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입수> 교육부-건국대 옵티머스 판결문 공개

“이사장 책임 다하지 않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건국대의 옵티머스 펀드 투자에서 시작된 행정소송이 교육부의 완승으로 끝나는 분위기다. 법원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교육부의 손을 들어줬다. <일요시사>가 해당 행정소송의 원심과 항소심 판결문을 단독으로 입수했다. 

‘바람 잘 날이 없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건국대학교 사정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하는 말일 듯하다. 이 시기 건국대는 온갖 사건에 휘말렸다. 전·현직 이사장은 물론 학교 자체가 입길에 올랐다. 유자은 이사장은 국정감사에 불려갔고 유은혜 전 교육부 장관은 ‘건국대가 사립학교법을 위반했다’고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국감 출석
장관 지적

일련의 사건에서 시발점이 된 게 바로 건국대의 ‘옵티머스 펀드 120억원 투자’다.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학교법인 건국대학교(이하 건국대 법인)의 수익사업체인 더클래식500의 임대보증금 사용이 문제였다. 앞서 건국대는 7000억원이 넘는 임대보증금 사용과 관련해 감사원의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임대보증금 논란이 불거진 게 처음이 아니라는 뜻이다.

2020년 8월말 노조(보건의료노조 건국대 충주병원지부)를 중심으로 건국대가 임대보증금 120억원을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임대보증금을 투자하는 과정에서 이사회 의결, 교육부 허가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의혹이 함께 불거졌다. 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사회가 발칵 뒤집힌 때였다. 


교육부는 2020년 9월8일부터 10일까지 사흘에 걸쳐 건국대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같은 해 10월7일 교육부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화두에 올랐다. 유 이사장은 이날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해 옵티머스 펀드 120억원 투자, 임대보증금 임의사용금 393억원 등과 관련한 질의을 받았다. 

이후 유은혜 당시 교육부 장관은 10월27일 교육부 종합감사에서 “(건국대의)사립학교법 위반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건국대의 옵티머스 펀드 120억원 투자를 거론하면서 “건국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닌 상습적”이라며 “앞서 2017년 감사원으로부터 임대보증금 393억원을 보전하라는 지적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로부터 한 달여 뒤인 11월20일 교육부는 건국대 법인에 ▲수익용 기본재산 관리 부당 ▲더클래식500의 투자 손실 ▲이사회 부실 운영 등 3개 항목에 대한 지적·처분 사항이 담긴 현장조사 결과 보고 문건을 전달했다. 문건에는 유 이사장, 최종문 당시 더클래식500 사장 등을 배임 혐의로 수사 의뢰한다는 ‘별도 조치’를 포함해 신분상, 행정상 조치가 담겼다. 

임대보증금 120억원으로 펀드 투자
2017년 감사원 지적에도 또다시?

교육부는 현장조사 결과 건국대가 옵티머스 펀드 120억원 투자 과정에서 사립학교법 제28조(재산의 관리 및 보호) 1항 ‘학교법인이 그 기본재산을 매도·증여·교환 또는 용도변경하거나 담보에 제공하고자 할 때 또는 의무의 부담이나 권리의 포기를 하고자 할 때에는 관할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부분을 어겼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학교법인 기본재산 관리 안내서’(2019년 12월)에 따라 수익용 기본재산을 임대하고 받은 보증금을 반환하기 위한 보관·유지 외의 용도로 사용하고자 할 경우 수익용 기본재산이 감소되므로 관할청에 처분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부분을 제시했다. 해당 안내서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이사회 의결도 필요하다.

건국대는 2019년 12월 정기예금에 예치하고 있던 170억원 상당의 임대보증금 중 12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듬해 1월8일에는 120억원을 운용할 금융상품을 결정하기 위한 설명회도 가졌다. 이후 1월16일과 21일 6개월 만기의 금융상품을 각각 80억원, 40억원에 매입했다. 문제는 같은 해 6월 해당 펀드의 환매 중단 사태가 일어났다는 점이다. 


건국대의 옵티머스 펀드 투자로 120억원에 달하는 임대보증금을 고스란히 날리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노조는 물론 학교 전체가 들썩였다. 그러면서 주무부처인 교육부가 개입해 지적과 처분 조치가 차례로 이어진 것이다.

하지만 건국대는 교육부의 조치에 반발해 재심의신청(기각), 집행정지 가처분(기각)에 이어 행정소송을 진행하기에 이른다. 

