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내가 꽂아줬다” 박범계 측근 로펌행 미스터리

“친구 있다, 내가 꽂아줬다”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전직 보좌관이었던 A씨의 로펌 채용에 박 후보자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아울러 A씨가 정부의 ‘캠코더(대선 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였음을 인정하면서, 문재인정부가 내걸었던 ‘공정’과 위배되는 사례가 또다시 드러났다.
 

법무법인 LKB앤파트너스(이하 LKB)는 법조계에서 친여권 성향의 로펌으로 통한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조 전 장관의 아내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김경수 경남지사, 이재명 경기지사 등 정부 주요 인사들의 굵직한 사건들을 싹쓸이했다. 서초동 법조 타운에서는 ‘문정부의 김앤장’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낙하산 인사

LKB는 2012년 고등법원 부장판사 출신인 이광범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13기)가 설립했다. 이 변호사는 진보 성향의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창립 멤버다. LKB는 출범 당시 변호사 4명으로 구성된 작은 로펌에서 출발했지만, 이후 전관 법조인들을 다수 영입해 2016년부터 매출액 100억원을 넘겼다.

문정부 출범 이후 LKB의 상승세는 가파르게 이어졌다. 현재는 소속 변호사만 71명인 어엿한 중견 로펌으로 발돋움했다.

박 후보자 역시 LKB와의 인연이 깊다. 박 후보자는 이 변호사와 같이 우리법연구회 판사 출신으로, 둘은 친밀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LKB는 박 후보자 관련 소송의 변호를 맡기도 했다. 2018년 박 후보자가 김소연 전 대전시의원을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할 당시, 이 변호사가 박 후보자의 소송대리인을 맡았다.


김 전 의원은 불법선거자금 의혹을 제기하며 박 후보자가 구·시의원에게 불법적인 특별당비를 요구했다는 내용을 폭로했다. 이후 박 후보자는 자신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김 전 의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박 후보자는 김 전 의원과의 소송에서 패소했고, 김 전 의원의 폭로에 의해 박 후보자 측근들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검사 출신인 국민의힘 김웅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박 후보자와 LKB는 매우 가깝다. 어떤 로펌에 지분이 있는 사람은 직접적인 이해당사자로 볼 수 있다. 절대 법무부 장관을 하면 안 된다”며 “결국 사법제도 공정성이라는 게 아무 의미가 없어진다. 박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이 되면, LKB에 사건이 몰리지 않겠냐”고 우려 목소리를 냈다.

이 외에도 박 후보자와 LKB 사이의 관계가 깊다는 의혹을 제기할만한 정황이 포착됐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박 후보자의 전직 보좌관 A씨가 LKB에서 파트너 변호사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박 후보자가 A씨의 채용 과정에서 힘을 썼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A씨는 2018년 6월 지방선거 유세 기간 대전 서구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 박 후보자와 저녁 자리를 가졌다. 당시 술자리는 박 후보자를 비롯해 유세활동을 돕고 있는 당직자들을 격려하기 위함이었고, A씨가 당일 60만원가량의 식사비를 계산했다. A씨가 보좌관을 그만둔지 2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이 자리에는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뛰고 있던 김소연 전 대전시의원이 동석한 상태였다. 김 전 의원에 따르면, 박 후보자가 LKB를 설명하면서 “대형 로펌이고 유명한 곳이다. 이광범이 있는 곳인데 (A씨를)내가 꽂아줬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박 후보자와 김 전 의원의 소송에서 A씨는 증인 신분으로 나섰다.


‘친여권 로펌’ 들어간 배경 의문
‘보기 드문’ 국회 경력으로 입사

입수한 대전지방법원 녹취록에 따르면, 법정에서 A씨는 “원고(박 후보자)가 힘을 써서 대표님들이 저를 뽑았는지 알 수 없다. 제가 지원을 하고 서류 심사를 거친 뒤 대표님 면접을 봐서 채용됐다”고 진술했다. 또 A씨는 법정에서 2018년 6월 저녁 자리에서 박 후보자가 A씨를 두고 말한 “11시에 출근하고 5시 전에 퇴근하고 마음대로 살았다”는 발언을 인정했다.

