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풍’ 맞은 이재명 세 가지 묘수

검과의 전쟁 서막 올랐다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걱정이 현실이 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이빨을 드러내는 중이다.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 2부와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지난 1일, 이 대표에게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조사를 위해 출석해달라고 통보했다. 수사팀이 이 대표에게 제시한 소환 시점은 지난 6일 오전 10시였다.

지난 1일 오전 11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핸드폰에 문자메시지 하나가 도착했다. 발신자는 오랜 시간 이 대표와 함께 일한 김현지 보좌관으로, 문자에는 “백현동, 대장동 개발 관련 허위사실 공표, 김문기 모른다 한 거 관련 의원님 출석 요구서가 방금 왔습니다”라 적혀 있었다.

시작된
힘겨루기

문자 말미에는 “전쟁입니다”라 쓰여 있었다. 이 대표 의원실 직원들에게 검찰의 출석 요구는 그야말로 ‘전쟁’으로 받아들여진 모양새다.

이 대표 의원실이 받은 출석 요구서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대선 기간 중 이 대표가 발언했던 대장동, 백현동의 개발 이익에 관련해 부인했던 점과 지난해 12월 검찰 조사를 받다 극단적 선택을 한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에 대해 “모른다”고 발언했던 점을 문제삼아 기소를 준비 중이다.

이 대표에게 걸려 있는 많고 많은 혐의 중에 ‘허위사실 공표죄’가 먼저 거론되는 것은 공소시효의 만료 시점 때문이다. 선거법상 선거 기간 중 했던 ‘허위사실 공표’의 공소 시효는 6개월이다. 검찰은 지난 3월 치러진 대선서의 혐의를 지난 9일 자정 전에 기소해야만 했다. 


이번에 대장동, 백현동의 개발 이익에 관한 이 대표의 발언 중 검찰이 문제삼는 것은 지난해 10월 경기도지사 시절 국정감사에서 했던 발언이다.

국감 자리에서 이 대표는 “국토부가 공문으로 용도변경을 요청해 공공기관 이전 특별법에 따라 응할 수밖에 없었다”며 “국토부가 직무유기를 문제삼겠다고 협박했다”고 발언했다. 

이로부터 얼마 후 국토부 노조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부지 개발과 관련해 ‘국토부가 협박했다’는 발언으로 국토부 공무원들의 사기를 저하한 것을 사과하라”고 강력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이를 인용해 당시 대통령 후보의 발언이 ‘허위사실 공표’라 판단하고 검찰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국토부 노조 측은 이 대표가 궁지에 몰리자 논란의 화살을 힘없는 공무원 측에 돌렸다며 구체적인 근거자료를 함께 제시했던 참이었다. 

김 전 처장에 대한 발언과 관련해서도 뒤늦게 여러 증거가 나왔다.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 김 전 처장의 소식을 접한 후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 “성남시장 재직 때는 몰랐고 알게 된 것은 도지사 후 개발이익 확보와 관련된 재판(2019년 1월)을 받을 때였다”며 “하위 직원이었으니까 시장 재직 때는 몰랐던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혀 몰랐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세간의 평가가 이어졌다. 두 사람이 함께 시간을 보냈다는 새로운 증거가 속속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인 2015년 1월, 그가 김 처장과 함께 해외로 출장을 갔다는 내용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보도에 따르면 이 대표는 판교에 노면 전차 도입을 추진하면서 시찰단(총 12명)과 함께 호주와 뉴질랜드로 출장을 갔는데, 이 시찰단에 김 전 처장이 포함돼있었다.

당시 언론은 시찰 당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동영상을 함께 보도해 파급력을 배가시켰다. 물론 동영상에는 김 처장과 이 대표가 함께 담겨있었다.

또 2009년 한 세미나에서도 둘이 함께 있었다는 사실이 파악됐다. 해당 세미나는 성남 야탑3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것으로 이 대표는 당시 성남정책연구원이었던 김 전 처장과 함께 토론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만남은 사진과 영상에 남아있는 것만 수차례고, 실제로는 더 많이 만났다는 제보자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이를 들은 대중은 “전혀 몰랐다”는 이 대표의 주장을 설득력 없는 변명으로 치부했다. 

