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 몰린’ 검찰 총선 손익계산서

어느 한쪽은 죽는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4·15총선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코로나19 사태, N번방 사건으로 분위기는 예전만 못해도 결과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특히 청와대를 비롯해 집권여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검찰은 이번 총선 결과에 따라 조직의 명운이 갈릴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온다.
 

▲ 윤석열 검찰총장

20171월 정치검찰을 다룬 영화 <더 킹>이 개봉했다. 정우성, 조인성 등 유명 배우를 내세운 영화는 5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끌어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영화는 권력의 향방에 따라, 권력의 주인이 누구냐에 따라 모습을 바꾸는 검찰의 민낯을 조명했다.

칼과 방패
검찰 역할

<더킹>의 한강식(정우성 분)과 박태수(조인성 분)는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는지를 두고 불안에 떨다가 무속인을 찾는다. 배경은 DJ가 당선됐던 1998년 대선이다. 점집서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가 아닌 다른 후보의 당선을 예측하자 한강식 라인은 묵혀둔 자료를 꺼내든다. 권력의 쓰임새가 다했을 때 이들의 움직임은 더욱 기민해진다.

문재인정부 들어 검찰은 적폐 청산의 칼이면서 청산돼야 할 적폐로 여겨졌다. 적폐로 지목된 곳에 어김없이 검찰의 칼이 겨눠졌다. 그와 동시에 검찰 개혁이 진행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검찰 개혁을 주장했고, 그 방안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립, ·경 수사권 조정을 내세웠다.

공수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 모두 검찰의 힘을 빼는 방안이었기 때문에 반발이 나왔다. 문무일 전 검찰총장은 정부 정책에 몇 차례 반발하긴 했지만 무난히 임기를 마쳤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후임으로 온 이후에도 검찰과 청와대 사이의 기류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등장으로 분위기가 급변했다.

문 대통령이 조 전 장관을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이후 그와 관련된 온갖 의혹이 쏟아지기 시작했고 검찰이 수사에 뛰어들면서 상황은 대결구도로 바뀌었다. 여기에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하명수사 의혹이 불거졌고, 최근 들어서는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이하 라임 사태)까지 검찰이 들여다보고 있다.

조 전 장관이 사퇴하고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취임하면서 검찰과 법무부는 사사건건 부딪쳤다. 법무부서 인사권을 휘두르면 검찰서 기소권으로 맞서는 식이었다. 그 사이 공수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법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수사와 기소 주체 분리 방안을 두고도 충돌했다. 검사장회의를 둘러싸고는 집단 반발이 나올 태세였다.

청와대 정조준 수사
선거 후 본격화 조짐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전국적으로 번지면서 검찰과 법무부의 대립은 소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문제는 총선 이후다. 검찰은 청와대 관계자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있는 사건들을 여럿 쥐고 있다. 검찰과 청와대 그리고 정부 사이의 뇌관이 아직 살아있다는 뜻이다.

먼저 지난해 8월부터 검찰이 정조준한 조 전 장관을 둘러싼 의혹이 법정 공방으로 이어진다. 지난달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김미리 부장판사)는 가족 비리 및 감찰무마 의혹 등으로 기소된 조 전 장관의 사건을 놓고 재판 절차를 시작했다. 조 전 장관의 아내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노환중 부산의료원장,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등도 함께 재판받는다.
 

▲ 최광욱 전 청와대 비서관

조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 자녀들의 입시 비리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처음 재판에 넘겨졌다. 딸 조모씨가 201711월부터 이듬해 10월까지 부산대 의전원서 받은 장학금 600만원에 대해서는 뇌물수수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또 정 교수의 차명주식 투자와 관련해 공직자윤리법상 백지 신탁의 의무를 어기고 재산을 허위 신고한 혐의도 있다. 지난 1월에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특별감찰 중단을 결정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검찰은 조 전 장관 가족이 연루된 사모펀드 의혹의 핵심 인물인 조 전 장관 5촌 조카의 재판에 정 교수를 증인으로 채택해 달라고 요청했고 재판부는 이를 승인했다. 당시 검찰은 정 교수가 공범으로 이뤄진 범행은 공모관계와 구성 요건, 준비 과정, 행위, 사후적 범행 은폐 등을 봤을 때 낮지 않다특히 정 교수는 수사 과정서 건강 등을 이유로 충실한 조사가 이뤄지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증인 신문은 오는 20일 열릴 예정이다.

조국 의혹
재판 시작

검찰은 지난 123일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최 전 비서관은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로 일하던 201710월 조 전 장관의 아들 조모씨의 인턴활동 확인서를 허위로 발급해줘 대학원 입시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조씨가 2017110월 자신의 법무법인 사무실서 문서 정리와 영문 번역 업무를 보조하는 인턴활동을 했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써주고 지도 변호사명의 인장도 찍은 것으로 파악했다. 조씨는 이 인턴확인서를 고려대와 연세대 대학원 입시에 제출했다. 검찰은 인턴활동 내역이 허위라고 보고 있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서도 폭탄이 남아있다. 검찰은 지난 1월 송철호 현 울산시장과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한병도 전 정무수석 등 전현직 공무원 13명을 공직선거법 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2018년 울산시장 선거서 송 시장이 당선될 수 있도록 청와대가 관계기관 등을 동원했다고 본 것이다. 경찰 하명수사와 관련해 검찰은 당시 김기현 울산시장 측근에 대한 경찰 수사가 송 시장 측의 청탁에 따른 것으로 봤다.

