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찍어내기 투트랙 히든카드

감찰 막히면 공수처로 토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에 대한 여야의 온도 차가 상당하다. 집권여당은 공수처 출범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찍어내기 위한 마지막 카드로 공수처를 활용하려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

2명의 공수처장 후보를 추천하는 작업이 끝내 무산됐다. 공수처의 출범 시기는 이미 4개월 이상 넘긴 상태다. 우여곡절 끝에 여야가 공수처장 후보를 내놨지만 이를 추리는 과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7명 위원 중
6명 찬성해야

지난 18일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이하 추천위)가 3차 회의를 진행했다. 10명의 공수처장 후보를 대상으로 약 4시간30분간 마라톤 검증 작업을 진행했지만 최종 후보자 2명을 선정하지는 못했다. 

앞서 추천위는 지난달 30일 첫 회의를 갖고 조재연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을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당시 조 위원장은 “위원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위원회가 생산적으로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으로부터 위촉을 받고 정식 출범한 추천위는 조 위원장을 포함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김종철 연세대 교수, 박경준·이헌·임정혁 변호사 등 총 7명이다. 


위원 7명 중 6명 이상의 찬성으로 공수처장 후보 2명을 의결해 대통령에게 추천하는 구조다. 대통령은 이 중 1명을 지명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공수처장을 임명한다. 김종철 교수와 박경준 변호사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추천, 이헌·임정혁 변호사는 국민의힘 추천 2인이었다. 

추천위는 지난 9일 추천위원들로부터 1차 후보 추천을 받았다. 이찬희 변협 회장은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 이건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한명관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등 3명을 추천했다. 김 선임연구관은 판사, 이 부위원장과 한 변호사는 검사 출신이다. 

민주당 측 추천위원들은 판사 출신인 전종민·권동주 변호사 2명을 추천했다. 전 변호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사건에서 소추위원 대리인단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국민의힘 측 추천위원들은 김경수·강찬우·석동현·손기호 변호사 등 검찰 출신으로만 4명을 추천했다. 김 전 대구고검장은 2013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사라지기 전 마지막 중수부장을 지냈다. 강 변호사, 석 변호사도 검사장 출신이다. 

후보 추천위 3번 회의에도
2명으로 못 좁히고 종료돼

추 장관은 전현정 변호사를 추천했다. 김재형 대법관의 부인인 전 변호사는 공수처장 후보 중 유일한 여성이다. 조 위원장은 최운식 변호사를 추천했다. 최 변호사는 이명박정부 시절 대검 중수부 산하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장을 맡았던 특수통 검사 출신이다. 

추천위는 11명의 후보군 가운데 사퇴 의사를 밝힌 손기호 변호사를 제외하고 총 10명의 후보를 두고 검증 작업에 돌입했다. 국민의힘 측 추천 후보였던 손 변호사는 개인적인 사정을 이유로 후보직에서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3일 추천위는 2차 회의를 열고 10명의 후보를 2명으로 압축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했지만 실패했다. 심사 대상에 오른 10명의 후보 가운데 단 1명도 제외하지 못했다. 추천위원 간 신중론과 신속론이 맞서면서 합의 도출에 이르지 못한 것.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고성준 기자

추천위 실무지원단은 보도자료를 통해 “오늘 회의에서 추천위원들은 먼저 각자가 추천한 심사 대상자에 대한 추천 사유 및 공수처장으로서 갖는 장점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으로 시작해 공수처장으로서 꼭 필요한 자질 및 부적당한 자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전에 이어 속개된 오후 회의에서는 각자가 추천한 심사 대상자뿐 아니라 다른 위원들이 추천한 심사 대상자 중에서 적절한 사람을 제시하는 시간을 가졌다”면서도 “후보자 추천을 위해 추가로 확인할 사항이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며 18일에 논의를 계속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후로 열린 지난 18일 3차 회의에서도 추천위는 2명의 후보를 정하지 못하고 활동을 마쳤다. 이날 회의에서 후보 선정을 위한 표결까지 진행됐지만 모두 정족수인 6명을 넘기지 못했다. 다수 득표자 4명으로 범위를 좁혀 표결을 시도했지만 마찬가지였다. 

