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잡을’ 삼각편대 작계

개혁위 던지면 법무부 띄우고 민주당 내친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삼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어느 쪽으로도 답이 없는 상태다. 신임 검사들 앞에서 강한 어조로 소신껏 발언했지만 ‘식물총장’서 벗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법무부가 단행한 검찰인사로 또 한 방 세게 맞은 모양새다.
 

▲ 윤석열 검찰총장 ⓒ문병희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한 달 만에 침묵을 깨고 작심발언을 터트렸다. 신임 검사들을 만난 자리서 한 말이지만, 발언이 향하는 방향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정치권은 윤 총장 발언의 배경과 속내를 두고 저마다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달 만에…
저마다 목소리

지난 3일 윤 총장은 대검찰청서 열린 신임 검사 신고식서 “우리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평등을 무시하고 자유만 중시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한다”며 “자유민주주의는 법의 지배를 통해서 실현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정의롭게 법 집행을 해야 한다”며 “특히 부정부패와 권력형 비리는 국민 모두가 잠재적 이해 당사자와 피해자라는 점을 명심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법 집행 권한을 엄정하게 행사해야 한다”고 신임 검사들에게 당부했다.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 사건,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해 추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이후 침묵을 지켜온 윤 총장의 첫 대외 발언이다. 윤 총장은 그동안 검찰 관련 현안에 대해 어떤 입장도 내지 않았다.


최측근인 한동훈 검사장(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을 둘러싼 문제에 대해서도 입을 열지 않았다. 

윤 총장은 신임검사 신고식서 권력형 비리에 대한 언급과 함께 ‘독재’라는 수위 높은 표현을 사용했다. 윤 총장이 검찰을 둘러싼 법무부와 민주당의 행태에 강한 불만을 드러낸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일각에선 권력형 비리에 대한 지속적인 수사 의지를 드러냈다는 분석도 있다.

윤 총장의 이 같은 발언에 민주당은 예민하게 반응했다. 실제로 민주당 의원들은 윤 총장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이 문제 삼은 부분은 ‘독재 배격’. 일부 의원들은 윤 총장의 발언이 정치적이라고 비판했고, 당 외부에선 검찰총장 탄핵까지 언급됐다. 

민주당의 비례대표 정당인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를 지낸 건국대 최배근 교수는 “미래통합당의 검찰, 정치 검찰임을 공개적으로 선언한 것”이라며 “정치를 하려면 검찰 옷을 벗어야 하기에 민주당은 윤 총장을 탄핵하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그를 징계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검 개혁 구체적 방안 제시
조국 전 장관 때 2기 출범

지난 5일에는 민주당 지도부서 윤 총장의 공개 사퇴 요구가 나왔다. 민주당 설훈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서 “윤 총장이 지난 3일 신임 검사 신고식서 독재와 진짜 민주주의 발언을 한 것은 문재인정부가 민주주의가 아닌 독재 전체주의란 주장으로 해석된다”며 “문재인정부라는 주어만 뺀 교묘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제 윤 총장은 물러나야 한다”며 “문재인정부를 독재와 전체주의라면서 검찰총장직을 유지한다면 이는 독재와 전체주의 대열에 합류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 물러나서 본격적인 정치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 칼잡이 윤석열의 귀한을 환영한다”며 긍정적인 메시지를 냈다.

통합당 김은혜 대변인은 “정권의 충견이 아닌 국민의 검찰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해석한다”며 “윤 총장의 의지가 진심이 되려면 조국, 송철호, 윤미향,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 등 살아있는 권력에 숨죽였던 수사를 되살려야 한다”고 밝혔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 ⓒ고성준 기자

윤 총장의 발언에 정치권이 들썩이고 있지만 지속성은 그리 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 이후 법무부의 ‘검찰 힘 빼기’는 가속화됐고 추 장관은 검찰 인사를 통해 윤 총장의 수족을 모두 잘라냈다. 민주당은 입법으로 검찰 개혁을 거드는 중이다. 윤 총장의 이번 발언이 식물총장의 마지막 외침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실제 윤 총장은 현재 법무·검찰개혁위원회(이하 검찰개혁위), 법무부, 민주당이라는 ‘버뮤다 삼각지대’에 빠져있다. 검찰개혁위가 권고안을 통해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제기하면 법무부가 이를 수용하고 민주당서 법을 개정하는 방식이다. 특히 민주당이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를 장악했고, 의석도 과반인만큼 입법 부문은 일사천리다. 