허위사실 공표죄 남은 공소시효…소환 통보
서면 답변으로 일단락? 남은 죄목 더 있어

이 같은 의혹들과 관련해 검찰이 이 대표를 직접 소환해 조사하려 한 것이다. 공소시효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검찰은 지난 6일, 소환조사를 통해 백현동 사건과 관련해 성남지청 수사팀이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장 조사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려 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소환에 최종 ‘불응’했다. 당초 이 대표의 ‘정면 돌파’ 스타일상 소환에 응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으나 민주당은 기나긴 의원총회 끝에 “이 대표는 검찰에 출석하지 않고 서면으로 답변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지난 5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이 대표 검찰 소환’건으로 몇 시간 동안 마라톤 토론을 펼쳤다. 이날 의총 끝에 민주당은 세 가지 결론을 냈다.

의총에 참여한 민주당 의원들은 첫 번째로 이 대표가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을 것을 권유했고, 두 번째는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법 발의였다. 나머지 하나는 윤석열 대통령을 허위사실 공표죄로 검찰에 고발하자는 것이었다. 현행법상 대통령은 임기 중 형사소추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효성이 없는 정치적 고발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정치적이자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무리한 고발에서 보여주듯, 민주당은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야권 탄압’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정권을 잡은 여당 쪽에서 야당 대표에게 무리한 기소를 진행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대중에게 던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대표가 받아든 ‘검찰 소환’ 카드는 마냥 나쁜 패만은 아니라는 것이 민주당 내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몇몇 민주당 인사는 이를 잘 활용하면 몇 가지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우선, 검찰 소환에 응하면 민주당 지지자들이 강하게 결집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것이 항간의 분석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사실 호남쪽 민심이 이 대표에게 많이 좋지 않다”며 “그러나 호남 유권자들이 특히 이런 거(검찰 수사)에 관심이 많다. 이 대표가 만일 검찰 수사를 받아 포토라인에 선다면 이들의 마음이 동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는 큰 표 차이로 2위 후보인 박용진 의원을 따돌린 바 있다. 이 대표는 연이는 권리당원 투표에서 70% 후반대를 꾸준히 유지했다. 이는 호남권도 예외가 아니었다. 전남·광주지역 순회 경선에서 이 대표는 79.02%와 78.58%를 각각 기록했다.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던 결과다.

전화위복
오히려 좋다?

그러나 투표율이 저조했다. 높은 득표율을 얻었음에도 ‘알맹이 없는 전당대회’라는 평가는 이 때문에 나왔다. 권리당원의 35%가 포진돼있는 호남에서 전국 투표율의 평균을 한참 밑도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민주당 전당대회 평균 투표율은 37.69%다. 여기서 호남지역 투표율은 35.49%(전북 34.07%, 전남 37.52%, 광주 34.18%)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당대회 당시 평균 투표율 42.74%보다 약 5%p 낮은 수치고, 2020년 전당대회 당시(41.03%)보다도 낮은 수치다.


전당대회 후, 회복되지 못한 호남 민심은 민주당 지도부의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실제 지난 대선에서도 이 대표는 80%대 중반의 호남 득표율을 기록하며 지난 역대 민주당 대통령 후보들보다 10%p가량 낮은 득표율을 얻었다.

이때 윤 대통령은 10%대 초반의 득표를 기록하며 호남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보수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대선 후, 호남에서 좀 더 압도적인 지지가 있었으면 이 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다는 분석이 주류를 이뤘다. 이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진 득표율 차이가 고작 0.73%p였기 때문이다. 

