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뿜뿜’ 문의 남자들 현주소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20.10.19 10:03:09
  • 호수 129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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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고 욕하고 때리고~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여의도 입성에 성공한 ‘문의 남자들’이 이낙연 체제서 약진하고 있다. 당 요직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주축으로 올라서는 모습이다. <일요시사>는 총선 6개월이 지난 시점서 이들의 현주소를 진단했다.
 

▲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정책과 진성준

청와대 출신 출마자 중 19명이 21대 총선서 당선됐다. 현 정권서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를 제외하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당선자만 18명이다. 원내교섭단체 구성 기준(20명)에 육박하는 규모다. 총선이 끝난 후 정치권은 이들이 하나의 ‘파워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당청 사이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인데 이 같은 예상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파워그룹

이낙연 체제서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전당대회서 승리한 후 청와대 출신 의원들을 주요 당직에 앉혔다. 

이 대표는 초선인 김영배 의원을 당 대표 정무실장으로 임명했다. 통상 원외 인사가 당 대표 정무실장을 맡아왔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인선이었다. 이 때문에 긴밀한 당청협의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이 달렸다. 

김 의원은 2차 긴급재난지원금 등 주요 현안 당시 당정청 사이의 조정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2018년 8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대통령비서실 정책조정비서관과 민정비서관으로 일한 바 있다.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 출신의 진성준 의원은 전국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장(을지로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단수후보였던 그는 찬반투표서 득표율 98.98%의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 임기는 2년이다.

진 의원은 최근 민주당의 떠오르는 ‘저격수’로 이름을 높이고 있다. 지난달 18일 당시 국민의힘 소속이었던 박덕흠 의원의 이해충돌 의혹을 제기한 일이 대표적이다. 박 의원과 그의 가족이 대주주로 있는 건설사가 최근 5년간 국토교통부 및 산하기관으로부터 공사 수주, 신기술 사용료 등의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진 의원은 박 의원이 2015년 4월부터 2020년 5월까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이었던 점을 들어 공직자윤리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달 가장 뜨거운 논란 중 하나였다. 

“(공사 수주에) 영향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며 반박하고 있는 박 의원은 지난달 23일 국민의힘을 전격 탈당했다. 진 의원 등 민주당 정치개혁 태스크포스(TF) 위원들은 지난 14일 ‘역대 최악의 이해충돌 당사자’라며 박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했다.

BH 출신…당 요직에 진출
저격수·대변인 역할 톡톡

국민의힘 최춘식 의원의 공공아파트 실거주 의무 위반 의혹 역시 진 의원이 최초로 제기했다.

지난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서 열린 한국토지주택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이하 국감)서 진 의원은 최 의원이 송파에 있는 위례 신도시에 아파트 공공분양을 받았음에도 거주 의무 기간을 전혀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진 의원은 “실제로 단 하루도 위례 신도시 아파트에 거주한 적이 없고 공급받은 아파트를 반전세로 내놨다”며 “월세로 약 100만원씩 받았는데, 월세 수익만 7200만원을 거둬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진 의원은 최 의원을 공공주택법 위반으로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윤건영·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최 의원은 해당 의혹에 대해 “해당 아파트는 국가유공자 보훈 대상자 자격으로서 분양받은 것이어서 절차상 문제가 없다”며 “강원도 철원에 보유한 농지로 영농목적의 입주 유예신청을 했고, 받아들여졌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건영 의원은 ‘여의도판 청와대 대변인’으로 불린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복무 기간 특혜 의혹과 북한군의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살 사건 등 굵직한 현안서 현 정부를 비호하는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

보수 야권이 추 장관 아들 의혹을 제기하자 윤 의원은 “국방부 민원실에 전화한 게 청탁이면, 동사무소에 전화한 모든 게 청탁”이라며 반박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대표가 공무원 피살 건으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대국민 담화’를 요구하자 “제발 (문)대통령을 공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한 발만 떨어져서 사안을 객관적으로 봐달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개천절 광화문 집회를 막은 차벽을 이명박정부 시절 명박산성에 빗대 ‘재인산성’이라고 명명하자 윤 의원은 “명박산성이 막은 것은 민주주의였지만, (개천절)차벽은 코로나19를 막은 것이다. 분명히 다르다”고 쏘아붙였다.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그는 문 대통령이 국회의원이던 시절 보좌관이었으며, 대선 이후에는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았다.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출신의 윤영찬 의원과 일자리수석 출신의 정태호 의원은 이낙연 대표 체제서 중용되고 있다. 윤 의원은 민주당 미래전환 K-뉴딜위원회 디지털뉴딜분과 간사로 활동 중이다. 디지털뉴딜은 그린뉴딜과 더불어 문 대통령의 최대 역점 사업인 한국판 뉴딜의 한 축이다.

호위무사

정 의원은 민주당 K-뉴딜기획단장이자 당 전략기획위원회 위원장이다. 지난 전당대회서 이 대표의 정책을 담당했던 정 의원은 내년 4월로 예정된 재보궐선거서 당의 선거 전략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낙연의 ‘더혁신위’ 역할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당의 쇄신 작업을 주도할 ‘2020 더혁신위원회’(가칭)를 출범시켰다.

지난 11일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 워크숍에 참석해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혁신위가 필요한 시점 아니냐”고 주문했고, 이는 더혁신위원회(이하 더혁신위) 출범으로 이어졌다.

위원장은 김종민 최고위원이 맡는다. 

더혁신위는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와 차기 대선 등 굵직한 선거를 앞두고 출범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 21대 총선을 통해 몸집을 키운 당을 쇄신하고 조직을 정비하는 일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 일각에서는 더혁신위가 이 대표의 대선준비를 위한 위원회가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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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