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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30일 18시01분

정치


‘계륵 추’ 거대 양당 손익계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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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 잡으려다 집토끼 놓칠라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사사건건 대립하는 검찰과 법무부로 인해 국민들의 피로감이 나날이 커져가고 있다. 추미애 장관의 ‘자충수’가 계속되면서, 비호했던 여권인사들도 하나둘씩 등을 돌리는 분위기다. 하지만 추 장관을 대신해 검찰 개혁을 단행할 인사가 없다. 추 장관 리스크는 정치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 추미애 법무부 장관

“정도껏 하세요, 좀!” 지난 1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성호 위원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향해 언성을 높였다. 추 장관은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며 “질문 자체가 모욕적이거나 근거가 없다면 위원장님이 제지해 달라”고 했다.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은 추 장관에게 법무부 특수활동비 의혹을 재차 질의했다.

품을 수도
버릴 수도

이에 불쾌함을 내비쳤던 추 장관은 의원들의 질의가 끝나기도 전에 계속해 말을 끊었고, 결국 정 위원장이 개입한 것이다.

단편적이지만 추 장관에 대한 여권의 시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추 장관의 국회 출석은 늘 신문 1면을 장식해왔다. 추 장관이 국회에 오는 날이면 여당 지도부가 의원들에게 언행 조심을 당부할 정도였다.

추 장관은 개혁 성향을 두루 갖춘 강골로 꼽힌다.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에 예민하고, 이에 엄격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끝내 사퇴하자, 문재인 대통령은 그를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했다. 검찰개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자 하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였다.

추 장관은 취임 후 닷새 만에 조 전 장관을 겨눴던 윤 총장 사단의 수족을 보란 듯이 잘랐다. 이는 사소한 기싸움에 불과했다. 이후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대립은 일일이 열거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사안마다 충돌하며 지겨운 대립을 이어오고 있다.

이후로도 계속된 ‘추-윤’ 갈등은 민심을 두 쪽으로 가르고 국론을 분열시켰다. 문 대통령이 결국 둘 중 하나를 내치는 결단을 보여야 한다는 소리가 나올 지경이었다. 하지만 임기 내 물러날 인물들이 아니다. 윤 총장은 국회 국감에서 임기를 다 마치라 했다는 대통령의 말을 국회에서 공식적으로 전했다. 추 장관의 거듭되는 ‘때리기’에도 버티겠다는 것이다.

이에 추 장관은 대통령이 비선을 통해 메시지를 전할 분이 아니라고 응수했다. 청와대는 끝내 진위를 확인해주지 않았다.

반복되는 추·윤 갈등 언제까지?
추나땡? 웃는 ‘야’ 속 타는 ‘여’

두 고래 싸움의 승자는 예측할 수 없다. 다만 판세가 추 장관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는 것은 확실하다. 아이러니하게도 때리면 때릴수록 윤 총장의 정치적 위세는 더 커졌다.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대망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지난 17일 윈지코리아컨설팅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총장은 42.5%의 지지율을 기록해 야권의 1위를 차지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여권 일각에서는 추 장관의 ‘칼질’이 도를 지나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법무부는 대검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윤 총장에 대한 대면조사 감찰을 강행했다. 이례적인 행보다. 지금까지 현직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이 이뤄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 국민의힘 정책위원회의서 발언하는 주호영 원내대표 ⓒ고성준 기자

실제로 2013년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이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을 상대로 감찰을 지시하자, 채 전 총장은 즉각 사표를 제출하고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추 장관의 인사권·수사지휘권·감찰권 행사가 부정적인 선례로 남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지휘권과 감찰권 행사는 추 장관 취임 이전까지 단 한 차례씩만 있었다. 그럴 때마다 검찰총장들은 직을 내려놨다. 검찰 독립성이 크게 훼손된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반면 추 장관은 3주 동안 4번의 감찰 지시를 내렸다. 지휘권도 최소 2회 이상 발동됐다. 사실상 윤 총장의 사퇴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셈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추 장관을 두둔했다. 이낙연 대표는 “윤 총장은 정치적 중립 시비 등 논란을 불식시켜주는 것이 맞고, 그러한 생각이 없다면 본인이 (거취를)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갈등의 본질은 검찰 개혁이라는 큰 흐름에 검찰 기득권이 저항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또 “추 장관이 흔들림 없이 검찰 개혁을 완수할 의무, 임무가 있는 것”이라고 거들었다.

지겨운 대립
그 결론은?

하지만 민심은 추 장관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실제 4개의 여론조사기관이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법무부-대검 갈등에서 ‘추미애 장관 책임이 더 크다’는 의견이 36%로 나타났다. ‘윤석열 검찰총장 책임이 더 크다’는 의견은 24%로 낮았다.

