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와 불륜? 뒷거래?’ 장시호에 놀아난 민주당 자충수

끝나지 않은 국정 농단 사건 진실게임 끝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른바 국정 농단 사건의 후폭풍이 또다시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당시 사건의 핵심으로 꼽혔던 인물이 던진 말 한마디에 공당이 반응했다. 진실과 거짓을 오가는 발언 언저리서 공당이 원하는 바는 무엇이었을까?

2016~2017년 한국 사회는 유례없는 혼란을 겪었다.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부여받지 않은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했고 대통령은 속절없이 휘둘렸다. 국정 농단의 증거가 나올 때마다 국민은 경악했다. 사상 초유의 일이 매일 일어나던 시기였다.

다시 후폭풍 
정치권 강타

현직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낙마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수사팀장으로 박영수 특검팀에 참여한 이후 화려하게 부활해 대권까지 거머쥐었다. 수많은 사람이 재판에 넘겨졌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해 최서원씨(개명 전 최순실) 등은 무거운 형량을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문재인정부 임기 끝자락에 특별사면을 받아 자유의 몸이 됐고 최씨는 아직 복역 중이다.

국정 농단 사건은 지난 2월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한 재판이 마무리되면서 법적으로는 일단락됐다. 당시 사건으로 기소된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항소심서 각각 징역 2년, 징역 1년2개월을 선고받았다. 두 사람이 상고하지 않으면서 징역형은 확정됐다.


김 전 비서실장과 조 전 수석은 박근혜정부 시절 정부에 비판적인 단체나 예술가 등의 이름과 지원 배제 사유를 정리한 문건을 작성하도록 지시하고 이를 토대로 정부 지원금 지급 대상서 배제하도록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7년 2월부터 진행된 재판은 무려 7년이 걸린 끝에 매듭지어졌다. 

박 전 대통령을 비롯해 최씨 등 관련자에 대한 법적 판단은 끝났지만 국정 농단 사건의 여파는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국정 농단 사건의 후폭풍이 망령처럼 떠돌고 있다. 그 중심에 선 인물은 장시호씨다. 장씨는 최씨의 조카로 국정 농단 사건서 여러 차례 전면에 등장해 이른바 ‘키맨’ 역할을 한 바 있다.

부적절 관계? 녹취록으로 문제 제기
검사, 법적 대응·사과 문자로 반박

최씨의 각종 비리와 삼성그룹의 연루 의혹 등을 청문회와 재판서 증언했다. 

최근 일부 매체는 국정 농단 사건의 피의자였던 장씨가 사건을 맡은 검사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사적으로 만났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또 해당 검사가 검찰의 구형량을 알려주고 진술을 외우라고 했다는 취지의 녹취도 공개했다. 해당 매체는 장씨가 지인 A씨와 2020년 통화한 녹취록을 근거로 제시했다. 

인터넷 매체 등을 통해 의혹 당사자로 지목된 검사는 김영철 대검찰청 반부패1과장(부장검사)이다. 김 과장은 지난 8일, 개인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김 과장은 “백주 대낮에 입에 담기도 어려운 허위 사실을 선정적으로 이용해 악의적인 음해가 이뤄지고 있다”며 “저의 21년 검사 인생을 모두 걸고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장씨를 외부서 만난 사실이 전혀 없고 사건과 무관한 이유로 연락한 적도 전혀 없다”며 “(일부 매체의)보도 내용은 일고의 가치가 없는 사실무근의 허위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일을 한 적이 없다는 취지다. 또 당사자의 반론권도 보장하지 않는 등 최소한의 절차도 거치지 않은 일부 매체를 상대로 끝까지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잊을 만하면
한번씩 나타나

실제 김 과장은 지난 10일 서초경찰서에 장씨와의 뒷거래 의혹을 보도한 유튜브 채널 ‘뉴탐사’의 강진구 기자와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했다. 또 이들을 상대로 총 3억원의 손배해상 소송도 제기했다.

또 녹취록을 제보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인 A씨가 어떤 경위로 자료를 제공했는지, 공모 관계가 있었는지 등을 파악해 추가 고발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과장은 최초 보도 매체를 상대로 강력 대응을 진행하면서 장씨에게 받은 장문의 사과 문자도 공개했다.

지난 13일 김 과장은 “장시호가 본건 취재가 시작될 무렵인 지난해 11월7일 및 11월26일 ‘지인에게 과시하기 위해 김영철 과장과 관련된 거짓말을 했으니 진심으로 용서해 달라’는 취지로 보낸 문자메시지”라며 전문을 공개했다. 

지난해 11월7일 문자를 통해 장씨는 “제 뒤에서 날 돌봐주는 사람이 있다는 걸 과시하기 위해 제가 너무 큰 거짓과 너무 나쁜 말을 지어내 인정받고 싶어서, 검사님이 매일 저와 통화하고 만나는 것처럼 말했습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말 고개 숙여 죄송합니다. (중략)부장님께 너무나 큰 잘못을 했습니다. 들으시면 뒤로 넘어가실 만큼 어이없고 황당하신 이야기들이 있습니다”라고도 했다. 

