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4연임 성공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5.03.04 10:48:07
  • 호수 152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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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더 믿어 본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4연임에 성공했다. 압도적인 득표로 연임한 그는 대한체육회의 회장 인준을 앞두고 있다. 임기를 마치면 16년간 회장을 맡은 ‘사촌형’ 정몽준 아산정책연구원 명예이사장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정 회장은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서 열린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서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학과 초빙교수와 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을 제치고 당선됐다. 1차 투표서 총 유효투표(182표) 중 156표를 얻어 결선투표 없이 뽑혔다. 야권 후보인 허 후보는 15표, 신 후보는 11표에 그쳤다. 무효표는 1표다. 이로써 정 회장은 2029년까지 4년 더 축구협회 수장을 맡게 됐다.

돈 필요한
남은 축제

정 회장의 4선 도전은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과 정부의 중징계 요구 등으로 난항이 예상됐다. 결과는 정 회장의 압승이었다. 전체 선거인단 192명 중 90%가 넘게 현장을 찾아 투표했는데, 이 중 85%가 정 회장에게 표를 던졌다. 정 회장이 아시아축구연맹(AFC)서 지난해 집행위원으로 선출되는 등 외교적으로 강점이 있는 데다, 기업 총수인 그가 다른 후보들보다 안정적으로 협회를 이끌 거란 기대감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두 차례 선거 파행에도 정 회장은 오히려 그 기간을 활용해 선거인단의 마음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 정 회장은 “여러 축구인을 만나보니 소통이 문제인 것 같다”며 “이번처럼 심층적으로 경기인들을 만난 적이 없었다. 축구협회는 결국 서비스 단체인데, 그분들 얘기를 열심히 듣는 것만으로도 문제가 반은 해결된다”고 말했다.

선거 연기 등으로 논란이 있었지만, 이후 선거가 절차적으로 하자 없이 치러진 만큼 체육회로부터 인준을 받는 데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 체육회 회원종목단체 규정상 정회원·준회원 단체 회장은 구비서류를 갖춰 체육회 인준을 받아야 한다.


체육회를 넘으면, 문화체육관광부와의 갈등을 풀어야 한다. 문체부는 지난해 11월 대한축구협회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축구협회에 정 회장 등 주요 인사들에게 자격 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내릴 것을 주문했다.

이에 불복한 협회는 지난달 11일 문체부 처분에 관한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내고 집행정지를 신청했고, 법원이 인용하면서 문체부의 중징계 요구 효력은 중단된 상태다. 이후 문체부는 항고했고, 정 회장은 예정대로 차기 회장 선거를 치를 수 있었다.

선거서 압승한 정 회장이 문체부와의 갈등을 어떻게 해소하느냐에 따라 축구협회의 미래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문체부는 정 회장이 총수로 있는 HDC그룹의 HDC현대산업개발과 축구협회의 유착 의혹에 대한 감사도 벌이고 있다.

‘85% 지지’ 압도적 득표율
2029년까지 협회 수장 맡아

문체부의 입장은 여전히 강경하다. 축구인들이 정 회장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음에도 법원이 항고를 받아들이면 징계 절차를 밟겠단 입장이다. 항고가 기각되면 재항고 등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규정상 징계는 축구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가 내려야 하는데, 협회 자정 노력을 지켜보겠단 생각이다.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 등으로 어느 때보다 축구협회를 향한 비판 여론이 높았지만, 국가대표 출신 이천수가 유튜브 영상에서 정 회장의 연임을 예측한 바 있다. 또 천안축구종합센터, 디비전 시스템 구축 등 ‘초대형 사업’이 진행 중인 만큼, 축구인들은 협회의 변화보다 이들 사업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하길 바라며 정 회장을 ‘재신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천수는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 하루 전날인 지난달 25일, 유튜브 채널 ‘리춘수’에 ‘이천수가 예언하는 축구협회장 선거’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서 이천수는 “대한체육회서 유승민 후보가 이기흥 현 회장을 꺾고 당선됐다고 해서 축구협회장도 바뀔 것이라는 환상은 갖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까지 한국축구지도자협회는 정몽규 후보를 비판하고 물러나라고 했다. 그런데 최근 정 후보를 지지한다고 태도를 바꿨다”며 “축구인들이 별 볼 일 없어 기존 회장이 낫다고 말한 것으로 게임은 끝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다른 후보들이 정몽규 후보보다 더 좋다고 못 느껴서 그런 것 같다. 그래서 여론과 다른 축구인들로부터 욕을 먹고 있다. 그럼에도 (정몽규를)지지하는 게 우리 쪽(한국축구지도자협회)에 더 이익이 있겠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기는 판”
예언 화제

