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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7월30일 11시22분

정치일반


윤석열 검찰총장과 붙을 초대 공수처장 파워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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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호상박’ 범 잡는 용 뜬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는 검찰 개혁을 천명한 문재인정부의 최대 화두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말 공수처법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최근에는 초대 공수처장에 대한 성급한 하마평이 여의도와 서초동서 흘러나오고 있다. 공수처 출범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중이다.
 

지난해 1230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설치및운영에관한법률안, 이른바 공수처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난해 4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지 245일 만이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발의한 안을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을 제외한 ‘4+1 협의체가 수정한 내용이 통과됐다.

법 통과
시행은?

공수처법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1호 공약일 뿐만 아니라 검찰 개혁의 상징적인 법안으로 여겨진다. 1996년 시민단체 참여연대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포함한 부패방지법안을 입법 청원한 지 23년 만에, 고 노무현 대통령이 2002년 대선공약으로 내건 지 17년 만에 입법화가 이뤄졌다.

공수처법 국회 통과 직후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공수처 설치 방안이 논의된 지 20여년이 흐르고서야 마침내 제도화에 성공했다. 역사적인 순간이 아닐 수 없다권력에 대한 견제와 균형이라는 시대적 소명을 완수함에 차질이 없도록 문재인정부는 모든 노력과 정성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공수처는 대통령을 비롯해 국회의원·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국무총리와 국무총리비서실 정무직 공무원·검찰총장··검사··도지사 등을 수사할 수 있다. 이 중 판·검사, 경무관급 이상 경찰에 대해서는 기소권도 갖는다.

범죄 수사가 중복될 경우에는 검찰이나 경찰 등 다른 수사기관의 수사에 대해 공수처가 이첩 요청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검·경이 범죄 수사과정서 고위공직자 범죄 등을 인지한 경우 이 사실을 즉시 공수처에 통보하는 조항을 담고 있다. 통보를 받은 공수처는 자체 수사할지, 해당 기관에 계속 수사를 맡길지 여부를 결정해 회신하도록 규정했다. 다른 수사기관과 비교해 공수처에 더 큰 힘을 실어주는 조항이라는 말이 나왔다.

실제 해당 조항은 원안을 수정하는 과정서 새로 들어간 내용으로, ‘독소조항이냐 아니냐를 두고 쟁점이 된 바 있다. 일각에선 해당 조항이 수사 착수 단계부터 검찰과 경찰 수사를 무력화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정부·여당 공수처 7월 출범 목표
후속 법안 처리 불투명, 미뤄지나

또 공수처가 특정 인사에 대한 선택적 수사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해당 조항으로 인해 고위공직자 범죄 수사에 대한 검찰과 경찰의 자율성이 크게 제약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대검찰청서도 해당 조항을 문제 삼았다. 대검은 공수처법이 국회를 통과하기 닷새 전인 지난해 1226공수처에 대한 범죄 통보 조항은 중대한 독소조항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냈다. 대검이 공수처법에 반대 입장을 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대검이 독소조항으로 지적한 부분은 검찰 수사 과정서 발견된 공직자의 범죄 정보를 모두 공수처에 통보해야 한다는 조항이다. 검찰은 수정안대로 법안이 시행되면 수사 기밀이 청와대나 여권에 유출될 수 있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했다.

대검은 공수처는 단일한 반부패기구일 뿐 검·경의 고위공직자 수사 컨트롤타워나 상급기관이 아니다라며 ·경 수사 착수 단계부터 그 내용을 통보받는 것은 정부조직체계 원리에 반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공수처가 검·경의 수사 착수 내용을 통보받아야 할 이유도 없으며, 공수처와 검찰, 경찰은 각자 헌법과 법률의 테두리 안에서 각각의 역할을 수행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 대검찰청