약 1년6개월에 걸친 교육부와 건국대의 법적 공방이 막 오른 순간이다. 건국대 법인은 지난해 2월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현장조사 결과 처분사항 조치 및 조치 결과 제출 지시 처분 취소 청구의 소’를 제기했다. 2020년 11월20일 교육부가 통보한 처분사항 조치를 취소해달라는 취지다. 

<일요시사>가 단독으로 입수한 원심과 항소심 판결문에 따르면 건국대 법인은 당시 교육부의 일부 조치로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에서 국고지원금이 5% 삭감되는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이 부분에 대해 유 이사장과 최 전 사장에 대한 교육부의 ‘수사 의뢰’가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보통재산?
기본재산?

두 사람의 배임 혐의에 대해 교육부가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부정·비리대학 재정지원사업 수혜제한 기준’에 따라 건국대는 제재 유형 ‘하’에 해당됐다. 제재 유형 ‘하’는 감사원 및 교육부 감사 결과에 의해 주요 보직자 이상에 대한 별도조치(고발, 수사 의뢰)가 있는 경우를 뜻한다. 그 결과 국고지원금이 깎인 것이다.

법원은 이와 함께 건국대의 옵티머스 펀드 120억원 투자 과정을 면밀하게 살폈다. 쟁점이 된 부분은 임대보증금의 성격이다.

대학의 재산은 크게 보통재산과 기본재산으로 구분된다. 사립학교법 73조(벌칙)는 동법 28조(재산의 관리 및 보호)를 위반할 경우 학교법인의 이사장 또는 사립학교 경영자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했다. 

다시 말해 학교의 기본재산을 이사회 의결이나 교육부 허가 없이 처분할 경우 법인 이사장이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법원은 사립학교법 28조 위반이 형사처벌로 이어지는 만큼 그 구성요건인 기본재산에 대해 엄격한 해석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임대보증금이 수익용 기본재산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두고 건국대와 교육부의 입장이 엇갈렸다. 

건국대는 수익용 기본재산인 부동산에 대한 임대보증금을 예치한 정기예금을 해지하거나 이를 재원으로 유가 증권을 매입한 행위는 ‘보통재산’의 통상적인 관리에 관한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수익용 기본재산에서 발생한 임대보증금을 보통재산으로 보고, 이를 처분하고 투자할 때 교육부 허가, 이사회의 심의·의결, 이사장 사전 승인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교육부는 임대보증금 역시 수익용 기본재산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임대보증금을 재원으로 투자 등을 할 때 교육부의 허가, 해당 대학의 이사회 심의·의결, 이사장 사전 승인 등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건국대에 대한 교육부의 지적, 처분 조치는 타당하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법원은 임대보증금을 수익용 기본재산이라고 판단하지 않았다. 사립학교법 시행령 5조(재산의 구분)는 ▲부동산 ▲정관에 의한 기본재산으로 되는 재산 ▲이사회의 결의에 의해 기본재산에 편입되는 재산 ▲학교법인에 속하는 회계의 매년도 세계잉여금 중 적립금만을 기본재산이라 명시했다. 그 외는 전부 보통재산이라는 것이다.


법원은 임대보증금의 성격으로 판단하는 대신 임대보증금 사용 행위에 초점을 맞췄다. 건국대가 정기예금에 예치돼있던 임대보증금 120억원을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한 것이 사립학교법 28조의 ‘의무를 부담하거나’ 부분, 즉 의무부담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그렇기에 교육부(관할청)의 허가를 받았어야 한다는 논리다. 

손실 위험
허가 필요

의무부담행위는 이후에 이행할 의무를 발생시키는 법률 행위로, 건국대가 120억원을 펀드 등에 투자함으로써 은행 등에 해당 금액을 납부해야 하는 의무를 부담하는 행위를 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옵티머스 펀드 투자가 수익용 기본재산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펀드 투자의 경우 정기예금 예치와 달리 원금 손실의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임대보증금은 말 그대로 임차인이 건물 등을 빌리면서 내는 돈이다. 임차인이 계약 기간만료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보증금 반환을 요구할 때 임대인은 이 돈을 내줄 수 있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탈이 날 경우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등에 따라 수익용 기본재산인 부동산에 경매신청을 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감사원과 교육부에서 임대보증금 관리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임대보증금 자체가 수익용 기본재산은 아닐지언정, 수익용 기본재산의 감소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사용 과정에서 절차를 밟도록 한 것이다. 실제 교육부는 ‘수익용 기본재산 임대보증금 사용(처분) 허가 신청서’를 따로 별지로 두고 있을 정도다.

