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α’ 야권 합당 시나리오

‘원팀’이라더니 독불장군 입맛대로?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미래통합당이 총선 참패로 표류하는 가운데 미래한국당과 합당하지 않는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미래한국당이 독자적으로 교섭단체를 꾸린다면 실리를 얻는 지점도 분명 있지만 국민들로부터 ‘꼼수’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일각에선 미래한국당과 국민의당이 합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과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하 한국당)의 합당 여부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만약 한국당이 독자 세력화에 나서면 교섭단체를 꾸린 후 원내 3당이 돼 통합당의 아군 세력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더해 초선으로 구성된 한국당이 통합당보다 더 개혁 보수다운 목소리를 낼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초선 파워
어느 쪽으로?

지난달 한국당은 통합당 측 인사를 초대하지 않고 20대 현역의원·21대 국회의원 당선자 합동 워크숍을 개최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더불어시민당과 초선 워크숍을 함께 치른 것과는 대비돼 일각에선 한국당이 개별 정당의 길을 걷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흘러나왔다.

워크숍서 한국당 원유철 당 대표의 발언 역시 논란에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됐다. 당시 원 대표는 “한국당은 야당으로서 정치적 공세가 아닌 실질적 대안과 정책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말해 하나의 독립된 정당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

정치권서 한국당의 독자 노선 시나리오가 계속해 제기되자 원 대표는 지난 4일 “통합당의 지도체제가 정비되면 합당을 진행하겠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그는 “통합당 지도체제에 대한 최종적 상황이 정리가 안 됐다”며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할지, 비상대책위가 들어설지 등 지도체제가 정리되면 당연히 시기와 절차, 방식을 협의해 합당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통합당이 총선 참패로 인해 지도부 공백 및 내분이 계속되는 상황인 만큼 좀 더 추이를 지켜보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과 달리 한국당은 독자 노선의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국당 지도부가 21대 총선서 컷오프 된 뒤 무소속으로 당선된 일부 의원에게 물밑서 한국당 이적 의사를 살피는 등 교섭단체 구성의 움직임이 있었다.

한국당 독자노선? 또 기승부리는 꼼수
통합당 중진 “빠른 시일 내에” 목소리

하지만 무소속 당선인 4명(홍준표·윤상현·권성동·김태호) 모두 중량급 인사들이라 포섭이 녹록지 않았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통합당 출신 무소속 당선인들은 한국당 합류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권성동 의원은 통합당에 이미 복당 신청서를 낸 상태고, 윤상현 의원은 복당 신청에 있어 “예의상이라도 주민들의 뜻을 묻고 의견수렴하는 절차를 가져야 된다”며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지켜볼 예정이다.

통합당 일각에선 무소속 의원의 합류가 어렵다면, 이른바 ‘의원 꿔주기’를 통해서라도 한국당이 별도의 교섭단체를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향후 국회서 진행될 각종 협상서 더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보수 쇄신 분위기가 형성되는 와중에 통합당이 굳이 꿔주기를 강행하는 리스크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 이준석 최고위원은 “민주당이든 통합당이든 (의원 꿔주기)테이프를 끊으면 추태가 나오는 것”이라며 “의원 꿔주기는 단순히 연대 합당과는 다른 차원의 편법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있어 테이프를 끊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이번 총선서 비례대표 19석을 얻어 당선인을 한 명만 더 당으로 영입하면 교섭단체 요건인 20석을 충족할 수 있다. 만약 통합을 하지 않는다면 21대 국회 전반기에는 한국당이 교섭단체 역할을 한 후, 대선 전 통합당과 합당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사실상 통합당이 21대 국회 전반기에 우군 역할을 할 교섭단체를 따로 두는 격이기에 당 입장에선 국회 논의는 물론 당 살림 차원서도 실리가 더 크다.

