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는 문정부 후반기 국정운영 방향

남은 2년 반 ‘확실한 변화’를 그리다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문재인정부의 경자년 새해는 정부의 성패를 가를 수 있는 중요한 해가 될 전망이다. 집권 4년차를 맞이한 문정부가 경제·외교·안보 등에서 성과를 내어 국정운영의 마무리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확실한 변화’를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일요시사>는 2020년 문재인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을 분석했다.
 

▲ 청와대 신년 기자회견 갖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확실한 변화 대한민국 2020’을 주제로 신년 기자회견을 열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혁신·포용·공정·평화 등 여러 정책들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대한민국의 확실한 변화를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집권 4년차
엇갈린 평가

그는 신년 기자회견서 “전반기에 많은 변화를 만들어냈다.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 희망을 만들어준 국민에게 감사하다. 정부는 국민을 믿고, 초심을 잃지 않겠다”며 “혁신·포용·공정·평화 등 여러 분야서 만든 희망의 새싹이 확실한 변화로 열매 맺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4년차를 맞는 문정부가 직면한 국내 정치·경제적 여건은 녹록치 않다. 외교·안보 문제도 마찬가지다.

문 대통령은 국정운영서 경제 분야와 외교 분야를 가장 중요한 방점으로 찍었다. 신년사를 통해 가장 많이 언급한 키워드다. 문 대통령은 신년사서 ‘평화’와 ‘경제’를 각각 17번 언급했다. 평화를 강조한 문 대통령은 남북협력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신년사를 통해 “올해는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라며 “평화통일의 의지를 다지는 공동행사를 비롯해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을 위한 여건이 하루 빨리 갖춰지도록 남북이 함께 노력해나가길 바란다”고 했다.


한반도 평화 정착과 공동번영 의지를 재확인했던 평양공동선언 이후 처음으로 김 위원장의 답방을 제안한 것이다. 북미관계의 교착상태를 깰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문정부가 가장 주력해온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남·북·미 정상회동 등 대형 이벤트로 이어졌으나, 지난해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북미 비핵화 협상은 소강국면을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개선 가능성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이다. 신년 기자회견서 “외교란 것은 눈에 보이는 부분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들이 더 많다”며 “북미관계의 교착 상태와 맞물리면서 남북관계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대화를 통해 협력을 늘려나가려는 노력들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고 충분히 잘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가지면서 추진해나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평화·경제 신년사서 가장 많이 언급
남북협력으로 북미관계 고착화 해결

이에 따라 통일부 역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이제는 남북 간에도 북미 대화만을 바라보지 않고 남북협력을 증진하면서 북미 대화를 촉진해나갈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 비핵화를 놓고 북미 정상 간의 신뢰만을 바라보며 관망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남북관계의 현실적 개선안으로는 남북이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협력 사안인 ▲개별 북한 관광 ▲접경지역 협력 ▲도쿄 올림픽 공동입장식 및 단일팀 구성 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제한된 범위 안에서 접경지역 협력, 개별관광 같은 것은 충분히 모색할 수 있다. 많은 스포츠 교류도 있을 수 있다. 도쿄올림픽의 공동입장식, 단일팀 구성뿐 아니라 나아가 2032년 남북 공동올림픽 개최도 이미 합의한 사항이다. 그 부분을 추진하기 위한 구체적 협의도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문정부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제3국을 통한 개별 관광 형태로 추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다만 북한이 얼마나 적극적일지는 관측이 어렵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문 대통령이 이번에 거론한 협력 사안이 북한의 관심을 끌기에는 다소 작은 사안인 만큼 북한의 호응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아울러 문정부는 동맹인 미국과의 긴밀한 공조체제를 이어가면서 주변국과의 협력을 통해 출구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비핵화를 위한 대화 모멘텀을 유지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관계를 풀고 다시 비핵화 협상과 남북관계를 복원하는 것이 문 대통령의 당면 과제로 보인다.

남북 협력
포인트는?

남·북·미관계 외에 일본의 수출규제로 야기된 지소미아 등 경색된 한일관계를 풀어갈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도 올해 외교 분야의 중대 과제로 예상된다. 지난달 중국 청도서 열린 한일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에 공감대를 이뤘지만 강제징용 문제에서는 의견차를 보인 바 있다.

신년 기자회견서 문 대통령은 경기에 대해 나아질 것이란 자신감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는 “거시경제가 좋아진다고 해서 우리 국민 개개인이 삶에서 체감하는 경제가 곧바로 좋아진다고 볼 수는 없지만, 실질적인 삶의 향상으로 이어지도록 정부가 최선의 노력을 다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국내 경제에 대해 “부정적 지표가 점점 적어지고 긍정적인 지표가 늘어나고 있다”며 “우리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전망은 국내외적으로 일치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성장률은 작년보다 더 높아지고, 수출액은 늘어나고, 주가도 기분 좋은 출발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는 체감경기는 문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다. 국민들이 느끼는 것과 경제지표 사이에 여전히 괴리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 국내 기업들은 문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낮은 점수를 줬다. 기업들은 문정부의 경제정책 중 가장 현실에 맞지 않은 정책을 부동산 정책으로 꼽았고, 소득주도성장과 주 52시간제 도입도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데일리>가 국내 3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현 정부 경제정책 전반에 대해 학점으로 평가를 내린다면’이란 질문에 ‘C학점’이라고 답한 기업이 37.6%로 가장 많았다. 신년사서 문 대통령이 고용률과 수출 등 각종 경제지표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하자, 야당서 ‘대통령이 달나라 인식을 갖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서민 살리기
부동산 안정

