들이 상습도박 혐의로 기소된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보석 청탁 등을 대가로 거액의 수임료를 받아 챙긴 대형 법조비리 사건이다. 

이 단체는 “당시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이었던 심 국장이 정 전 대표의 변호인이었던 최유정 변호사로부터 뇌물을 수수하고 정 전 대표의 보석 청구에 ‘재판부 적의 처리’ 의견을 냈는지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통상 피고인의 구속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반대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재판부의 판단에 맡긴다는 ‘적의 처리’ 의견은 보석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 이용구 법무부 차관 ⓒ고성준 기자

추 전 장관은 장관직에서 물러나기 전 평검사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 21일 법무부는 고검검사급 검사 11명과 평검사 531명 등 542명에 대한 인사를 2월1일자로 진행했다. 법무부는 추 장관이 유지해 온 형사부 우대 원칙을 적용해 전국 검찰청 내 우수 형사부 검사를 발탁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지난달 28일 “검찰 인사가 급선무”라며 “인사 원칙과 기준을 가다듬은 뒤 윤 총장과 만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이 윤 총장과 인사를 논의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추 전 장관 때처럼 ‘윤석열 패싱’ 논란은 불거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까지
인사 단행

윤 총장이 검찰 인사에 의견을 내게 되면 추미애 라인 검사들이 밀려나고 윤석열 라인이 다시 중심부로 옮겨올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의 거취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채널A 사건 수사팀은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 결과를 ‘혐의 없음’으로 결론 내 재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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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특정 당의 당원 명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당 관계자의 업무용 노트북에 담겨있던 정보가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올림픽 육상 100m 경기를 생각해 보자. 8개 레인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선다. 이 선수들은 국내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을 것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해 예선을 치르고 결승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경기에서 승자는 늘 단 1명뿐이다. 치열한 공천 경쟁 선거는 올림픽보다도 더 확고한 ‘승자 독식’ 구조다. 올림픽에선 2등에게 은메달, 3등에게 동메달이라도 주지만 선거에서 2등은 꼴찌와 같다. 당선자는 후보자에서 국회의원, 시·군·구의원, 구청장·군수, 시·도지사 등으로 신분 상승이 이뤄진다. 명예와 권력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자리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이 큰 자리로 몰린다. 어떤 경기든 일단 출발선에 서야 경쟁을 할 수 있듯, 선거에서 공천은 본선으로 가기 위한 1차 관문이 된다. 자리는 하나, 후보는 여럿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은 자리를 돈으로 사려 했다는 내용으로, 관련자는 구속됐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일어난 당원 명부 유출 의혹도 공천 경쟁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수십개의 엑셀 파일이 발견됐는데 그중 일부가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였고 이름, 연락처, 거주지 등이 포함된 이 파일이 상대 당의 후보 경선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서 거물급 인사가 후보로 맞붙었다. 구로을 지역은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17대(2004년)부터 지난 22대(2024년) 총선까지 20여년간 민주당이 이겼다.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18대 총선에서도 구로을 지역은 넉넉하게 수성한 바 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 발견 이름·연락처·거주지 담겨 구로에서만 평생 살았다는 한 시민은 “선거 때마다 텃밭, 험지 이런 말을 많이 쓰지 않나. 구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사지’다. 민주당이 아주 꽉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총선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몇몇 인사들은 바닥부터 훑어가며 선거를 준비한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구로을 지역 후보로 윤건영 의원을 전략공천 형태로 낙점했다. 윤 의원은 당시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민주당의 독식으로 관심 지역에서 벗어나 있던 구로을이 순식간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문제는 구로을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조규영 전 서울시의원의 반발이 거셌다. 조 전 시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 이후 구로2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재선했다. 조 전 시의원은 최소한 경선은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비판했다. 당시 조 전 시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지역 당원 수보다 더 많은 권리당원을 모았다. 열심히 뛰었다. 누구와 경쟁하든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며 “그러나 결과는 낙하산 공천이었다. 저는 특혜나 찬스를 원하지 않았다. 공정한 경선만을 바랐다. 낙하산 공천은 공정하지도 않고 본선 경쟁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어디에 사용했나 조 전 시의원은 노숙 단식까지 해가며 경선을 촉구했지만 결국 낙천했다. 이후 다른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잊히는 듯했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업무용 노트북에서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표기된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발견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행정동 등이 기재된 엑셀 파일은 ‘(보안철저)저쪽디비’ 폴더에 담겨있었다. 해당 파일의 ‘구분’ 부분에 ‘조규영 일반 당원’이라고 표기돼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에 민주당 구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기재돼있다는 점에서 의심이 촉발됐다. 동시에 누가 노트북에 해당 파일을 옮겼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서가 발견된 노트북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원협의회에 업무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구로구의회에 입성한 A 구의원이 해당 노트북을 사용했다. A 구의원은 2022년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여성부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의 노트북은 A 구의원이 여성부장으로 활동할 무렵 사용했다가 후임자에게 넘겼다. 그는 “이후 여성부장이 바뀔 때까지 쭉 A 구의원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쉬쉬하다 이제서야 눈여겨볼 대목은 A 구의원의 이력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당선됐지만, 202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조 전 시의원을 보좌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 실제 조 전 시의원이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곳곳에서 A 구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A 구의원은 조 전 시의원 낙천 이후 김용태 전 의원 배우자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이 A 구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2020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낙선하고 당협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A 구의원이 비례대표로 공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정치인을 수행했던 인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그가 직접 사용한 노트북에서 자신이 보좌했던 사람의 이름으로 파일명이 기재된 국민의힘 당원 명부가 발견된 셈이다. A 구의원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를 민주당 측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A 구의원이 조 전 시의원을 수행할 당시 지역구 경선을 대비해 당원 명부를 입수한 게 아닌가 싶다”며 “당시 경선까지 진행되지 않았기에 당원 명부가 실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아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이 문제는 올해 1월경에 처음 드러났다. A 구의원이 당원협의회에 노트북을 반납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폴더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쉬쉬’하다가 최근에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당협 회의에서 논의 A 구의원 “문제없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 구의원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지난 1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에서 논의됐다. 해당 의혹이 구로 지역에서 확산하자 A 구의원이 먼저 이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원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위원은 ‘덮고 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면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부 관계자가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해당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요청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관철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당원 명단이 일부 흘러 다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명부가 통째로 유출되는 건 심각한 일”이라며 “명백한 해당 행위다.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징계사유)에 따르면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 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등의 사유로 징계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해당 관계자는 A 구의원의 행위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당 행위? 징계 가능성? A 구의원은 해당 의혹은 전부 해명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문제없다고 결론 났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언급한 제보자에게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