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건국대 이사장 징계의 전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 방향으로 질주하던 열차가 갑자기 탈선했다. 탈선의 원인을 두고 이러쿵저러쿵 말이 나왔지만 어느 하나 확실한 게 없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나고서야 당시 열차가 철로를 벗어난 이유가 어렴풋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열차를 달리게 만들고 또 끝내 멈춰 세운 현장에 작용한 거대한 힘은 무엇이었을까?

옵티머스 사태는 라임 사태와 함께 단군 이래 최대 금융사기 사건으로 불린다. 2019년 라임 사태가 불거지고 채 1년도 되지 않은 2020년 6월 피해액이 5000억원대에 이르는 옵티머스 사태가 터졌다. 옵티머스 자산운용은 공공기관 매출 채권에 투자하는 안전한 상품이라고 속여 투자자를 모았다.

문제는 공공기관에 투자한다는 내용이 거짓이었다는 점이다. 옵티머스 자산운용은 부실기업의 채권을 사들여 펀드를 돌려막기 하면서 자금을 빼돌렸다. 이 사건으로 김재현 옵티머스 자산운용 대표는 2022년 7월 대법원서 징역 40년형이 확정됐다. 라임‧옵티머스펀드를 판매한 증권사들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았다. 

흥미로운 대목은 라임‧옵티머스 사태와 관련된 인물과 기관이 법의 철퇴를 맞는 동안 유유하게 그 집중포화를 피해 간 대학과 이사장이 있다는 점이다. 건국대와 유자은 이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100억원이 넘는 돈을 옵티머스펀드에 투자하는 과정서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점이 확인됐지만 유 이사장에게 가해진 징계는 ‘엄중 경고’에 그쳤다.

2020년 8월말 건국대 내부가 술렁였다. 건국대가 학교법인 수익사업체 더클래식500의 임대보증금 일부인 120억원을 옵티머스펀드에 투자했다는 소문이 불거진 것이다. 당시는 옵티머스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확산되면서 피해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던 시기였다.

구성원 사이에서는 건국대가 투자금 120억원을 고스란히 날리게 됐다는 흉흉한 소문이 이어졌다. 


언론 등을 통한 문제 제기가 계속되자 교육부는 2020년 9월 현장 조사에 나섰다. 교육부는 건국대가 NH투자증권을 통해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전문투자형 사모신탁’에 120억원을 투자한 사실을 확인했다. 교육부는 건국대가 옵티머스펀드에 투자한 120억원을 ‘수익용 기본재산’으로 보고 조치를 취했다. 

사립학교법 제28조(재산의 관리 및 보호)는 ‘학교법인이 그 기본재산에 대해 매도·증여·교환 또는 용도변경하거나 담보로 제공하려는 경우 관할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다시 말해 건국대가 옵티머스펀드에 투자하려면 교육부의 허가 조치가 선행됐어야 한다는 뜻이다.

2021년 12월 처분 완화
배경 두고 갑론을박 일어

하지만 교육부의 현장 조사 결과 건국대는 이 과정 없이 투자금을 넣었다. 교육부는 2020년 11월 건국대 법인이 수익용 기본재산을 부당하게 관리해 더클래식500이 투자 손실을 보고 이사회를 부실하게 운영했다고 지적했다.

유 이사장과 건국대 법인 감사에 대해서는 임원 취임 승인 취소 절차를 추진하고 이사 5명에 대해서도 경고 조치를 내렸다.

건국대 법인 전·현직 실장 2명에겐 문책·징계, 더클래식500 사장 등 4명에겐 문책·중징계를 요구했다. 건국대 법인에는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라고 했다. 유 이사장과 더클래식500 사장에 대해서는 배임 혐의로 수사도 의뢰했다. 이보다 앞서 2020년 10월 국정감사에서는 유은혜 당시 교육부 장관이 건국대의 옵티머스펀드 투자를 ‘사립학교법 위반’ 사항이라고 언급했다.