민주당 전통 지지자가 즐비한 호남권에는 검찰에 대한 강한 불신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몇 년간 호남권에서 강하게 지지를 받았던 민주당 출신 정치인들이 검찰로부터 수사를 유난히 많이 받았던 탓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노 전 대통령은 이른바 ‘박연차 리스트’에 이름이 오르며 검찰 수사선상에 올랐다.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은 세종증권 관련 주식 조작과 관련된 수사에서 몇몇 정치인에게 뇌물을 살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었다.

그 몇몇 정치인 중 노 전 대통령의 이름도 올라가 있던 것이다.

검찰의 수사는 노 전 대통령에게 빠르게 좁혀져갔다. 그의 형 건평씨를 비롯해 이광재 전 민주당 의원, 강금원 전 창신섬유 회장, 권영숙 여사 등이 줄줄이 소환돼 조사를 받았고, 마침내 2009년 4월30일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을 소환해 조사했다.

이는 세 번째 전직 대통령에 대한 소환조사였다. 소환 조사가 있고 약 한 달 후, 검찰 수사에 큰 스트레스를 받던 노 전 대통령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호남 유권자들은 이때의 검찰 수사를 아직도 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이 대표마저 검찰에 소환조사를 받는다면 ‘호남 쪽 지지자들의 시각이 조금은 달리지지 않겠냐’는 것이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이 대표가 소환조사를 받는다면 앞으로의 수사가 많이 남아있는 검찰이 한층 더 압박감을 느낄 것이라는 주장도 이어진다. 앞서 밝혔듯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이번에 기소된 ‘허위사실 공표’뿐만이 아니다.

그를 향한 검찰의 칼날은 다섯개나 더 남아있다.

호남 반등
재판 유리?

검찰은 지난해부터, 그리고 지방선거가 끝난 후부터 여러 개의 혐의점을 갖고 이 대표를 수사 중이다. ▲대장동, 백현동 특혜 의혹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경기주택도시공사 합숙소 선거캠프 사용 의혹 등이다.

그동안 말 많았던 ▲배우자 김혜경씨 법인카드 유용 의혹 건에 대해서는 경찰이 이 대표를 송치 대상에서 제외하며 검찰 수사망을 벗어나게 됐다.

한 법조계 인사는 앞으로의 수사를 여론전에서 유리하게 끌고 가려면 검찰 소환에 응하는 모습도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을 지적했다.

그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에서 “검찰도 사람이 이끄는 조직이다 보니 이런저런 분위기를 탈 때가 종종 있다”며 “특히 정치인에 대한 수사할 때는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벌써부터 ‘야당 탄압’이라 주장하고 있는 민주당 유력 인사가 적극적으로 검찰에 협조해 수사받는 모습을 대중에게 보여주면 검찰에 부정적인 여론이 배가될 것이라는 게 일부의 시각이다.

지속해서 검찰 수사에 협조적이지 않은 모습만 알려진다면 정치인으로서도, 수사받는 피의자로서도 좋지 않은 결과만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 아래서다.

기소에 이어 재판을 받아야 하는 이 대표가 재판부에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도 남겨놔야 한다는 지적 또한 존재한다. 검찰 수사를 기피하는 모양새는 어떤 이유였건 재판부의 판단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이다.

일단 첫 소환 통보를 거부한 이 대표는 ‘서면조사’에 응할 뜻을 함께 밝혔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 대변인은 “이 대표가 검찰의 서면조사 요구를 받아들여 서면진술 답변을 했으므로 출석요구사유가 소멸돼 출석하지 않는다”며 “이 대표는 꼬투리잡기식 정치탄압에 끌려다니지 않을 것”이라고 언론에 알렸다.

출석은 거부했으나 기본적인 검찰의 수사에는 협조할 뜻을 내비친 것이다.

한편,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에 대한 수사가 진척된 만큼 김 여사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붙이라는 뜻을 역으로 전달했다. 

‘김건희 특검법’ 발의
맞불 전략 명분 생겨

‘김건희 리스크’는 이 대표의 ‘대장동 리스크’처럼 지난 대선 기간 내내 윤 대통령을 지속적으로 괴롭혔던 악재였다. 김 여사는 지난 대선 기간에 나온 것만 3건이 넘는다. 그중 가장 논란이 됐던 것은 허위 경력에 의한 ‘업무방해죄’와 ‘사기’ 혐의, 그리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이다.

