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05.31 10:32
오늘날 대한민국 사법부가 민주화 이후 최대 위기에 처해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 위기의 핵심은 이른바 ‘사법 농단 의혹’을 통해 크게 증폭된 국민의 사법 불신이며,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해 제1심의 무죄판결이 나왔지만, 이미 실추된 사법부 신뢰는 쉽게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재판 지연 발 사법부 위기 이런 가운데 최근 사법부의 재판 지연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면서 국민의 사법 불신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한편으로는 법원의 재판 전체가 과거에 비해 심각하게 지연되면서 국민의 불신과 불만을 낳았다. 그뿐만 아니라, 다른 한편으로는 정치인 관련 재판들이 비정상적으로 지연되면서 국민의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에 대한 신뢰마저 크게 훼손되고 있다. 이로 인해 재판 지연의 해소가 새로이 출범한 조희대 사법부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드러나고 있으며, 이를 위한 다양한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다. 첫째, 재판 지연의 해소를 위한 핵심적인 대안으로 법관 증원이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법관 증원이 그렇게 쉽지 않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른바 법조일원화에 따라 일정 기간 변호사로 활동한 사람 중에서 법관을 선임하게 되는데, 생각보다 변호사들 중 법관으로 선임
한국은 지금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등에 따른 경기침체를 겪고 있다. 우크라이나·중동 전쟁으로 인한 유가 고공행진과 북핵 위기까지 겹치면서 국·내외적으로 복합적 위기를 맞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현실을 직시하고 미래 비전을 고민해야 한다. 이를 위해, 서로 다른 의견에 대한 혐오와 배제의 정치가 아닌 존중과 타협의 자세가 선행돼야 한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사사건건 대치하며 불신과 혐오만 키우고 있다. 상대를 악마화하는 증오정치가 기승을 부리는 사이, 정치가 실종되고 대의민주주의는 공멸의 위기에 빠지고 있다. 정치의 본령은 공존·공생을 위한 대화와 타협이다. 다원화된 사회서 서로 다른 가치와 이익이 존재하고 갈등한다. 정치가 희망이 되기 위해서는 현실의 다양한 갈등과 문제들을 직시할 용기를 가져야 한다. 공존과 통합을 위한 합리적 토론과 사회화 과정 또한 중요하다. 하지만 제도 내 정치권은 국민을 위한다며 ‘달콤한 선물 보따리’를 풀어놓으며, 현실을 똑바로 보지 못하도록 욕망만 부추긴다. 결국 국민을 혹세무민하는 것이다. 불편하고 회피하고 싶겠지만, 현실을 숨김없이 이야기하고 고통을 어떻게 완화하고 분담할지 토론해야 한다. 국익보다 지역개발 로비스트
올해 전 세계 76개국서 거행되는 선거의 서막을 열면서 지난 1월13일 거행된 대만 총통 선거가 현 집권 민진당(民進黨) 라이칭더(賴淸德) 후보의 당선으로 막을 내렸다. 이로써 과거 8년간 대만을 통치했던 민진당은 비록 40.05%라는 저조한 득표율이지만 4년 집권을 연장했다. 이번 선거가 세계적 주목을 집중시킨 이유는 ‘하나의 중국’과 대만해협의 안정과 평화가 미·중 관계의 핵심 의제로 떠오르면서 대만 내 반중과 친중 세력 간의 대결로 비쳤기 때문이다. 또 2000년 이후 8년마다 선거에 의해 이뤄진 대만식 민주적 정권교체 전통을 다시 실현할 수 있을까에도 관심이 쏠렸다. 또 탈(脫)중국 독립 지향의 민진당보다는 안정적인 양안 관계를 통해 대만의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상대적 친중 성향의 국민당(國民黨) 후보의 당선을 바라면서 상당한 선거개입으로 민진당 후보의 당선을 저지하려 했던 중국 당국이 과연 선거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일지에도 많은 관심이 쏠렸다. 라이칭더 당선의 함의 대만의 독자성을 강조하는 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는 ‘항중보대’(抗中保臺), 즉 중국에 대항해 대만을 수호해야 한다면서 이번 선거를 ‘민주와 독재’의 대항으로 규정했다. 국민당의 집권 시
