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윤석열의 출구전략

‘사방이 적’ 동네북 신세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여론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정치권의 경우, 한쪽에선 윤 총장을 추켜세우고 다른 한쪽에선 사퇴하라고 윽박지르는 중이다. 처가서 불거진 의혹은 쉽사리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언론 역시 윤 총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사면초가에 빠졌다.
 

▲ 윤석열 검찰총장

윤석열 검찰총장은 박근혜-문재인정부를 거치면서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를 겪은 인물로 꼽힌다. 한직을 전전하던 좌천 검사는 국정 농단 사태 특검 수사팀장으로, 서울중앙지검장에 파격 발탁된 데 이어 검찰총장에까지 올랐다.

신뢰받다
공적으로

박근혜정부 당시 윤 총장은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의 요청으로 국정원 댓글사건 특별수사팀장에 투입됐다. 그는 검찰 수뇌부의 반대에도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압수수색과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그 여파로 1개월 정직의 징계를 받았고 인사 과정서 한직으로 꼽히는 대구고검으로 좌천됐다. 2013년 국정감사서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와 조영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 등의 수사 외압을 폭로했다. 이 과정서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을 남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정부서 한직을 전전하던 윤 총장은 박근혜-최순실게이트 특검 당시 수사팀장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후 문재인정부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깜짝 발탁됐다.


뒤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윤 총장을 문무일 검찰총장에 이어 차기 검찰총장으로 지명했다. 검찰총장 임기제가 도입된 1988년 이후 고검장을 거치지 않고 검찰총장으로 직행한 첫 사례다. 윤 총장은 전임 문 전 총장보다 연수원 기수가 5기나 낮은 기수 파괴인사였다.

지난해 7월 인사청문회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은 윤 총장(당시 후보자)의 적격성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윤 후보자의 적격성이 증명됐다며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한국당은 윤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며 맞섰다.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는 채택되지 않았지만 문 대통령은 윤 총장의 임명을 강행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725일 윤 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자리서 권력형 비리에 대해 정말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눈치도 보지 않고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 자세로 아주 공정하게 처리해 국민의 희망을 받으셨는데, 그런 자세를 끝까지 지켜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청와대와 대립 때도 버텼는데…
가족·측근 논란으로 최대 위기

이어 그런 자세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같아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청와대든 정부든 집권여당이든 권력형 비리가 있다면 엄정한 자세로 임해주시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국민은 검찰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길 바라고 있다내부적으로는 그동안 보여왔던 정치 검찰의 행태를 청산하고 무소불위 권력이 아니라 민주적 통제를 받으면서 국민을 주인으로 받드는 검찰이 되길 바란다고 검찰 개혁에 대해서도 언급한 바 있다.

문정부의 신임을 한 몸에 받고 검찰총장 임기를 시작한 윤 총장은 불과 두 달 만에 집권여당은 물론 청와대와 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조국 전 장관을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이후부터다. 사모펀드, 웅동학원, 입시비리 등 조 전 장관과 그의 가족을 둘러싼 의혹들이 쏟아지기 시작했고, 검찰이 수사에 뛰어들면서 판이 커졌다.
 

▲ 추미애 법무부장관

문 대통령이 조 전 장관의 임명을 강행하고 검찰도 수사를 계속하면서 대립각이 커졌다. 집권여당과 청와대서 윤석열 검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검찰 개혁에 대한 목소리도 이어졌다. 서초동과 광화문으로 나뉘어 조국 수호, 조국 퇴진을 외치는 집회가 열리는 등 갈등은 극한으로 치달았다.

조 전 장관이 사퇴한 이후에도 청와대와 정부 인사를 향한 검찰의 칼날은 무뎌지지 않았다. 오히려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하명 수사 의혹,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사태 등을 수사하면서 관련 의혹을 받고 있는 청와대 관계자들을 기소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했다.

이 과정서 조 전 장관의 후임인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사사건건 대립했다. 추 장관이 인사권을 무기로 윤 총장의 손발을 자르면, 검찰이 기소권을 내세워 청와대 관계자들을 재판에 넘기는 식이다. 그 사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경 수사권 조정안 등 검찰의 힘을 빼놓는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장모·아내
가족 논란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자 윤 총장에 대한 사퇴 압박이 거세졌다.

하지만 윤 총장은 자진사퇴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채 검찰 수사를 진두지휘했다. 문제는 사건 수사에 대한 반작용으로 사퇴 압박이 들어왔던 이전과는 달리, 최근에는 윤 총장 주변서 불거진 여러 의혹이 그에게 칼이 돼 돌아오고 있다는 점이다. 정치권, 언론 심지어 검찰 내부서까지 윤 총장을 비토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시작은 장모 최씨와 아내 김건희씨 등 윤 총장의 처가를 둘러싼 논란이다. 윤 총장의 처가 논란은 언론, 국정감사, 인사청문회 등에서 이미 수차례에 걸쳐 불거진 바 있다. 그때마다 윤 총장은 “관여하지 않았다” “잘 모른다” 등의 말로 해명했다. 하지만 방송을 통해 해당 논란이 한 번 더 불거지고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검찰은 최씨의 예금 잔고증명서 위조 의혹을 두고 수사에 나섰고 지난달 27일 불구속 기소했다. 사문서 위조, 위조 사문서 행사, 부동산 설명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최씨의 재판은 오는 14일 열린다.