검찰은 공수처가 수사 정보를 청와대나 여권과 공유할 가능성을 지적했다. 수사 밀행성을 위해 법무부와 청와대에도 수사 착수를 사전 보고하지 않아왔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수사 착수부터 검·경이 공수처에 사전 보고하면 공수처가 입맛에 맞는 사건을 넘겨받아 자체 수사 개시해 과잉수사를 하거나 검·경의 엄정 수사에 맡겨놓고 싶지 않은 사건을 가로채 뭉개기 부실수사를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대통령과 여당이 공수처장 내지 검사 임명에 관여하는 현 법안 구조서 공수처에 사건 통보는 공수처의 수사 검열일 뿐만 아니라 청와대, 여당 등과 수사 정보 공유로 이어져 수사의 중립성 훼손 및 수사 기밀 누설 등 위험이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검찰보다
우위 포진?

대검의 반발에도 공수처법은 수정안대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현재 정부는 공수처의 7월 출범을 목표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21대 총선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예상 이상의 압승을 거두면서 동력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공수처법상 공수처는 이르면 715일 출범할 수 있다.

지난달 21일 공수처설립준비단(이하 설립준비단)은 정부 서울청사서 2차 자문위원회 회의를 열었다. 설립준비단은 남기명 전 법제처장을 단장으로 법무부·행정안전부·기획재정부·법제처 등 관계 부처서 20여명을 파견받아 210일 구성됐다. 검찰은 국회나 법무부를 통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지만 직접 설립준비단에 참여하진 않았다.

21대 총선 이후 처음 열린 회의는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날 회의는 상견례 성격을 띤 1차 회의와 달리 본격적으로 안건을 논의하는 자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설립준비단은 공수처 조직구성, 법제 정비 등의 안건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2차 회의에도 검찰 관계자는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문제는 국회다. 국회서 공수처법 후속 법안 처리가 불투명해지면서 출범 시기가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야의 새 원내대표가 선출된 후 오는 1112일경 법안 처리를 위해 본회의를 여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지만 전망이 밝은 편은 아니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회가 어찌 갈 건가? 7월 공수처 설치 운영 개시, 미래통합당이 어떤 입장인지가 가장 큰 관건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코로나19 경제 위기 극복, 한국형 뉴딜로 일자리 만드는 게 최우선인데 (통합당이)또 다시 이런저런 이유를 대면서 공수처 이슈로 몰아간다면?’이라고 가정했다.
 

▲ 박영수 특검

이어 가장 큰 난제는 인사청문회법 처리 문제라며 위헌과 무효를 주장하는 통합당 종전 기류상 합의처리 안 해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은 공수처법 후속 법안 처리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공수처장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하도록 돼있다. 이를 위해서는 국회 운영위원회에 계류된 인사청문회법, 국회법, 공수처장 후보추천회의 운영 등에 관한 규칙 등이 처리돼야 한다.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 구성부터 공수처 수사관 배정까지 12개월이 걸릴 것을 감안하면 이달 안에 관련법이 처리돼야 예정대로 7월 출범이 가능한 셈이다.

7월 출범
가능할까

공수처법 후속 법안 처리나 출범 시기와는 별개로 초대 공수처장에 대한 관심은 벌써부터 뜨겁다. 초대 공수처장이 갖는 상징성이 상당하기 때문에 치열한 검증이 예상된다. 정치권서도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 구성을 두고 셈법 따지기에 분주한 상황이다.

공수처장은 15년 이상 판사·검사·변호사 또는 변호사 자격이 있는 사람으로서 국가기관·지자체·공공기관·법인서 법률에 관한 사무에 종사하거나 대학의 법률학 조교수 이상으로 재직했던 사람 중에 임명해야 한다. 검사는 퇴직 후 3, 대통령비서실 소속 공무원은 퇴직 후 2년이 지나지 않으면 공수처장이 될 수 없다. 정년은 65세로 임기는 3, 중임은 불가능하다.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는 모두 7명으로 구성되는데 법무부장관,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이 1명씩 추천하고 여당과 야당이 2명씩 추천하도록 돼있다. 이들 7명 중 6명이 동의하는 후보자에 한해 2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그 중 1명을 지명한 후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한다.