총선을 앞두고 국민들이 정치 걱정을 하게 만들고 있다. 이는 비단,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요즘 점점 더 심각해져가고 있다. 극단적인 정치 양극화가 문제다. 지난해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의 민주주의 지수서 우리나라는 8단계가 하락했는데 정치의 양극화, 선악의 대결 정치 때문이라고 했다. 새겨볼만하다. 극단적 대립정치가 민주주의에 타격 “정치에 대한 마니교적(상대를 절대 악으로 보는) 해석은 합의와 타협을 위한 공간을 축소했고, 종종 정책 결정을 마비시켰다. 정치인들은 합의하고 시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경쟁 정치인을 무너뜨리는 데 정치적 에너지를 집중한다. 이런 대결 정치의 패턴은 민주주의 지수서 한국의 정치문화 점수에 악영향을 미쳤으며, 대중은 점점 더 민주 정치에 매료되지 않고 공직자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 이런 극단적인 선악의 대립정치가 한국 민주주의에 타격을 입혔다고 민주주의 지수의 하락 배경을 설명했다. 통합의 정치, 상생과 포용의 정치를 위해서는 현재의 승자독식 제도를 바꿔야 한다. 승자독식 제도의 정점에 있는 현행 대통령제를 분권형 대통령제로 바꿔야 한다는 것은 시대적 소명이다. 정당 책임정치와
북한의 핵전략은 김정은 집권 10년을 기점으로 양적인 변화를 거쳐 질적인 변화를 모색하는 임계치에 도달하면서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 질적인 정책 변화의 핵심은 ‘핵의 선제 사용’이다. 2022년 4월 조선인민군 창설 90주년 기념식서 군복 차림의 김정은 위원장은 선제 핵 공격 가능이라는 북한판 ‘핵 독트린’을 선언했다. 9월 추석 연휴를 앞두고는 핵 무력 정책을 법령으로 채택해 파문을 일으켰다. 모든 정책은 최종적으로 법령으로 발표하는 것이 북한의 독특한 통치 방식이다. 핵심 이익을 수호하지 못하는 5대 상황에 대해서는 핵무기를 선제 사용한다는 핵 무력 법령은 북핵 보유가 정책적 기술적으로 완성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핵 선제 사용의 법제화 전략 김정은의 표현대로 100년의 제재에도 비핵화는 불가능할 것일까? 야금야금 목표에 도달한 핵 무력 법령화를 통한 핵무기 보유 ‘기정사실화’ 전략의 저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비핵화 협상은 없다는 것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전략이다. 향후 평양은 워싱턴과의 협상서 비핵화는 국내법상 불가하다는 명분을 축적했다. 핵무기 사용 문턱을 확 낮춤에 따라 비핵화의 문턱은 비례해서 높아지는 만큼 2019년 하노이 협상서 무합의의 원
4·10 총선을 앞두고 제3지대의 필요성은 충분하다. 거대 양당 진영 중심의 기득권과 폐허로 시민들의 피로감은 넘쳐 흐른다. ‘누가 누가 더 못하느냐’의 양당 경쟁이 반복되고 ‘전부 아니면 전무’의 정치서 대화와 타협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양당 패권주의의 피로감과 제3지대 여든 야든 권력 중심의 일원화에 따른 사당화 논란도 마찬가지다. 당내 민주주의의 역동성과 다양성이 사라지면서 과연 정당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 두 당의 구성원 누구도 묻지 않는 상황이다. 모두 그냥 못 본 체 한다. ‘여당의 대통령당(黨) 만들기’와 ‘야당의 제왕적 대표되기’는 한국 정치의 오래된 전통이다. 결과는 사당화다. 차이가 있다면 ‘만들기와 되기를 어떻게 하느냐’로 좀 더 세련되게 하느냐 거칠게 하느냐의 차이뿐이다. 지금 우리는 여야 모두로부터 쪼그라든 적나라한 권력의 모습을 목도하고 있다. 그 결과는 정당 엘리트 간의 ‘이념적 양극화’와 정당 지지층 간의 ‘정서적 양극화’다. 양당 패권주의는 소선거구 단순 다수제의 선거제도로부터 기원한다. 제도적이고 구조적인 제약이다. 결과는 양당 중심 진영 정치로 단순 다수의 소선거구제는 제3지대의 정치적 성공을 가로막는다. 이 제도는 1표라도
4·10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현대 민주주의는 직접민주주의를 주창한 루소에 대한 몽테스키외의 승리를 의미하는 대의민주주의에 입각한다. 민주주의의 꽃이자 축제인 선거는 바로 대의민주주의의 현실적 구현이다. 선거 규칙 1년 전에 정해야 그런데 선거의 규칙이 선거가 임박해서 확정되는 ‘깜깜이 선거’로 국민의 신성한 주권 행사가 잠식당한다. 선거구도 확정되지 않은 채 공천과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공직선거법의 명시적인 규정에도 불구하고 법정 기구인 선거구획정위원회의 안은 여야 담합으로 멍들어간다. 이름조차 낯선 ‘준연동형 비례제’로 가짜 정당인 ‘위성정당’이 재현한다. 이러니 정책은 실종되고 심판만 난무한다. 그간 선거 부정 방지에 초점이 모인 공직선거법은 선거운동 규제법으로 작동한다. 세계적인 입법 추세는 선거운동의 자유로 나아간다. 이제 돈은 묶고(금권선거 배제), 정보사회에 부응해 정보와 말은 푸는 선거운동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산업화를 선도한 ‘경제시민의 저력’으로 네 번에 걸쳐 대통령직의 평화적 교체를 이뤘다. 이제 ‘깨어있는 민주시민’이 헌법 제1조 민주공화국을 복원해야 한다. 4·10 총선에서는 여태껏 경험하지 못한