각종 협상
선점 싸움

먼저 한국당이 교섭단체가 되면 현재 문재인정부의 검찰 개혁 핵심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추천위원 추천권 등의 권한을 누릴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야당 몫 2명을 통합당과 한국당이 모두 차지할 수도 있다. 아울러 원 구성 때 상임위원장 배분에 참여할 수 있고, 한국당 몫으로 국회부의장 자리도 가져갈 수 있다.

특히 국가가 정당에 지원하는 국고보조금을 더 많이 챙길 수 있는 점은 큰 장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한국당은 이번 총선에 앞서 통합당 여상규·박맹우·백승주 의원을 영입해 55여억원의 보조금을 더 확보해 총 61억원을 챙겼다. 이 외에도 정책 및 입법을 보좌하는 정책연구위원을 국가 비용으로 둘 수 있고, 별도의 입법지원비도 받을 수도 있다.
 

▲ 회동 갖는 미래통합당 중진 의원들 모임

하지만 통합당 중진의원들 사이에서는 합당을 더 이상 미뤄선 안 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통합당이 이번 총선서 한국당을 내세운 것은 지난해 ‘4+1 협의체’가 통과시킨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항하기 위한 고육책에 불과했기에 국민들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논리다.

한국당은 선거 시즌에 ‘꼼수정당’이라는 국민들의 지탄에도 불구하고, 통합당과 원팀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총선 후 합당 방침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지금 와서 한국당이 독자적인 교섭단체를 구성한다면 명분도 없을 뿐더러 국민들에게 또다시 실망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통합당 정진석 의원(충남 공주시부여군청양군)은 페이스북에 “미래한국당이 꿍꿍이가 있는 것처럼 비쳐선 안 된다”며 “연동형비례제를 반대하며 정당방위로 급조한 당”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통합당은 미래한국당이라는 계열사를 거느릴 형편이 못 된다. 본사인 통합당으로 빨리 합치는 것이 순리”라고 밝혔다.

이번에도
역시나?

통합당 장제원 의원(부산 사상구)도 “미래한국당과의 즉각적인 합당을 촉구한다”며 “정무적 판단이니, 공수처장 추천위원 수니, 정당 보조금이니 이런 말로 국민들께 또다시 꼼수로 보이는 정치를 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다른 일각에선 한국당이 독자 교섭단체로 전환할 경우 향후 자매정당으로서 원팀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당 내에서 당권을 키우고 싶은 사람들의 사심이 들어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통합당 한 의원는 “합당이 차일피일 미뤄진다면 미래한국당서 당 대표·원내대표를 하고 싶은 사람들의 사심이 들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통합당은 현재 비대위 출범을 두고 혼란을 겪고 있는 상태다. 원내대표가 새로 뽑히더라도 비대위 전환 여부까지 확정이 되어야 하고, 합당은 전국위원회를 열어야 성사되며 이에 대한 권한은 비대위원장에게 있기 때문에 합당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당 윤영석 의원(경남 양산시갑)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앞으로 원내대표가 뽑히면 5월 또는 6월 중에 국회의 원구상 협상과 함께 통합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당과 국민의당의 공조 시나리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이번 총선서 3석을 확보한 국민의당과 손을 잡는 것이 의원 꿔주기나 무소속 당선인의 합류보다 대외적으로는 더 나은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국민의당 역시 이번 총선서 3석을 얻는 데 그쳐 안철수 대표가 홀로 중도실용 노선을 지키는 일은 무망한 공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선거철 ‘형제 정당’ 자처
3석 얻은 국민의당과 케미?

통합당 이준석 최고위원은 지난 6일 한국당과 국민의당이 ‘연합교섭단체’를 구성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 방송서 “통합당 출신 무소속 당선인의 한국당 입당과는 별개로 국민의당 같은 경우도 미래한국당과의 연합교섭단체 구성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지난 4일, 범야권을 향해 “야권에 주어진 시대적 요구와 혁신 과제를 함께 공유하고 혁신 경쟁에 나서자”며 합동 총선평가회를 제안한 바 있다.