사실상 여당 성향 위원 5명과 야당 성향 위원 2명으로 나뉘는 셈이다. 여기서 결정적인 역할은 야당 추천 몫 위원 2명이다. 2야당이 공수처장 후보 추천권의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된다. 민주당과 통합당 모두 제2야당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수 싸움에 돌입했다.
 

▲ 김영란 전 대법관

민주당 입장에선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나 범여권 야당이 제2야당으로 올라서 야당 몫 2명 중 1명에 대한 추천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될 경우 제1야당인 통합당의 의사와 관계없이 공수처장을 임명할 수 있다. 반대로 통합당 비례대표 정당인 미래한국당이 제2야당이 되면 야당 몫 2명에 대한 추천권을 모두 갖게 돼 공수처 출범에 제동을 걸 수 있다.

초대 공수처장 후보군은 안갯속이다. 설립준비단 회의서도 초대 공수처장 인선 작업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여의도와 서초동서 하마평은 솔솔 흘러나오는 중이다.

후보군은 아직 안갯속
민변 변호사 등 거론

대한변호사협회(이하 변협)다음달 초 상임이사회서 최종 후보 4명을 선정해 공수처장 후보자추천위원회에 전달한다는 입장이다.

후보군으로는 검찰 출신인 신현수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과 이명박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의혹을 특별검사로서 수사한 판사 출신 이광범 변호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하 민변) 부회장을 지낸 김진국 변호사 등이 거론된다. 민변 출신으로는 민경한 변호사나 안상운 변호사, 백승헌 변호사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설립준비단 등에서 여성 법조인을 초대 공수처장으로 임명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김영란 전 대법관, 이정미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등도 거론됐다.

김 전 대법관은 일명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법’(청탁금지법) 도입을 추진했고, 이 전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서 선고 주문을 읽었던 인물이다.
 

▲ 이정미 전 헌법재판소 권한대행

김 전 대법관과 이 전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언론과 인터뷰서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의 박영수 특검 등도 초대 공수처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박 특검은 65세 연령 제한에, 김 전 차관은 검사 퇴직 기한(3)에 부합하지 않아 후보자가 될 수 없다.

공수처가 검찰 권력을 견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구인 만큼 초대 공수처장이 누가 되든 윤석열 검찰과의 대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선 이미 윤 총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공수처 수사 대상 1호가 될 수 있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흘러나오고 있다.