법원은 2017년 감사원 감사 결과를 언급하면서 건국대의 옵티머스 펀드 투자 행위가 앞서 임의사용한 임대보증금을 보전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부분도 지적했다. 2017년 3월 감사원은 ‘교육부 기관운영 감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건국대는 7566억6000만원에 달하는 임대보증금 중 7071억6000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392억8500만원은 임의사용금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감사원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건국대에 임대보증금 임의사용금에 대한 보전계획을 요구했다. 건국대는 2017년 39억원, 2018년 95억원, 2019년 90억원, 2020년 94억원, 지난해 96억원 등 5년에 걸쳐 393억원을 보전하겠다는 계획을 보고했다. 

건국대가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할 무렵에도 임대보증금 임의사용금에 대한 보전이 진행 중이었다는 뜻이다. 법원은 이 부분에 대해 “건국대는 (2017년)감사원 감사결과에도 불구하고 임대보증금의 사용과 관련한 절차를 실효성 있게 정비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결문에 적시했다.

1심 이어 항소심도 패소
항고 사건 영향 미칠까?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한 120억원을 모두 회수했기 때문에 투자손실이 난 게 아니라는 건국대의 주장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않았다.

건국대는 2020년 10월14일 36억원, 지난해 6월17일 84억원 등 투자금 120억원을 전부 돌려받았다. 하지만 법원은 “(투자금 회수는)펀드 투자로 인한 손실이 확정된 이후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이뤄진 조치므로 투자 손실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건국대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명시했다. 

여기에 유 이사장이 옵티머스 펀드 120억원 투자와 관련해 이사장으로서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사립학교 이사장은 법인의 모든 재산의 관리책임자이며, 민법(61조)은 ‘이사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그 직무를 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유 이사장은 ‘책임 경영’을 이유로 해당 투자 건을 문제가 된 수익사업체에서 결정한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해당 수익사업체가 별도의 법인이 아닌 산하 시설이기 때문에 경영 판단이나 투자내역에 있어 이사장의 인지와 감독이 필요했다고 봤다. 또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라 임대보증금 관리 절차를 교육부 지침인 기본재산 관리 안내에 부합하도록 정비했다면 옵티머스 펀드 투자 건은 이뤄지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결국 유 이사장이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교육부와 건국대의 행정소송 항소심 판결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교육부는 행정소송과 별개로 지난해 12월 유 이사장 등에 대해 경고 조치했다. 해임까지 예상됐던 터라 대폭 낮아진 처분 수위에 관심이 집중됐다.

당시 교육부는 “(120억원의) 투자손실금을 보전하는 등 교육부의 시정명령 사항을 건국대가 모두 이행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건국대 측은 당시 교육부 조치로 옵티머스 펀드 투자 건이 일단락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행정소송 항소심 결과가 1심과 동일하게 건국대 패소로 나오면서 상황이 반전될 가능성이 생겼다. 교육부에서 2020년 11월 유 이사장과 최 전 사장을 배임 혐의로 수사 의뢰한 사건은 이듬해 5월 ‘증거불충분에 의한 불기소’로 결론이 났지만, 노조에서 고발한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

처분 수위↓
검찰 불기소

당시 노조는 검찰 처분에 불복해 항고한 바 있다. 건국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검찰이 건국대와 교육부의 행정소송 항소심 결과를 지켜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항소심에서 건국대의 옵티머스 펀드 투자 행위에 절차적 문제가 있다는 결론이 나온 만큼 곧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jsjang@ilyosisa.co.kr>


[반론보도] <[단독입수] 교육부-건국대 옵티머스 판결문 공개> 관련

본 신문은 지난 8월16일자 사회면(지면 8월14일자 종합면)에 <[단독입수] 교육부-건국대 옵티머스 판결문 공개>라는 제목으로 학교법인 건국대학교와 교육부의 행정소송 항소심 판결 결과에 대하여 건국대가 정기예금에 예치돼있던 임대보증금 120억원을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한 것이 사립학교법 28조의 ‘의무부담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교육부(관할청)의 허가를 받았어야 한다는 논리로 손실 위험 허가가 필요하다고 보도하였고, 의무부담행위는 이후에 이행할 의무를 발생시키는 법률 행위로, 건국대가 120억원을 펀드 등에 투자함으로써 은행 등에 해당 금액을 납부해야 하는 의무를 부담하는 행위를 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고 보도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학교법인 건국대학교는 “행정소송 항소심 재판부는 학교법인 건국대학교가 펀드를 취득한 것은 교육부(관할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의무부담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와 전제를 달리하는 이 부분 처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으므로 학교법인 건국대학교는 사립학교법 제28조 제1항을 위반한 사실이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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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