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이후…> ⑪‘벼랑 끝’ 윤석열 검찰총장의 운명

칼 들고 바람 앞 등불 신세

[일요시사 장지선 기자] = 4·15총선이 집권여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한국 정치사에 유례없는 승리다. 선거 결과가 한쪽으로 크게 기울면서 정치권은 당분간 후폭풍에 휩쓸릴 전망이다. 검찰 역시 선거 이후의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거취를 두고 ‘바람 앞에 등불’이라는 말이 나온다.
 

▲ 발언하는 윤석열 검찰총장 ⓒ문병희 기자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마무리 됐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국회 전체 의석(300) 5분의 3에 달하는 180석을 확보했다. 그야말로 슈퍼 여당, 공룡 여당의 탄생이다. 민주당은 지역구서만 과반(163)을 얻었고,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17석을 차지했다.

슈퍼 여당
견제 없다

단일 정당 기준 전체 의석의 60%를 차지하는 거대 정당이 직접선거를 통해 탄생한 것은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이다.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은 지역구 84, 비례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19석을 얻어 103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정의당은 6(지역구 1), 국민의당 3, 열린민주당 3석 등이다.

민주당이 180석을 차지하면서 단독으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가 가능해 사실상 개정 국회법인 선진화법이 무력화됐다. 야당이 법안처리를 막기 위해 무제한 토론을 진행해도 합법적으로 저지가 가능하다. 헌법을 고치는 일 빼고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절대권력을 쥐게 된 것이다.

보수 궤멸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참패를 기록한 통합당을 비롯해 정치권은 상당한 후폭풍에 휘말리게 됐다. 검찰 역시 그 후폭풍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윤석열 검찰총장의 거취에 관심이 모인다. 윤 총장은 선거기간 내내 유독 여야 인사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렸다. 윤 총장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4·15총선서 그의 존재감은 상당했다.


특히 야권서 자주 언급됐다. 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는 선거 전날인 지난 14일 종로 보신각 기자회견서 민주당이 이번 총선서 180석을 내다본다며 기고만장하고 있다“(180석이 되면)경제가 더 나빠지고 민생은 파탄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소득주도성장과 탈원전, 반기업 친노조 정책도 그대로고 윤석열 검찰총장은 쫓겨나고 조국 부부는 미소를 지으며 부활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통합당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도 지난 12일, 수도권 유세를 돌면서 검찰서 조국 전 장관과 주변 수사를 시작하니까 못마땅해서 수사팀을 해체하는 인사를 했다. 이런 행위가 공정하다고 보시냐. 한때 가장 칭송했던 검찰총장이 지금 와서는 가장 두려워하면서 싫어하는 총장이 됐다” “윤 총장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우리 통합당이 꼭 국회서 과반의석을 해야 한다등의 언급을 했다.

총선 결과 한쪽으로 크게 쏠려
청와대 겨냥 수사들 난항 예상

여권에선 열린민주당이 윤 총장 비판에 앞장섰다. 범여권 비례 위성정당을 표방한 열린민주당은 윤 총장 퇴진, 사퇴 등의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비례대표 후보 2번으로 21대 국회에 입성하게 된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은 라디오에 출연해 윤 총장 부부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1호 수사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7일에는 열린민주당 후보들이 윤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와 장모 최모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최강욱·황희석·조대진 비례대표 후보들은 주가조작 및 사문서 위조혐의로 김씨를, 최씨는 사기 및 의료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당시 황 후보는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고 축소하거나 생략한다면 올 7월 출범하는 공수처서 직무태만 등 여러 문제를 짚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 추미애 법무부장관 ⓒ문병희 기자

선거기간 동안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윤 총장은 지난 15일 투표를 마치고 대검찰청 공공수사부 검사들과 만나 국민들께 검찰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있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서 한 표를 행사하고 인근 식당서 대검 공공수사부 검사들과 만나 정치적 중립은 펜으로 쓸 때 잉크도 별로 안 드는 다섯 글자이지만 현실서 지키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 총장의 정치적 중립 언급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4·15총선의 후폭풍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전 장관을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이후부터 청와대는 물론 민주당과도 각을 세워 왔다. 추미애 법무부장관 취임 이후에는 사사건건 갈등을 빚었다. 하지만 선거결과가 한쪽으로 크게 쏠리면서 이 역학구도는 변화를 맞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검찰 개혁
날개 달 듯

당장은 청와대 관계자의 관여 의혹이 있는 사건들이 관심을 모은다. 검찰은 지난 1월 최강욱 전 비서관을 조 전 장관의 가족 비리 의혹과 관련해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했다. 또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하명수사 의혹 사건을 두고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비롯해 관련자 13명을 무더기로 불구속 기소했다.

지난달 30일 검찰이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하명수사 의혹에 관한 수사 중 숨진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소속 검찰 수사관 A씨의 휴대폰 잠금장치를 4개월 만에 풀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A씨는 백 전 비서관 아래 행정관으로 근무했으며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의 고발 사건과 관련해 주요 참고인으로 꼽혔다.