검찰에 따르면 송 시장은 20179월 황 전 청장에게 관련 수사를 청탁했고,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은 문모 전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에게 비위 정보를 제공했다. 문 전 행정관은 이 제보를 재가공한 첩보를 작성했고, 백 전 비서관은 이를 같은 해 1112월 박 전 비서관을 통해 경찰청, 울산경찰청에 차례로 내려 보냈다.
 

▲ 황운하 전 대전지방경찰청장

황 전 청장은 하명수사 의혹 외에도 김 전 시장 측근 수사에 미온적인 경찰관들을 부당하게 인사조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검찰은 송 시장과 송 전 부시장이 공공병원 유치를 시장 선거공약으로 삼기 위해 201710월 장환석 전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에게 당시 김 전 시장의 공약이던 산재모병원 예비타당성 조사 발표 연기를 부탁했다고 봤다.

당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은 기소 대상서 빠졌다. 송 전 부시장의 업무일지에는 201710월 임 전 실장이 송 시장 측과 만나 출마 요청과 함께 공약을 협의한 정황이 담겼다. 검찰은 총선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들에 대한 기소 여부는 선거 이후에 결정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기소된 인사
선거 출마


흥미로운 사실은 검찰이 기소한 관련자들 가운데 일부 인사가 이번 총선서 선수로 뛴다는 점이다. 검찰의 기소를 날치기라고 비판했던 최 전 비서관은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2번으로 총선에 나선다.

최 전 비서관은 지난달 16일 사의를 표했다. 이날 최 전 비서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정부의 성공과 대통령님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더 이상 안에서 대통령님께 부담을 드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 생각했다고 전했다.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은 더불어민주당 대전 중구 후보로 나선다.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도 더불어민주당 전북 익산을 후보로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역시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에 연루돼 불구속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임동호 전 최고위원도 경선 끝에 울산 중구 후보로 확정됐다.

최근 들어서는 라임 사태가 또 다른 뇌관으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단순 금융권 사기로 보였던 사건에 청와대 전 행정관이 깊숙이 관여한 정황이 속속 밝혀지면서 정치권으로 불이 옮겨 붙고 있다. 미래통합당에서는 라임 사태를 권력형 게이트로 규정, 검찰의 제대로 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사정당국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검찰은 라임 사태와 관련해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과 지난해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서 청와대 행정관으로 파견된 김모 팀장(현재 보직해임)의 관계를 주시하고 있다. 김 회장은 스타모빌리티를 비롯해 여러 기업을 M&A해 회사 돈을 빼낸 뒤 다시 다른 기업을 M&A하는 전형적인 기업사냥꾼으로 알려져 있는데 현재 행적이 묘연하다.

라임 측이 김 회장의 M&A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사기 행각에 동참했고, 역시 행적이 묘연한 라임펀드의 설계자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이 이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과정서 금융사기를 적발해야 할 금감원 소속 김 팀장이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김 팀장과 김 회장은 고향 친구 사이로, 최근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라임펀드를 대량으로 판매한 장모 전 대신증권 반포WM 센터장은 김 팀장의 청와대 명함을 보여주며 피해자들을 안심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31일에는 김 팀장이 김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제공받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김 팀장이 라임사태와 관련해 실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감원은 그럴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윤석열 둘러싼 논란 비화
법무부 감찰로 또 대립?

검찰이 청와대 관계자가 연루된 것으로 보이는 수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마냥 유리한 국면은 아니다. 검찰을 둘러싼 논란도 연일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장모 최모씨 사건, 최측근 논란 등 윤 총장 주변서 여러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윤 총장의 장모 최씨는 지난달 27일, 통장 잔고 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 전 동업자와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의정부지검 형사1부는 사문서위조와 위조사문서 행사, 부동산실명법 위반 혐의로 최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달 31일, 윤 총장이 최씨의 혐의를 알고 있었을 경우 공수처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 이사장은 이날 재난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에 출연해 “(윤 총장이)최소한 알았거나 알고도 묵인·방조했거나 법률자문을 제공한 경우라면 문제가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31일에는 MBC가 채널A 법조팀 소속 B 기자가 금융사기죄로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돼있는 이철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 전 대표를 접촉했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서 B 기자가 현직 검사장과의 친분을 이용해 유 이사장의 비위를 털어놓으라고 취재원을 압박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여기서 말한 현직 검사장이 윤 총장의 최측근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사태가 커졌다. 해당 검사장은 MBC의 보도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지난 1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 한 인터뷰서 저도 그 기사를 보고 사실이라면 대단히 심각하다고 봤다일단 해당 기자 소속사와 검찰 관계자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고 나선 단계지만 녹취가 있고 상당히 구체적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그냥 간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고 전했다.

검언유착 의혹
법무무 감찰?

그러면서 사실 여부에 대한 보고를 먼저 받아보고 그것에 대해 합리적으로 의심을 배제할 수 없는 단계라고 본다면 (법무부의)감찰이라든가, 드러난 문제에 대해서 여러 가지 방식으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추 장관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등 여권에서 감찰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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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