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그룹 때리고 달래는’ 공정위 이상한 이중잣대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3.12.29 10:12:14
  • 호수 145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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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뒤집기 ‘병 주고 약 줬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내부거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해욱 DL(옛 대림)그룹 회장이 지난 8월31일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앞서 공정위가 공정거래법상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행위’라고 보고 이 회장과 관련 회사들을 검찰에 고발하면서다. 이 와중에 DL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의 CP 등급평가서 우수기업으로 선정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됐다.

CP(Compliance Program)는 기업들이 공정거래 관련 법규를 준수하기 위해서 자체적으로 제정·운영하는 내부준법시스템을 말한다. 공정위는 CP 등급평가를 신청한 기업을 대상으로 매년 1회 이상 CP 운영실적 등을 평가해 총 6단계 등급을 산정한다. 지난 14일 공정위는 2단계에 해당하는 AA등급(우수기업) 평가증을 DL그룹에 수여했다.

CP 등급 평가
2단계 AA등급

DL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대림과 지주사인 DL㈜은 올해 공정위 CP 등급평가서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그룹 측은 “이해욱 회장이 강조하고 꾸준히 추진해온 그룹의 ESG 경영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자축했다.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경영은 기업이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 등을 고려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ESG가 자본시장의 미래 핵심 키워드로 부상하는 만큼, 걸맞은 자격도 요구되는 시점이다.

일각에선 이 회장이 ESG 경영과 거리감이 존재한다고 봤다. 계열사를 동원해 개인회사를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로 기소돼 2억원의 벌금형을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 8월31일 대법원(주심 이동관 대법관)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회장의 상고심서 그에게 2억원의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DL법인에게 벌금 5000만원, 글래드호텔앤리조트에게 벌금 300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도 함께 확정했다.

공정위 사정권에 들었던 DL그룹이 벌금형을 선고받은 올해에 우수기업으로 선정될 수 있던 배경에는 ‘공정거래 자율준수프로그램 운영 및 유인 부여 등에 관한 규정’이 있다.

규정에 따르면 CP 등급 평가 대상은 “최근 2년간 공정거래 관련 법규 위반이 있는 기업은 CP 등급평가 최종 결정 시, 평가 등급을 과태료·과징금의 경우 1단계, 고발의 경우 2단계 하향해 이를 최종 등급으로 한다”고 적혀있다.

“회장이 벌금형을 선고받은 기업을 우수기업으로 선정할 수 있냐”는 질문에 공정위 경쟁정책과 관계자는 “DL그룹 고발건은 2년도 지난 일이기 때문에 규정에 따라 가능하다”며 “CP 등급평가를 신청한 기업을 마냥 기다리게 할 순 없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다만, 공정위의 허술한 평가 대상 기준을 만족시킨 DL그룹은 도의적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회장 사익편취 논란에도 우수기업 선정
내부거래 고발 “2년 지났으니 괜찮다”

앞서 이 회장은 DL그룹 차원서 가족이 운영하는 개인회사를 부당 지원한 혐의로 지난 2019년 12월 불구속 기소됐다. DL그룹은 2014년 여의도 사옥을 ‘여의도 글래드호텔’로 개발하면서 자회사인 오라관광(현 글래드호텔앤리조트)에 운영을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오라관광은 이 회장과 그의 아들 이동훈이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 에이플러스디(APD)의 호텔 브랜드 ‘글래드(GLAD)’와 브랜드 사용계약을 맺고 매달 수수료를 지급하기도 했다.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기반을 총수일가가 소유한 회사에 양보한 것이다.

조사에 따르면 DL그룹은 자체 개발한 브랜드를 APD 명의로 출원 등록하게 한 뒤, 글래드 호텔이 2016∼2018년 사이 총 31억원을 APD에 지급토록 했다. 검찰은 이를 통해 부자간의 부당이익이 오간 것으로 판단했다.