4∙10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은 여야 할 것 없이 시스템 공천을 내세우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이 앞다퉈 출마를 노리자 지난 5일, ‘공정하고 투명한 시스템 공천’을 강조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특정 후보에 대한 ‘사천(私薦)’ 논란이 일자 ‘이기는’ 시스템 공천을 다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의 공천 논란으로 혼란스러운 가운데, 이재명 대표는 이해찬 당 고문이 ‘공정한 시스템에 따라 엄정하고 공평하게 공천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시스템 공천은 무엇인가? 시스템 공천은 정당의 후보 공천 과정서 임의적, 비공식적 영향력을 배제하고 공천을 위한 객관적 평가 기준과 당헌·당규에 따른 후보 선출 과정을 제도화한 것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당 후보 선출 과정의 민주적 제도화다. 원칙·공정성에 기반한 규정과 제도 준수 그동안 ‘밀실’ ‘계파’ ‘권력’ ‘학살’ 공천 등과 같은 폐쇄적 하향식 구태 공천서 정당의 민주적 혁신을 의미하는 개방적 상향식 공천 제도로의 전환이다. 후보 공천이 원칙과 공정성에 기반한 규정과 제도에 의해 이뤄진다면 올바른 정치인의 등용과 함께
야당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수장인 이재명 대표(이하 이 대표)는 현재 대장동·백현동 사건, 불법 대북송금 사건 등 총 7가지 사건의 10가지 혐의로 수사와 재판을 동시에 받고 있다. 이 사건들로 20명에 가까운 종범이 구속되고 경기도 전 비서실장 등 5명이 재판을 받거나 수사를 받는 도중 사망했다. 그러나 주범 격으로 의심되는 이 대표만 구속영장이 기각돼 야당의 운명이 걸린 4·10 총선 공천을 ‘떡잎이 져야 새순이 자란다’는 명분으로 당내 중진들의 용퇴를 공개 압박해 공천을 둘러싼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이는 컷오프(공천 배제) 또는 불출마 권유 과정서의 공정성 문제, 새 인물의 적합성 시비 논란이 제기되는 동시에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도 재소환되는 모양새다. 이렇듯 민주당의 공천 갈등이 계파 간 내전 수준으로 접어들면서 당은 내홍에 빠져들고 있다. 지난 26일에는 386 운동권의 상징적인 인물이자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 인사인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서울 중·성동갑 공천서 배제했다. 특히 설훈·홍영표 의원 등 지난 대선 경선 과정서 현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를 지지한 세력들과 경선 상대였던 박용진 의원을 컷오프시켰다. 급기야 지난 27일, 친
문재인정부 시절 북한과 관련해 여러 번의 남북 및 북·미 정상 회동보다 더 놀라운 사건은 2020년 6월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였다. 당시 문정부는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간 전쟁을 불사하는 대립을 인내하고 평창올림픽을 선용해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례적으로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합의 이행을 위해 핵실험 및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유예, 인질 석방 및 유해 송환, 장거리 미사일 발사대 해체 작업 등 성의를 보였다. 그러나 문제는 트럼프가 북한의 비핵화만을 챙기려 한데다,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로 열린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서도 예상 밖의 추가 양보를 요구해 ‘노딜’로 끝나는 등 일방주의 행태를 보였다는 데 있었다. 그 후로 판문점서 북·미 정상이 다시 만났지만, 트럼프가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구두로 약속했다가 또다시 이행하지 않자, 김정은은 결국 핵 포기와 북·미관계 정상화 교환 방식의 체제 생존 전략을 포기했다. 김정은은 최고 지도자의 위신 손상을 만회하는 술책으로 이 같은 외교적 참변이 문정부의 중재가 잘못된 탓이라며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그런데도 문정부는 북