하지만 지난해 121일 검찰 출석을 앞두고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의 휴대폰은 사인 규명을 비롯해 사건들의 실마리가 될 가능성으로 주목받았다. A씨의 휴대폰을 둘러싸고 검찰과 경찰이 대립하기도 했다. 변사사건을 수사하던 경찰로부터 검찰이 휴대폰을 가져가면서 논란이 됐다. 이후 경찰이 A씨의 휴대폰을 돌려받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두 번 신청했지만 모두 기각당했다.
 

▲ 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

문제는 검찰이 수사 과정서 기소한 인사들이 이번 선거서 여럿 당선됐다는 점이다.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은 각각 전북 익산을과 대전 중구서 당선됐다. ‘날치기 기소라고 검찰을 비판했던 최 전 비서관도 금배지를 달게 됐다. 향후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총선 이후로 미뤘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에 대한 사법처리도 남아 있다. 임 전 비서실장은 지난 131일 검찰에 출두하면서 우리 검찰이 좀더 반듯하고 단정했으면 좋겠다. 왜 손에서 물이 빠져나가는지 아프게 돌아봤으면 좋겠다모든 권력기관은 오직 국민을 위해서만 필요하다.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소 인사
대거 당선

여권을 중심으로 윤 총장에 대한 사퇴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 198812월 검찰총장 임기제가 도입됐다. 1987년 민주화 운동의 산물이다. 검찰청법 12조는 검찰총장의 임기는 2년으로 하며 중임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검찰청법 37조에 따라 탄핵이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 받지 않는 이상 검사 신분이 보장된다.

검찰총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면 발의가 가능하고 재적 과반수가 찬성하면 탄핵소추가 이뤄진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될 경우 검찰총장의 직무는 곧바로 정지된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이 나올 때까지 구본선 대검 차장이 총장 직무를 대행한다. , 이 경우 윤 총장이 위법을 저질렀다는 전제가 성립돼야 한다.
 

아내와 장모 등 처가 문제가 불거졌지만 윤 총장과의 연관성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MBC의 보도로 측근 논란도 불거졌지만 이 또한 윤 총장의 관여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오히려 정치적 압박이라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다. 오히려 윤 총장에게 더 위협이 되는 부분은 공수처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선거기간 동안 공수처를 중심으로 검찰 개혁에 대한 여야의 입장은 엇갈렸다. 민주당은 공수처의 조속한 연내 설치를 약속한 반면 통합당은 공수처가 위헌적이라며 폐지법 제정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국민의당은 공수처의 기소권을 폐지하고 타 수사기관이 수사 중인 사건을 이첩할 수 있도록 한 독소조항의 삭제 등 일부 법 개정을 공약으로 삼았다.

이번 선거서 승패가 확연하게 갈리면서 민주당은 검찰 개혁의 주도권을 쥐게 됐다. 정부와 민주당은 오는 715일로 정한 공수처 출범 목표 시기에 맞춰 검찰 개혁 강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 설립준비단은 이달 말 2차 자문위원회를 열고 공수처장 인선 등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7월 출범할 공수처
새 처장에도 밀릴라

공수처장은 국회 추천을 받아 문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돼있는 만큼 제1당을 차지한 민주당은 21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공수처장 후보 추천을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서 원내3당이 캐스팅 보터로 떠올랐다.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는 모두 7명으로 구성되는데 법무부장관,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이 1명씩 추천하고 여당과 야당이 2명씩 추천하도록 돼있다. 사실상 여당 성향 위원 5명과 야당 성향 2명으로 나뉘는 셈이다. 이들 7명 중 6명이 동의하는 후보자에 한해 대통령에게 추천할 수 있다.

야당 추천 몫 위원 2명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민주당의 경우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나 범여권 야당이 제2야당으로 올라서 야당 몫 2명 중 1명에 대한 추천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될 경우 제1야당인 통합당의 의사와 관계없이 공수처장을 임명할 수 있다.
 

▲ 추미애 법무부장관 ⓒ문병희 기자

반대로 통합당 비례대표 정당인 미래한국당이 제2야당이 되면 야당 몫 2명에 대한 추천권을 모두 갖게 돼 공수처 출범에 제동을 걸 수 있다. 4·15총선서 미래한국당은 19, 더불어시민당은 17석을 얻었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을 두고 여야가 의원 꿔주기나 군소 정당과의 공동 교섭단체 구성 등 치열한 수 싸움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한동안 잠잠했던 검찰과 법무부의 대결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법무부서 MBC가 제기한 검언유착 의혹에 대해 감찰을 진행하면서 윤 총장 힘빼기에 나설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하지만 추 장관이 검언유착 의혹에 대해 윤 총장에게 직접 책임을 묻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래도
사퇴 없다

법조계 안팎에선 윤 총장의 자진 사퇴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선거일에 대검 검사들에게 정치적 중립을 언급했고, 이전에도 취임사와 신년사 등을 통해 법과 원칙에 따라 소임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어 2년 임기를 다 채울 가능성이 오히려 높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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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