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륵 추’ 거대 양당 손익계산서

영감 잡으려다 집토끼 놓칠라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사사건건 대립하는 검찰과 법무부로 인해 국민들의 피로감이 나날이 커져가고 있다. 추미애 장관의 ‘자충수’가 계속되면서, 비호했던 여권인사들도 하나둘씩 등을 돌리는 분위기다. 하지만 추 장관을 대신해 검찰 개혁을 단행할 인사가 없다. 추 장관 리스크는 정치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 추미애 법무부 장관

“정도껏 하세요, 좀!” 지난 1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성호 위원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향해 언성을 높였다. 추 장관은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며 “질문 자체가 모욕적이거나 근거가 없다면 위원장님이 제지해 달라”고 했다.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은 추 장관에게 법무부 특수활동비 의혹을 재차 질의했다.

품을 수도
버릴 수도

이에 불쾌함을 내비쳤던 추 장관은 의원들의 질의가 끝나기도 전에 계속해 말을 끊었고, 결국 정 위원장이 개입한 것이다.

단편적이지만 추 장관에 대한 여권의 시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추 장관의 국회 출석은 늘 신문 1면을 장식해왔다. 추 장관이 국회에 오는 날이면 여당 지도부가 의원들에게 언행 조심을 당부할 정도였다.

추 장관은 개혁 성향을 두루 갖춘 강골로 꼽힌다.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에 예민하고, 이에 엄격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끝내 사퇴하자, 문재인 대통령은 그를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했다. 검찰개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자 하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였다.


추 장관은 취임 후 닷새 만에 조 전 장관을 겨눴던 윤 총장 사단의 수족을 보란 듯이 잘랐다. 이는 사소한 기싸움에 불과했다. 이후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대립은 일일이 열거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사안마다 충돌하며 지겨운 대립을 이어오고 있다.

이후로도 계속된 ‘추-윤’ 갈등은 민심을 두 쪽으로 가르고 국론을 분열시켰다. 문 대통령이 결국 둘 중 하나를 내치는 결단을 보여야 한다는 소리가 나올 지경이었다. 하지만 임기 내 물러날 인물들이 아니다. 윤 총장은 국회 국감에서 임기를 다 마치라 했다는 대통령의 말을 국회에서 공식적으로 전했다. 추 장관의 거듭되는 ‘때리기’에도 버티겠다는 것이다.

이에 추 장관은 대통령이 비선을 통해 메시지를 전할 분이 아니라고 응수했다. 청와대는 끝내 진위를 확인해주지 않았다.

반복되는 추·윤 갈등 언제까지?
추나땡? 웃는 ‘야’ 속 타는 ‘여’

두 고래 싸움의 승자는 예측할 수 없다. 다만 판세가 추 장관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는 것은 확실하다. 아이러니하게도 때리면 때릴수록 윤 총장의 정치적 위세는 더 커졌다.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대망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지난 17일 윈지코리아컨설팅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총장은 42.5%의 지지율을 기록해 야권의 1위를 차지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여권 일각에서는 추 장관의 ‘칼질’이 도를 지나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법무부는 대검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윤 총장에 대한 대면조사 감찰을 강행했다. 이례적인 행보다. 지금까지 현직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이 이뤄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 국민의힘 정책위원회의서 발언하는 주호영 원내대표 ⓒ고성준 기자

실제로 2013년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이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을 상대로 감찰을 지시하자, 채 전 총장은 즉각 사표를 제출하고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추 장관의 인사권·수사지휘권·감찰권 행사가 부정적인 선례로 남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지휘권과 감찰권 행사는 추 장관 취임 이전까지 단 한 차례씩만 있었다. 그럴 때마다 검찰총장들은 직을 내려놨다. 검찰 독립성이 크게 훼손된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반면 추 장관은 3주 동안 4번의 감찰 지시를 내렸다. 지휘권도 최소 2회 이상 발동됐다. 사실상 윤 총장의 사퇴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셈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추 장관을 두둔했다. 이낙연 대표는 “윤 총장은 정치적 중립 시비 등 논란을 불식시켜주는 것이 맞고, 그러한 생각이 없다면 본인이 (거취를)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갈등의 본질은 검찰 개혁이라는 큰 흐름에 검찰 기득권이 저항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또 “추 장관이 흔들림 없이 검찰 개혁을 완수할 의무, 임무가 있는 것”이라고 거들었다.

지겨운 대립
그 결론은?

하지만 민심은 추 장관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실제 4개의 여론조사기관이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법무부-대검 갈등에서 ‘추미애 장관 책임이 더 크다’는 의견이 36%로 나타났다. ‘윤석열 검찰총장 책임이 더 크다’는 의견은 24%로 낮았다.

여당 일각에서는 윤 총장을 키워주는 추 장관의 행보에 불만의 기류가 흐른다. 추 장관이 의도가 무엇이 됐건, 윤 총장의 정치 입문을 밀어주고 있다는 것이다.

추 장관의 감정적인 대응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추미애 장관에 대해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좀 더 점잖고 냉정하면 좋지 않겠나. 사용하는 언어도 좀 더 절제된 언어였으면 좋지 않을까”라고 지적했다.

추 장관의 ‘커밍아웃’ 발언 역시 논란이 됐다. 추 장관은 한 평검사가 검찰 내부망에 “추 장관이 인사권, 지휘권, 감찰권을 남발하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내자, “이렇게 커밍아웃 해주시면 개혁만이 답이다”고 응수했다.

