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건국대-중앙약품판매 수상한 동업 추적

법 빈틈 파고든 케이팜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사립대학 학교법인과 의약품 납품업체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직영도매업체는 양쪽의 니즈를 모두 충족시킨다는 점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나 다름없다. 이를 통해 학교법인은 배당수익을, 납품업체는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 불투명한 설립 과정, 리베이트 의혹 등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의료기관 직영도매업체 논란은 의약품 유통업계에서 1990년대부터 30여년간 이어진 해묵은 주제다. 의약품 유통업계는 ‘불법 리베이트’ 가능성을 들어 직영도매업체 설립을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직영도매업체 설립을 지지하는 쪽에서는 현행법상 문제될 게 없다고 맞서는 중이다.

지분 49%
허점 노려

약사법 제47조4항은 ‘의약품 도매상은 특수한 관계에 있는 의료기관이나 약국에 직접 또는 다른 의약품 도매상을 통해 의약품을 판매해선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특히 의약품 도매상이 법인인 경우 해당 법인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자(해당 법인의 총출연금액·총발행주식·총출자지분의 100분의 50을 초과해 출연 또는 소유하는 자 및 해당 법인의 임원 구성이나 사업운영 등에 대해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는 의약품을 판매할 수 없다.

논란은 ‘총출자지분의 100분의 50을 초과’ 부분에서 불거진다. 사립대학 학교법인이 현행법의 빈틈을 교묘하게 파고들어 직영도매업체의 지분 49%를 확보, ‘사실상’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는 것.


의약품 유통업계는 약사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20대 국회에서도 회기 만료로 법안이 폐기되는 등 상황이 여의치 않다. 

2018년 유명 사립대학들을 중심으로 직영도매업체 설립 움직임이 포착됐다. 1991년부터 시작된 의약품 유통업계와 직영도매업체 간의 전쟁이 또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이다. 2019년 교육부는 학교법인의 직영도매업체 설립에 대한 민원이 여러 차례 제기된 점을 들어 부속병원을 가진 전국 사립대학 36곳을 대상으로 의약품 납품업체 거래실태를 조사하기에 이른다. 

김경희 전 이사장-김장열 회장
학교법인-의약품 납품업체 합작

건국대병원을 산하에 둔 건국대 법인 역시 자료 제출을 요구받았다. 당시 건국대 법인은 2019년 6월에 설립된 의약품 도매업체 ‘케이팜’에 49%의 지분을 투자한 상태였다. 나머지 51%의 지분은 의약품 도매업체 중앙약품판매(35.7%)와 의약품 도매업체 제이팜코리아(15.3%)가 투자했다.

케이팜은 2019년 9월부터 본격적으로 건국대병원에 약을 납품하기 시작했다.

이후 3개월 만인 2019년 12월 케이팜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케이팜이 건국대병원 지하 창고를 사용하면서 임대료로 월 6000만원을 내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인데 1년이면 7억2000만원 수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주변 시세와 비교해 20~30배는 비싼 임대료를 지급하고 있는 셈이었다. 

당장 리베이트 의혹이 불거졌다. 업체가 병원에 의약품을 납품하는 조건으로 고가의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다는 의혹이 나온 것이다. 일종의 우회 리베이트 의혹이다. 당시 건국대 법인은 임대료가 적정 수준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이후 잠잠해지나 했던 케이팜 논란은 최근 그 설립 배경을 두고 다시 불붙는 모양새다.


특히 건국대 법인이 3억원을 출자해 100% 지분을 소유한 ㈜건국파트너십컴퍼니가 논란의 중심이 됐다. 건국파트너십컴퍼니는 건국대 법인이 2019년 4월 설립한 별도의 자회사다. 건국대 법인은 사립학교법 6조(사업)에 근거해 이사회 의결, 교육부 승인을 거쳐 건국파트너십컴퍼니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업체들 손절
한 곳만 남겨

사립학교법 6조는 ‘학교법인은 그가 설치한 사립학교의 교육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그 수익을 사립학교의 경영에 충당하기 위해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을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건국대 법인은 출자금 3억원에 대한 증여세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세법에 따르면 학교법인이 전액 출자해 영리내국법인을 설립하는 경우 5% 초과부분을 취득하는 데 사용한 재산의 가액을 증여가액으로 해 증여세가 과세된다. 