정치권에선 안 대표의 합동 총선평가회 제안이 연대를 염두에 두지 않고는 나올 수 없는 발언으로 보고 있다. 다른 범주의 정당과 총선 결과를 함께 평가하는 일은 사실상 별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철수 대표는 미래한국당 자체를 거대 양당의 불법과 꼼수로 탄생한 정당으로 본다”며 “연합해 교섭단체를 만든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다른 국민의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수많은 가능성 중 하나”라며 “논의(진행)된 건 없다”며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일축했다.
 

▲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

한국당 조수진 대변인은 이 최고위원을 향해 “다른 정당의 한 최고위원이 연일 한국당에 대해 이런저런 주장을 쏟아내고 있다”며 각을 세웠다. 조 대변인은 미래한국당과 미래통합당이 지난 연말 ‘선거악법’으로 인해 분가가 불가피했지만, 현재는 법률적으로 다른 정당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총선서 두 정당이 합당을 전제로 형제 정당임을 자처하며 선거 전 공동 선언식서 ‘둘째 칸 찍기’ 퍼포먼스를 진행해 표심을 유도한 것과는 사뭇 결이 다른 행보다.

반면 통합당에선 꼼수라는 비판을 불식시키고자 한국당의 독자 행보설을 일축하고 있다. 5선의 주호영 신임 원내대표 역시 “미래한국당과는 빨리 합칠수록 좋다”는 의견을 냈다.

“여러 가능성
열려 있어”

한국당 합당 논의는 통합당의 새 원내지도부에 넘겨진 후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21대 총선서 통합당은 84석을 얻으며 굴욕적인 참패를 당했지만 한국당은 비례대표 19석으로 비례대표 의석 수 1등을 차지했다. 총선 참패 후 한국당이 원내 교섭단체를 결성한다면 통합당의 쇄신 약속은 물거품이 되는 셈이다. 통합당 차기 지도부에 대해서도 명분없는 형제 정당에 대한 책임론과 국민적인 비난이 크게 일 것으로 보인다.


<sangm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한국당 독자노선, 술렁이는 정치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지난 6일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하 한국당)서 독자 교섭단체 구성 가능성이 거론되는 데 대해 “그런 일이 없도록, 정상적 국회가 운영될 수 있도록 함께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서 “항간에 한국당서 교섭단체 구성 여부로 여러 논의가 있는 모양인데 제발 부탁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국민들로부터 지난 선거 과정서 꼼수 비례정당을 만들었다고 여야가 엄청난 지탄을 받았다. 달게 받아야 할 지탄이었다”며 “다시는 그런 지탄을 받지 않도록 국회가 구성되고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21대 국회는 무엇보다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내는, 일하는 국회가 돼야 한다. 민주당은 새로운 원내지도부를 중심으로 법률이 정한 시한 내에 개원하고 6월 첫 국회부터 본격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준비하겠다”며 “통합당도 새로운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데 21대 국회의 출발이 국민들에게 희망이 되도록 협력해달라”고 촉구했다.

민생당은 지난 7일 한국당과 국민의당의 연합 교섭단체 구성 가능성과 관련해 ‘바른미래당 창당 당시의 예로 보건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한국당과 통합을 결정해도 그다지 이상한 일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민생당 이연기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안 대표는 언제나 일구이언한 적이 없다고 강변하지만 한솥밥을 먹어본 이들로서는 실소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늘 자기중심적이고 자의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변인은 ‘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만 해도 그렇다. 국민의 뜻이 하늘의 뜻이라는 것을 깨닫는다면서도 굳이 이번 총선은 여당의 승리가 아니라 야당의 패배라고 규정한다’며 ‘여당의 승리에 공감하는 민심은 천심서 제외해버릴 태세다. 선거 결과에 대해 나라 망하는 길이라고 저주를 퍼붓고 떠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설>
 



<기사 속 기사> [반론보도문] ‘85만원 의혹 노웅래 의원 공직선거법 위반 고발’ 관련

본지는 지난 3월17일자 보도에서 ‘<단독>‘85만원 의혹’ 노웅래 의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수사’제하로 보도한 바 있습니다.