다수 득표자는 변협이 추천한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 이건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한명관 변호사와 추 장관이 추천한 전현정 변호사다. 김 연구관과 전 변호사가 5표씩을, 이 부위원장과 한 변호사가 4표씩을 받았다.  

빈손으로 
마무리?

추천위는 “야당 측 추천위원들이 회의를 계속하자는 제안을 했으나 위원회 결의로 부결됐고, 이로써 추천위 활동은 사실상 종료됐다”고 전했다.

추천위원 3분의 1 이상(3명)의 속개 요청이 있거나 국회의장 또는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장이 소집을 요구하면 회의가 다시 열릴 수 있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 야당 측 추천위원 2명을 제외한 5명이 활동 종료에 동의했기 때문이다. 

3차례에 걸친 추천위 회의가 ‘빈손’으로 마무리되면서 공은 다시 정치권으로 넘어왔다.

앞서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지난 16일 2차 회의에서 후보 압축 불발과 관련해 “이번 수요일(18일)에 다시 회의를 연다고 하니 반드시 결론 내주길 바란다”며 “혹시라도 야당이 시간 끌기에 나선다면 우리는 결코 좌시할 수 없다. 이달 안에 공수처장을 임명하고 공수처가 출범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데드라인으로 잡았던 18일까지도 후보가 압축되지 않자 법 개정 카드를 꺼내 들었다. 추천위원 6명의 지지를 받아야 공수처장 후보로 결정되는 현행법을 고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다. 다시 말해 공수처장 후보 선정 과정에서 야당이 비토권을 행사하는 현 상황을 법 개정을 통해 무력화하겠다는 의지다. 
 

▲ 윤석열 검찰총장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회의 직후 논평에서 “사실상 국민의힘의 반대로 합의에 의한 추천이 좌절된 것”이라며 “법사위를 중심으로 대안을 신속히 추진하도록 할 것이다. 법을 개정해서 올해 안에 반드시 공수처를 출범시키겠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야당 쪽 추천위원들이 회의를 계속하자고 제안했음에도 공수처장 추진위를 자진 해체한 것은 민주당이 공수처장 추천을 마음대로 하도록 상납한 법치 파괴 행위”라고 비판했다. 앞서 같은 당 주호영 원내대표도 “공수처법을 만들 때는 야당 추천권이 보장되면 대통령 마음대로 운영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 강조하지 않았나”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국민의힘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공수처법 개정안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심사한 뒤 오는 12월2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야당 추천위원 2명이 반대하면 후보 추천을 할 수 없는 현재의 의결구조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여야는
서로 탓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공수처 출범을 서두르는 이유로 윤석열 검찰총장을 들고 있다. 법무부와 검찰,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이 점차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공수처를 또 다른 카드로 사용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지난 1월 추 장관이 법무부 장관으로 취임한 이후 윤 총장은 검찰인사에서 패싱당하기도 하고,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수사에서 배제되는 등 수모를 겪었다. 이 과정에서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을 비롯해 수족으로 분류됐던 검사들이 좌천당했다. 식물총장이라 불리며 자진사퇴 압박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대검찰청 국감 이후 상황이 반전됐다. 지난달 22일 법사위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낸 윤 총장은 2013년 국감 때처럼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추 장관 취임 이후 약 10개월에 걸쳐 쌓아둔 불만을 한꺼번에 터트리는 모양새였다. 정치권은 윤 총장의 발언에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윤 총장에게 저격당한 추 장관은 감찰 지시로 응대했다. 흥미로운 점은 추 장관이 윤 총장을 두드릴 때마다 그의 지지율이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 여론조사에서는 윤 총장의 지지율이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던 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넘어서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17일에는 윤 총장이 이 대표나 이 지사와 각각 양자대결을 벌일 경우 초접전을 벌인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윈지코리아컨설팅은 <아시아경제> 의뢰로 15~16일 양일간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고위공직자수사법