건국대 법인이 증여세를 납부하면서까지 건국파트너십컴퍼니를 만든 배경을 두고 케이팜 설립을 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 두 회사는 각각 2019년 4월17일(건국파트너십컴퍼니)과 2019년 6월18일(케이팜) 등 2개월 간격으로 설립됐다. 

건국대 법인은 “건국파트너십컴퍼니는 장애인 일자리 창출과 고용 확대를 위해 설립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11명의 중증 장애인 직원을 고용해 교내의 2개 카페에서 비장애인과 근무하고 있다”며 “케이팜은 학교법인이 설립한 기관이 아니라 단지 건국파트너십컴퍼니가 지분 일부를 투자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건국파트너십컴퍼니의 대표이사는 건국대 법인 경영기획실장인 A씨가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영전략과장인 B씨는 사내이사로 등록돼있다. 흥미로운 점은 건국파트너십컴퍼니가 주식회사 임에도 불구하고 A씨와 B씨가 급여를 받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두 사람은 학교법인을 통해서만 급여를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주식회사의 경우 경영상 책임 소재는 대표이사로 향한다. 가령 회사에서 횡령‧배임 등의 문제가 불거질 경우 대표이사는 피해갈 방법이 많지 않다. 직접 개입하지 않았더라도 회사에 문제가 생기면 도의적인 부분에서라도 책임론이 불거지는 게 대표이사 자리다.

‘직영도매업체’ 해묵은 논쟁
 건국대, 2019년 뛰어 들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A씨는 돈을 전혀 받지 않은 채 건국파트너십컴퍼니의 대표이사직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건국대 법인은 “(A씨와 B씨는) 건국대 정관과 사립학교법 복무 관련 조항에 의거해 겸직 허가를 승인받아 무급 비상근직으로 근무하고 있다”며 “본 직무 수행에 지장이 없고, 개인 영리추구가 아닌 대학 전출금 수익 마련을 위해 근무 중”이라고 밝혔다.

또 건국대 홍보실 관계자는 “그 자리(경영기획실장)에서 근무했던 분들이 건국파트너십컴퍼니의 대표이사를 맡아왔다”며 “그들에게도 급여가 지급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케이팜 설립 과정에서 의구심을 자아내는 부분은 이뿐만이 아니다. 당초 건국대병원은 5~6개의 도매업체로부터 의약품을 공급받았다. 하지만 그중에서 건국파트너십컴퍼니와 함께 케이팜에 지분투자를 한 업체는 ㈜중앙약품판매 한 곳에 불과하다.

한 건국대 관계자는 “다른 업체와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 방식으로 중앙약품판매만 남겼다”고 귀띔했다. 

다시 말해 건국대 법인의 출자를 통해 만들어진 건국파트너십컴퍼니는 설립 직후 중앙약품판매와 함께 지분을 투자해 케이팜을 출범시켰다. 이후 케이팜은 중앙약품판매로부터 사들인 의약품을 건국대병원에 재판매하는 방식으로 독점 공급하고 있다.

케이팜 설립 과정에서부터 건국대 법인과 중앙약품판매의 교감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케이팜에 지분을 투자한 또 다른 업체인 제이팜코리아는 김장열 중앙약품판매 회장의 아들로 추정되는 인물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해당 인물은 케이팜에도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려둔 상태다. 중앙약품판매, 제이팜 코리아, 케이팜은 사무실 호수만 다를 뿐 같은 건물을 사용하고 있다. 

급여 없는
대표이사


케이팜의 지난해 매출은 518억원에 이른다. 이 중 거의 대부분의 매출이 건국대병원에서 나왔다. 2019년 매출 166억원 중 건국대병원으로부터 발생한 매출은 99.9%(166억원)에 달한다. 지난해의 경우 518억원의 매출 중 93.3%인 483억원이 건국대병원에서 나왔다.