특히 문 대통령은 민생 문제와 직결된 일자리 문제, 부동산 문제 해결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보여왔다. 지난 2년간 문정부의 일자리 정책은 54조원의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할 만큼 정권의 우선 국정과제였다. 하지만 대부분이 일회성 단기 일자리에 집중돼있어 국민들의 근본적인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뼈아픈 평가가 잇따랐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열린 확대경제장관회의서 “단 하나의 일자리, 단 한 건의 투자라도 더 만들 수 있다면 정부는 뭐든 다 할 수 있다는 각오로 앞장서 달라”며 일자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우리 경제의 중추인 40대와 제조업의 고용부진을 해소하겠다”며 40대 퇴직자·구직자에 대한 맞춤형 종합대책을 마련, 규제혁신 및 투자 인센티브를 강화, 여성·청년·어르신의 노동시장 진입도 촉진 등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이 국무총리로 정세균 전 국회의장을 지명한 데에서도 이런 의지가 잘 드러난다. 정 총리가 기업인 출신으로 산업자원부장관 경험을 가졌기 때문에 ‘경제형 총리’의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문정부는 신성장동력을 확보해 경제의 활력을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드는 데 사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정보통신기술(ICT)과 과학기술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 기반 혁신 성장에 대응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에 따라, 주무 부처인 과기정통부와 방통위를 2020년도 1호 업무보고 부처로 지목했다.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의 힘으로 미래 일거리를 확보하고 혁신적 포용국가 시대를 앞당겨야 한다”며 “성장하고,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힘을 기울여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문정부의 ‘아킬레스건’으로 불리는 부동산 정책의 고강도 규제 역시 계속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서 ‘부동산 투기와의 싸움’을 언급하며 부동산 가격 안정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지금의 대책이 조금 실효를 다했다고 판단되면 보다 강력한 대책을 끝없이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

경제 자신감 ‘혁신적 포용국가’
공정사회 강조…검찰 개혁 마무리

이외에도 9억원 이상 고가주택이나 다주택에 초점이 맞춰져 9억원 이하 주택 쪽의 가격이 오르는 풍선효과를 예의주시하면서 보완 대책을 강구해나갈 계획임을 함께 밝혔다. 초고강도 부동산 규제 정책인 ‘부동산 매매 허가제’ 카드까지 꺼낼 가능성도 보인다.

강기정 정무수석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우리 정부가 검토해야할 내용이지만, 비상식적으로 폭등하는 지역에 대해서는 부동산 매매 허가제를 둬야 된다는 발상을 하는 분도 있다”며 “부동산을 투기적 수단으로 삼는 사람들에게는 매매허가제까지 도입하자는 주장에 우리 정부는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공정 사회를 향한 개혁과 함께 검찰 등 권력기관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도 거듭 천명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일 신년 합동인사회서 지난해의 여러 국정과제 성과들을 열거하면서 “새해에는 더욱 확실한 변화를 만들어내겠다”며 “권력기관 개혁과 공정사회 개혁이 그 시작”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달 검·경 수사권 조정 및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설치 법안 등이 통과됐다. 문정부는 이를 동력 삼아 검찰의 수사 관행 등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개혁 작업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서 “검찰뿐만 아니라 청와대, 국정원, 국세청, 경찰 등 모든 권력기관들은 끊임없는 개혁을 요구받고 있다”며 “법적 권한을 뛰어넘는 초법적인 권한이나 지위를 누리기 쉽기 때문에 그런 것을 내려놓으라는 게 권력기관 개혁 요구의 본질”이라고 했다. 다만 현재 이른바 ‘하명수사’ 의혹과 ‘감찰무마’ 의혹 등 청와대를 겨냥한 검찰의 수사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수사의 흐름에 따라 청와대를 포함한 여권과 검찰 사이의 대립관계가 한층 깊어질 수 있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검찰개혁은 정권 출범 이전부터 꾸준히 진행해온 작업이고 청와대 수사는 오히려 그 이후에 끼어든 과정에 불과하다”며 “두 가지를 결부시켜서 생각해주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하고 싶다”고 일축했다. 결국 수사는 수사대로, 개혁은 개혁대로 철저하게 분리돼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생각이지만, 결국 수사 과정서 불필요한 논란이 불거지지 않도록 엄정하게 상황을 관리해야 하는 과제가 남게 된 것이다.

이번 총선에
성패 달렸다

4월로 예정된 21대 총선은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동력을 크게 좌우할 것으로 관측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한다면 문정부의 각종 정책이 탄력을 받을 수 있지만, 반대로 여당이 패배할 경우 국정장악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 여권 관계자는 “집권 후반부로 갈수록 정부의 구상을 국회가 어떻게 입법으로 뒷받침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총선 결과에 따라, 또 문 대통령이 야당과의 협치를 어떻게 모색하느냐에 따라 하반기 문정부의 모습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