건국대의 옵티머스펀드 투자 사건은 세 갈래로 진행됐다. 먼저 교육부의 의뢰로 검찰 수사가 이뤄졌다. 여기에 건국대가 교육부의 징계 조치에 반발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교육부는 유 이사장에 대한 임원 취임 승인 취소 절차를 밟았다. 검찰-교육부의 공격에 유 이사장은 ‘사면초가’ 상태가 됐다. 


하지만 검찰이 옵티머스펀드에 들어간 건국대의 투자금을 ‘보통재산’으로 판단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보통재산은 사용 전 관할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기본재산과 그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또 투자금을 개인 용도로 사용하지 않았고 손실을 끼친 부분 역시 고의성을 입증할 수 없어 횡령‧배임 혐의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봤다.

단호하더니
갑자기 왜?

보건의료노조 건국대 충주병원 지부가 “투자의 구체적 경위와 동기에 대한 고려 없이 상품 위험성이 낮다는 설명을 듣고 투자한 것이라는 피의자의 입장만 고려해 내린 잘못된 판단”이라고 반발하며 서울고검에 항고를 제기했지만 재차 무혐의 처분이 나왔다.

눈여겨볼 지점은 교육부와 건국대가 직접 맞붙은 행정소송 결과다. 앞서 교육부는 건국대의 현장 조사 결과 처분 재심의 요청을 기각한 바 있다. 여기에 행정소송은 교육부의 완승으로 끝났다. 건국대의 옵티머스펀드 투자에 대한 교육부의 징계 조치가 잘못된 게 아니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온 셈이다.

건국대와 교육부의 행정소송 1심 판결이 나온 날은 2021년 7월23일. 그보다 앞서 교육부는 2021년 7월13일 유 이사장의 임원 취임 승인 취소를 계고했고 건국대에 시정을 요구했다. 그로부터 두 달 뒤인 2021년 9월15일 유 이사장을 상대로 청문이 진행됐다.

건국대가 행정소송서 패소하면서 임원 취임 승인 취소 절차가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건국대 내부에서는 유 이사장이 낙마하고 교육부서 관선이사를 파견한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어머니인 김경희 전 이사장에 이어 딸인 유 이사장도 결국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특히 교육부 장관이 국감서 언급하는 등 교육부의 단호한 태도가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실었다.

교육부가 임원 취임 승인을 취소할 것이라는 다수의 예상과 달리 징계는 대폭 감경된 ‘엄중 경고’로 결정됐다. 2021년 12월 당시 교육부는 “건국대 법인에 유자은 이사장의 임원 승인 취소 절차를 중단한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3년 동안
감감무소식

그 배경으로 건국대가 옵티머스펀드 투자금을 모두 회수한 부분이 언급됐다. 실제 건국대는 NH투자증권으로부터 투자금 120억원을 모두 돌려받은 바 있다.

2022년 7월 행정소송 항소심서 교육부가 이겼지만 징계는 이미 감경된 뒤였다. 건국대 충주병원 노조를 비롯해 구성원의 반발에도 교육부는 꿈쩍하지 않았다. 징계 감경 조치 사유를 둘러싸고 추측이 난무했고 청문 절차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됐다. 하지만 교육부가 해당 조치에 대해 언급하지 않으면서 상황은 그대로 종료됐다.

건국대의 옵티머스펀드 투자 사건이 일어나고 3년이 지났지만 유 이사장의 징계 감경을 둘러싼 갑론을박은 계속됐다. 국감서 언급될 만큼 정치권의 관심을 받았고 교육부가 유 이사장 등을 검찰에 수사 의뢰하는 등 징계 조치에 강한 의지를 보였던 사안이기에 반전이 준 충격이 컸다.


최근 <일요시사> 취재 결과 당시 상황을 엿볼 수 있는 단서가 포착됐다. 교육부는 ▲시정 요구 이행 정도 ▲법원 판례 ▲청문 결과를 들어 징계 조치를 감경한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는 건국대가 임원 취임 승인 취소 사유 3건에 대한 시정 요구 사항을 모두 완료한 점을 들었다.