케이팜이 건국대병원에 의약품을 공급하기 위해 설립된 업체로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는 케이팜의 배당성향을 통해 더 뚜렷하게 확인된다. 케이팜은 배당에 있어서 ‘아낌없이 주는 나무’였다. 지난해 케이팜의 당기순이익은 12억원. 이 중 케이팜은 11억원을 배당했다. 지분대로면 건국파트너십컴퍼니는 5억5000만원가량을 배당금으로 받은 셈이다. 

앞서 2019년에도 케이팜은 당기순이익 3억3000만원 중 3억원을 배당했다. 2019년과 지난해 각각 배당성향은 88.9%, 91.1%로 고배당이 이뤄졌다. 100원을 벌었다면 90원을 주주에게 돌려준 셈이다. 이로써 건국파트너십컴퍼니는 케이팜 설립 2년 만에 출자금을 전부 회수한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케이팜은 중앙약품판매 매출 향상에도 기여 중이다. 케이팜은 지난해 중앙약품판매로부터 238억원가량의 의약품을 매입했다. 지난해 중앙약품판매 총매출의 31%에 달하는 수치다. 실제 중앙약품판매는 2019년 621억원에서 지난해 758억원으로 매출이 늘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매출이 137억원 늘어나는 동안 매출총이익은 56억원에서 49억원으로 되레 줄었다는 점이다. 영업이익도 12억원에서 11억원으로 줄어들었다. 판매비와 관리비를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이 1.9%에서 1.4%로 감소한 것이다.

납품업체는 매출 늘고
학교법인은 배당 받고

이 대목에서 중앙약품판매가 케이팜에 의약품을 싸게 공급한 게 아니냐는 추정이 나온다.

케이팜의 지분구조는 2019년 건국파트너십컴퍼니(49%), 중앙약품판매(35.7%), 제이팜코리아(15.3%)에서 지난해 건국파트너십컴퍼니(49%), 제이팜코리아(35.3%), 중앙약품판매(15.7%)로 바뀌었다. 중앙약품판매가 갖고 있던 주식 1만주가 제이팜코리아로 이동했다. 김 회장의 ‘아들 회사 챙기기’ 의혹이 불거질 수 있는 대목이다.

결론적으로 케이팜에 지분을 투자한 세 업체는 완벽한 ‘윈윈’ 상태의 계약을 맺은 셈이 됐다. 건국대 법인은 배당 수익, 중앙약품판매와 제이팜코리아는 고정적인 수익 통로를 확보한 것은 물론 배당 수익도 확보했다. 업체 모두 안정적 수익이 보장된 모양새다. 

하지만 케이팜에 지급하는 고액 임대료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임대료를 통한 우회 리베이트 의혹은 아직 불식되지 않은 셈이다. 지난해 케이팜의 지급임차료는 6억7000만원에 달한다. 중앙빌딩 창고 임차료로 추정되는 1억2900만원을 제외하면 건국대병원 창고사용료로 5억4000만원가량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단순 계산으로 월 4500만원 수준이다. 

2019년 12월 ‘월세 6000만원’ 논란과 비교하면 약간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높다는 게 중론이다. 건국대 법인은 “케이팜에서 사용하는 창고는 한 군데가 아니고, 당시 논란이 된 이후 임대료 조정이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건국대 법인과 중앙약품판매 계열 업체들의 합작으로 탄생한 케이팜은 양측 입장에서는 최고의 결과물이라는 말이 나온다. 그 배경으로 김경희 전 건국대 이사장과 김장열 중앙약품판매 회장의 친분이 거론된다.

중앙약품판매는 1991년 설립 이래 건국대병원이 민중병원일 때부터 약을 납품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전 이사장은 2001년 1월 이사장에 취임해 2017년 4월 학교를 떠나기까지 15년 넘게 건국대 법인을 이끌었다. 한 건국대 관계자는 “두 사람은 법인 이사장과 병원 납품업체 회장으로 오랫동안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20년 넘는
진한 인연?

건국대 법인은 “케이팜 설립은 2019년 상반기며, 김 전 이사장의 임기와는 무관하다”며 “지분투자 역시 김 전 이사장이나 김 회장과는 전혀 별개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지난 5월에도 김 전 이사장의 단골 음식점인 서울 성북동 레스토랑에서 만난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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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