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집 일요초대석> 현역 의원에 현실 정치를 묻다 -이혜훈 의원

“책임지는 ‘새’보수 보여주겠다”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다.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중도가 함께 어우러지는 정치를 꿈꿨던 이들에게 20대 국회는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하지만 이들이 꿈꾸는 정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21대 국회는 ‘새로운 보수’의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까.
 

▲ 일요시사와 인터뷰 갖는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

21대 총선이 석 달 앞으로 다가왔다. 보수 진영의 통합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이들의 통합 여부는 총선의 가장 큰 변수로 등장했다. <일요시사>는 설 특집으로 새로운보수당 이혜훈 의원에게 2020년 ‘새로운’ 보수의 희망을 물었다.

-새로운보수당이라는 당을 창당했다. 당명에 ‘보수’라는 단어가 중도층을 확장하는 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안철수 전 대표가 중심이 되는 세력들과 바른미래당을 창당할 때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중도가 힘을 합해서 대한민국 정치 지형을 바꿔보고자 했다. 그런데 그분들은 창당을 하자마자 ‘보수 떼라’는 요구를 거의 2년 동안 했다. 총선 전에 국민들 앞에서 보수를 하겠다는 사람들이라고 정직하게 말씀드리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보수라는 이름을 당명에 꼭 넣어야 된다고 주장했다.

일부에선 중도를 포용하지 못할 우려가 있지 않냐, 안철수 전 대표로 대변되는 그분들이 우리와 합류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신 분들이 있었지만, 이를 확실히 하지 않으면 다시 바른미래당의 갈등이 재현될 것이라 생각했다.

-새로운보수당과 자유한국당이 통합의 대상을 두고 이견이 있다.


▲보수통합의 궁극적인 목표는 보수 재건을 이뤄서 보수가 승리하자는 것이다. 그래야 문재인정부를 제대로 견제할 수 있다는 게 저희의 믿음이기 때문이다. 콘크리트 지지층 30%로는 이길 수 없다. 40% 해당하는 중도층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최근에 여론조사를 보면 심판해야 될 정당 1등이 자유한국당이다.

콘크리트 진보층 말고도 지금 15% 정도 해당하는 중도층이 가세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도의 마음을 얻어야 보수통합의 목표인 보수 승리를 이룰 수 있는데, 이들보다 더 오른쪽에 있는 당들과 통합을 하면 중도표를 다 잃어버린다. 그건 보수의 승리로부터 점점 더 멀어지는 것이다.

-보수 통합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전략이 있다면.

▲극우와 함께 가는 것보다는 중도와 함께 가는 것이 훨씬 이기는 전략이다. 기존의 올드보수에 등을 돌리는 대표적 그룹이 수도권과 청년층이다. 그런 면에서 새로운보수당이 굉장히 우위에 있다. 모든 계층과 지역을 목표로 하는 전략보다는 우리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 수도권과 청년층에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본다.

-안 전 대표의 합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정치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자발성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안 전 대표는 황교안 대표께서 여러 번 통합을 제안했지만 통합할 생각이 없다고 자르고 계신다. 그러면 더 얘기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안 전 대표가 보수통합 연대로 돌아오면 어떤 변화가 있을 것 같나.


▲돌아오시는 거는 불과 며칠 후일텐데. 며칠 후에 입장에 달라지면 정치하시기 어렵지 않을까.

“2020년엔 보수의 새로운 도약”
수도권과 청년층 선택과 집중

-합리적 중도와 개혁적 보수라는 중도 정치의 한계를 느꼈을 것 같다.

▲중도와 보수가 콜라보레이션을 하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게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우리가 성공하지 못했던 이유는 합리적 중도를 표방하는 일부 정치인들이 합리적 중도와 개혁적 보수의 콜라보레이션을 하겠다고 국민 앞에서 약속해놓고는 문 닫고 방으로 들어오니까 보수를 못하겠다고 어깃장을 놓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건 중도의 문제라기보다는 중도를 표방한 일부 정치인의 문제라 생각하고 그분들의 한계라고 생각한다. 저희도 맞지 않는 파트너를 만나서 거의 2년간의 소모적인 세월을 보냈다.

-일각에서는 세를 불리기 위해서 어떻게든 통합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통합은 두 번째다. 그냥 단순히 덩치만 불리는 통합은 오히려 국민의 분노만 자아낼 것이다. 당이 여러 개로 나눠졌기 때문에 보수에게 등을 돌린 게 아니다. 등을 돌린 이유는 보수가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눈살을 찌푸리게 한 잘못된 행태 때문이다. 그걸 고치지도 않고 그냥 표를 받기 위해 덩치만 불리면 국민들은 더 화가 난다. 변화와 혁신이 전제되지 않은 통합은 되지도 않고 돼도 의미가 없다고 본다.
 

