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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03일 17시10분

사건/사고


무너진 윤석열 사단 막전막후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20.01.13 10:14:23
  • 호수 1253호
  • 댓글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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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투 잘린 검의 반격 카드는?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법무부가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단행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 수사 등 여권 실세를 겨냥한 검찰 수사를 지휘한 대검 간부들을 전격 교체했다. 사실상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핵심 수족들을 모두 물갈이한 셈이다. 
 

법무부는 지난 8일 대검찰청 검사급 이상 고위 간부에 대한 신규 보임 및 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이날 오후 6시경, 추 장관이 이미 청와대에 다녀왔다는 말이 나왔다. 하루종일 윤 총장의 인사 관련 의견을 듣는 문제로 법무부-검찰의 기싸움이 있고 난 뒤였다. 곧이어 ‘법무부 발표 시점이 7시냐, 8시냐’는 이야기들이 서초동에 무성했다. 예상은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오후 7시30분 법무부는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단행했다.

팔다리 
다 짤렸다

인사대상은 모두 32명이다. 고검장급 승진 5명, 검사장급 승진 5명, 전보 22명. 이 명단에는 배성범 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법무연수원장으로 전보), 조남관 서울동부지검장(법무부 검찰국장), 한동훈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부산고검 차장), 박찬호 공공수사부장(제주지검장)이 들어갔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관련 수사와 울산시장 선거의혹 수사 지휘라인이다.

특히 한동훈 반부패부장과 박찬호 공공수사부장은 윤 총장의 오른팔과 왼팔로 불린다. 윤 총장은 중앙지검장 시절 2·3차장으로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을 취임 후 그대로 대검에 데려갔다. 하지만 세 사람의 황금기는 약 6개월 만에 끝났다. 윤 총장의 또 다른 최측근인 ‘소윤’ 윤대진 수원지검장 역시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가면서 수사 일선서 물러나게 됐다.

검경 수사권 조정 등 실무를 담당했던 이원석 대검 기획조정부장도 수원고검 차장검사로 발령이 났다.

이 부장의 자리는 이정수 인천지검 부천지청장이 검사장으로 승진하며 부임하게 됐다.

검사장급 32명 인사 전격 발표
칼 뽑은 추…지휘부 완전 해체

반면 요직에 발탁된 인물들은 현 정부와 인연이 있다. ‘검찰의 꽃’ 서울중앙지검 수장이 된 이성윤 법무부 검찰국장은 경희대 출신 첫 검사장이다. 노무현정부 시절인 2004∼2006년 청와대 사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장으로 파견돼 당시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을 보좌했다.

조남관 서울동부지검장은 ‘유재수 감찰 의혹’ 수사를 총괄했지만 검찰 인사 등을 다루는 검찰국장으로 임명됐다. 그 역시 노무현 정부 청와대서 일했다. 조 국장은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뒤 검찰 내부망에 “검찰 수사의 발단이 된 박연차 비위를 제대로 감찰하지 못한 죄스러움이 있다”며 “봉하마을로 내려가 조문하는 것이 인간에 대한 도리라 생각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 추미애 법무부장관

새로 대검 반부패부장이 된 심재철 남부지검 1차장검사는 박상기 장관 시절 법무부 대변인을, 추미애 장관 인사청문회 준비단 언론홍보팀장을 맡았다.

호남 출신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이 지검장과 조 국장은 모두 전북 전주고 출신이다. 이번에 검사장으로 승진한 5명 중 2명도 전북·전남 출신이다.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을 맡은 심재철 서울남부지검 1차장검사, 대검 공공수사부장으로 온 배용원 수원지검 1차장검사가 그렇다. 조 전 장관과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의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장에는 광주 인성고 출신의 고기영 부산지검 검사장이 자리를 잡았다.

검 수뇌부
공중분해

대검 형사부장과 인권부장, 과학수사부장, 공판송무부장도 교체됐다. 조상준 대검 형사부장은 서울고검 차장검사로, 문홍성 인권부장은 창원지검장으로 각각 떠나게 됐다. 김관정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장이 대검 형사부장으로, 이수권 부산지검 동부지청장이 인권부장을 맡는다. 두 사람 모두 검사장으로 승진한다.

이두봉 과학수사부장은 대전지검장으로, 노정연 공판송무부장은 전주지검장으로 가게 됐다. 노정환 대전고검 차장검사가 과학수사부장으로, 이주형 대구고검 차장검사가 공판송부부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앞서 법조계 안팎에선 조 전 장관 등 여권 실세를 수사해온 대검 지휘부 ‘물갈이 인사’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검찰 내부에선 ‘살아 있는 권력’ 수사로 여권과 대립해온 윤 총장 측근들에 대한 ‘보복성 인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컸다. 이런 관측과 우려가 현실화된 것이다.