건국대가 ▲수익용 기본재산 관리 규정을 제정했고 ▲투자 손실금 보전을 완료했으며 ▲재산 관리 책임 임원 제도 도입 등 이사회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감경 사유로 든 것이다. 여기까지는 교육부가 유 이사장의 임원 취임 승인 취소 절차를 중단하면서 밝힌 내용과 맞닿아 있다. 

해임 위기에서 기사회생
교육부 판단 문제없었나

눈길이 가는 지점은 ‘법원 판례’ 부분이다. 교육부가 유 이사장의 징계를 엄중 경고로 감경 처분하는 과정서 사용한 판례가 김경희 전 이사장과 관련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전 이사장이 교육부를 상대로 낸 ‘임원 취임 승인 취소 처분 취소’ 소송을 근거로 유 이사장의 징계를 감경했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학교법인이 관할청의 시정 요구를 모두 이행한 이상 관할청은 사립학교법상 임원 취임 승인 취소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언급했다. 교육부는 2013년 11월 건국대 법인에 대한 회계 감사를 진행해 ‘수익용 기본재산을 부당하게 관리한 사항 등에 대한 시정 요구 등을 거쳐 이사장(당시 김경희)의 임원 취임 승인을 취소한다’고 통보했다. 

건국대는 교육부의 통보에 반발해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1‧2심서 모두 김 전 이사장이 승소했다. 이 과정서 교육부는 김 전 이사장의 연임을 승인했다. 또 2심 패소 이후 상고도 포기했다. 다시 말해 교육부는 자신들이 패소한 소송의 판례를 근거로 삼아 유 이사장을 벼랑 끝에서 건져 올린 셈이다. 


청문과 관련해서는 ‘현장 조사 결과 처분사항 조치 및 시정조치 요구 등이 적법하나 시정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건이 없어 보여 3인 모두 임원 취임 승인 취소 부적절’ 의견을 냈다고 언급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시정 조치 이행 여부와 청문 결과 등을 종합해 유자은 건국대 이사장에게 엄중 경고 처분을 내렸다”면서도 “판례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답했다.

이래서
말 없었나

건국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유자은 이사장에 대한 임원 취임 승인 취소 절차는 김경희 전 이사장 사례와 상당히 닮아있다. 교육부는 엄마의 판례를 이용해 딸을 구한 셈이다. 그것도 자신들이 진 소송을 가지고 징계 감경 사유로 사용했다는 게 어이없다”면서 “그동안 교육부가 유자은 이사장의 징계 감경 과정에 대해 그토록 숨긴 이유가 이것이었느냐”고 한탄했다.

<jsjang@ilyosisa.co.kr>

 

<반론보도> <단독> 건국대 이사장 징계의 전말 관련

<일요시사>는 지난 2024년 2월25일자 종합면 및 26일 인터넷 사회면에 학교법인 건국대학교가 교육부 허가 없이 옵티머스펀드에 투자한 것과 관련해, 교육부가 2020년 11월 이사장에 대한 임원 취임 승인 취소 절차를 추진했으며, 국정감사에서 ‘사립학교법 위반’ 사항이라고 언급하고 행정소송에서도 모두 승소했으나 실제 징계는 ‘엄중 경고’에 그쳐 의혹이 제기됐다고 보도했습니다.

학교법인 건국대학교 측은 “투자 주체는 대학이 아닌 법인 산하 수익사업체였고, 당시 교육부 조사 결과 처분서에는 이사장에 대해 <별도 조치 예정>으로 언급돼있을 뿐이었으며, 행정소송 재판부는 펀드에 투자한 임대보증금은 기본재산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사립학교법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이사장에 대한 임원 취임 승인취소 처분이 되지 않은 것은 사립학교법 및 기존 판례에 근거한 정당한 결정이다”라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