여 “사퇴”
야 “환영”

‘검찰총장 권한을 축소하라’는 검찰개혁위의 권고안을 법무부가 하루 만에 수용 의사를 밝힌 뒤, 민주당서 검찰청법 개정안을 준비한 게 대표적이다. 지난달 27일 검찰개혁위는 검찰총장의 권한을 분산하기 위해 구체적 수사지휘권을 없애야 한다는 권고안을 내놨다. 또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는 검찰총장이 아닌 고검장에게 하도록 법을 바꾸라고 권고했다. 

‘법무부 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는 검찰청법 8조를 개정하라는 것이다. 검찰인사 과정서도 검찰총장이 아닌 검찰인사위원회의 의견을 들으라고 했다. 현행 검찰청법은 법무부 장관이 인사를 할 때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법무부는 검찰개혁위의 권고 다음날인 지난달 28일 “형사사법의 주체는 검찰총장이 아닌 검사다. 검찰총장에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도록 개혁할 필요가 있다”며 “수사 지휘체계 다원화 등 근본적인 변화에 대한 논의인 만큼 개혁위 권고안 등을 참고해 심층적인 검토를 해나갈 예정”이라고 수용 의사를 보였다. 

그 다음날에는 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현재 장관급으로 대우받고 있는 검찰총장을 차관급으로 명문화하고 총장의 인사개입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검찰청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 의원은 “현재 검찰총장은 법률적 근거 없이 장관급으로 대우받고 있다”며 “중앙행정기관의 조직·직무범위 등을 규정한 검찰청법에는 총장을 장관급으로 대우한다는 규정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인사 과정서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검사 보직을 제청하도록 하는 현행 인사규정에 대해서도 “법률로 명시할 필요가 없는 내용을 법률로 만들면서 소모적인 논란과 분쟁의 씨앗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도록 하는 부분을 삭제했다.
 

▲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문병희 기자

김 의원은 조 전 장관 시절 검찰개혁위 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검찰 개혁은 문정부의 최대 화두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검찰 개혁의 핵심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설립을 언급했다. 대선 후보 당시 1호 공약이기도 했다. 문정부는 검찰 개혁의 구체적 실행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2017년 8월9일 검찰개혁위를 만들었다.

1기 검찰개혁위(한인섭 위원장)는 ▲법무부 탈검찰화 ▲공수처 신설 ▲검·경 수사권 조정안 ▲검사장 관련 제도 및 운용의 시정 ▲검사의 타 기관 파견 최소화 ▲공안 기능의 재조정 ▲검찰 내 성폭력 ▲젠더 폭력 관련법 재정비 등의 권고안을 내놨다. 

말만 하면
이뤄진다?

1기 검찰개혁위 권고안 중 공수처 신설, 검·경 수사권 조정 등의 사안은 입법을 통해 근거가 만들어졌다. 인사청문회법·국회법 개정안·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 운영규칙 제정안 등 이른바 공수처 후속 3법도 법사위를 거쳐 지난 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조 전 장관은 취임과 동시에 2호 지시로 2기 검찰개혁위(김남준 위원장)를 발족시켰다. 2기 검찰개혁위는 검찰 현안에 적극적으로 권고안을 내고 인사개혁안을 제시하는 등 검찰 개혁에 힘을 실었다. 

2기 검찰개혁위는 지난해 10월1일 ‘검찰 직접수사 축소’ ‘형사·공판부로의 중심 이동’을 골자로 하는 첫 번째 권고안을 시작으로 지난 5일까지 모두 21차례 권고안을 냈다. 첫 번째 권고안은 3개월 뒤인 올해 1월 검찰 직제개편을 통해 현실화됐다. 추 장관이 법무부 장관에 취임한 직후였다. 


그 결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는 기존 4곳서 2곳으로 축소됐고, 전문 사건에 대한 주요 전담수서부서들도 몸집이 줄어들었다.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와 과학기술범죄수사부는 형사부로 전환됐고 비직제 수사단으로 ‘저승사자’로 불리며 각종 금융·증권 사건을 수사했던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도 사라졌다. 