여당 일각에서는 윤 총장을 키워주는 추 장관의 행보에 불만의 기류가 흐른다. 추 장관이 의도가 무엇이 됐건, 윤 총장의 정치 입문을 밀어주고 있다는 것이다.

추 장관의 감정적인 대응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추미애 장관에 대해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좀 더 점잖고 냉정하면 좋지 않겠나. 사용하는 언어도 좀 더 절제된 언어였으면 좋지 않을까”라고 지적했다.

추 장관의 ‘커밍아웃’ 발언 역시 논란이 됐다. 추 장관은 한 평검사가 검찰 내부망에 “추 장관이 인사권, 지휘권, 감찰권을 남발하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내자, “이렇게 커밍아웃 해주시면 개혁만이 답이다”고 응수했다.

현직 장관이 일개 평검사를 찍어 누르는 행태에 대한 파장은 일파만파 커졌다. 원조 친노무현 인사로 꼽히는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이를 두고 ‘경박한 짓’이라 했다. 지휘권자의 자제력을 잃은 모습이라는 비판 여론도 쇄도했다. 이 사건은 추 장관이 검찰 내부 구성원들과 척을 지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 국정감사에 출석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 ⓒ고성준 기자

특활비 논란은 추 장관을 엄호했던 민주당 내 기류를 바꿔놓는 계기가 됐다. 추 장관은 윤 총장이 “특수활동비를 주머닛돈처럼 사용하고 있으며, 서울중앙지검에는 특수활동비를 배정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추 장관은 윤 총장의 특수활동비 사용 현황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다.

때 아닌 특활비 논란이 일자, 국민의힘은 예산 심사에서 청와대 및 정부부처를 대상으로 특활비 검증에 나서겠다고 벼르고 있다. 사실상 추 장관이 ‘자충수’를 둔 셈이다.

만약 제도가 문제라면,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는 대안을 냈으면 될 일이었다. 윤 총장을 향한 사사로운 악감정이 화근이었다. 빈대를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워먹은 격이다.

대권 위한
자기 정치?

국민의힘에서는 추 장관이 움직이면 야권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윤영석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여의도 정가에 요즘 ‘추나땡(추미애만 나오면 땡큐)'이라고 하는 말이 돌고 있다. 추 장관이 하도 논란을 만들고 또 연일 자살골로 이어지기 때문에 나온 말”이라고 했다.

그중에서도 추 장관이 꺼낸 ‘비밀번호 자백법’ 카드는 결정적 패착이었다. 추 장관은 피의자의 휴대전화 비밀번호 공개를 강제하는 법률 제정을 검토할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한동훈 검사장 사례를 들었다.

‘검언유착’ 사건의 당사자인 한 검사장이 비밀번호를 밝히지 않아 수사에 차질을 겪는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하지만 해당 법률이 제정되면 기본권이 침해될 여지가 크다. 인권을 강조하는 민주당의 정체성과도 전혀 맞지 않다. 무엇보다 법이 도입되면 검찰의 권한이 상당히 커진다. 검찰 개혁을 추진하는 추 장관이 나서서 제정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다.

민변과 참여연대 등 진보 시민사회마저 추 장관에 대한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정치권에서는 추 장관의 최근 행보를 두고 평정심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호영 원내대표가 추 장관을 두고 ‘광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할 정도다. 추 장관이 과민한 대응이 도드라진 시점은 추 장관의 아들 군복무 관련 의혹이 불거진 후다.

추 장관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아들과 관련된 보도가 31만건”이라며 불만을 토로한 바 했다.

여권의 불만도 동시에 터져 나왔다. 추 장관은 아들 병가 연장 문제와 관련해 보좌관이 부대에 전화했는지 여부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발뺌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에서 추 장관은 부대 관계자 전화번호를 보좌관에게 알려줬고, 보좌관과 부대 관계자와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 개혁, 마땅한 인물 없다
국민 피로…청와대 결단 필요

하지만 추 장관은 국민들에게 그 어떤 사과도 하지 않았다. 추 장관의 거짓으로 여권의 엄호만 무색해진 셈이다.

일각에선 추 장관의 행보에 정치적 계산이 깔린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추 장관이 대권 행보를 위한 ‘자기 정치’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추 장관은 검찰개혁을 발판삼아 친문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 법무부에는 추 장관을 응원하는 수십 개의 꽃다발이 매일 배달되고 있다.

추 장관을 향해 “정도껏 하시라”고 했던 정성호 위원장은 이들로부터 거센 맹공을 받기도 했다.
 