윤 총장
1호 수사?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는 지난 4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공수처 출범 관련 수사의 성역은 검찰이라며 검찰을 수사한다면 여기는 황금어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물만 내리면 범죄자들이 잡힐 거라는 생각이 들어 이 황금어장서 이 물고기입니다, 이 물고기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고발인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제가 그런 역할을 할 각오를 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총장이 공수처 수사 대상 1호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는 검찰 수뇌부에서는 제가 (윤 총장을)고발할 거라고 각오는 하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공수처가 생기면 1호 고발하려고 그 전날부터 줄 서시는 분이 계실 것 같은데 저는 줄까지 설 생각은 없지만 해야 할 일은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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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띄우나? '추크나이트' X맨 추미애의 헛발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최근 굵직한 두 사건에 대한 법원 판단이 나왔다. 드루킹 댓글 조작 공모 사건과 채널A 기자 강요미수 사건이다. 연달아 나온 사법부의 판결에 여권이 수세에 몰리는 모양새다. 공교로운 점은 두 사건 모두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추크나이트(추미애+다크나이트)가 해냈다.’ 지난 21일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드루킹 댓글 조작 공모 혐의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나온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런 글이 올라왔다. 추크나이트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슈퍼히어로 다크나이트에 빗대 붙인 별명이다. 다크나이트는 DC 코믹스 캐릭터인 배트맨의 별칭이다. 모든 게 오비이락?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댓글 조작 공모 혐의로 기소된 김 지사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 지사 측은 상고심에서 김 지사가 킹크랩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대법원 재판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유죄를 인정한 원심 판단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모 공동정범의 성립 등에 관한 법리 오해, 이유 모순, 판단 누락 등의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서는 김 지사 측의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 제안이 지방선거 댓글 작업 약속에 대한 대가라는 특검 측의 주장을 받아들지 않았다. 김 지사는 2016년 12월4일부터 2018년 2월1일까지 ‘드루킹’ 김동원씨 등이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 기사 7만6000여개에 달린 글 118만8800여개의 공감·비공감 신호 8840만1200여회를 조작하는 데 공모한 혐의를 받았다. 또 경제적공진화를위한모임(경공모) 회원인 ‘아보카’ 도모 변호사의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 제공 의사를 밝힌 혐의도 있다. 1심은 김 지사에게 적용된 혐의를 모두 유죄로 보고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2년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심은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했지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봤다. “후보자가 특정되지 않은 부분에 대한 유리한 행위를 해달라고 한 정도로는 유죄가 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대법원이 댓글 조작 공모 혐의에 대해 유죄를 확정하면서 김 지사는 도지사직을 상실했다. 여기에 1심에서 구속 수감된 77일을 제외하면 1년9개월여의 징역형도 남아있다. 피선거권도 박탈돼 형기를 마치고 5년 후인 2028년 4월께야 회복된다. 이번 판결로 김 지사의 정치생명이 끝났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드루킹 사건 수사 촉구·특검 합의 대법원 확정 판결로 책임론 부각 김 지사는 유죄 확정 직후 “안타깝지만 법정을 통한 진실 찾기는 더는 진행할 방법이 없어졌다”며 “대법원이 내린 판결에 따라 제가 감내해야 할 몫은 온전히 감당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법정을 통한 진실 찾기가 벽에 막혔다고 진실이 바뀔 수는 없다”며 “진실은 아무리 멀리 던져도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믿음을 끝까지 놓지 않겠다”고 말했다. 여야 대선주자들은 김 지사의 대법원 판결에 엇갈린 입장을 내놨다. 야권 대선주자들은 문재인정부의 정통성에 의심을 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도 촉구했다. 여권 대선주자들은 대법원 판결에 유감을 표명하면서 김 지사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청와대는 별다른 입장은 내놓지 않았지만,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 지사의 유죄 확정으로 난감한 분위기다. 