법무부와 검찰은 이날 인사 협의 절차를 놓고 하루 종일 정면충돌했다. 검찰은 검찰청법에 검찰총장 의견 청취 절차가 명시됐는데도 법무부로부터 인사 명단조차 받아보지 못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 윤석열 검찰총장

추 장관은 윤 총장에게 “법무부로 들어와 의견을 개진하라”고 했다. 윤 총장은 인사안을 먼저 보고 검토한 다음 의견을 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추 장관은 보안 등을 이유로 인사안을 보내지 않았다. 윤 총장은 이대로는 의견 청취가 ‘요식절차’에 그칠 수 있다며 응하지 않았다.

현실 된 
검풍낙엽

그러자 법무부는 기자단에 알림 문자를 보내 “검찰총장은 검찰 인사에 대한 의견을 제출해 주시기 바란다”며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검찰은 “법무부서 이 같은 구체적 인사안을 보내오면 충실하게 검토해 의견을 개진할 예정”이라며 버텼다. 그러자 추 장관은 이날 오후 5시께 청와대로 들어가 대통령에게 인사안 재가를 받았다.

이때 검찰총장의 의견 부분은 ‘의견 없음’으로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인사에 대해 형식적으로는 법무부가 발표했지만 인사 결정권자는 문재인 대통령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야당의 극심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윤 총장을 검찰 수장으로 세웠다. 그러나 선거개입 등 의혹과 관련해 검찰의 ‘칼날’이 청와대를 향하자 윤 총장을 6개월 만에 직접 ‘파문’한 것과 다름없다.

윤 총장을 직접 인사 대상으로 삼는 건 청와대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일이다. 검찰총장 임기가 2년으로 관련법에 정해져 있는 데다 윤 총장 전임인 문무일 총장도 제 임기를 채웠다. 대신 청와대는 윤 총장의 수족을 끊으면서 검찰 내 윤 총장의 영향력을 크게 위축시켰다. 

윤 라인 부산·제주로
좌천 넘어 사실상 와해

정치권 일각에선 윤 총장의 자진사퇴설도 불거진다. 그러나 윤 총장이 스스로 옷을 벗을 가능성은 적다는 게 검찰 내부의 시선이다. 윤 총장의 신년사는 수사팀의 ‘방패막이’가 되기 위해서라도 자리를 지키겠다는 결의에 가깝다.

이번 검찰 인사를 두고 정치권의 반응은 확연히 갈렸다. 여당은 환영을, 보수야당은 ‘인사 폭거’ ‘검찰 협박용 인사’라며 불만을 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대검 검사급 검사 32명에 대한 인사를 통해 분위기 쇄신과 조직을 재정비함으로써 개혁의 고삐를 단단히 조이고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사법 시스템에 따라 검찰 개혁을 하겠다는 인사권자의 원칙과 소신이 강조됐다”며 “개혁의 동반자이자 주축이 될 개개인의 능력과 직무의 적합성이 고루 반영된 적절한 인사로 여겨진다”고 호평했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오늘 인사는 누가 봐도 청와대가 관련된 범죄수사를 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문재인정권 스스로 수사망서 벗어나고자 하는 셀프 면죄부용 인사폭거”라고 혹평했다. 이어 “검찰의 의견청취마저도 거치지 않은 뻔뻔하기 그지없는 인사폭거는 ‘정권보신용 칼춤’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추 장관 역시 직권남용의 책임을 피해 갈 수 없다”고 경고했다. 

청-검 갈등 
봉합? 확산?