설상가상으로 한 검찰 수사관이 윤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글을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올렸다.
 

▲ 대검찰청

수원지검 강력부 A 수사관은 지난 7일 오후 “총장님과 가족분들이 의심을 받고 있는 상황서 우리 조직과 총장님이 사랑하시는 일부 후배 검사님들을 위해, 그리고 우리나라를 위해서 또한 총장님의 가족들을 위해서도 그만 직에서 물러나시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그는 “총장님이 받는 의심은 다른 직원들이 받는 의심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총장님은 우리 조직의 대표이고 얼굴이시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총장님의 장모님과 사모님이 의심받는 상황서 누가 조사를 하더라도 총장님이 조사를 하신 것”이라며 “설령 보고를 받지 않겠다고 해서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했다”고 전했다.

검언유착?
휘말린 측근?


이날 비례 위성정당 열린민주당 최강욱·황희석·조대진 비례대표 후보들이 윤 총장의 아내 김씨와 장모 최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고 축소하거나 생략한다면 올 7월 출범하는 공수처서 직무 태만 등 여러 문제를 짚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주가조작 혐의는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20102011년 자사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종했던 과정에 김씨가 쩐주로 참여했다는 의혹에 대한 것이다.

최강욱 후보와 황희석 후보는 이전부터 윤 총장과 검찰에 대한 날선 비판을 쏟아내 왔다.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출신의 최 후보는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로 있던 201710월 조 전 장관의 아들 조모씨의 인턴활동 확인서를 허위로 발급해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최 후보는 검찰의 기소를 날치기 기소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달 30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 총장이 저에 대한 날치기 기소를 포함해 법을 어기고 있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며 공수처가 설치되면 윤 총장 부부가 수사 대상 1호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 청와대 ⓒ문병희 기자

윤 총장을 둘러싼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MBC서 채널A 기자의 녹취록을 보도하면서 측근 논란이 불거졌다.

MBC는 지난달 31일 채널A 법조팀 기자 B씨가 금융사기죄로 서울 남부구치소에 수감 중인 신라젠의 전 대주주 이철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 전 대표 측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칠 수 있는 비위사실을 제공해줄 것을 강요했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서 B 기자는 윤 총장의 최측근 검사장과의 친분을 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B 기자의 취재 과정서 언급된 유시민 이사장은 지난 3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언론을 컨트롤하는 고위 검사와 법조 출입기자는 같이 뒹군다이렇게 막장으로 치닫는 언론 권력과 검찰 권력의 협잡에 대한 특단의 조치 없이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무부 직접 감찰 가능성 나와
추미애 장관과 대놓고 싸우나?

법무부 전 인권국장 출신의 황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B 기자가 이철 전 대표에게 보냈다는 편지를 일부 공개하고 편지에 드러나는 것처럼 윤 총장이 등장한다모종의 기획에 윤 총장이 개입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윤 총장은 한동수 대검 감찰본부장이 B 기자와 유착 의혹이 불거진 C 검사장에 대한 감찰 착수 의사를 밝히자 자체 조사가 우선이라며 반대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녹취록 전문 내용을 파악하고 감찰 혐의가 있으면 감찰 여부를 결정하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앞서 대검찰청은 채널AC 검사장이 의혹을 부인했다는 내용의 1차 보고를 법무부에 전달했다이후 채널AMBC에 기자와 제보자와의 녹음파일 등 관련 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채널A와 검사장의 입장만 전달하는 수준의 1차 보고가 불충분한다고 판단하고, 지난 2일 재조사를 지시했다.

재조사 결과에 따라서는 법무부서 직접 감찰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지난해 10월 조 전 장관은 검찰에 대한 법무부의 직접 감찰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감찰 규정을 개정한 바 있다.

법무부 감찰규정 제52검찰서 자체 감찰을 수행하지 않기로 결정한 경우 감찰 대상자가 대검 감찰부 업무를 지휘·감독하는 지위에 있는 경우 검찰의 자체 감찰로는 공정성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보일 때 직접 감찰에 나설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법무부가 직접 감찰에 나설 경우 윤 총장과 추 장관의 갈등이 또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진상 조사
수사 확대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지난 7일, B 기자와 C 검사장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철 전 대표에게 유 이사장의 비위를 제보하라고 요구하면서 응하지 않을 시 형사상 불이익을 암시한 점이 협박죄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민언련은 B 기자가 아직 신원이 정확히 드러나지 않은 C 검사장과 논의해 이 같은 일을 진행했다고 보고 함께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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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