김 여사는 2001년 2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한림성심대·서일대·수원여대·안양대·국민대 등 5개 대학의 시간강사·겸임교원 채용에 지원하면서 허위 경력이 기재된 이력서를 제출해 채용 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사법정의바로세우기 등 몇몇 시민단체는 지난해 11월 김 여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허위 이력서에 대한 수사를 지난 5월에서야 본격적으로 착수한 경찰은 수개월의 수사 끝에 지난 5일 ‘혐의 없음’으로 결론짓고 사건을 마무리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서도 검찰 내부에서 이미 ‘무혐의’로 결론지었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졌다. 아직 검찰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었지만, 신빙성 있는 증언과 보도자료를 접한 민주당은 강력히 반발했다.

민주당은 그런 사법기관의 수사 의지 자체를 의심하고 있다. 지난 4월 민주당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이미 주가조작 공범들의 공소장에 나온 수많은 김건희씨의 계좌 통정거래 정황 등은 김(건희)씨가 단순 연루자가 아니라 핵심 공범임을 가리키고 있다”며 “이는 결론은 내놓고 짜맞추기 소환쇼를 하겠다는 것”이라 주장했다.

민주당은 지속적으로 김 여사에 대한 ‘특검’을 주장하고 있었다. 사법기관에 대한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진 민주당은 김 여사의 혐의만을 수사할 별도의 특별검찰 수사팀을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동안은 명분이 없었다.

수사기관의 ‘의지’에 대한 의심만으로 특검을 도입할 동력이 부족했던 셈이다. 그런 민주당에게 좋은 명분이 생겼다. 야당 대표를 소환 조사할 정도로 수사 의지가 투철한 사법기관이 왜 김 여사에 대한 수사는 미온적이냐는 대중의 심리를 이용한 것이다.

결국 민주당 지난 5일 ‘김건희 특검법’을 당론으로 채택했다고 언론에 알렸다.

위기가 
기회로?

그동안 정계에서는 위기가 기회로 작용하곤 했다. 검찰 소환조사 통보를 받은 이 대표는 이번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 노력하고 있다. ‘검찰로의 소환’이 호남에서의 지지율 반등, 재판에서의 유리한 위치 선점, 김 여사 수사에 대한 압박 등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민생을 책임지겠다고 호언장담하며 민주당 대표로 당선된 이 의원이 본인의 사법 리스크를 어떻게 빠져나올지 유권자들은 지켜보고 있다.
 