공공수사부는 기존 11개청 13개부서 7개청 8개부로 축소됐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와 서울남부·의정부·울산·창원 등 4개청 5개 공공수사부는 형사부로 전환했다. 서울중앙지검 총무부는 공판부로, 외사부는 형사부로 바뀌었다. 인천·부산지검 등 공항·항만 소재지로 외사 사건이 많은 곳만 부서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 ⓒ문병희 기자

검찰 내부를 발칵 뒤집어 놓은 검언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해서도 검찰개혁위는 긴급 권고안을 낸 바 있다. 지난달 2일 검찰개혁위는 검언유착 의혹 수사의 적정성을 논의하는 전문수사자문단(이하 전문자문단) 소집을 앞두고 이를 중단해야 한다는 권고안을 냈다. 

검찰개혁위는 “전문자문단은 규정상 대검과 일선 검찰청 간에 중요사건 처리 등과 관련한 다양한 의견이 존재해 전문적인 자문을 바탕으로 협의가 필요할 때 소집할 수 있다”며 “이번 대검의 전문자문단 소집은 검찰 지휘부의 ‘제 식구 감싸기’ ‘사건 관계자들의 수사 흔들기’ ‘검찰 내부 알력 다툼’의 도구로 변질됐다는 점에서 비판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추 장관은 검찰개혁위의 권고를 사실상 받아들여 이날 윤 총장의 검언유착 의혹 수사 배제를 골자로 하는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천정배 법무부 장관에 이어 15년 만이자 헌정 사상 두 번째 수사지휘권 발동이다. 대검과 법무부의 갈등은 극한까지 치닫다가 윤 총장이 수사지휘권을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간신히 봉합됐다. 

인사·검찰총장 권한 축소
통합당 “답정너 위원회”

추 장관의 두 번째 검찰 정기인사 역시 검찰개혁위 권고안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앞서 검찰개혁위는 지난 5월18일 18차 권고안서 형사·공판부 검사를 중심으로 임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검사 인사제도 개혁안’을 내놨다. 

권고안에는 검찰의 중심을 형사·공판부로 이동하기 위해선 기관장인 검사장과 지청장을 형사·공판부 경력검사로 다수 채워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전체 검찰 내 분야별 검사 비중을 반영해 기관장의 60% 이상을 형사·공판부 경력검사를 임용하라고 권고했다.

법무부는 지난 6일 인사서 윤 총장을 보좌하는 대검 부장급 간부 5명을 7개월 만에 교체했다.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를 진두지휘한 이정현 서울중앙지검 1차장은 검사장으로 승진, 대검 공공수사부장에 임명됐다. 삼성그룹 승계 의혹 등의 수사 지휘를 맡아온 신성식 서울중앙지검 3차장도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승진했다.

관심을 모았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유임됐다. 
 

법무부는 이번 인사에 대해 “형사·공판부서 묵묵히 맡은 바 소임을 다해온 검사들을 적극 우대하는 한편 민생과 직결된 형사 분야의 공인 전문검사를 발탁했다”며 “여성 검사의 검사장 발탁과 주요 보임을 통해 차별 없는 균형 인사를 도모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특수부 힘 빼기’는 문 정부 내내 이어진 검찰 개혁 주요 과제였다. 지난해 10월 조 전 장관은 윤 총장이 제안한 서울중앙지검 등 3개 검찰청을 제외한 전국 특수부 폐지안을 담은 관련 개혁안을 제시했다. 서울중앙지검, 대구지검, 광주지검 3개청에만 특수부를 남기고, 해당 부서 명칭은 반부패수사부로 변경하는 안이 핵심이었다.

다 날아간
총장 측근

일각에선 검찰개혁위가 법무부나 민주당에 명분을 만들어주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검찰개혁위를 통해 검찰 개혁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한 다음 법무부나 민주당서 이를 현실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합당은 검찰총장 권한 축소를 권고한 검찰개혁위를 비판하는 과정서 “결국 법무·검찰개혁위원회란 애초부터 검찰장악이라는 목적을 정해둔 ‘답정너 위원회’임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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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