현직 장관이 일개 평검사를 찍어 누르는 행태에 대한 파장은 일파만파 커졌다. 원조 친노무현 인사로 꼽히는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이를 두고 ‘경박한 짓’이라 했다. 지휘권자의 자제력을 잃은 모습이라는 비판 여론도 쇄도했다. 이 사건은 추 장관이 검찰 내부 구성원들과 척을 지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 국정감사에 출석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 ⓒ고성준 기자

특활비 논란은 추 장관을 엄호했던 민주당 내 기류를 바꿔놓는 계기가 됐다. 추 장관은 윤 총장이 “특수활동비를 주머닛돈처럼 사용하고 있으며, 서울중앙지검에는 특수활동비를 배정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추 장관은 윤 총장의 특수활동비 사용 현황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다.

때 아닌 특활비 논란이 일자, 국민의힘은 예산 심사에서 청와대 및 정부부처를 대상으로 특활비 검증에 나서겠다고 벼르고 있다. 사실상 추 장관이 ‘자충수’를 둔 셈이다.


만약 제도가 문제라면,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는 대안을 냈으면 될 일이었다. 윤 총장을 향한 사사로운 악감정이 화근이었다. 빈대를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워먹은 격이다.

대권 위한
자기 정치?

국민의힘에서는 추 장관이 움직이면 야권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윤영석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여의도 정가에 요즘 ‘추나땡(추미애만 나오면 땡큐)'이라고 하는 말이 돌고 있다. 추 장관이 하도 논란을 만들고 또 연일 자살골로 이어지기 때문에 나온 말”이라고 했다.

그중에서도 추 장관이 꺼낸 ‘비밀번호 자백법’ 카드는 결정적 패착이었다. 추 장관은 피의자의 휴대전화 비밀번호 공개를 강제하는 법률 제정을 검토할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한동훈 검사장 사례를 들었다.

‘검언유착’ 사건의 당사자인 한 검사장이 비밀번호를 밝히지 않아 수사에 차질을 겪는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하지만 해당 법률이 제정되면 기본권이 침해될 여지가 크다. 인권을 강조하는 민주당의 정체성과도 전혀 맞지 않다. 무엇보다 법이 도입되면 검찰의 권한이 상당히 커진다. 검찰 개혁을 추진하는 추 장관이 나서서 제정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다.


민변과 참여연대 등 진보 시민사회마저 추 장관에 대한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정치권에서는 추 장관의 최근 행보를 두고 평정심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호영 원내대표가 추 장관을 두고 ‘광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할 정도다. 추 장관이 과민한 대응이 도드라진 시점은 추 장관의 아들 군복무 관련 의혹이 불거진 후다.

추 장관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아들과 관련된 보도가 31만건”이라며 불만을 토로한 바 했다.

여권의 불만도 동시에 터져 나왔다. 추 장관은 아들 병가 연장 문제와 관련해 보좌관이 부대에 전화했는지 여부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발뺌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에서 추 장관은 부대 관계자 전화번호를 보좌관에게 알려줬고, 보좌관과 부대 관계자와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 개혁, 마땅한 인물 없다
국민 피로…청와대 결단 필요

하지만 추 장관은 국민들에게 그 어떤 사과도 하지 않았다. 추 장관의 거짓으로 여권의 엄호만 무색해진 셈이다.

일각에선 추 장관의 행보에 정치적 계산이 깔린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추 장관이 대권 행보를 위한 ‘자기 정치’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추 장관은 검찰개혁을 발판삼아 친문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 법무부에는 추 장관을 응원하는 수십 개의 꽃다발이 매일 배달되고 있다.

추 장관을 향해 “정도껏 하시라”고 했던 정성호 위원장은 이들로부터 거센 맹공을 받기도 했다.
 

추 장관은 이미 “검찰 개혁을 완수할 때까지 정치적 야망을 갖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내년 4월 재·보궐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장관직을 그만둔 이후 행보에 대한 질문에는 답을 유보했다. 추 장관이 대선 출마 여지를 남겨두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내년 선거를 치러야 하는 민주당으로서는 곤혹이다. 추 장관의 행보가 중도층의 민심 이반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 시장 선거는 집토끼 전략으로는 부족하다. 중도층 섭렵이 관건인 싸움이다. 당 일부에선 추 장관의 언행과 행보가 선거판을 움직일 수 있으니 그가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내 추 장관 리스크가 커지고 있지만, 검찰개혁을 성공시킬 마땅할 인물이 없다는 현실론도 제기된다. 검찰 개혁의 하이라이트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아직 출범조차 못했다. 검언유착 사건, 윤 총장 가족 및 측근 사건 등 추 장관이 수사지휘를 내린 사건 중 어느 하나 결론난 사건이 없다.

게다가 윤 총장은 최근 월성1호기 원전 수사에 칼을 들이댔다. 수사의 칼 끝은 탈원전 정책을 내세운 청와대를 향해 있다. 윤 총장이 더 노골적으로 정부여당을 노리는 상황에서 이를 대응할 여당의 공격수가 없다. 당에서 추 장관을 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커지는
리스크

문제는 국민의 피로감이 임계점에 다다르고 있다는 점이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두 사람을 해임하라는 청원에 수만명이 동의하는 진광경이 펼쳐졌다. 일각에선 청와대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추-윤 갈등이 여권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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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