흥미로운 부분은 김 지사의 혐의가 드러나고 기소돼 유죄 확정까지 이르게 된 과정이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은 2018년 1월 수면 위로 떠올랐다.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구성 기사에 문 대통령과 정부를 비방하는 댓글 매크로 조작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혹이 여권 지지층에서 제기된 것.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당 대표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었다. 추 전 장관은 당시 민주당 최고의원회의에서 “국내 대표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의 댓글은 인신공격과 욕설, 비하와 혐오의 난장판이 돼버렸다”며 “익명의 그늘에 숨어 대통령은 ‘재앙’과 ‘죄인’으로 부르고, 그 지지자들을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말로 농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가짜뉴스, 댓글 조작 신고센터’를 설치하는 등 당 차원의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경찰 조사에서 반전이 일어났다. 드루킹 김씨와 민주당 당원 등 3명이 댓글 조작 혐의로 체포된 것이다. 여기에 김 지사가 이들과 댓글 조작을 공모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여권에서 제기한 의혹에 여권 인사가 걸려든 셈이었다. 야권은 국회 보이콧 등 총공세를 펼치며 특검 수용을 촉구했다. 정부 정통성 의구심 나와 민주당 지도부는 국회 정상화를 조건으로 ‘드루킹 특검’ 도입에 합의했다. 김 지사의 댓글 조작 공모 의혹이 불거지고 5개월 만인 2018년 6월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수사를 시작했다. 특검은 2018년 8월 김 지사를 기소했고 이후 35개월 만인 지난 21일 대법원 유죄 확정 판결을 이끌어냈다. 허 특검은 “이 사건은 특정인에 대한 처벌의 의미보다는 정치인이 사조직을 이용해 인터넷 여론조작 방식으로 선거운동에 관여한 행위에 대한 단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한 사실까지 인정하면서 그 의미를 축소해 대선의 대가로만 평가한 것이 아쉽다”며 법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데 의견을 표했다. 김 지사의 댓글 조작 공모 의혹에 대한 수사 촉구, 특검 도입 합의 등이 추 전 장관의 당 대표 시절에 이뤄지면서 그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추 전 장관이 김 지사 유죄 판결의 ‘일등공신’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당내 경선 레이스에 뛰어든 추 전 장관은 김 지사의 대법원 유죄 판결로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특히 여권에서도 추 전 장관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서 입지가 좁아지는 모양새다. 민주당 대선주자인 김두관 의원은 지난 22일 “유능하고 전도양양한 우리 젊은 정치 생명이 위기에 빠졌다. 이 대목에서 저는 같이 경쟁하고 있는 추미애 후보를 원망하지 않을 수 없다”고 화살을 돌렸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추 전 장관에 대해)노무현 탄핵, 윤석열 산파, 김경수 사퇴 이렇게 3번 자살골을 터트린 자살골 해트트릭 선수라고 얘기하고 좌충우돌, 통제불능이었다는 비판도 하더라. 저도 이런 부분에 책임을 져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은 “지난 대선을 주관했고 김 지사에 대한 특검 여부로 고심했던 당시 당 대표로서 저는 그때나 지금이나 김 지사의 결백함을 믿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진실은 아무리 멀리 던져도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믿음을 끝까지 놓지 않겠다는 김 지사의 말을 되새기며 언젠가 어떤 방법으로든 실체적 진실이 분명히 밝혀질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추 전 장관의 책임론을 부각하는 언론 보도가 이어지자 “(드루킹 사건에 대한)수사만 촉구했을 뿐 수사의뢰를 한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하면서 “(이 같은 보도가 계속될 경우)강력한 대응을 할 수밖에 없음을 밝힌다”고 경고했다. 같은 편도 비판하다 친문(친 문재인) 세력에서도 비판이 제기되자 언론에 대한 강경 대응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추 전 장관이 거론되는 사건이 또 있다는 점이다. 김 지사의 대법원 유죄 판결에 앞서 1심 판결이 나온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사건에서도 추 전 장관의 이름이 언급되고 있다. 해당 사건은 추 전 장관이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할 무렵인 지난해 3월 MBC의 보도로 촉발됐다.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는 지난해 2~3월 후배 기자와 공모해 수감 중인 이철 전 벨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를 상대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의 비위를 털어놓으라고 강요했으나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과정에서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이 이 전 기자와 공모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검언유착’ 사건으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두 사람 사이의 공모 관계는 밝혀지지 않았다. 검찰 역시 이 전 기자와 후배 기자만 기소했을 뿐 한 검사장은 기소하지 못했다. 수사팀은 한 검사장에 대한 무혐의 결재를 요청했지만 이성윤 서울고검장(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처분을 유보하면서 ‘뭉개기 논란’도 불거졌다.