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코앞인데…’ 미투 악몽 속 민주당 X맨 흑역사

‘젠더’ 내세운 여당 뚫렸다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데이트폭력 의혹으로 사퇴한 원종건씨 영입 논란의 후폭풍을 잠재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당이 앞세우고 있는 젠더 이슈 논란이 선거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불투명한 영입 인사 선정·검증 시스템에 대해 당 안팎서 비판의 목소리가 적잖은 데다 미투 논란이 있었던 인물들의 이번 선거 출마 의지로 인해 당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 최근 데이트 폭력 의혹 제기로 인재영입 2호로 발탁됐던 원종건씨가 탈당하는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20대 남성의 표심을 얻기 위해 깜짝 영입한 원종건(27)씨의 ‘데이트 폭력’ 의혹 때문에 곤혹을 치루고 있다. 당은 총선서 젠더 이슈의 파급력이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당 지도부가 잇따라 사과하고 ‘젠더 폭력 무관용’ 원칙을 다시 천명하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선 상태다.

페미니스트
이미지 와르르

하지만 이번 논란으로 인해 민주당은 페미니스트 정당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게 됐다. 게다가 당은 이미 안희정 전 충남지사, 민병두 의원, 정봉주 전 의원 등에 대한 미투 폭로로 여러 차례 타격을 받은 바 있다.

지난달 27일 원씨의 전 여자친구라고 밝힌 한 여성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원씨는 여자친구였던 저를 지속적으로 성 노리개 취급해왔고 여성혐오과 가스라이팅(세뇌를 통한 정서적 폭력)으로 저를 괴롭혀왔다'고 주장했다.

글쓴이는 원씨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창 캡쳐와 폭행 피해 사진 등을 함께 게재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했다.


원씨는 이번 폭로가 나온 지 하루 만인 지난달 28일 국회서 기자회견을 열어 영입인재 자격을 반납하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한때 사귀었던 여자친구가 저와 관련한 내용을 인터넷에 올렸다. 논란이 된 것만으로도 당에 누를 끼쳤다. 그 자체로 죄송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라온 글은 사실이 아니다. 허물도 많고 실수도 있었던 청춘이지만 분별없이 살지는 않았다”며 “파렴치한 사람으로 몰려 참담하다”고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이후 원씨는 지난달 30일 탈당계를 제출한 뒤 당을 탈당했다. 이로 인해 민주당은 당내 젠더폭력신고상담센터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필요 시 제명 등 추가 조치를 검토하기로 했지만 당이 탈당계를 처리함에 따라 당 차원의 조사는 진행하기 어렵게 됐다.

데이트 폭력 의혹 원종건 전면 부인 후 탈당
지도부 사과…감동 앞세운 민주당 검증 논란

원씨의 이번 논란에 대해 민주당 지도부는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며 공식 사과했다. 이해찬 대표는 지난 29일 국회서 “어제 영입인재 중 한 분이 사퇴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며 “사실과 관계없이 인재영입위원장으로서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에는 사전에 좀 더 철저히 검증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 ▲국회 정론관서 기자회견 갖는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2호 원종건씨

이 대표에 앞서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사실관계를 차후에 더 확인할 부분도 있겠지만 당에서 좀 더 세심하고 면밀히 살피지 못해 국민들께 염려를 끼친 점이 있다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영입인재의 검증에 부실했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하게 됐다. 원씨의 영입 이후 그에 대한 좋지 않은 평판이 공공연히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실제 원씨를 영입인재로 발표한 후 그의 연관검색어에 ‘미투’가 등장했을 정도다. 원씨의 대학 동기인 <중앙일보> 남궁민 기자는 SNS를 통해 ‘원종건씨 미투가 이제야 나왔다. 그 얘기들을 처음 들은 게 2015년이다’라는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그러자 이 원내대표는 “그런 부분들이 공식적으로 접수되고 확인이 됐다면 대처가 됐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렇게까지는 확인을 못한 미비한 점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민주당이 추구하는 청년이나 여성 정책에 걸맞는 인재 검증의 부족함을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영입인재의 경우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이하 검증위) 산하의 ‘젠더폭력검증소위원회’의 검증도 받지 않는다. 영입인재의 경우 검증위 신청을 아무도 하지 않았기에 심사 대상이 아니며, 원칙적으로 영입인재는 당에서 필요에 따라 데려온 인물들이기에 검증을 생략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투로 떠오른
4년 전 악몽

정치권에선 민주당의 인재 검증에 대한 비판이 잇따랐다. 정의당 오현주 대변인은 “원씨와 관련한 문제제기는 사태가 터지기 전 항간에 회자된 바 있다. 검증 기회가 충분히 있었다는 뜻이다. 여당 지도부가 이 같은 문제를 가벼이 여긴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새로운보수당 권성주 대변인은 “민주당의 감성팔이 인재영입 쇼가 결국 화를 불렀다”며 “정치판을 교란시키며 국민 분노만 자아내는 감성팔이 인재영입 쇼를 중단해주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당 내부서도 영입인재에 대한 강한 불만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민주당 당원 게시판에는 원씨의 영입 철회를 촉구하는 당원들의 항의 글과 함께 인재영입위원회 위원장인 이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영입인재 한 명에게서 불거진 파문이 당의 총선 공천을 진두지휘하는 지도부에게까지 번진 셈이다.