지도자협회가 정 회장을 지지한 것에 대해선 “어차피 정 회장이 이기는 선거서 이기는 판에 베팅해 이익을 얻으려는 판단”이라고 전했다. 전체 선거인단의 192명인95.3%가 현장서 투표한 것에서 보듯 정 회장을 향한 축구인들의 재신임 의사는 분명했다. 정 회장의 당선으로 축구협회는 AFC 아시안컵 유치에 다시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회장은 2031년 아시안컵, 2035년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유치를 이번 선거 공약으로 내걸었다. 현재 호주와 중앙아시아 3개국(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공동개최)이 아시안컵 유치 의사를 밝혔다. 한국은 2023년 아시안컵 유치에 나섰다가 카타르에 패한 바 있다.

정 회장은 또 ▲대표팀 감독 선임 방식 재정립 ▲집행부 인적 쇄신 및 선거인단 확대를 통한 지배구조 혁신 ▲남녀 대표팀 FIFA 랭킹 10위권 진입 ▲K리그 운영 활성화를 위한 글로벌 스탠다드 규정 준수 및 협력 관계 구축 ▲우수 선수 해외 진출을 위한 유럽 진출 센터 설치 ▲트라이아웃 개최 등을 약속했다.

지난 2011년 1월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에 올라 축구행정가로 변신한 그는 이번 축구협회장 4선으로 20년 가까이 한국 축구의 양대 단체를 차례로 이끄는 전례 없는 발자취를 남기게 됐다. 정 회장은 이번 임기를 마지막으로 더는 축구협회장직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중징계 대상자’인 정 회장이 연임에 성공한 데 대해 “법원이 정 회장에 대한 징계를 정지시켜놓은 상태라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면서 “우리가 항고를 한 상태인데, 결과에 따라 조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축구협회는 지난 1월21일 정 회장 등 임직원에 대한 문체부의 징계 요구 처분에 대해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냈으며, 법원은 지난 11일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한 바 있다.

본안 소송 결과에 따라 정 회장과 축구협회의 운명은 다시 격랑 속으로 빠져들 수 있다. 정 회장은 당선증을 받은 뒤 정부와의 관계 개선 방안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어떻게 할지 그 방향에 대해 다시 설명해 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기업 총수
마인드로

1962년생으로 용산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정 회장은 1994년 울산 현대(현 HD) 구단주를 시작으로 30년 동안 축구계와 인연을 맺어왔다. 울산(1994-1996년)과 전북 현대(1997-1999년) 구단주를 거쳐 2000년 1월부터는 부산 아이파크를 맡아온 프로축구단 현역 최장수 구단주다.


2013년 제52대 대한축구협회 수장이 된 정 회장은 그해 12월6일, 2017 FIFA U-20 월드컵 유치를 성공시키며 영향력을 발휘했다. 이 밖에 FIFA 주관 대회 개최 그랜드슬램(월드컵, 컨페더레이션스컵, U-20 월드컵, U-17 월드컵)을 달성하면서 정 회장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었다.

2016년 상반기에 대한축구협회와 전국생활축구연합회가 통합됐고 그해 7월21일 통합 대한축구협회장을 뽑는 제53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열렸다. 몇몇 인사들의 출마가 예상되기도 했으나 결국 정 회장만 단독 출마했으며 참가 선거인단 98명 전원 찬성으로 당선됐다.

이듬해 5월8일 바레인서 열린 아시아 축구 연맹(AFC) 총회서 FIFA 평의회 위원으로 당선됐다. 사촌형 정몽준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로 FIFA 집행부 임원에 선출된 것이다.

기존 축구인들은 하지 못할 기업가의 경영 방식으로 협회 내 시스템을 정비하고 내부 개입을 최소화해 밀실 행정을 없앴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경영 및 시스템 정비 등의 외적인 부분서 리더십에 대한 근본적 비판은 있다.