추 장관은 이미 “검찰 개혁을 완수할 때까지 정치적 야망을 갖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내년 4월 재·보궐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장관직을 그만둔 이후 행보에 대한 질문에는 답을 유보했다. 추 장관이 대선 출마 여지를 남겨두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내년 선거를 치러야 하는 민주당으로서는 곤혹이다. 추 장관의 행보가 중도층의 민심 이반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 시장 선거는 집토끼 전략으로는 부족하다. 중도층 섭렵이 관건인 싸움이다. 당 일부에선 추 장관의 언행과 행보가 선거판을 움직일 수 있으니 그가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내 추 장관 리스크가 커지고 있지만, 검찰개혁을 성공시킬 마땅할 인물이 없다는 현실론도 제기된다. 검찰 개혁의 하이라이트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아직 출범조차 못했다. 검언유착 사건, 윤 총장 가족 및 측근 사건 등 추 장관이 수사지휘를 내린 사건 중 어느 하나 결론난 사건이 없다.

게다가 윤 총장은 최근 월성1호기 원전 수사에 칼을 들이댔다. 수사의 칼 끝은 탈원전 정책을 내세운 청와대를 향해 있다. 윤 총장이 더 노골적으로 정부여당을 노리는 상황에서 이를 대응할 여당의 공격수가 없다. 당에서 추 장관을 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커지는
리스크