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서울 마포갑)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돼 경찰에서 수사를 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와 관련 노웅래 의원 측은 “신년하례식과 관련해서는 마포갑 지역구 국회의원 경쟁후보 측의 악의적인 고발”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신년하례식 행사는 노웅래 의원이 주관한 행사가 아니며, 핵심당원으로 단순 참석한 행사”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노웅래 의원은 현재 피고발인 신분일 뿐이며, 수사기관으로부터 공식적인 조사나 수사대상이 전혀 아니며, 출석요청을 받은 적도 없다”고 밝혀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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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특검, 대북송금 수사 막전막후

공수처·특검, 대북송금 수사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쌍방울 대북송금을 두고 수사기관이 대거 투입됐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수사팀을 꾸리고 ‘조작 기소’ 혐의를 받는 검사들을 겨눴다. 법조계에서는 두 기관이 대북송금 진상규명을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수사 전문성 논란에 이어 인력난에 허덕이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점에서다. 검찰을 향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압박이 거세다. 쌍방울 대북송금과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 비리 사건을 ‘조작 기소’라고 규정하면서 복수의 기관이 수사에 착수했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특별검사 권창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사정도 녹록지 않다. 고질적 인력난이 걸림돌이다. 수사에 착수했다고 해도 사건의 전모를 밝혀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이유다. 이례적 수사 착수 서울고등검찰청 인권침해점검 태스크포스(TF)는 2022~2024년 대장동 사건을 수사해 이재명 대통령을 기소했던 서울중앙지검 2기 수사팀 검사 9명을 감찰 중이다. 앞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 7일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 진상규명 국정조사’ 국회 기관보고에서 “지난해 9~12월 감찰 요청이 접수됐다”며 “별건 수사로 피의자를 압박하거나 진술을 강요·회유, 정영학 녹취록을 조작한 내용 등”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9·11월 법무부에 엄희준, 강백신 등 대장동 사건 담당 검사들에 대한 감찰을 요청했다. 이들은 민간사업자들 진술을 근거로 2023년 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을 대장동·위례 사건 공범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자신 몫 배당 이익이 “이재명 거니까 떼어먹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고, 남욱 변호사도 “천화동인 1호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본인 지분이 포함된 것으로 이해했다”고 증언했다. 민주당은 이후 조작 기소 의혹을 거론하고 나섰다. 대장동 피의자들의 주장도 뒤집히기 시작했다. 남 변호사는 재판에서 “검사들한테 ‘배 가르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협박당했다고 주장했다. 정영학 회계사는 자신과 남 변호사 대화가 녹음된 녹취록에서 “위례신도시도 너 결정한 대로 해줄 테니까” 중 위례신도시를 검찰이 “윗 어르신”으로 왜곡해 이 대통령 또는 민주당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 주장을 X(옛 트위터)에 공유해 “황당한 증거 조작”이라고 반박했다. 쌍방울 조작 기소 의혹의 핵심은 북한 공작원 리호남이 필리핀에 없었음에도 그가 “필리핀에 있었다”는 진술을 기반으로 수사가 진행됐다는 것이다. 민주당 측에선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필리핀에서 리호남을 만나 이 대통령 방북 비용 일부인 70만달러(약 10억원)를 건넸다는 법정 진술이 사실이었는지 추궁 중이다. 