반면, DL그룹 측은 APD가 글래드의 브랜드 사업을 영위한 건 특수관계인의 사익을 편취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글래드 브랜드 사업 수행은 사업기회 제공 행위가 아니며 이 회장의 지시와 관여도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1심은 DL그룹과 APD 사이 거래가 통상적인 경우보다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고 봤다. 또, 이 회장의 지시와 관여가 있었다고 판단, 이를 대기업집단이 부당한 내부거래를 통해 사익을 편취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 회장과 검찰 측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2심은 양측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대림(DL그룹)에 이익이 될 것을 APD에 제공했다는 것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며 “부당한 이익 범위를 산정하는 데 있어 APD가 마케팅을 시작하기 전까지 포함되는지 등을 유리하게 본다 해도 전부 부당한 이익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일각에선 “31억원의 부당이득을 편취한 것에 반해 3억원의 벌금형은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이러니 상황
자격 두고 뒷말

이 회장의 ‘개인회사 부당 지원’ 논란은 공정위로부터 시작됐다. 공정위는 오라관광이 APD에 지급한 수수료가 지나치게 많아 공정거래법상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행위’라고 보고 지난 2019년 5월 이 회장과 관련 회사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와 함께 공정위는 대림산업과 오라관광, APD에 과징금 13억원도 부과했다.

당시 총수 일가가 소유한 회사에 사업기회를 제공하는 것에 대해 공정위가 제재한 것은 최초였다. 이전까지는 대부분 거래단계서 총수 일가가 소유한 회사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안겨준 것에 대해서만 제재했다.

공정위는 “이 회장 아들이 소유한 APD가 호텔 브랜드만 보유하고 있을 뿐 호텔 운영 경험이 없다”고 설명했다. 수수료 협의 과정도 거래당사자인 APD가 아닌 대림산업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등 이례적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호텔 시공·운영과정 등 실제 운영의 상당 부분을 오라관광이 대신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라관광은 스스로 구축한 이 기준을 APD에 제공해 이를 영업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APD는 오라관광에 아무런 브랜드 마케팅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케팅 분담금을 받았다. APD는 2026년 계약 종료까지 약 253억원에 달하는 브랜드 수수료를 받을 예정이었다.


대림 총수 일가는 2018년 7월 APD 지분 전부를 오라관광에 무상 양도했다. 공정위는 조사에 착수하자 대림이 무상 양도한 것으로 분석했다. 당시 김성삼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대기업집단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 행위와 부당 지원행위를 철저히 감시하겠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2006년부터 CP를 도입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운영 실태와 성과에 따라 매년 등급을 평가하고 있다. 평가는 CP 운영 방침 수립, 최고경영자(CEO) 지원, 자율준수편람 등의 항목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실시한다. 등급은 총 6개(AAA, AA, A, B, C, D)로 나뉜다.

A등급 이상을 받은 기업에게는 직권조사 면제, 공표명령 감면 등의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최근에는 ESG 경영의 지표로 자리 잡았다.

DL그룹은 ESG 경영 지표인 CP 평가를 받기 위해 지주사인 DL㈜의 주도로 올해 1월 ‘DL그룹 CP운영 TF팀’을 발족해 주요 계열사의 공정거래자율준수 프로그램을 활성화했다. 다만, DL그룹이 CP 평가를 충족시키려는 노력은 ‘중대재해 최다 건설사’라는 오명을 씻기 위함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끊이지 않는
사건·사고들

중대재해 최다 건설사 DL그룹이 공정위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것에 관해 공정위 측은 “공정거래법상 문제는 없지 않느냐”고 일축했다. 법률적이진 않지만, ESG 경영의 일부인 사회적 책임 분야서도 ‘산업재해예방’은 중요한 항목이다. 공정위 CP 기준을 폭넓게 평가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DL그룹 건설 현장에 연일 사고가 터지면서 이 회장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출석한 건 불과 2주 전이다. 지난해 1월 중대재해처벌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이후 DL그룹에서는 11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핵심 계열사 DL이앤씨에서만 지난해 4차례 사고가 발생해 5명이 사망했다. 올해 8월에도 부산 연제구 아파트 건설 현장 추락사고 등 3건의 사고로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총 8명이 사망해 ‘단일 기업 최대치’라는 오명을 썼다.

