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건국대-중앙약품판매 수상한 동업 추적

법 빈틈 파고든 케이팜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사립대학 학교법인과 의약품 납품업체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직영도매업체는 양쪽의 니즈를 모두 충족시킨다는 점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나 다름없다. 이를 통해 학교법인은 배당수익을, 납품업체는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 불투명한 설립 과정, 리베이트 의혹 등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의료기관 직영도매업체 논란은 의약품 유통업계에서 1990년대부터 30여년간 이어진 해묵은 주제다. 의약품 유통업계는 ‘불법 리베이트’ 가능성을 들어 직영도매업체 설립을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직영도매업체 설립을 지지하는 쪽에서는 현행법상 문제될 게 없다고 맞서는 중이다.

지분 49%
허점 노려

약사법 제47조4항은 ‘의약품 도매상은 특수한 관계에 있는 의료기관이나 약국에 직접 또는 다른 의약품 도매상을 통해 의약품을 판매해선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특히 의약품 도매상이 법인인 경우 해당 법인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자(해당 법인의 총출연금액·총발행주식·총출자지분의 100분의 50을 초과해 출연 또는 소유하는 자 및 해당 법인의 임원 구성이나 사업운영 등에 대해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는 의약품을 판매할 수 없다.

논란은 ‘총출자지분의 100분의 50을 초과’ 부분에서 불거진다. 사립대학 학교법인이 현행법의 빈틈을 교묘하게 파고들어 직영도매업체의 지분 49%를 확보, ‘사실상’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는 것.


의약품 유통업계는 약사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20대 국회에서도 회기 만료로 법안이 폐기되는 등 상황이 여의치 않다. 

2018년 유명 사립대학들을 중심으로 직영도매업체 설립 움직임이 포착됐다. 1991년부터 시작된 의약품 유통업계와 직영도매업체 간의 전쟁이 또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이다. 2019년 교육부는 학교법인의 직영도매업체 설립에 대한 민원이 여러 차례 제기된 점을 들어 부속병원을 가진 전국 사립대학 36곳을 대상으로 의약품 납품업체 거래실태를 조사하기에 이른다. 

김경희 전 이사장-김장열 회장
학교법인-의약품 납품업체 합작

건국대병원을 산하에 둔 건국대 법인 역시 자료 제출을 요구받았다. 당시 건국대 법인은 2019년 6월에 설립된 의약품 도매업체 ‘케이팜’에 49%의 지분을 투자한 상태였다. 나머지 51%의 지분은 의약품 도매업체 중앙약품판매(35.7%)와 의약품 도매업체 제이팜코리아(15.3%)가 투자했다.

케이팜은 2019년 9월부터 본격적으로 건국대병원에 약을 납품하기 시작했다.

이후 3개월 만인 2019년 12월 케이팜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케이팜이 건국대병원 지하 창고를 사용하면서 임대료로 월 6000만원을 내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인데 1년이면 7억2000만원 수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주변 시세와 비교해 20~30배는 비싼 임대료를 지급하고 있는 셈이었다. 

당장 리베이트 의혹이 불거졌다. 업체가 병원에 의약품을 납품하는 조건으로 고가의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다는 의혹이 나온 것이다. 일종의 우회 리베이트 의혹이다. 당시 건국대 법인은 임대료가 적정 수준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이후 잠잠해지나 했던 케이팜 논란은 최근 그 설립 배경을 두고 다시 불붙는 모양새다.


특히 건국대 법인이 3억원을 출자해 100% 지분을 소유한 ㈜건국파트너십컴퍼니가 논란의 중심이 됐다. 건국파트너십컴퍼니는 건국대 법인이 2019년 4월 설립한 별도의 자회사다. 건국대 법인은 사립학교법 6조(사업)에 근거해 이사회 의결, 교육부 승인을 거쳐 건국파트너십컴퍼니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업체들 손절
한 곳만 남겨

사립학교법 6조는 ‘학교법인은 그가 설치한 사립학교의 교육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그 수익을 사립학교의 경영에 충당하기 위해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을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건국대 법인은 출자금 3억원에 대한 증여세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세법에 따르면 학교법인이 전액 출자해 영리내국법인을 설립하는 경우 5% 초과부분을 취득하는 데 사용한 재산의 가액을 증여가액으로 해 증여세가 과세된다. 