<ingyu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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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테르노 차준영’에 1조 물린 DL이앤씨···손배 소송전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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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DL이앤씨가 시행사 시티원 차준영 회장과 다툼 중인 1조원대 공사비 정산 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앞서 <일요시사>는 지난 2월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보도에서 소송전의 내막을 설명했다. 이에 관해 차 회장은 “허위 보도”라며 형사고소와 손해배상 청구를 예고하는 내용증명을 보내왔다. 항소심 재판을 최초로 언급한 <이데일리> 보도와 판결문 등을 종합하면, 통일동산 공사비 소송의 규모와 구조 자체는 객관적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 차준영 시티원 회장은 통일동산 사업의 손실 구조를 발생시키고 떠난 뒤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으로 변신했다. 넥스플랜은 한 채에 200억~400억원에 달하는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사다. 18년째 흉물 방치 서울고등법원은 2026년 2월5일 선고한 항소심에서 DL이앤씨가 제기한 공사 대금 등 청구 사건과 관련해 시티원 측 항소를 기각했다. 1심 인용액 약 5184억원을 유지하면서 추가 청구액 약 45억원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원금 기준 약 5229억원 규모의 채권이 인정된 것으로 나타난다. 판결문에는 기성 공사 대금, 연대보증에 대한 구상금, 대여금 채권이 각각 구체적으로 산정돼있다. 일부 채권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 연 17%의 지연이율이 적용되는 구조도 확인됐다. 지연손해금까지 합산할 경우, 시티원과 차 회장의 최종 부담액이 총 1조원에 이를 수 있다. 일부 채권의 이자 기산일이 2009~201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데다 지연손해금까지 적용하면 실제 지급 총액은 1조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사건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DL이앤씨는 시티원과 공사비 4125억원, 공사 기간 28개월 조건으로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파주 통일동산 관광숙박시설 사업에 착수했다.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경기 파주시 탄현면 ‘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아울렛’ 인근에 지하 3층~지상 15층 규모 관광숙박시설(1265실)을 새로 짓는 사업이다. DL이앤씨는 2006년 12월 시티원과 도급계약을 맺고 이듬해 11월 착공에 나섰다. 2008년 9월 사전청약을 실시했으나, 청약률이 9%(118실)에 그쳤다. 사전 청약자들은 잇따라 해약에 나섰고 시티원은 본 계약에 나서지 않았다. DL이앤씨는 결국 공정률 33% 수준이던 2008년 12월 공사를 전면 중단했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 12년 만인 지난 2020년 8월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한 기성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 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 등 총 573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와 공사비 소송 패소 최종 부담액 1조500억원 추산 차 회장은 도급계약상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 내 공사를 완료해야 하지만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DL이앤씨가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의 5%)과 미래 분양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 등 총 5327억여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반소했다. DL이앤씨는 “시티원이 도급 계약상 의무인 콘도 분양을 사실상 포기해 공사 대금을 지급받을 수 없게 돼 이에 불가피하게 공사를 멈출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차 회장은 “분양률이나 공사비 지급 여부와 무관하게 DL이앤씨에게 기간 내 공사를 완료할 책임 준공 의무가 있다”고 맞선 것이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까지 투입한 기성 공사비와 연대보증에 따른 대위 변제금, 대여금 등을 합산해 소송을 제기했다. 시티원 및 차 회장 측은 책임 준공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반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공사 대금을 지급받기 어려운 현저한 사유가 발생해 불가피하게 공사가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판단해 반소를 기각했다. DL이앤씨 측은 현재 차 회장 통장과 부동산에 대해 압류 조치를 취해둔 상태다. 판결이 확정될 경우, 강제집행 절차를 통한 채권 회수에 적극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 12년 만인 지난 2020년 8월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차 회장은 통장 등이 압류되자, 친형인 차대영 명의 계좌를 빌려 에테르노 압구정의 분양 계약금을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분양금이 넥스플랜으로 이체된 사실도 거래 내역서 등을 통해 볼 수 있다. 차 회장 측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로드맵은 내용증명을 통해 “본인(차 회장)은 해당 소송의 당사자가 아니며, 5184억원 배상 판결을 받은 사실이 없고, 계좌 압류나 자금 유용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판결문에는 거액의 채권 인용 사실이 명시돼있고, 차 회장이 사건 당사자로서 소송에 참여한 구조가 확인된다. 