스토리 있는 ‘정치쇼’와 보안에만 신경쓰다 보니 정작 중요한 평판 조회를 놓쳤다는 지적도 나왔다.
 

▲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실제 인재영입에 관여하는 한 민주당 인사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서 “내가 추천해서 영입한 모 청년 인사의 경우 뒷말이나 폭로가 나오는 등의 문제가 없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사실 영입 전 페이스북을 살펴본 정도였다”고 했다.

주변 지인들을 물색해 사생활과 같은 평판을 조회하다 보면 인재영입 정보가 노출돼 깜짝 이벤트 효과가 사라진다는 당의 우려가 결국 화를 불렀다는 분석이다. 

이외에도 극소수의 비공개 위원들만 영입 절차에 개입하다 보니 총선 국면에서 당에 큰 악재를 불러 일으켰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현재 이 대표는 비공개로 꾸린 인재영입위원들과 함께 외부 인재영입을 전담하고 있는 상태다.

민주당은 향후 영입인재에 대해 철저한 검증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검증 미흡 지적에 대해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원씨 본인은 사실관계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입장으로 안다”며 “유사 사례가 있는지 조사하겠다. 인재영입 검증을 보다 철저히 할 계획”이라고 했다.

보여주기식
영입 무리수

당 지도부는 원씨 논란에 총력을 다해 수습하고 있는 상태다. 젠더 이슈와 관련된 악재는 총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번 이슈는 특히 민주당이 심혈을 기울여 추구하는 젠더 정책들의 가치에 완전히 위배되기도 한다.

실제 민주당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 민병두 의원, 정봉주 전 의원 등에 대한 미투 폭로로 이미 여러 차례 역풍을 맞은 이력이 있다. 지난 19대 총선 때는 김용민씨의 막말 파문을 적기에 수습하지 못해 선거판 전체에 영향을 주었다는 분석도 나오기도 했다.


민 의원은 2018년 미투 의혹에 연루돼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바 있다. 당시 <뉴스타파>는 민 의원이 2008년 총선 낙선 이후 알게 된 여성 사업가 A씨를 노래방에서 성추행했다고 보도했다. A씨는 “히말라야 트레킹 여행에서 우연히 만나 알고 지내던 민 의원이 노래방서 블루스를 추는 과정서 갑자기 키스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민 의원은 의원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히면서도 피해자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약 두 달 뒤, 민 의원은 “당과 유권자의 만류에 따라 사퇴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사퇴쇼’라는 거센 비난에도 불구하고 민 의원은 의원직을 유지했고, 현재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이다.

여권의 강력한 대선주자로 거론되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경우에는 지위를 이용해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2심에서는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으며 상고심 판결서 징역 3년 6개월형을 선고받았다. 민주당은 안 전 지사에 대한 미투 폭로 이후 당시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즉각 사과 및 당사자 출당과 제명 조치를 취했다.

말 많은 민병두·정봉주 총선 뛰나
지지층 대거 이탈한 전 선거 재현?

정봉주 전 의원은 2007년 대선서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BBK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제기해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2017년 특별사면됐다. 이후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했으나 미투 운동의 가해자로 지목되며 출마를 철회했다. 정 전 의원은 1심서 무죄를 선고 받은 뒤 민주당에 복당했다.

당시 정 전 의원은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기자 지망생에 대해 호텔에 방문한 적도 없다고 주장하다 당일 호텔서 카드 결제내역이 확인되면서 정계를 은퇴했다.
 

▲ 정봉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 전 의원의 미투 논란으로 당시 추미애 당시 대표는 복당을 불허해 단호한 자세를 보였다. 하지만 민주당이 총선을 앞두고 당이 정 전 의원의 복당을 허용하면서 당 안팎으로 비난이 일게 됐다. 정 전 의원을 둘러싼 미투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음에도 민주당이 별다른 검증 절차 없이 섣불리 복당을 허용했다는 것이다.

정 전 의원은 현재 금태섭 의원 지역구인 서울 강서갑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당에서는 불출마를 우회적으로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 전 의원은 “불출마를 통보받은 일이 없다”며 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는 상태다. 당 내부서도 정 전 의원이 무죄 판결까지 받은 마당에 경선까지 배제하는 것은 가혹하다는 여론이 적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출마를 막을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민주당은 이훈 의원을 검증위의 ‘정밀 심사’ 대상으로 분류했다. 이 의원의 부적절한 사생활 논란 때문이다. 검증위 간사인 진성준 전 의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서 “이 의원의 경우 피해를 주장하는 제보자로부터 추가 문제제기가 있을 수 있는 점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이들에 대한 심사는 검증위에서 공천관리위원회로 옮겨 진행된다. 검증위가 최소한의 위법성 여부를 판단한다면, 공관위는 정무적 판단까지 더해 공천 여부를 확정한다.

몰랐다?
타격 불가피

실제 민주당은 ‘나꼼수’ 김용민씨를 노원갑 지역구에 전략공천했다 곤욕을 치룬 바 있다. 선거 막판에 김씨의 음담패설과 여성 비하 발언 등이 담긴 녹음 테이프가 공개되면서다. 당시 민주당은 이명박정부 말기 레임덕에도 불구하고 자유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에 과반의석을 내주고 패배했다. 정치권에선 김용민 막말 파동으로 전국서 20∼40대 지지층이 대거 이탈해, 결과적으로 수도권과 충청의 박빙 지역 여러 곳을 내주게 됐다는 뼈아픈 평가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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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