건국대 법인이 증여세를 납부하면서까지 건국파트너십컴퍼니를 만든 배경을 두고 케이팜 설립을 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 두 회사는 각각 2019년 4월17일(건국파트너십컴퍼니)과 2019년 6월18일(케이팜) 등 2개월 간격으로 설립됐다. 

건국대 법인은 “건국파트너십컴퍼니는 장애인 일자리 창출과 고용 확대를 위해 설립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11명의 중증 장애인 직원을 고용해 교내의 2개 카페에서 비장애인과 근무하고 있다”며 “케이팜은 학교법인이 설립한 기관이 아니라 단지 건국파트너십컴퍼니가 지분 일부를 투자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건국파트너십컴퍼니의 대표이사는 건국대 법인 경영기획실장인 A씨가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영전략과장인 B씨는 사내이사로 등록돼있다. 흥미로운 점은 건국파트너십컴퍼니가 주식회사 임에도 불구하고 A씨와 B씨가 급여를 받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두 사람은 학교법인을 통해서만 급여를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주식회사의 경우 경영상 책임 소재는 대표이사로 향한다. 가령 회사에서 횡령‧배임 등의 문제가 불거질 경우 대표이사는 피해갈 방법이 많지 않다. 직접 개입하지 않았더라도 회사에 문제가 생기면 도의적인 부분에서라도 책임론이 불거지는 게 대표이사 자리다.

‘직영도매업체’ 해묵은 논쟁
 건국대, 2019년 뛰어 들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A씨는 돈을 전혀 받지 않은 채 건국파트너십컴퍼니의 대표이사직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건국대 법인은 “(A씨와 B씨는) 건국대 정관과 사립학교법 복무 관련 조항에 의거해 겸직 허가를 승인받아 무급 비상근직으로 근무하고 있다”며 “본 직무 수행에 지장이 없고, 개인 영리추구가 아닌 대학 전출금 수익 마련을 위해 근무 중”이라고 밝혔다.

또 건국대 홍보실 관계자는 “그 자리(경영기획실장)에서 근무했던 분들이 건국파트너십컴퍼니의 대표이사를 맡아왔다”며 “그들에게도 급여가 지급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케이팜 설립 과정에서 의구심을 자아내는 부분은 이뿐만이 아니다. 당초 건국대병원은 5~6개의 도매업체로부터 의약품을 공급받았다. 하지만 그중에서 건국파트너십컴퍼니와 함께 케이팜에 지분투자를 한 업체는 ㈜중앙약품판매 한 곳에 불과하다.

한 건국대 관계자는 “다른 업체와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 방식으로 중앙약품판매만 남겼다”고 귀띔했다. 

다시 말해 건국대 법인의 출자를 통해 만들어진 건국파트너십컴퍼니는 설립 직후 중앙약품판매와 함께 지분을 투자해 케이팜을 출범시켰다. 이후 케이팜은 중앙약품판매로부터 사들인 의약품을 건국대병원에 재판매하는 방식으로 독점 공급하고 있다.

케이팜 설립 과정에서부터 건국대 법인과 중앙약품판매의 교감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케이팜에 지분을 투자한 또 다른 업체인 제이팜코리아는 김장열 중앙약품판매 회장의 아들로 추정되는 인물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해당 인물은 케이팜에도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려둔 상태다. 중앙약품판매, 제이팜 코리아, 케이팜은 사무실 호수만 다를 뿐 같은 건물을 사용하고 있다. 

급여 없는
대표이사


케이팜의 지난해 매출은 518억원에 이른다. 이 중 거의 대부분의 매출이 건국대병원에서 나왔다. 2019년 매출 166억원 중 건국대병원으로부터 발생한 매출은 99.9%(166억원)에 달한다. 지난해의 경우 518억원의 매출 중 93.3%인 483억원이 건국대병원에서 나왔다.

