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윤석열의 출구전략

‘사방이 적’ 동네북 신세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여론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정치권의 경우, 한쪽에선 윤 총장을 추켜세우고 다른 한쪽에선 사퇴하라고 윽박지르는 중이다. 처가서 불거진 의혹은 쉽사리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언론 역시 윤 총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사면초가에 빠졌다.
 

▲ 윤석열 검찰총장

윤석열 검찰총장은 박근혜-문재인정부를 거치면서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를 겪은 인물로 꼽힌다. 한직을 전전하던 좌천 검사는 국정 농단 사태 특검 수사팀장으로, 서울중앙지검장에 파격 발탁된 데 이어 검찰총장에까지 올랐다.

신뢰받다
공적으로

박근혜정부 당시 윤 총장은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의 요청으로 국정원 댓글사건 특별수사팀장에 투입됐다. 그는 검찰 수뇌부의 반대에도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압수수색과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그 여파로 1개월 정직의 징계를 받았고 인사 과정서 한직으로 꼽히는 대구고검으로 좌천됐다. 2013년 국정감사서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와 조영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 등의 수사 외압을 폭로했다. 이 과정서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을 남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정부서 한직을 전전하던 윤 총장은 박근혜-최순실게이트 특검 당시 수사팀장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후 문재인정부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깜짝 발탁됐다.

뒤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윤 총장을 문무일 검찰총장에 이어 차기 검찰총장으로 지명했다. 검찰총장 임기제가 도입된 1988년 이후 고검장을 거치지 않고 검찰총장으로 직행한 첫 사례다. 윤 총장은 전임 문 전 총장보다 연수원 기수가 5기나 낮은 기수 파괴인사였다.

지난해 7월 인사청문회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은 윤 총장(당시 후보자)의 적격성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윤 후보자의 적격성이 증명됐다며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한국당은 윤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며 맞섰다.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는 채택되지 않았지만 문 대통령은 윤 총장의 임명을 강행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725일 윤 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자리서 권력형 비리에 대해 정말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눈치도 보지 않고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 자세로 아주 공정하게 처리해 국민의 희망을 받으셨는데, 그런 자세를 끝까지 지켜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청와대와 대립 때도 버텼는데…
가족·측근 논란으로 최대 위기

이어 그런 자세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같아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청와대든 정부든 집권여당이든 권력형 비리가 있다면 엄정한 자세로 임해주시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국민은 검찰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길 바라고 있다내부적으로는 그동안 보여왔던 정치 검찰의 행태를 청산하고 무소불위 권력이 아니라 민주적 통제를 받으면서 국민을 주인으로 받드는 검찰이 되길 바란다고 검찰 개혁에 대해서도 언급한 바 있다.

문정부의 신임을 한 몸에 받고 검찰총장 임기를 시작한 윤 총장은 불과 두 달 만에 집권여당은 물론 청와대와 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조국 전 장관을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이후부터다. 사모펀드, 웅동학원, 입시비리 등 조 전 장관과 그의 가족을 둘러싼 의혹들이 쏟아지기 시작했고, 검찰이 수사에 뛰어들면서 판이 커졌다.
 

▲ 추미애 법무부장관

문 대통령이 조 전 장관의 임명을 강행하고 검찰도 수사를 계속하면서 대립각이 커졌다. 집권여당과 청와대서 윤석열 검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검찰 개혁에 대한 목소리도 이어졌다. 서초동과 광화문으로 나뉘어 조국 수호, 조국 퇴진을 외치는 집회가 열리는 등 갈등은 극한으로 치달았다.

조 전 장관이 사퇴한 이후에도 청와대와 정부 인사를 향한 검찰의 칼날은 무뎌지지 않았다. 오히려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하명 수사 의혹,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사태 등을 수사하면서 관련 의혹을 받고 있는 청와대 관계자들을 기소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했다.

이 과정서 조 전 장관의 후임인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사사건건 대립했다. 추 장관이 인사권을 무기로 윤 총장의 손발을 자르면, 검찰이 기소권을 내세워 청와대 관계자들을 재판에 넘기는 식이다. 그 사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경 수사권 조정안 등 검찰의 힘을 빼놓는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장모·아내
가족 논란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자 윤 총장에 대한 사퇴 압박이 거세졌다.

하지만 윤 총장은 자진사퇴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채 검찰 수사를 진두지휘했다. 문제는 사건 수사에 대한 반작용으로 사퇴 압박이 들어왔던 이전과는 달리, 최근에는 윤 총장 주변서 불거진 여러 의혹이 그에게 칼이 돼 돌아오고 있다는 점이다. 정치권, 언론 심지어 검찰 내부서까지 윤 총장을 비토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시작은 장모 최씨와 아내 김건희씨 등 윤 총장의 처가를 둘러싼 논란이다. 윤 총장의 처가 논란은 언론, 국정감사, 인사청문회 등에서 이미 수차례에 걸쳐 불거진 바 있다. 그때마다 윤 총장은 “관여하지 않았다” “잘 모른다” 등의 말로 해명했다. 하지만 방송을 통해 해당 논란이 한 번 더 불거지고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검찰은 최씨의 예금 잔고증명서 위조 의혹을 두고 수사에 나섰고 지난달 27일 불구속 기소했다. 사문서 위조, 위조 사문서 행사, 부동산 설명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최씨의 재판은 오는 14일 열린다.