부산 현장 노동자 추락 사망사고와 관련해 철저한 사고 원인 규명, 유가족의 보상, 사업장의 산재 예방대책 등을 누차 지적해왔다. 사건 발생 100일 지나서야 DL그룹의 공식 사과와 함께 유족 측과 손해배상, 장례 절차, 민사상 손해배상금 등에 관한 합의에 이르렀다.

지난 10월 고용노동부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된 이 회장은 해외 출장을 핑계로 출석하지 않았다. 환노위 관련 법률에 따라 이들을 고발하려다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야당 주장에 따라 청문회 개최를 의결했고 이 회장은 결국 국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청문회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년 반 동안 7건의 사고로 8명이 사망했다고 생각하면 끔찍하지 않나”라고 질문하자 이 회장은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이 회장은 앞으로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는 지난해보다 안전 비용을 29% 증액했고, 내년에도 20% 늘릴 계획이다. 가장 안전한 현장을 운영하는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고개 숙인 회장님
중대재해 최다 오명

근로자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데도 DL이앤씨에서는 전문적인 최고안전책임자(CSO) 없이 최고경영자(CEO)가 이를 겸직하는 등 여전히 구조적인 문제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CSO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안전보건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주요 기업이 줄줄이 도입한 직책이다.

노웅래 의원실이 국내 주요 건설사 6곳(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GS건설, DL이앤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CSO와 CEO를 별도로 분리하지 않은 기업은 DL이앤씨가 유일했다. DL이앤씨를 제외한 대부분 건설사는 CSO와 CEO를 별도로 분리했고, 독립기구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DL이앤씨는 조직도상 주택, 토목, 플랜트 부문별 CSO를 두면서도, 주택 부문에서는 마창민 DL이앤씨 대표가 CSO를 겸직해왔다. “공정을 잘 이해해야 안전을 책임질 수 있는 만큼 마창민 대표가 주택 부문 CSO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는 것이 DL이앤씨 입장이지만 재계에서는 ‘경영-안전 책임자를 철저히 분리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노 의원은 “경영 효율화를 책임지는 CEO가 CSO를 겸직하면 안전보건을 위한 내부 견제 기능이 무용지물이 된다. DL이앤씨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대국민 사과를 했음에도 형식적인 안전관리 시스템을 운용해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당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마창민 대표는 “안전 대책을 강화하고 문제가 안 생기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개선점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안전 책임 의무가 있는 원청 DL이앤씨가 하청업체에 책임을 떠넘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7월4일 경기도 의정부시 신곡동 ‘e편한세상 신곡파크프라임’ 현장에선 콘크리트 타설 장비를 올리던 중 작업대가 낙하해 장비 운전원 1명이 사망했다. 

DL이앤씨는 “관리자가 부재한 점심시간에 임의 작업이 이뤄졌고 그 와중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8월 11일 부산 레이카운티 현장 사고와 관련해서는 “신고되지 않은 임의 작업을 하다 추락했다”고 주장했다.

사망 사고뿐 아니라 DL이앤씨서 발생하는 산업재해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2021년 260건이었던 DL이앤씨 산재 승인 건수는 지난해 302건으로 16% 뛰었다. 올해 들어서도 10월 누적 322건으로, 이미 지난해 수준을 넘어섰다.

“문제 없다”
개선의지 실종

논란이 커지자 DL그룹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DL이앤씨는 지난 9월부터 약 2개월간 고용노동부 지정 안전관리 전문 컨설팅 기관인 산업안전진단협회와 함께 본사, 현장의 안전보건체계 점검을 실시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최근 실시한 산업안전진단협회 점검 결과도 면밀히 분석해 개선 방안이 있다면 본사와 전 현장에 전파해 유사한 재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건설업계는 DL이 ‘중대재해 최다 건설사’라는 오명서 벗어나지 못하면 ‘e편한세상’ ‘아크로’ 등 주택 브랜드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바라봤다.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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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