-한국 보수의 고질적인 문제점은 뭐라고 보나.

▲책임지지 않는 점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있었다. 지금 자유한국당 안에 계시는 분들은 큰 거대한 정당이 주는 따스함과 온갖 편리함을 다 누리면서 누구 하나 내려놓지 않고 있다. 그렇게 책임지지 않는 보수에 대해서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새로운 보수가 지향하는 보수란.

▲올드보수가 국민들의 마음을 얻지 못했던 이유는 가진 사람의 목소리를 많이 대변했기 때문이다. 가지지 못한 분들, 자기 스스로 방어할 능력이 없고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분들의 목소리가 되는 따뜻한 보수가 되고자 한다. 책임지는 보수, 공정하고 정의로운 보수, 따뜻한 보수는 저희가 지향하는 새로운 보수다.

-유승민 의원이 최근에 “우리가 정치에 대한 희망과 불씨를 꺼트리지 않기 위해 창당했다”고 했다. 새로운보수당에게 정치에 대한 희망과 불씨란 무엇인가.

▲국민들은 정치에 대해서 새로운 희망을 갖기를 간절히 원한다. 투쟁이라는 것은 절충과 조정에 있어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다. 투쟁이 목표가 되고 투쟁으로만 가서는 아무것도 이뤄내지 못한다. 투쟁할 땐 투쟁하고, 협상해서 받아낼 건 받아내고 막아낼 건 막아내는 정치를 하겠다. 정치하는 방식과 태도서 새로운 희망이 되고 싶다.


-20대 국회가 끝나간다.

▲면목이 없다. 지난 4년은 그 어떤 국회보다 소모적인 정쟁이 많았다. 이번 국회는 제가 보기엔 낙제점이다. 지난 1년 동안 국민들이 정치에 대한 모든 희망을 다 버렸을 것이다. 정치라는 것은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국민들을 대표해 절충과 조정으로 최대공약수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지난 1년은 이런 절충과 조정을 원천 거부하고 그냥 투쟁으로만 가는 그런 정치를 보인 최악의 상황이었다. 21대 국회에서는 국민께서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는 그런 국회가 되도록 저희들부터 사력을 다하겠다.

-2020년은 의원님께 어떤 해가 됐으면 좋겠는가.

▲새로운 도약이었으면 좋겠다. 지난 4년은 당이라는 외피와 진영에 묶여 주저앉아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 시절은 당이라는 외피, 당의 여러 가지 조직적인 문화와 관례에 상당히 묶여 있었다. 그 이후에는 진영에 묶여 정치의 열매를 맺기가 어려웠다. 21대 총선서 완전히 그런 족쇄를 풀고 국회가 훨훨 날기를 소망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이 있다면.

▲새로운보수당 출범한 지 얼마 안 돼 아직 많이 미약하다. 하지만 저희들은 이 양극단의 대결서 한 발자국도 못 나가는 정치를 끝내고 싶다. 저희 힘만으로는 어렵다. 국민들께서 힘을 실어주시면 국민의 뜻을 담아서 그런 정치 끝내고 싶다. 서로 상승하는 에너지를 만드는 그런 정치를 꼭 만들고 싶다.



<sangmi@ilyosisa.co.kr>

 

[이혜훈 의원]

제20대 국회의원 (서울 서초구갑/새로운보수당)
제20대 국회 후반기 정보위원회 위원장
제20대 국회 후반기 국토교통위원회 간사
제20대 국회의원 (서울 서초구갑/바른미래당)
바른정당 당대표
제18대 국회의원 (서울 서초구갑/새누리당)
제17대 국회의원 (서울 서초구갑/한나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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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상병 특검’ 공수처 불편한 속내