만일 김 전 회장이 사실이라며 진술을 유지하면 민주당 측에선 위증이라며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고발할 가능성이 있다. 이종석 국가정보원은 지난 3일 국정조사에서 “리호남이 필리핀 아닌 제3국에 체류한 증거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 중심 국조 후 수사기관 대거 투입 검찰→대통령실 연결고리 증거 확보 의문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도 고발당할 처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박 검사가 지난해 9~10월 국정감사에서 연어 술파티가 없었다는 등 취지로 증언한 것을 위증으로 보고 고발을 의결했다. 법사위에서 정 장관은 박 검사의 연어 술파티 의혹 감찰은 시효가 도래하는 5월17일 전 “후속 조치를 가능한 신속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박 검사가 전날 국민의힘이 개최한 ‘민주당 공소 취소 진상규명 청문회’에 참석한 것도 정치 중립 의무 위반으로 보고 감찰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종합특검팀도 조작 기소 의혹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당초 종합특검팀은 지난해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이 끝내지 못한 잔여 사건을 마무리하겠다며 출범했다. 인력난에 골머리를 앓고 있음에도 수사 역량을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조작 기소 의혹에 투입했다. 종합특검팀은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관련 윤석열 대통령실의 개입 시도를 확인했다”며 관련 사건을 서울고검TF에서 이첩받았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종합특검팀은 파견검사 1명, 특별수사관 2명, 파견경찰관 약간명으로 구성된 ‘국정 농단 의심 사건 전담수사팀’을 꾸렸다. 윤석열정부 대통령실이 당시 수사 과정에 개입을 시도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하지만 대통령실과의 연결고리를 입증할 수 있을지가 이번 수사의 관건으로 꼽힌다. 이번 수사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자체보다는 수사 과정에서의 절차적 위법성과 권한 남용 여부가 핵심 쟁점이다. 국가정보원의 객관적 자료가 대북송금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누락됐거나 국정원에 파견된 검찰 인사들이 대북송금 수사를 대통령실에 보고한 정황들이 사실인지 규명하는 데 수사력이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중복수사 논란도 수사권에 대한 논란도 현재진행형이다. 종합특검법상 수사 대상에는 ‘윤석열과 김건희가 본인 또는 타인의 사건 관련 수사 상황을 보고받고, 수사 및 공소 제기 절차 관련 적법절차를 위반한 사건’이 포함돼있어 종합특검팀은 이를 근거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해당 기준을 두고 대통령실이 보고받았을 모든 사건이 수사대상이 될 수 있어 ‘남용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박 검사가 핵심 증인들을 회유했다고 주장한다. 이른바 ‘연어 술파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과 형량 거래로 이 대통령이 대북송금의 주범이란 진술을 끌어냈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공수처도 박 검사를 직권남용, 그리고 민주당이 통과시킨 법왜곡죄로 수사 중이다. 법왜곡죄는 지난달 시행되기 전 행위에 소급 적용할 수 없다. 하지만 공수처는 사건을 지난달 26일 수사3부에 배당했다. 다만 공수처는 법왜곡 혐의를 ‘단독’으로 수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행 공수처법상 수사 대상으로 명시된 형법 제122조부터 제133조까지의 죄에 법왜곡죄(형법 123조의2)도 포함되지만, 수사 범위에 대한 판례와 적용 기준이 없어 추후 영장 청구나 재판 과정에서 수사권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특히 종합특검팀과의 중복 수사 문제 등도 일부 불가피한 상황이다. 수사 이후의 ‘공소 유지’ 단계 역시 공수처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공수처가 독자적으로 수사를 마무리하더라도 재판에서 공소를 유지하려면 결국 검찰의 협조가 필요하다. 향후 수사 주체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종합특검팀이 사건 이첩을 요구할 경우 공수처가 이를 넘길 수 있다. 공정성 논란 종합특검팀은 수사 초기부터 흔들렸다. 권영빈 특검보가 이 전 부지사와 방용철 전 쌍방울그룹 부회장을 변호한 경력으로 이해충돌 논란이 일었다. 