축구협회 ‘범현대가’ 대물림
사촌형 정몽준에 이어 15년 차

대한축구협회장으로서 축구 자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감투에 욕심을 내면서 대한축구협회장이란 타이틀을 이용하는 데 급급했다는 것이다. 이는 축구협회장으로서 한국 축구 발전을 이루려는 진정성이 있는지 의심받고 있다.


또 정 회장은 인터뷰서 ‘앞으로 한국은 세계 강팀과 평가전은 어려울 것’이라며 현실 인식이 필요하다는 식의 발언으로 지적받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축구협회장으로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기는커녕, 현실을 직시하고 안목을 낮추라는 것이냐”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지난 2023 AFC 아시안컵 개최를 노렸다가 카타르에 밀려 유치에 실패하기도 했다. 당시 축구협회의 준비 부족을 인정하는 대신 카타르의 오일머니에 밀렸다는 식의 책임 회피 발언으로 여론을 악화시켰다. 앞서 지난 2022 FIFA 월드컵 카타르 일정을 마친 후 상금 배분과 관련해서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질타를 받았다.

또 2023년 2월1일, 바레인 마나마서 개최한 제33회 아시아 축구 연맹 총회서 5명을 선출하는 2023-2027 FIFA 평의원 선거에 재도전했는데, 회원국들로부터 유효표 45장 중 19표를 받아 후보 7명 중 6위로 또 낙선했다. 필리핀·말레이시아에도 밀려났고, FIFA 입성에 실패하면서 비난이 이어졌다.

지난 2023년 3월28일에는 2011년 K리그 승부조작 사건으로 축구계서 제명된 48인 포함 축구인 100명을 전격 사면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명목상으로는 각종 비위 행위로 징계를 받고 있는 100명이 충분히 자숙했다고 판단하고 이들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준다는 것이었다.

2011년 K리그 승부 조작 사태를 수습했던 그가 2023년 승부 조작자를 사면하면서 연임은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 여론이 들끓었다.

부정 여론
잠재우다

한편, 지난해 발간된 자서전 <축구의 시대>서 정 회장은 “누군가 내 임기 도중 이뤄냈던 업적에 대해 점수를 매겨보라고 한다면 10점 만점에 8점 정도는 된다고 대답하고 싶다. 나는 점수에 상당히 박한 편이라 내가 8점이라고 하면 상당히 높은 점수”라는 평가를 내렸다. 

<smk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형만 한 아우 없다? MJ 재조명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4연임에 성공한 가운데, 정몽준 전 대한축구협회장이 재조명됐다.

지난 1993년 축구협회장에 취임해 네 번째 임기까지 마친 정 전 회장은 2009년 1월22일지휘봉을 내려놨다.

당시 신년사를 통해 정 전 회장은 “숨 막히는 순간들을 많이 경험했다는 점에서 행복한 16년을 보냈다고 생각한다”고 소회했다.

업계에선 정 전 회장이 16년간 한국 축구발전을 위해 적지 않은 일을 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의 재임 기간 한국 축구는 눈에 띄게 성장했다.

뒤늦게 유치전에 뛰어들어 2002년 한·일월드컵 개최를 이끌어냈고, 태극전사들의 4강 신화를 포함해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것은 그의 대표적 업적이다.

2007년에는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도 한국서 개최했다.

월드컵 개최로 축구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냈다.

정 전 회장이 부임한 1993년 452개였던 축구협회 등록팀 수는 지난해 718개로 불어났고, 등록 선수도 약 1만명에서 2만2000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재정 자립에 성공해 협회 1년 예산 규모는 1992년 35억원에서 700억원을 넘겼다.

월드컵 본선 무대는 6회 연속 밟았고,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은 올해 열릴 이집트 대회까지 4회 연속 본선 출전권을 따는 등 경기력 면에서도 결실이 있었다.

장기 집권하면서 업적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축구계는 주류와 비주류로 나뉘어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FIFA 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던 그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전 회장의 여섯째 아들로 1978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했다.

이후 2008년 18대 국회의원 선거부터 서울 동작을로 지역구를 옮긴 정 명예회장은 2012년 19대 총선서도 같은 지역구서 당선됐으나 2014년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선거에 출마하느라 의원직서 사퇴했다.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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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