이번 인사는 청와대에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 ‘검찰 개혁’이라는 명분을 앞세웠지만 결과적으로는 ‘무리한 인사를 통한 노골적인 수사 방해’로 국민들에게 비춰질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 등 정권을 상대로 한 수사팀을 해체할 경우 추 장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형사 고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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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통을 벗긴 후 턱, 눈썹, 입술, 목, 팔 등에 빨래집게를 집어두고 같은 자세로 버티게 한 것이다. 또 거실 가운데 서준이를 앉혀두고 집단 린치를 가하도록 다른 아이들에게 지시했다. 또 다른 보육교사는 플라스틱 봉을 물도록 한 뒤 떨어뜨릴 때마다 폭행을 가했다. 너무 세게 깨물어 봉이 망가지자 그걸 버리게 됐다며 또 혼냈다. 서울서 6시간 거리 ‘강제노동’ 도망칠 곳도 없는 농장서 열흘 수녀에게 방을 바꿔 달라 요구했지만 변하는 건 없었다. 어린 시절의 기억은 서준이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고등학생이 돼서야 자신이 당한 일이 잘못된 일이라고 인식한 서준이는 가출을 하기에 이른다. 도저히 시설에서 살 수 없다는 생각에 매번 잡혀와도 다시 도망쳤다. 가출은 서준이가 보내는 일종의 SOS였다. 하지만 아무도 서준이에게 가출의 이유를 묻지 않았다. 길거리에서 경찰에 잡혀 시설로 보내져도 바로 다시 거리로 나갔다. 그런 일이 반복되던 중 가출을 했다 밤늦게 잡혀온 다음 날 사무실에서 서준이를 불렀다. 서준이 앞에 놓인 건 버스표 한 장. ‘벌칙’이라면서 삼가면으로 가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삼가면은 꿈나무마을 아이들에게 공포의 장소였다. 삼가면에 가면 농사일을 하고 컨테이너 박스에서 잔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서준이는 믿지 않았다. 그로부터 24시간이 안 돼 서준이는 앞서 삼가면에 다녀온 아이들의 말을 확인하게 된다. 그는 “밤에 도착해 컨테이너 박스 같은 곳으로 들어갔는데 정말 말도 안 되게 추웠다. 난방을 세게 틀고 잤는데, 다음 날 관리하는 분이 와서 ‘난방을 틀지 말라’고 혼냈다”고 했다. 옆에는 수녀를 위해 만든 신축 건물이 있었지만 서준이는 식사시간 외에는 그곳에 발을 들일 수 없었다. 일과는 단순했다. 아침에 일어나 밥을 먹고 묵주기도한 뒤 밭일을 했다. 점심을 먹은 뒤에도 똑같았다. 땅을 파고 양파 모종을 심는 등 부산 소년의집에서 왔다는 또 다른 아이와 함께 서준이는 종일 농사일을 해야 했다. 서준이는 말 그대로 기약 없이 삼가면에 머물러야 하는 처지였다. 학교도 계속 결석 상태였다. 경남 합천군 삼가면 양전리 일대. 마리아수녀회가 1999년경 후원자로부터 증여받은 곳이다. 마리아수녀회는 2013년 4월8일 해당 장소에서 ‘삼가면 수녀원’ 축복식을 가졌다. 그리고 같은 해 수녀들이 머물 수 있는 건물을 짓고 ‘삼가홈(삼가면에 자리한 집)’이라고 칭했다. 학대 피해 가출했지만… 삼가면까지는 서울 꿈나무마을에서 자동차로 최소 3시간57분, 부산 소년의집에서는 1시간42분이 걸린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5시간49분, 2시간45분 등 각각 2시간, 1시간 이상 늘어난다. 특히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실제 장소까지 가려면 차편에서 내린 후 1㎞는 걸어야 한다. 입구와 출구가 같아 들어간 그대로 돌아서 나와야 하는 구조다. 갈림길에서 도로와 연결되지 않은 다른 길로 가면 저수지가 나온다. 뒤편은 산이다. 서준이는 길 오른쪽에 넓게 펼쳐진 밭에서 농사일을 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지역 관리인에 따르면 논과 밭이 각각 1000평에 달한다. 삼가면에 다녀왔거나 보고 들은 이들은 공통적으로 ‘벌칙’과 농사일을 언급했다. 시설에서 문제를 일으킨 아이들을 삼가면에 보내 농사일을 하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서준이의 경우 잦은 가출이 삼가면에 가게 된 원인으로 보인다. 중학생 때 여러 차례 삼가면에 다녀왔다는 한 제보자는 “수녀님들에게 많이 반항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벌칙의 위력은 대단했다. 어떤 문제아도 삼가면에 다녀오면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주변 친구들을 포함해 최소 8명가량이 삼가면에 다녀온 것을 봤다는 또 다른 제보자는 “엄청난 문제아가 있었는데 삼가면에 다녀온 뒤 정말 조용해졌다. 삼가면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말하지 않았지만 힘들다는 말은 빠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서준이의 경우 열흘 만에야 서울 꿈나무마을로 돌아올 수 있었다. 시설에 도착하자마자 서준이는 “원래(삼가면에) 한 달 이상 보내려고 했는데, 학교 상담 선생님이 연락해서 빨리 풀려난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정신병원에 갇혔던 지훈이(가명)와 마찬가지로 상담 선생님의 구조로 벌칙에서 벗어난 셈이다. 서준이가 상담 선생님에게 연락한 과정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서준이는 삼가면에 도착하자마자 휴대폰을 ‘제출’했다. 