정치권 가세
전선 넓어져

같은 달 26일 보낸 문자에서는 “제가 이모에게 배운 게 누구 알고 누구 알고 그러니 내가 잘났다하는 나쁜 것만 배워서 어쩌다가 부장님을 제가 말도 안되는 일에 (중략)마치 연인인 것처럼 제가 지어낸 이야기 (중략)진심으로 반성하고 오해를 풀어드리고 싶으나 연락조차 전화조차 겁나서 이렇게 사실적인 모든 상황을 거짓 하나 없이 고해드립니다”라고 했다.

장씨가 김 과장에게 문자를 보낸 시간은 뒷거래 의혹과 관련해 언론의 취재가 시작될 무렵으로 알려졌다. 

언론사의 의혹 제기와 당사자의 부인, 녹취록과 문자메시지 등 근거 제시로 해당 사건은 진실 공방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이 국회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과장을 직권남용과 모해위증교사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에 고발했다.

공수처는 해당 사건을 수사 2부에 배당하고 검토에 나섰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해당 의혹에 말을 얹으면서 전선이 확대됐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8일 뒷거래 의혹을 정면으로 겨냥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김 과장이 지난해 11월 두 차례에 걸쳐 받았다는 받았다는 장씨의 사과 문자가 공개되기 전이다. 

민주당은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서 이른바 ‘장시호 녹취록’을 재생했다. 영상을 재생한 장경태 최고위원은 “(이 매체가 확보한)녹취록에 따르면 (검사가)장씨에게 증언을 대비해 ‘적어준 내용을 외우라’고 하는 내용이 있다. 이외에도 ‘김스타’라고 불리는 검사와의 불륜 관계 등 추잡한 일들이 담겨있다”고 말했다.

이 “검사인지 깡패인지”
사법리스크 방탄 노림수?

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해당 의혹에 강한 비판 의견을 냈다. 이 대표는 “검사들의 행패가 아주 만연해 있다”며 “검사인지 깡패인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나라가 검사의 나라도 아닌데 검사 얘기가 참 많이 나온다”며 “대한민국 검찰이 맞나. 얼마나 간이 부었으면 대낮에 뻔뻔스럽게 이런 짓들을 저지를 수 있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검사가 장씨에게 증언하라고 시켰다는 의혹에 대해 형사처벌을 해야 할 중범죄라고 지적했다. 검찰 자체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이 대표는 “검사는 죄를 지어도 다 괜찮다는 생각, 없는 죄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는 해괴한 자만심이 (검찰에)가득한 것 아닌가”라며 “이런 일들이 보도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검찰 국가가 무서워서 다 침묵하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민주당과 이 대표의 반응에 검찰을 ‘악마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오신환 전 국민의힘 의원은 “장시호씨가 지난해 11월 해당 검사에게 사과 문자를 보낸 것이 언론에 공개됐는데 이제는 또 뭘로 은근슬쩍 갈아타고 검찰을 악마화할까”라며 “민주당은 검찰 흔들기 정치공작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필사적으로 ‘이재명 방탄’에 올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서 뒷거래 의혹에 대해 공세를 펼치는 것이 사법 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는 이 대표를 지키기 위한 행보라는 주장이다. 오 전 의원은 “결국 이재명 대표(에 대한) 판결이 나면 ‘현타’ 올 것”이라고도 했다. 현타는 ‘헛된 꿈이나 망상 따위에 빠져 있다가 자기가 처한 실제 상황을 깨닫게 되는 시간’을 뜻하는 말이다. 

결과 따라
한쪽 죽는다?

수사기관과 정치권이 해당 의혹에 가세하면서 장씨를 둘러싼 논란은 진실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녹취록과 문자메시지 등 언론 매체와 김 과장이 제시한 근거에 대한 사실 여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정 농단 사태가 정치권을 비롯해 한국 사회에 끼친 영향이 큰 만큼 수사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또 맞붙은 검찰 VS 민주당

사사건건 ‘으르렁’

지난 14일 검찰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한 뇌물공여 및 대북송금 혐의를 받는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에 징역 3년 6개월을 구형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김 전 회장의 구형량에 대해 ‘편파 구형’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김 전 회장에게 내려진 구형량이 이 전 부지사에 비해 지나치게 가볍다”며 뒷거래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검찰은 억대의 뇌물을 수수하고 대북송금 사건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 이 전 부지사에 대해 징역 15년을 구형한 바 있다.

대책위는 “대한민국 주적인 북한에 천문학적인 금전을 제공한 김성태 회장에게는 솜방망이 구형을 하고 검찰의 진술 조작 범죄 의혹을 폭로한 이 전 부지사에게는 그보다 4배 많은 형량을 구형했다”며 “검찰권을 남용한 검사들의 위법행위를 반드시 단죄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의 주장에 수원지검도 입장문을 내고 맞섰다.

수원지검은 지난 15일 취재진에 “김성태의 경우 6월7일 선고 예정인 이화영 사건과 쟁점이 같은 혐의에 대해서는 분리해 선고할 필요가 있어 전날 뇌물공여, 정치자금법 위반, 외국환거래법 위반 부분만 먼저 따로 떼어 분리 구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아직 재판이 계속 진행 중이어서 추후 심리가 종결되면 추가 구형을 할 예정”이라며 “마치 검찰이 김성태에 대해 가벼운 구형을 한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터무니 없다”고 반박했다. <선>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