정부가 전체 대학생 203만명 중 소득 하위 48%에게 주고 있는 국가장학금을 80%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가정형편에 따라 학생 등록금 부담을 절반으로 줄여주기 위해 2012년 도입한 ‘반값 등록금’ 정책을 ‘등록금 부담 제로화’로 확대 개편하겠다는 것이다. 중산층을 위한 학자금 초저리 대출과 대학생 주거비 지원 방안도 검토 중이다. 청년들이 학비 걱정 없이 능력과 의지에 따라 대학 교육을 받도록 하자는 취지엔 다수가 공감할 것이다. 정부의 고등교육 공교육비 지출액이 다른 선진국보다 적은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그럴 재정 형편이 되느냐다. 등록금 부담 제로화에 추가로 필요한 예산이 연간 1조5000억∼3조원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국가채무가 1000조원을 넘은 데다 저출산 고령화로 세수는 줄고 부채는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지금도 소득과 재산을 합쳐 환산한 소득 인정액이 월 1145만원인 가구의 자녀도 연간 최대 350만원을 지원해 주고 있다. 과연 고졸자가 낸 세금으로 중산층 자녀의 대학 학비를 지원하는 것이 공정한가? 등록금 제로 정책이 정부가 빚을 내서라도 추진해야 할 만큼 급하고 중요한가? 등록금 부담 제로화가 노동시장과 대학 생태계
집권 10년 차를 넘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3가지 방식을 통해 군부를 장악하고 세습 체제를 완성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첫째는 당 중심의 국정운영 구축이다. 2008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 후계구도 확립을 위한 군부의 영향력이 조정됐다. 조직개편 통해 군부 효과적 통제 우선 2010년 당규약을 개정해 국방위원회보다 당 중앙군사위원회가 국방사업 전반을 당적으로 지도한다고 하면서 최고 군사기관으로 격상시켰다. 그리고 그해 9월, 제3차 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은이 당중앙위원회 위원과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당 대회와 당 대회 사이에 군사 분야서 나서는 모든 사업을 당적으로 조직 지도한다”면서 군사 문제들을 국방위원회가 아닌 당 중앙군사위원회가 관할토록 했다. 그 후 이듬해 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자 김정은은 최고사령관으로 추대됐고 2012년 4월, 제4차 당 대표자회를 개최해 당 제1비서로 등극했다. 본격적으로 정권을 잡은 김정은 제1비서는 국방위원회를 통해 운영되던 국정운영 방식을 당 중심으로 개편할 수 있었다. 2016년 6월, 7차 당 대회와 사회주의 헌법 개정을 통해 국방위원회를 폐지하고 국무위원회를
4·10 총선을 앞두고 여·야 모두 당내 경선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에서는 공천서 배제된 김성태 전 의원(18·19·20대)의 윤석열 대통령 술 친구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들의 공천개입설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선 민주당 내 경선에 참여한 문학진 전 의원(17·18대)의 비선 실세 농간 논란 주장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일단 김 전 의원은 지난 14일, “당의 ‘시스템 공천’ 결과를 받아들인다”며 공천 배제 결정을 수용하겠다고 밝히면서 윤핵관의 공천개입설은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비선 실세 경기도 팀 공천 농간”을 주장하고 나선 문 전 의원은 자신의 SNS에 “70년 전통의 공당 민주당서, 정당서 가장 중요한 절차인 공천과 관련해 이런 초현실적인 작태가 벌어지고 있다”며 민주당 공천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앞서 문 전 의원은 이 대표로부터 불출마 권고 전화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문 전 의원은 “경기도란 이 대표의 비선인 ‘경기도 팀’을 지칭하는 것”이라며 “불출마 권고의 근거가 된 후보 적합도 조사가 당 차원서 이뤄지지 않고 이 대표의 비선인 이른바 ‘경기도 팀’서 자행된 것”이라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경선 지역과 현역 하위 20% 발표가 지연되면서 후보자 간 과열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경선 과열로 인해 민주당의 텃밭 호남에선 후보자 간 비방과 고발이 이어져 지역사회 균열로 이어지고 있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이렇듯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임혁백)는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대상자들에 대한 통보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임혁백 공관위원장은 당초 통보 시점을 ‘2월 초’로 잡았다가 ‘설 연휴 이후’로 늦췄고, 지난 13일에는 선거구획정 미비를 이유로 더 지연될 가능성을 시사하며 오락가락했다. 