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의협 까는’ 정부 광고비 보니…

“일단 뿌려” 35억 혈세 투입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윤석열정부가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위한 이른바 ‘의료개혁 홍보비’로 35억원의 혈세를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윤정부는 ‘의료개혁 마지막 기회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우리나라 의사 수가 부족해, 고령화로 인한 의사가 필요한 사람이 급격히 늘어난다는 내용의 정책 광고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의대 정원 증원 문제로 정부와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정부가 버스, 지하철, 영화관 등의 공공장소 홍보를 위해 예산 35억원을 쓴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윤정부의 의료개혁 광고는 오프라인은 물론,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온라인을 통해서도 자주 목격된다.

얼마 썼나

윤정부는 의료개혁을 반드시 완수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정부와 의료계는 한 달 넘게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의료계 역시 강하게 반발 중이다. 최근 의협 신임 회장으로 당선된 임현택 회장은 대화를 하는 조건으로 윤 대통령의 사과와 의대 증원 백지화를 요구하며 전혀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둘러싼 갈등이 연일 심화하는 양상을 띤다. 장기화되는 정부와 의사 간 갈등으로 이제는 의사 총파업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사안이 심각해지자, 의료 공백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한 정부는 공중보건의사(공보의)와 군의관 200명을 현장에 추가로 투입했다. 최근에는 더 많은 군의관을 추가로 지원하고 있는 중이다. 

정부는 대화하자며 손을 내밀고 있지만, 전공의를 시작으로 교수까지 집단으로 사직하는 행동이 시작되는 중이다. 의사협회는 증원의 백지화를 요구 중이다. 

겉으론 대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윤정부는 의료 개혁을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의료개혁이 필요하다는 홍보와 광고를 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보건복지부에는 16개 언론사에 의사 충원이 시급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들며 광고 중이다. 2021년 OECD 국가 중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가장 부족한 나라라는 점, 또 의사 충원이 시급한 두 번째 이유로는 고령화로 의사가 필요한 사람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점, 마지막으로 지금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려도 전문의는 10년 뒤에나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른 분야 더하면 집행 예산 더 많을 듯
신현영 “홍보로는 의료개혁 완성 불가”

주요 신문사와 지상파 채널에서도 정부의 의료개혁 홍보 영상 및 광고를 찾아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아파트 등 엘리베이터 TV가 설치된 장소에서도 접하게 된다.

의협은 이 같은 윤정부의 의료개혁 광고에 대해 비판 목소리를 냈다.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정책의 당위성에 의구심을 가진 국민 여론이 정부에 불리해지자 이를 반전시키기 위해 무리하게 혈세를 동원했다”고 주장했다.


여전히 윤정부는 대대적인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영화관 등에서 나오는 의료개혁 홍보 영상은 “소아과 오픈런, 원정 의료, 응급실 뺑뺑이가 없도록 의료개혁을 완수하겠다”며 “부족한 의사를 확충하고 지역 의료 수준을 높이고 힘들고 어려운 진료는 충분히 보상하겠다. 정부는 의료개혁에 온 힘을 쏟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관련해 지난 22일, <일요시사> 취재 결과, 보건복지부가 의대 정원 증원 관련 홍보비로 35억원이 넘는 예산을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요시사>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신현영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받아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의료개혁 광고를 한국언론진흥재단에 의뢰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의료개혁 홍보물이 노출될 수 있도록 했다. 광고 기간은 이번 달부터 오는 12월까지 총 10개월이다.

보건복지부가 한국언론진흥재단에 의뢰한 홍보 분야도 다양하다. ▲SNS-영상(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영상(지하철, 영화관 등 옥외) ▲인터넷 ▲방송(KBS 등 12개 채널) ▲지면(뉴스1 등 12개 매체)다.

주요 의뢰 내용은 ▲의료개혁 4대 과제 ▲비상진료에 따른 병·의원 이용 안내 ▲의료기관에 남은 의료진 격려 ▲의료진 현장 복귀 호소 등이었다.

SNS-영상의 총 의뢰 액수는 9억원이고, 옥외 영상에는 9억3900만원, 인터넷 5억3000만원, 방송에는 10억9600만원, 지면에는 3600만원의 의대 정원 증원 관련 홍보비가 집행됐다. 총 예산은 35억100만원이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정책 기반구축 운영비(예비비)로 90억원을 책정한 바 있다.

또 아파트, 상가 등 엘리베이터 광고에 사용된 예산과 지하철의 스크린 도어에 걸려 있는 홍보 예산 등을 더하면 보건복지부가 의료개혁 홍보를 위해 사용된 액수는 더욱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여론전

이와 관련해 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의료개혁의 홍보보다는 콘텐츠, 즉 내실을 어떻게 다져야 할 것인가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 정책적인 노력이 필요하고, 홍보로만 의료개혁이 완성되는 게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의료개혁 5대 청사진

정부와 의사 간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정부는 지난 27일 의료개혁을 위한 5대 청사진을 밝혔다.

정부가 발표한 청사진은 ▲전공의 수련비용 국가책임제 ▲지역 특성을 반영한 장기 투자를 위해 지역의료 발전기금 신설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보상 ▲미래 의료를 선도할 지역 거점 병원의 연구기능 강화 및 첨단 바이오 생태계 구축을 위한 R&D 예산 대폭 확대 ▲어린이병원, 화상 치료, 수지 접합 등 필수의료 기능 유지를 위한 재정지원 대폭 확대가 담겼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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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