‘채 상병 특검’ 공수처 불편한 속내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채 상병 특검’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야권의 4·10 총선 압승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난감하기만 하다. 부족한 인력으로 인해 수사의 첫 단추도 끼우지 못하는 실정이다. 발 빠른 수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공수처 안팎에서는 정치권의 책임 떠넘기기에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조직이 와해되기 직전인데 수사에 속도가 어떻게 나겠느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출신 한 변호사의 말이다. 요즘 공수처의 분위기는 참혹하다. 해병대 ‘채 상병 사건’으로 반전을 꾀하고 싶어도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특별검사(이하 특검) 목소리가 거세지면서 ‘비교 대상’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실 압수수색? 채 상병 사건 특검법 추진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공수처의 분위기는 암흑 상태다. 검찰 제도를 보완해 ‘상설특검’ 명목으로 출범했음에도 ‘늑장·부실’ 수사 논란 속에 결국 사건 기록을 특검에 넘겨줘야 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오는 5월2일, 임시국회를 열어 법안을 표결하자는 분위기다. 법안 통과를 위해서는 국회의장과 여당의 협조가 필요한데, 총선 이후 여당 일각서도 채 상병 특검에 동의하는 분위기가 표출되고 있다. 채 상병 특검 법안은 지난해 10월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뒤 180일의 숙려 기간을 거쳐 본회의 표결만 하면 언제든 통과할 수 있는 상황이다. 채 상병 사건 수사 갈래는 크게 두 가지다. 무리한 수색 지시 등 책임자를 가리는 본안 수사가 경북지방경찰청서 진행 중이고,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조사에 국방부와 대통령실 관계자가 개입했다는 외압 의혹은 공수처가 맡고 있다. 외압 핵심 피의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주호주대사로 임명돼 부임 후 사퇴하는 과정서 대통령과 법무·외교부 장관의 직권남용 의혹도 공수처에 추가로 고발됐다. 야권이 특검을 통해 밝히려는 사안의 실체는 수사 외압에 집중돼있다. 특검이 통과되면 공수처가 내려던 실적이 특검으로 넘어가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민주당은 이 대사 임명 과정서의 추가 의혹도 특검법안을 수정 발의해 포함할 계획이다. 공수처는 수사의 무게를 일부 덜겠지만, 6개월 넘게 진행해온 사건 기록을 외부에 넘긴다는 건 또 다른 비판의 빌미를 제공하는 셈이다. 특검 추진 본격화…수사팀 의욕 잃어 “이럴 거면 왜 강조하나” 불만 증폭 공수처 출신 한 변호사는 “인력난 때문에 고전하는 상황이다. 내부 얘기를 들어보면 ‘죽을 맛’이란다. 채 상병 사건 수사는 최선을 다하려 했는데 특검이 언급되면서 수사팀의 의욕이 상실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수처법상 수사 범위와 인원 범위가 지나치게 제한돼있어 실질적인 수사 기능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설명이다. 공수처법은 공수처의 수사 범위를 현직 공직자와 그 가족, 퇴임 3년 이내 전직 고위공직자로 한정하고 있다.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의 인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현재 공수처법이 규정하고 있는 검사와 수사관의 규모는 처·차장 포함 검사 25명, 수사관 40명이다. 공수처법을 추진할 당시 규모는 검사 30~50인, 수사관 50~70인이 제안됐지만 법무부와 국회의 논의를 거치면서 현재 정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총선과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인원 확대와 관련해 국회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검사의 신분보장을 위한 임기에 대해서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공수처는 최소한의 행정인력이라도 확보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 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현행법상 행정인원 정원은 20명인데 지난 2022년 공수처는 행정직원 중 국·과장과 직제 파견자 등 7명을 제외하면 실제 가용인원이 13명에 불과해 수사관을 행정인력에 투입해야 할 상황에 놓인 바 있다. 공수처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특히 공수처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일치시켜 수사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수처는 ‘공수처법상 기소권 없는 사건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연구용역’을 발주하는 등 수사 대상과 기소 대상의 불일치로 발생하는 구속영장 논란을 정리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하기도 했다. 인력난 가중화 지금까지 공수처가 채 상병 사건을 수사한 상황을 보면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지난해 12월 이 전 장관 등을 출국금지했고, 한 달 후인 지난 1월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이후 포렌식과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을 비롯한 국방부 지휘부와 해병대 수뇌부 등에 대한 조사는 특검의 몫이 될 가능성도 있다. 경우에 따라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등으로 특검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수처와 경찰은 특검법 처리 여부를 주시하며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총선 국면서 논란의 중심에 선 공수처는 수사를 신속하게 진행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수처 지휘부 공백 상태가 영향을 줄 여지도 있다. 