케이팜이 건국대병원에 의약품을 공급하기 위해 설립된 업체로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는 케이팜의 배당성향을 통해 더 뚜렷하게 확인된다. 케이팜은 배당에 있어서 ‘아낌없이 주는 나무’였다. 지난해 케이팜의 당기순이익은 12억원. 이 중 케이팜은 11억원을 배당했다. 지분대로면 건국파트너십컴퍼니는 5억5000만원가량을 배당금으로 받은 셈이다. 

앞서 2019년에도 케이팜은 당기순이익 3억3000만원 중 3억원을 배당했다. 2019년과 지난해 각각 배당성향은 88.9%, 91.1%로 고배당이 이뤄졌다. 100원을 벌었다면 90원을 주주에게 돌려준 셈이다. 이로써 건국파트너십컴퍼니는 케이팜 설립 2년 만에 출자금을 전부 회수한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케이팜은 중앙약품판매 매출 향상에도 기여 중이다. 케이팜은 지난해 중앙약품판매로부터 238억원가량의 의약품을 매입했다. 지난해 중앙약품판매 총매출의 31%에 달하는 수치다. 실제 중앙약품판매는 2019년 621억원에서 지난해 758억원으로 매출이 늘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매출이 137억원 늘어나는 동안 매출총이익은 56억원에서 49억원으로 되레 줄었다는 점이다. 영업이익도 12억원에서 11억원으로 줄어들었다. 판매비와 관리비를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이 1.9%에서 1.4%로 감소한 것이다.

납품업체는 매출 늘고
학교법인은 배당 받고

이 대목에서 중앙약품판매가 케이팜에 의약품을 싸게 공급한 게 아니냐는 추정이 나온다.

케이팜의 지분구조는 2019년 건국파트너십컴퍼니(49%), 중앙약품판매(35.7%), 제이팜코리아(15.3%)에서 지난해 건국파트너십컴퍼니(49%), 제이팜코리아(35.3%), 중앙약품판매(15.7%)로 바뀌었다. 중앙약품판매가 갖고 있던 주식 1만주가 제이팜코리아로 이동했다. 김 회장의 ‘아들 회사 챙기기’ 의혹이 불거질 수 있는 대목이다.

결론적으로 케이팜에 지분을 투자한 세 업체는 완벽한 ‘윈윈’ 상태의 계약을 맺은 셈이 됐다. 건국대 법인은 배당 수익, 중앙약품판매와 제이팜코리아는 고정적인 수익 통로를 확보한 것은 물론 배당 수익도 확보했다. 업체 모두 안정적 수익이 보장된 모양새다. 

하지만 케이팜에 지급하는 고액 임대료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임대료를 통한 우회 리베이트 의혹은 아직 불식되지 않은 셈이다. 지난해 케이팜의 지급임차료는 6억7000만원에 달한다. 중앙빌딩 창고 임차료로 추정되는 1억2900만원을 제외하면 건국대병원 창고사용료로 5억4000만원가량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단순 계산으로 월 4500만원 수준이다. 

2019년 12월 ‘월세 6000만원’ 논란과 비교하면 약간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높다는 게 중론이다. 건국대 법인은 “케이팜에서 사용하는 창고는 한 군데가 아니고, 당시 논란이 된 이후 임대료 조정이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건국대 법인과 중앙약품판매 계열 업체들의 합작으로 탄생한 케이팜은 양측 입장에서는 최고의 결과물이라는 말이 나온다. 그 배경으로 김경희 전 건국대 이사장과 김장열 중앙약품판매 회장의 친분이 거론된다.

중앙약품판매는 1991년 설립 이래 건국대병원이 민중병원일 때부터 약을 납품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전 이사장은 2001년 1월 이사장에 취임해 2017년 4월 학교를 떠나기까지 15년 넘게 건국대 법인을 이끌었다. 한 건국대 관계자는 “두 사람은 법인 이사장과 병원 납품업체 회장으로 오랫동안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20년 넘는
진한 인연?

건국대 법인은 “케이팜 설립은 2019년 상반기며, 김 전 이사장의 임기와는 무관하다”며 “지분투자 역시 김 전 이사장이나 김 회장과는 전혀 별개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지난 5월에도 김 전 이사장의 단골 음식점인 서울 성북동 레스토랑에서 만난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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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