상상 초월 손배 액수 <일요시사>는 앞선 보도에서 통일동산 사업 1심 판결 규모와 함께, 차 회장의 또 다른 사업지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제기된 자금 흐름의 수상한 점을 다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재무제표에 따르면 시티원과 차 회장의 현재 회사인 넥스플랜은 최근 자본잠식 상태로 나타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티원의 2024년 말 기준 부채 총계는 약 6289억원으로 자산(약 1359억원)을 약 4930억원 초과했다.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4930억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매출은 전무한 채 판관비와 이자비용 등 비용만 쌓이는 구조인 셈이다. 이는 판결 확정 및 강제집행 절차가 진행될 경우, 사업과 재무구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DL이앤씨 측이 채권 보전을 위해 압류 조치를 취한 만큼, 실제 집행 단계에서 어떤 자산이 대상이 될지도 향후 관전 포인트다. 차 회장이 현재 운영 중인 넥스플랜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넥스플랜의 2024년 말 기준 부채 총계는 약 5432억원으로 자산(약 5244억원)을 약 188억원 초과했다.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188억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당기순손실은 약 214억원에 달한다. 매출은 분양·용역 합산 약 669억원을 기록했지만 판관비가 전년(약 131억원)보다 3배 이상 급증한 약 399억원에 달했다. 이자비용도 약 261억원에 이르러 영업손실 약 111억원을 포함한 세전 손실 약 214억원이 발생하는 구조다. 넥스플랜은 현대건설과 손잡고 가수 아이유 등 유명인들이 분양받은 강남 초고가 하이엔드 주거 단지 ‘에테르노 청담’을 완판한 데 이어 현재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29세대 규모의 ‘에테르노 압구정(총분양 예정가액 6860억원)’을 개발 중인 시행사다. 항소심 판결이 확정될 경우, 시티원과 관련 계열사의 재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에테르노 분양 자금이 신탁 구조 안에서 적정하게 관리됐는지도 쟁점이다. 부실한 재무 판관비만 ↑ 통일동산은 신세계사이먼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임진각, 출판단지와 인접한 관광 요지로 주목을 받았다. 2004년 조성된 통일동산 지구의 핵심 숙박시설로 기대를 모았지만, 장기간 방치되면서 관광특구의 경쟁력 약화와 도시 이미지 훼손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그동안 시는 ‘부동산투자이민제 지구’ 지정, 국토교통부 방치건축물 정비 선도사업 공모 추진 등 정상화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시티원 측은 전면 철거 후 아파트 단지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DL이앤씨와 공사비 정산 갈등으로 인해 흉물로 남겨졌다. 현재는 지구단위계획 변경 가능성까지 거론되나 특혜 논란 우려도 적지 않다. DL이앤씨는 채권 확보를 위해 관련 자산 압류 조치를 취한 상태로, 판결 확정 시 강제집행에 나설 방침으로 전해졌다. 다만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시티원의 재무 여력이 취약해 실제 채권 회수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지역사회에서는 “더 이상 흉물 방치를 용납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자유로를 따라 오두산통일전망대, 임진각 방향으로 진행하다 보면 앙상한 공사 현장이 도드라지는 등 통일동산 미관을 해치고 있는 이유에서다. 시 관계자는 “채무 정리 이후 사업 구조를 어떻게 재편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관광숙박시설 원안 복원, 주거·복합개발 전환, 공공 주도 방식이나 자력 재개 등 여러 방안이 가능하지만 결국 사업 주체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최창호 파주시 의원은 “2009년 4월 공사가 중단된 후 장기간 방치돼 지역의 흉물로 남아 해결해 달라는 민원이 지속되고 있다”며 “10년 이상 방치되니 짓다가 중단된 건물들이 시커멓게 변해 점점 더 흉물스러워졌다”고 밝혔다. 차가원-MC몽 불륜설 제보 배우 데리고 카지노 동행 탄현면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공사가 중단된 콘도 때문에 지역주민들이 피해를 많이 보았다”며 “공사 중단 건축물로 인한 도시 미관 저해, 덩달은 주변 지역 쇠퇴화가 이어지는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DL이앤씨가 시행사 시티원과의 소송에서 1심과 2심 모두 승소했지만 시티원 측은 항소심 패소에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시티원(회장 차준영)은 2월24일 DL이앤씨가 낸 파주 통일동산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의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한편, 차 회장은 영화배우 김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 회장이 워커힐 카지노 VVIP의 자격을 갖출 수 있었냐는 것이다. 차 회장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 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 회장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또 자신의 친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눠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MC몽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재차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 회장이다. 제보에 따르면 “차 회장이 MC몽의 해외 원정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압구정 모 샤브샤브 식당에서 식사를 접대했다”고 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이 관계자와 나눈 카카오 톡 대화에서 “차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VVIP라 가능? 간 큰 회장님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또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