아침에 일어나 농사일을 하는 하루가 기약 없이 이어지자 ‘학교 선생님에게 전화를 해야 한다’는 말로 휴대폰을 받아 전화를 걸었다. 상담 선생님은 서준이가 학교에 오지 않은 이유도 모르고 있었다. 서준이는 상담 선생님과의 통화에서 ‘살려달라’고 말했다. 이후 상담 선생님은 꿈나무마을에 서준이의 상황을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20년 전 존재했던 곳 2009년경을 기점으로 마리아수녀회의 운영 방식이 변화되면서 외부인사가 개입할 수 있는 통로가 만들어진 게 영향을 끼친 셈이다. 과거 마리아수녀회에서 운영하는 미혼모 시설인 마리아모성원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대부분 부산 소년의집으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생활한 뒤 반 전체가 서울 소년의집(현 꿈나무마을)으로 옮겨오는 구조다. 이들은 다 같이 알로이시오초등학교(2015년 2월 폐교)를 다니다가 졸업 이후 다시 부산 소년의집으로 간다. 부산에 알로이시오중학교(2016년 1월 폐교), 알로이시오전자기계고등학교(2018년 3월 폐교) 등 중·고등학교가 있기 때문. 그리고 18세로 보호 종료가 되면 사회로 나간다. 하지만 서준이는 초등학교까지만 알로이시오초등학교를 다녔고 중·고등학교는 외부로 다녔다. 마리아수녀회에서 운영하는 초·중·고등학교를 모두 나온 한 제보자는 아이들이 철창 없는 감옥에서 18세까지 사는 셈이라고 말했다. 다 같이 소풍을 가거나 161번 버스를 타고 시민회관에서 하는 행사에 가는 것을 제외하곤 바깥 구경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했다. 심지어 병원(알로이시오 기념병원)에 갈 때도 나가는 시각과 들어오는 시각을 체크했다. 모든 상황이 마리아수녀회의 통제 아래 있었기 때문에 아이들을 삼가면에 보내 농사일을 시켜도 학교에서 문제 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뜻이다. 이 과정에서 서준이처럼 삼가면에서 농사일을 한 사람이 과거에도 상당수 존재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중학생 때 삼가면에 다녀왔다는 한 제보자는 “삼가면에 가 있는 동안 학교에 가지 않았는데, 출석은 인정됐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아침 먹고 일, 점심 먹고 일 “컨테이너 같은 시설서 지내” 삼가홈 관리자는 서울, 부산 등지에서 삼가면으로 오는 아이들을 자신이 픽업해왔다고 인정하면서도 농사일은 시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시설에서 문제가 있는 아이들을 격리시키는 과정이었을 뿐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지내기에 불편함이 조금도 없는 곳이라고 해명했다. 마리아수녀회 측은 “아이들 중에 학교에서 불미스러운 일로 정학 등 등교 제재를 받는 경우가 있다. 아이들이 갖게 되는 좋지 못한 감정, 외로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등교 제재를 받은 기간 동안 시설을 떠나 심신을 휴식할 수 있도록 삼가홈을 방문하도록 권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계절에 따라 수녀님들이 하시는 농사일을 거들었을 수는 있겠으나 일체의 강제는 없었으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며 “‘벌칙에 대한 노동’ ‘컨테이너 박스’ 등은 어느 것 하나 사실이 아니며, 삼가홈에 대한 어떠한 오해도 없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이 삼가면에 간 것은 인정하면서도 강제로 농사일은 시키지 않았다는 해명이다. 전문가는 서울 꿈나무마을, 부산 소년의집 등에서 아이들을 벌칙 명목으로 삼가면에 보낸 행위가 법에 저촉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복단 종합법률사무소 대정 변호사는 “근로기준법 64조에서는 15세 미만의 노동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18세 미만의 경우도 근로시간과 업무영역에 제한이 따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동을 보호하고 있는 기관에서 벌칙 명목으로 가해진 2주~한 달의 노동 행위가 ▲시설에서 상당한 거리가 떨어진 장소에서 노동이 이뤄진 점 ▲컨테이너 박스 등 임시 거처에서 지내게 하면서 노동을 하도록 한 점에서 단순한 벌칙을 넘어 강제노동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윤환 고아권익연대 대표는 “삼가면 문제는 시설폐쇄 사유를 넘어 법인설립 허가취소 사유에 해당될 수도 있을 만큼 중대한 문제로 보인다. 그만큼 반인륜적인 행위라는 뜻”이라며 “해당 시설에 대한 운영권을 재단이 아니라 보건복지부, 서울시 등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거들었을 뿐 노동 아니다” 이어 “나도 보육원 출신이고 어린 시절 많은 학대를 당했다. 그때는 이게 내 운명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런 수모나 모욕, 학대는 대한민국 헌법에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우리 사회, 모든 국민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누군가 여러분의 입을 막으면 시설 앞에라도 찾아가 항의하겠다. 불만을 이야기해야만 치유된다. 용기를 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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