총 31명으로 알려진 ‘하위 20%’ 현역 의원들은 경선에 참여하더라도 점수의 20∼30%가 깎이게 되는 만큼, 사실상 컷오프(공천 배제) 대상으로 분류된다. 공관위가 명단 통보에 뜸들이고 있는 것을 두고 당 안팎서 여러 정무적 판단이 깔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이 같은 행태가 유권자들의 판단을 우롱하는 처사가 아니냐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14일 호남 정가에 따르면 민주당 공관위는 선거구획정 관련을 이유로 들어 경선 지역에 대한 발표가 미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선 지역, 하위 2
미국의 북한 문제 전문가들은 한반도 전쟁 가능성에 대해 진단해 왔다. 한때 미국에 많았던 북한 문제 전문가들은 누가 내쫓지도 않았는데 어느새 어디론가 모두 사라져 버렸다. 북·미 대결 관계가 오래 지속된 탓이다. 그나마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권위자가 핵 문제 전문가인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와 로버트 칼린 미들베리 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이다. 두 북한 전문가는 지난 1월8일 북한 전문 온라인 매체인 <38 노스>의 기고문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그의 할아버지가 1950년에 그랬듯 전쟁하기로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들은 “1950년 6월 초 이래, 어느 때보다 위험하다”며 한반도 상황을 진단했다. 전쟁이 임박했다는 경고장을 날린 것이다. 전쟁 발발 가능성에 대한 경고는 비단 어제오늘 일만은 아니다. 한국의 자산가치가 저평가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의 원인 가운데 하나가 남북한 전쟁 발발 가능성이다. 북한의 핵 개발 계획이 알려진 1990년대 중반, 북한 핵시설에 대한 선제 타격론이 미국 조야를 물들였다. 윤석열 대통령도 대선후보 시절 선제 공격론을 주창한 바 있다. 북한은 미국을 한반도서 긴장 조성과 전
‘사치품’이라는 말에 ‘죄의식’이 묻어 있었다면, ‘명품’이라는 말에는 ‘자부심’이 묻어 있었다. 그런데 이제 명품 가방을 ‘외국회사의 자그마한 파우치’로 표현하며 실체를 은폐한 KBS 기자 덕분에, 명품의 주된 역할이 ‘공동체 한 편의 분노와 좌절감을 쌓는 것’이라는 사실이 새삼 명료해진 듯하다. 지난 7일, 사전 녹화로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의 신년 대담이 공개됐다. 윤 대통령은 고령화, 핵무장, 의료개혁, 저출산 문제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한 국정운영 구상을 밝히고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논란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야권에선 “연극 한 편” “KBS, 홍보대행사 전락”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서 누리꾼들도 차가운 반응을 보인다. 사치품이 명품으로 이름을 바꾼 최근의 현상은, 탐욕과 사치를 죄악시했던 오래된 가치관이 무너지고 있는 현상의 표현이다. 대다수 사람이 생활 물자의 절대적 결핍 상태서 해방된 국가들에서, 자본은 시장확대를 위해 대중의 소비 욕망을 자극하는 방법들을 개발하고 발전시켜 왔는데, 그 핵심은 개인적 욕망의 실현에 드리워진 죄의 그늘을 걷어내는 것이었다. 신자유주의는 남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소비능력을 마음껏 과시하
1979년 전두환 일당의 ‘군사 반란’은 육군 보안사령부가 수사권, 기소권을 독점함으로써 시작됐고, 12·12 이후 재판권까지 장악함으로써 완료됐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한 검찰총장 출신이 대통령이 된 뒤 검찰 부하들을 정부 요직에 앉혔으며, 그 최측근이 여당의 비대위원장이 됐다. 대법원장, 대법관, 헌법재판소장 등도 그가 임명한다. 그와 그의 부하들은 다음 총선을 통해 국회까지 장악하려는 꿈을 꾸고 있다. 전두환이 12·12 군사 반란 도당의 수괴가 될 수 있었던 건, 그가 하나회 멤버 중 가장 뛰어났기 때문이 아니라 10·26 당시 육군 보안사령관이었기 때문이다. 비상계엄이 선포되자 그는 곧바로 합동수사본부장이 되어 수사권과 기소권을 장악했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장악하는 건, 사건을 ‘조작’할 수 있게 됐다는 것과 같은 의미였다. 그는 그런 막강한 권한을 이용해 정승화가 김재규와 내통했다고 사건을 ‘조작’했다. 12·12 이후에 그는 비상군법회의마저 장악해 ‘재판권’까지 확보했다. 수사권, 기소권에 더해 재판권까지 확보함으로써 그는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독재자가 됐다. 그는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을 ‘조작’했고, 공수부대원을 보내 광주시민을 학살하고서