박 후보자는 2012년 19대 총선에서 대전 서구을에서 당선된 후 내리 3선을 했다. A씨는 1983년생으로 2013년 2월 한국외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같은 해 8월부터 2016년 7월까지 만 3년간 박 후보자의 의원실에서 근무했다.

A씨에게 부여된 직급은 국회 보좌진 중 가장 높은 급수인 국회 4급. 국회의원은 4급 보좌관 2명, 5급 비서관 2명, 6·7·8·9급 상당 비서 각 1명씩을 둘 수 있다. 임면권자인 국회의원의 재량이지만, 특별한 경력 없이 해당 직을 받는 건 ‘보기 드물다’는 게 복수 국회 보좌진들의 평가다.
 

2016년 A씨는 국회 경력을 살려 LKB에 입사했다. LKB는 신규채용 시 법조경력을 따지기로 유명하다. 수임하는 사건들의 난이도가 높아, 주니어 변호사를 뽑을 때에도 재판연구원 출신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도 LKB의 21명 파트너 변호사 중 18명은 사시 출신이거나, 검찰 및 재판연구원 출신이었다. A씨는 이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LKB 내부에서는 ‘일을 깔끔하게 잘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2018년 8월부터 A씨는 국제방송교류재단의 비상임감사로 활동했다. 2년의 임기를 다 채우지는 못했다. 국제방송교류재단은 준정부기관으로, 미디어 교류·협력으로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 대선 문재인 대통령 캠프에서 미디어특보단 활동을 했던 이승열 이사장이 이끌고 있다. 이 이사장이 2018년 취임한 이후 지원금이 대폭 늘어나 특혜성 보조금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취재 결과 A씨는 업무 전문성 없이 채용된 ‘낙하산 인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A씨 전임의 경우 국민체육진흥공단 전무이사, 문체부 방송광고과장, 홍보관리관 등을 거쳤다. 후임의 경우에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 법무감사관 등 유관 경력을 갖고 있었다. 반면 A씨는 유관 경력 없이 비상임감사직을 지냈다.

A씨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LKB 채용과 관련된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보좌진 경력에 대해서는 전임 역시 로스쿨 출신으로, A씨와 마찬가지로 경력 없이 국회에 들어왔다고 알렸다. 아울러 국제방송교류재단 비상임감사직에 대해서는 캠코더 인사임을 인정했다. A씨는 “국회서 나오고 나서 2017년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일을 했다. 그 인연으로 청와대 있으신 분이 (국제방송교류재단에)지원을 해보라 했고, 직접 연락받았다. 의원님(박 후보자)은 이를 모른다. 임기 중간에 사임했다”고 대답했다.

“사실 아니다”

박 후보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LKB는 이광범 변호사가 대표 변호사고, A씨가 보좌관을 할 때부터 아는 사이였다. 해당 로펌에 자체적인 채용 절차를 밟아서 된 것이지, 거기에 관여한 바는 없다”며 채용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sangm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박범계의 파격 임명


A씨 전임이었던 B씨 역시 로스쿨 출신 인사였다.

B씨는 박 의원의 지역구인 대전에 위치한 충남대 로스쿨 1기 졸업생이다.

B씨의 임용은 2012년 당시 20대 후반의 나이로 국회 4급을 받는 파격 임용이었는데 지역지 <충청투데이>에 보도될 정도였다.

<충청투데이>에 따르면, 박 의원은 “기존 연고 중심의 채용을 할 경우 좋은 인재를 선발하지 못한다는 단점을 인식, 공모제를 통해 보좌진을 뽑게 됐다”며 “이번 채용이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사회 진출에 도화선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B씨는 채용됐던 해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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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