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홍창우 부장판사는 이 전 기자와 후배 기자에 무죄를 선고했다. 홍 부장판사는 “처벌 가능성이 있다고 인식해도 피고인들의 인식이나 중간전달자에 의해 왜곡돼 전달된 결과에 따른 것이라서 강요미수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 전 기자 등이 취재윤리는 위반했다고 인정했지만 강요미수의 구성요건을 충족하지는 못한다고 본 것이다. 이 전 기자 등이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자 당장 추 전 장관의 책임론이 제기됐다. 추 전 장관은 해당 사건을 두고 수사지휘권 발동 등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극심한 갈등을 빚었다. 윤 전 총장에 대한 징계를 청구할 때에도 이 사건을 사유로 제기했다. 이성윤 서울고검장은 이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친정부 검사로 눈도장을 찍었다. 윤 전 총장은 거듭된 추 전 장관과의 갈등으로 존재감을 드러냈고, 이후 대선후보급으로 몸집이 커졌다. 지난해 3월31일 MBC는 이 전 기자가 구치소에 수감 중인 이 전 대표에게 수차례 편지를 보냈는데, 이 과정에서 한 검사장과의 친분을 내세워 유 이사장의 비위를 털어놓도록 압박했다는 내용을 골자로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을 보도했다. MBC 보도 이후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의 고발이 이어지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서울중앙지검이 수사를 맡았고, 사건은 정진웅 울산지검 차장검사(당시 형사1부장)에게 배당됐다. 채널A 기자 사건도 1심 무죄 윤석열 징계사유로 밀었는데… 윤 전 총장은 측근인 한 검사장이 연루돼있다는 이유로 수사 지휘를 대검찰청 부장회의에 일임했고, 이 전 기자 측은 수사팀을 신뢰할 수 없다며 전문수사자문단을 소집해달라고 진정했다.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두고 대검과 중앙지검, 수사팀과 법무부는 갈등을 빚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독립성을 부여해 달라며 사실상 윤 전 총장에게 항명했다. 추 전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서울중앙지검의 손을 들어줬다. 윤 전 총장에게 사실상 이 사건에서 손을 떼라는 시그널을 준 것이다. 이후 검찰은 이 전 기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발부했다. 한 검사장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정진웅 차장검사의 독직폭행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정 차장검사는 현재 독직폭행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추 전 장관은 지난해 11월 6가지 징계 사유를 들어 윤 전 총장을 직무에서 배제했고 징계를 청구했다. 이때 채널A 기자 강요미수 사건과 관련한 감찰 방해가 징계 사유로 포함됐다.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 역시 해당 사건을 징계 사유로 인정, 정직 2개월을 의결한 바 있다. 윤 전 총장은 직무배제와 징계가 부당하다며 행정법원에 각각 집행정지를 신청했고, 처분 자체를 취소하라는 본안 소송도 함께 제기했다. 법원은 지난해 12월24일 “법무부 검사 징계위원회의 의사 정족수가 미달돼 징계위 결정 자체가 무효”라며 윤 전 총장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19일에는 윤 전 총장이 징계 처분을 아예 취소해 달라며 낸 행정소송의 첫 정식재판이 열렸다. 추 전 장관은 이 전 기자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것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검언유착의 결과로 개혁이 더 절실해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의 완벽한 수사방해와 재판방해로 진실이 이길 수 없는 한심한 작태는 처음부터 예견된 것이었다”고 자신의 SNS에 썼다. 또 “검찰은 한 검사장의 휴대폰 압수 후 비밀번호를 알지 못한다는 이유로 핵심 증거물을 확보하고도 수사·재판에 증거로 활용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검사장은 이 전 기자에 대한 1심 판결이 나온 직후 입장문을 통해 “지난 1년 반 동안 집권세력과 일부 검찰, 어용언론, 어용단체, 어용지식인이 총동원된 ‘검언유착’이라는 유령 같은 거짓선동, 공작, 불법적 공권력 남용이 철저히 실패했다”며 “조국 수사 등 권력비리 수사에 대한 보복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사회에 정의와 상식의 불씨가 남아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판결로 잘못이 바로잡혀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거짓선동과 공작, 불법적 공권력을 동원한 책임을 물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추 전 장관, 열린우리당 최강욱 대표, 열린우리당 황희석 최고위원 등을 거론했다. 맹공격 끝에 역풍 맞았다 이 전 기자의 무죄 판결로 검언유착으로 불렸던 사건이 ‘권언유착’으로 비화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이 전 기자는 지난 19일 자신과 이철 전 대표 사이에서 중간전달자 역할을 한 ‘제보자X’ 지모씨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그는 “소위 권언유착 사건의 몸통이라고 할 수 있는 지씨에 대한 수사가 지지부진하고 계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계류 중인 사건을 엄중 수사해 억울함을 풀어주시고 권언유착 사건의 진실을 명명백백히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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