주요 피의자 소환 및 신병처리 등 주요 의사결정을 처장 대행인 부장검사가 결정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만약 국회서 여야가 특검법 처리에 합의하는 수순을 밟으면 공수처도 새로 출범할 특검에 기록을 인계하기 위한 작업에 중점을 둘 가능성이 크다. 현재 본회의에 회부된 안은 민주당이 지난해 9월 발의한 법안이다. 민주당이 지난 3월, 이 전 장관이 주호주대사로 임명된 경위를 수사해야 한다는 별도의 특검안도 국회에 제출했기 때문에 이 두 법안이 병합되는 안도 거론된다. 본회의 회부 안건은 수사기간을 최장 100일로 정하고 있는데, 잔여 수사를 검찰에 이첩하도록 명시됐다. 경찰과 공수처가 시작한 수사가 특검을 거쳐 검찰 손에 넘어가는 것은 부자연스럽다는 말도 나온다. 민주당이 3월 발의한 안은 잔여수사 이첩 대상을 검찰과 공수처로 정했다. 단추도 못 끼워 민주당이 특검법 조항 일부를 양보하고 국민의힘이 수사 대상 확대에 동의하는 시나리오도 정치권을 중심으로 나온다. 이런 과정서 본회의 회부 안이 조정될 수도 있다. 이 가운데 이 전 장관은 최근 변호인을 통해 공수처에 “소환조사를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전 장관 측이 공수처에 소환조사를 요청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이 전 장관 측 김재훈 변호사는 최근 공수처에 소환 촉구 의견서를 내고 “이 전 장관은 호주 대사직서도 물러났으나 공수처는 지금까지도 아무런 연락이 없다”며 “공수처의 이런 수사 방기 탓인지 정치권에서는 특검 필요성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전 장관 측은 공수처에 보낸 의견서에서 “이첩 보류 지시는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전 장관 측은 “국방부 장관은 민간 수사기관으로의 사건 이첩에 대한 최종 승인권자이므로 인사권자가 인사안 결재 후 이를 취소·변경할 수 있듯이 그 승인을 변경할 수 있다”며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수사 권한이 있다느니, 수사단장에게 민간 수사기관으로의 이첩 권한이 있다느니 하는 것은 법 규정의 몰이해로부터 비롯된 억지”라고 주장했다. 이 전 장관 측은 ‘이 장관이 보고서를 회수하라고 지시하기 전에 대통령실 내선번호로 전화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 전 장관 측은 “이 전 장관은 대통령으로부터 (사단장을 빼라는)지시를 받은 사실이 없다”며 “당시 장관이 군사보좌관과 논의하는 과정서 ‘(초급 간부들까지 처벌 대상에 포함한다면)초급 간부들이 힘들어할 것 같다’는 의견을 나눴고 법무관리관실의 법리 검토를 거쳐야 한다고 판단해 이첩 보류를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수사 인원 범위 제한적 법 개정 안되면 도루묵 이어 “재검토한 결과 8월24일 직접적인 혐의가 있는 2명을 경찰에 이첩했고, 해병대수사단 조사기록 원안도 그대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 측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채 상병 특검’도 비판했다. 이 전 장관 측은 “공수처의 1차 수사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인데 무엇이 미흡하고 국민적 의혹이 남아 해소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냐”며 “특검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은 공수처의 신속한 수사와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공수처 수장이 석 달째 공석인 점은 제도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더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종 후보자 지명을 두 달 가까이 미루고 있다. 앞서 국회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2월29일 판사 출신 오동운(사법연수원 27기) 변호사와 검사 출신 이명순(연수원 22기) 변호사를 후보로 추천했다. 김진욱 전 처장과 여운국 전 차장이 임기 만료로 퇴임해 공수처가 ‘대행 체제’에 들어간 건 지난 1월 말부터다. 김선규 수사1부장이 처장 대행을 맡고 있지만, 지난달 제출한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아 임시로 대행직을 수행 중이다. 최근 인사위원회서 연임이 불발된 수사1부 소속 김송경 검사(사법연수원 40기) 임기도 만료됐다. 김 대행이 이끄는 수사1부는 공기광 검사만 남게 된다. 별도 조직개편 계획도 없어 수사 부서 1개가 사실상 사라질 위기다. 윤 대통령이 공수처장 후보자를 지명해도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야 임명이 가능하다. 21대 국회 임기는 내달 29일까지다. 22대 국회가 개원해도 원구성에 시일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신속한 공수처장 공백 해소를 위해선 이달 안으로 후보 지명을 마쳐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수장 공백 장기화 우려 법조계에서는 특검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는 이 전 장관에 대한 수사권은 있지만 기소 권한이 없다. 수사를 마친 뒤 검찰에 사건을 넘기고 검찰이 기소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구조다. 공수처 출범 당시 수사·기소권을 모두 줄 경우 일각에선 ‘무소불위 공수처’가 될 거란 우려가 제기되면서 공수처는 법관, 검사, 고위 경찰공무원에 대해서만 제한적 기소권을 갖게 됐다. 문제는 검찰이 채 상병 사건 기소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검찰을 관할하는 법무부는 지난달 8일, 공수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를 해제했다. 사건 처리의 중립성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특검을 통해 채 상병 사건을 수사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