다가오는 4·10 총선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치러지게 됐다. 지난 20대 총선서 비례대표 선거 참여 정당이 21개였다가 준연동형으로 변경되면서 21대 총선에선 35개로 늘었다. 이번 22대 총선은 준연동형 비례제로 치르는 두 번째 선거인 만큼 이를 노린 군소정당들의 대대적인 비례대표 출마가 예상된다. 또 지난 21대 총선과 마찬가지로 비례대표 개표는 투표지 분류기를 사용하지 않는 ‘완전 수동 개표’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준연동형 유지로 인해 지난 총선과 같이 비례정당이 난립하는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기 때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선관위에 등록된 정당은 50개, 창당준비위원회는 12개에 달한다. 이 정당들이 모두 비례대표 후보를 낼 경우, 비례대표 선거 투표용지는 80.5cm에 달해 지난 21대 총선과 같이 비례정당 개표는 완전 수동 개표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와 ‘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 사이서 유불리를 따지고 갈팡질팡한 더불어민주당의 애매한 입장이 유권자들을 혼란스럽게 했지만 그래도 ‘내가 행사한 한 표 어떻게 된다는 거야?’라는 유권자의 의문이 조금은 풀리는 분위기다. 하지만 워낙
윤석열 대통령이 설명절을 앞두고 ‘댓글 공작’으로 실형이 확정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과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에 연루된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특별사면했다. 지난 7일엔 총 980명에 대해 이른바 ‘민생 사면’을 단행했다. 전직 공직자 등 24명과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등 경제인 5명이 있지만 논란의 핵심은 두 사람이다. 다름 아닌 국가기관을 동원해 선거에 불법 개입하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해 민주주의를 짓밟은 장본인들이다. 게다가 불과 일주일 전 상고 포기와 상고 취하로 형이 확정되자 사면한 것은 우리 사회 공정성과 법치에도 어긋날뿐더러 ‘사면용 상고 포기’와 ‘기획 사면’의 의심마저 들게 한다. 김 전 장관은 2012년 총선과 대선 전후 군 사이버사령부 부대원에게 당시 야권을 비난하는 댓글 9000여개를 작성토록 지시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지난해 8월, 서울고법 파기환송심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대법원에 재상고했지만, 특사 엿새 전인 지난 1일 돌연 상고를 취하하면서 형이 확정됐다. 김 전 실장은 비판적 단체·예술가를 정리해 문건으로 작성토록 지시하고, 이를 근거로 정부지원금 대상서 배제토록 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지난달 24일 파
제22대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이 지난해 12월12일부터 시작된 후 선거일이 코앞인데 여야는 아직도 비례대표 선거제·선거구를 획정하지 못하고 있어 이번 총선도 ‘깜깜이 선거’가 우려된다. 앞서 지난해 12월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가 국회에 획정안을 제출했으나, 여야의 첨예한 이견 탓으로 총선거가 임박해서야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인지도가 떨어지는 정치 신인 예비후보들은 선거운동을 해야 할 지역을 정확히 알 수가 없어 현역 의원이나 원외 당협위원장들에 비해 불리한 ‘핸디캡’을 안고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점이다. 결국 되풀이되는 정치권의 악습으로 인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정치 신인과 유권자들에게 되돌아갈 수밖에 없다. 되풀이되는 악습, ‘유권자 참정권 침해’ 지난 2020년 21대 총선 때에는 선거일을 불과 한 달 남짓 남긴 3월6일에서야 선거구획정안이 국회 본회의서 처리됐고, 17대 총선 때는 선거를 37일, 18대 47일, 19대 44일, 20대 42일을 각각 앞두고 선거구 획정을 마쳤다. 선거일이 임박해서야 후보자를 알게 되는 유권자들의 불편만 커지게 되는 셈이다. 그 때문에 선거구 획정 지연으로 인해 예비후보자의 권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