문제는 국민의 피로감이 임계점에 다다르고 있다는 점이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두 사람을 해임하라는 청원에 수만명이 동의하는 진광경이 펼쳐졌다. 일각에선 청와대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추-윤 갈등이 여권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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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 든' 문정부 부동산 정책 대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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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부동산원의 자료는)현실 물가와 동떨어진 수치라고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정 부장의 말대로 현실 물가는 경실련 자료에 더욱 가깝다. 현재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물가 상승률은 매우 가파르고, 이는 정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형성에 일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이를 의식한 듯, 지난 10일 관훈 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문재인정부가 부동산 문제를 악화시켰다는 비판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며 “3기 민주당정부가 100% 잘한 건 아니다. 문재인정부, 민주당 정부에 실제로 참여한 일원으로서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현 정부와 거리를 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왜, 어떻게 집값 폭등을 야기했을까? 정확한 인과관계에 대한 해석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사실과 결과만 놓고 보자면 그동안 문정부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총 24개의 부동산 정책을 발표했고, 그때마다 집값은 계속 상승했다. 집값을 잡겠다고 발표한 공약이 하나도 먹혀들지 않은 셈이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구매 욕구를 너무 쉽게 본 게 패인이라고 생각한다”며 “집값 안정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정책의 방향성과 이념이 섞여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정부가 적극 개입해 부의 불평등을 개선하고 싶었겠지만, 문정부는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고, 수요 억제와 공급 확대가 아닌 강남 등 고가 주택 지역 우선 규제 같은 실효성 없는 정책으로 투기꾼들과 맞섰다”고 총평했다. “가격 잡겠다” 2년 만에 만세 김 소장이 말하는 문정부의 첫 단추는 2017년 6·19 부동산 정책을 말한다. 이 대책은 문정부에서 내놓은 첫 번째 부동산 대책이었다. “집값을 잡겠다”고 공공연하게 밝혀온 문 대통령이 내놓은 첫 번째 대책이었기에 대중은 큰 관심을 가졌지만, 후에 규제 자체도 강하지 않고 실효성도 떨어진 점을 알고 혹평을 쏟아냈다. 6·19는 쉽게 말해 ‘집을 사고 팔기 어렵게’ 만들기 위한 대책이었다. 투기 규제지역을 확대(경기도 광명, 부산 기장군·진구 추가)하고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골자였다. 수요를 줄게 해 집값을 잡겠다는 의도였지만, 결과는 정부의 예상을 빗나갔다. 특정지역에 대한 대책만 내놓으면서 사람들은 6·19 대책을 ‘핀셋 규제’라 조롱했고, 규제를 피해간 지역에는 역으로 투기가 몰리는 ‘풍선 효과’가 나타났다. 일부 지역은 오히려 규제 전보다 집값이 더 상승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이처럼 예상치 못한 성적표를 받아든 문정부는 두 달이 지난 8월2일, 더욱 강력한 규제를 담은 두 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놓는다. ‘6·18 대책’이 예고편이었다면, ‘8·2 대책’은 본편이었다. 이때 문정부는 “강력한 부동산 규제로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를 명확히 했다. ‘8·2 대책’은 6·18 대책과 결을 같이 했지만, 정도가 훨신 강했고 규제 종류도 더 다양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규제 카테고리의 세분화다. 기존엔 ‘조정대상지역’이라는 항목 하나만 도입해 규제를 일괄적으로 적용했었지만, 문정부는 ‘투기지역과 투기 과열지구’란 항목을 추가 도입해 규제를 세분화해 적용하기 시작했다. 서울 11개 구와 세종시가 투기지역에, 서울 14개 구와 경기도 과천시가 투기 과열지구에 들어갔다. 재건축·재개발에 대한 규제도 시행됐다. 여기서 가장 중요하고 논란이 된 항목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의 부활이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란 살던 집이 재건축돼 시세가 올라 돈을 벌었을 경우, 그 시세차익만큼에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8·2 대책 후 조금씩 호평 예를 들어, 지금 살고 있는 6억원짜리의 집이 재건축돼 10억원으로 가격이 올랐다면, 집 주인은 4억원에 대한 세금을 내야한다. 세율은 최대 50%까지 올라갈 수 있다. 양도세를 대폭 강화한 것도 8·2 대책의 주요 특징이다. 8·2 대책을 기점으로 1가구 1주택 비과세 요건에 ‘2년 이상 거주’라는 조건이 추가됐다. 기존엔 조정대상지역에 있는 주택을 2년 이상 보유만 하면 9억원 이하까지는 비과세 대상이었지만, 이제는 실거주를 2년 이상 하지 않으면 이에 대한 세금을 내야 한다. 8·2 대책 시행 직후, 문정부는 호평을 받았다. 꼼꼼하고 광범위한 정부 규제로 집값이 한동안 안정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얼마 뒤 잠깐의 안정이 일시적인 착시효과였다는 게 드러났다. 착시효과를 깬 사람들은 지방의 유지들이었다.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던 이들은 지방의 집을 팔거나 담보대출을 받아 서울에 투자하기 시작했는데 이때 등장한 용어가 바로 ‘갭투자’다. 결과적으로 서울은 집값이 올랐고, 지방은 집값이 내려갔다. 이때 서울 지역의 부동산 매매가 평균값은 1년 새에만 평균 6%가 올랐다. 재건축 재개발 규제로 인해 주택 공급이 줄어든 것도 집값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규제로 재건축 사업성이 없어진 건설업자들은 공사를 중단하거나 작업을 뒤로 미뤘고, 시행일인 18년1월 이후에 서울 시민들은 주택 공급 절벽을 마주했다. 이후 1년간 서울의 집값은 계속 상승했다. 정부는 7개의 추가 대책을 내놨지만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집값 그래프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24전 24패’ 모두 자책골 공급확대 방향 틀어 호평 그러던 집값이 소폭 하락한 시점은 2018년 9월21일과 12월19일 대책이 발표된 직후였다. 큰 폭은 아니지만 서울의 집값은 이때 처음 하락했다. 정부가 그전과 달리 구체적인 주택 공급 대책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9·21 대책에서 정부는 5년간 수도권 지역에 “주택 3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고, 12·19 대책에서는 15.5만호 추가 공급 계획과 광역 교통망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실수요자들이 반응했다. 장래에 공급될 주택에 안심하고 수요를 멈춘 것이다. 비록 발표 얼마 후 입맛에 정확히 맞는 지역과 시기, 규모가 아니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집값은 다시 상승곡선을 탔지만 문정부 ‘최초’의 공급 대책이라는 점은 의미가 있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해 8월4일, 더욱 정교한 주택 공급 방안이 나온다. 정부는 중앙부처와 지자체의 협업으로 26.2만호를 추가 공급하겠다고 했고, 공급 대상을 실수요자에 집중시켰다. 방법도 구체적이었다. 정부 부지(군부지, 이전 기관 부지)를 최대한 발굴하고, 도심 내 낙후된 지역에 재건축을 시행하겠다는 주장이다. 상암과 마곡, 천왕2가 개발될 정부부지 후보로 떠올랐다. 그후 6개월이 지난 올해 2월4일, 25번째 부동산 대책이 발표됐다. 일명 ‘2·4 대책’이라 불리는 이 대책은 압도적인 물량 공급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정부는 ‘25년까지 서울에만 32만호, 전국에는 83만 호의 주택 부지를 추가공급 하겠다’고 발표했다. 그간의 공급 대책의 배가 넘는 규모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요즘의 집값 안정세가 2·4 대책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분석한다. 2·4 대책에 대한 정확한 평가는 정책이 어느정도 진행된 내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정리하자면, 문정부는 처음 내놓은 6·19 대책과 8·2 대책의 방향대로 지난 4년간 수요 억제를 통해 집값을 잡으려 애썼다. 25전째 1승 기대 하지만 갭투자나 풍선 효과 같은 부작용을 낳으며 집값이 치솟는 결과를 초래했고, 이에 공급 확대로 정책 방향을 전환한다. 이제 6개월가량 남은 임기에서 나온 늦은 정책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지만, 다음 정부에 올바른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만큼은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받는다. <ingyu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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