그 결과 윤 총장은 이 대표와 맞불을 경우 42.5% 대 42.3%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 3.09%) 내에서 앞섰다. 이 지사와의 양자대결에서는 윤 총장 41.9% 대 이 지사 42.6%로 나타나 윤 총장이 근소하게 뒤졌다. 

특히 윤 총장은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응답한 무당층에서 이 대표와 이 지사를 압도했다. 무당층만 놓고 보면 49.6% 대 15.1%(이 대표), 44.2% 대 24.6%(이 지사)로 압도적으로 앞섰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 총장의 존재감이 대선후보급으로 커지면서 이를 견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검찰총장이 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기록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나오자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은 물론 국민의힘에서도 윤 총장의 정치 진출을 반대하는 의견이 제기된다. 추 장관은 좀 더 노골적으로 윤 총장을 압박하고 나섰다. 

여 “법 개정 해서라도 연내에”
야 “정권 비리수사 막으려고?”

검찰인사, 수사지휘권 발동 등의 공격에도 윤 총장이 사퇴할 조짐을 보이지 않자 감찰 카드로 찍어내려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법무부가 윤 총장에 대한 직접 감찰을 강행하려 하면서 갈등이 고조됐다. 현직 검찰총장에 대한 직접 감찰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포석은 미리 깔아뒀다. 추 장관은 지난 3일 법무부 훈령인 ‘법무부 감찰 규정’을 기습 개정했다. 법무부가 검찰총장 등 중요사항을 감찰할 때 법무부 감찰위원회의 자문을 받도록 한 강제조항을 임의조항으로 바꾼 것이다. 다시 말해 윤 총장을 겨냥한 법무부 감찰에 따른 징계 결정은 외부인사가 포함된 감찰위원회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실제로 지난 17일 법무부에 파견돼 근무하고 있던 평검사 2명이 윤 총장에 대한 감찰 관련 대면조사를 위해 대검찰청을 찾았다가 대검 반발에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검찰 내부에서는 의혹에 대한 사전 자료 요구나 질문 검토도 없이 윤 총장과 면담을 하겠다며 평검사를 보낸 것은 윤 총장을 의도적으로 망신주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검찰총장에 대한 대면 감찰은 사실상 사퇴에 대한 최후통첩이나 다름없다는 게 검찰 안팎의 대체적인 견해다. 감찰에 착수하면 직무배제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추 장관 입장에서도 이번 감찰 결과에 따라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 사퇴 여론이 더욱 높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나마 법무부에서 윤 총장에 대한 대면 감찰을 진행하겠다고 예고한 지난 19일 오후 2시 직전 취소를 결정하면서 파국은 피한 상태다. 하지만 추‧윤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

이어지고 있는 갈등 상황에서 공수처가 윤 총장을 압박하는 마지막 카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민주당을 비롯한 여권에서는 검찰 개혁의 핵심 정책으로 공수처 출범을 촉구하면서 윤 총장이 ‘수사 대상 1호’가 될 것이라는 말을 공공연히 해왔다. 

초유의 감찰
윤, 버틸까?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 19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정부·여당은 월성 원전 조기 폐쇄를 위한 경제성 조작 사건, 초유의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공작 사건, 여권 실세들이 연루된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건 등 정권 비리를 매장해버리겠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공수처 조기 출범에 목을 매는 것은 악취가 진동하는 각종 정권 비리를 막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공수처 수사대상 1호는 윤석열이라는 여권의 오랜 으름장은 빈 말이 아니다”며 “무소불위의 권한을 갖는 공수처장이기에 최소한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 최소한의 업무능력은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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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