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일요연재> 대통령의 뒷모습 ⑫여의도 나리들보다 구더기를 이해하다
김영권의 <대통령의 뒷모습>은 실화 기반의 시사 에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을 다뤘다. 서울 해방촌 무지개 하숙집에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당시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작가는 무명작가·사이비 교주·모창가수·탈북민 등 우리 사회 낯선 일원의 입을 통해 과거 정권을 비판하고, 그 안에 현 정권의 모습까지 투영한다. 서울 한복판에서도 신선한 공기를 쐴 수 있으니 즉 새벽 시간이다. 설령 고농도 매연과 미세먼지가 잠복해 있더라도 삶의 목적을 향해 나서는 사람들의 마음에 붙은 코엔 시골 산촌의 해맑은 공기보다 더 상쾌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하긴 그건 인간 속에 웅크려 또아리 튼 욕망이 빚어낸 착각에 불과하리라. 하지만 우리는 언뜻 알면서도 대도시 시민이란 몽상에 젖어 살아가는지 모른다. 잠시 후 여명이 비치고 햇빛이 실상을 드러내 놓는 순간 실망감에 빠져 허덕거릴 텐데도 말이다. 밤과 새벽 하지만 아직은 그 누구도 오늘 하루의 성패를 알 수 없기에 구더기처럼 변소 위로 기어 오르려 애쓰는지 모른다. 그것 자체로 좋지 않겠는가! 아마 여의도 의사당 왕궁의 국회의원 나리들보다 구더기의 마음을 이해하는 게 우리 보통 국민의 삶을 훨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