설상가상으로 한 검찰 수사관이 윤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글을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올렸다.
 

▲ 대검찰청

수원지검 강력부 A 수사관은 지난 7일 오후 “총장님과 가족분들이 의심을 받고 있는 상황서 우리 조직과 총장님이 사랑하시는 일부 후배 검사님들을 위해, 그리고 우리나라를 위해서 또한 총장님의 가족들을 위해서도 그만 직에서 물러나시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그는 “총장님이 받는 의심은 다른 직원들이 받는 의심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총장님은 우리 조직의 대표이고 얼굴이시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총장님의 장모님과 사모님이 의심받는 상황서 누가 조사를 하더라도 총장님이 조사를 하신 것”이라며 “설령 보고를 받지 않겠다고 해서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했다”고 전했다.

검언유착?
휘말린 측근?

이날 비례 위성정당 열린민주당 최강욱·황희석·조대진 비례대표 후보들이 윤 총장의 아내 김씨와 장모 최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고 축소하거나 생략한다면 올 7월 출범하는 공수처서 직무 태만 등 여러 문제를 짚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주가조작 혐의는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20102011년 자사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종했던 과정에 김씨가 쩐주로 참여했다는 의혹에 대한 것이다.

최강욱 후보와 황희석 후보는 이전부터 윤 총장과 검찰에 대한 날선 비판을 쏟아내 왔다.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출신의 최 후보는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로 있던 201710월 조 전 장관의 아들 조모씨의 인턴활동 확인서를 허위로 발급해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최 후보는 검찰의 기소를 날치기 기소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달 30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 총장이 저에 대한 날치기 기소를 포함해 법을 어기고 있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며 공수처가 설치되면 윤 총장 부부가 수사 대상 1호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 청와대 ⓒ문병희 기자

윤 총장을 둘러싼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MBC서 채널A 기자의 녹취록을 보도하면서 측근 논란이 불거졌다.

MBC는 지난달 31일 채널A 법조팀 기자 B씨가 금융사기죄로 서울 남부구치소에 수감 중인 신라젠의 전 대주주 이철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 전 대표 측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칠 수 있는 비위사실을 제공해줄 것을 강요했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서 B 기자는 윤 총장의 최측근 검사장과의 친분을 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B 기자의 취재 과정서 언급된 유시민 이사장은 지난 3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언론을 컨트롤하는 고위 검사와 법조 출입기자는 같이 뒹군다이렇게 막장으로 치닫는 언론 권력과 검찰 권력의 협잡에 대한 특단의 조치 없이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무부 직접 감찰 가능성 나와
추미애 장관과 대놓고 싸우나?

법무부 전 인권국장 출신의 황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B 기자가 이철 전 대표에게 보냈다는 편지를 일부 공개하고 편지에 드러나는 것처럼 윤 총장이 등장한다모종의 기획에 윤 총장이 개입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윤 총장은 한동수 대검 감찰본부장이 B 기자와 유착 의혹이 불거진 C 검사장에 대한 감찰 착수 의사를 밝히자 자체 조사가 우선이라며 반대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녹취록 전문 내용을 파악하고 감찰 혐의가 있으면 감찰 여부를 결정하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앞서 대검찰청은 채널AC 검사장이 의혹을 부인했다는 내용의 1차 보고를 법무부에 전달했다이후 채널AMBC에 기자와 제보자와의 녹음파일 등 관련 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채널A와 검사장의 입장만 전달하는 수준의 1차 보고가 불충분한다고 판단하고, 지난 2일 재조사를 지시했다.

재조사 결과에 따라서는 법무부서 직접 감찰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지난해 10월 조 전 장관은 검찰에 대한 법무부의 직접 감찰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감찰 규정을 개정한 바 있다.

법무부 감찰규정 제52검찰서 자체 감찰을 수행하지 않기로 결정한 경우 감찰 대상자가 대검 감찰부 업무를 지휘·감독하는 지위에 있는 경우 검찰의 자체 감찰로는 공정성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보일 때 직접 감찰에 나설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법무부가 직접 감찰에 나설 경우 윤 총장과 추 장관의 갈등이 또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진상 조사
수사 확대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지난 7일, B 기자와 C 검사장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철 전 대표에게 유 이사장의 비위를 제보하라고 요구하면서 응하지 않을 시 형사상 불이익을 암시한 점이 협박죄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민언련은 B 기자가 아직 신원이 정확히 드러나지 않은 C 검사장과 논의해 이 같은 일을 진행했다고 보고 함께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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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