박 검사는 최근 <한국일보>에 “조사 과정에서 방 전 부회장이 ‘사실 권 변호사와 진술을 짰는데, 거짓말하는 것이 힘들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말 그대로 ‘진술 세미나’를 했다는 것”이라면서 “질문이 구체적으로 이뤄지고 피의자의 말과 배치되는 물증이 있다 보니 허위로 답변하기가 힘들어졌던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분석했다. 권 특검보는 2012~2014년 이 전 부지사가 저축은행 등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혐의로 기소된 사건 1·2심 변호를 맡았다. 이 사건은 ‘금품을 받았을 것으로 의심되긴 하나 객관적 물증이 없다’며 무죄로 확정됐다. 이후 이 전 부지사와 친분을 쌓은 권 특검보는 2022년 방 전 부회장이 이 전 부지사에게 쌍방울 법인카드 등 뇌물을 준 혐의 사건 변호를 맡았다. 방 전 부회장은 최근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이 전 부지사가 소개해 줬다”고 말했다. 수사 초기 “법인카드 등은 이 전 부지사의 측근에게 준 것”이라고 했다가, 김 전 회장이 국내 압송된 후 “이 전 부지사에게 줬다”고 말을 바꿨다. 재판에선 법인카드가 사용된 병원에서 발견된 이 전 부지사 진료 내역이 공개되기도 했다. 그는 이후 재판부 질의에 “검찰 조사 발언을 후회한다”면서 “변호사 사무실에서 권 변호사를 소개받고, ‘어떻게 줬냐’ 의논한 것에 맞춰 (검찰) 조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착수는 했는데…인력난에 골머리 수사 권한 정리 안 돼 공방 불가피 종합특검팀은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었다. 종합특검팀은 입장문에서 “권 특검보가 상담이 끝난 후 (사무실)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방 전 부회장과 이 전 부지사가) 진술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법정에서 쪽지를 주고받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종합특검팀은 지난 16일 언론 공지를 통해 “기존 사건 담당 특검보인 권 특검보가 과거 이화영, 방용철을 변호한 것은 이 사건과 무관하다”면서도 “향후 수사 과정에서 제기될 수 있는 공정성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며 담당자를 김치헌 특검보로 전격 교체했다. 종합특검팀은 법무부에 검사 3명 추가 파견을 요청했으나 일주일이 지나도록 배치받지 못했다. 이 가운데 한 명은 파견 절차가 진행되다가 최근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종합특검팀에 배치된 검사는 정원 15명 중 12명으로 인력 공백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대북송금 사건을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기 위해 추가 인력이 필요하지만 파견이 늦어지면서 수사 준비 단계부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검사 파견이 지연되는 배경으로는 사건의 민감성이 거론된다. 3대 특검팀과 상설특검팀에 투입된 검사들이 50명을 넘는 상황에서 전반적인 인력 부족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재경지검 한 부장검사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대체로 안 가려고 한다. 지금 수도권 검찰청은 사건 적체로 한 사람이 수백개의 사건을 처리해야 할 정도로 사람이 없다. 수도권 외 지청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며 “더군다나 같은 집단 사람을 겨누는 게 어디 쉬운 일이냐. 워낙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파견을 꺼리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이 없다 실제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전국 검찰청 장기 미제 사건은 12만1563건으로 집계됐다. ▲2022년 5만1825건 ▲2023년 5만7327건 ▲2024년 6만4546건 ▲2025년 9만6256건이던 미제 사건이 올해 들어 12만건을 넘어섰다. 불과 1년여 만에 약 2배 늘어난 셈이다. 지역별로 보면 지난 2월 기준 수원지검의 미제 사건은 2만139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의정부지검은 1만410건, 부산지검은 1만229건, 인천지검은 9764건, 대구지검은 9402건이었다. 종합특검팀은 인력 보강이 이뤄질 때까지 서울고검으로부터 넘겨받은 자료를 중심으로 기초 검토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