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목줄 쥔’ 성남FC 후원금 중간 체크

대장동보다 더 큰 불씨 될까?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사면초가’라는 말로는 부족하다. 전방위에서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 방탄 배지를 달고 ‘개딸(개혁의 딸들)’을 앞세웠지만 급소를 향해 오는 칼은 날카롭기만 하다. 여기에 대형 선거에서 연달한 패하면서 책임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선거는 정당 지도부의 무덤이다. 이기면 더 큰 무대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얻지만 지면 정치생명까지 위협받는다. 선거에 진 후보가 ‘책임지겠다’는 말을 끝으로 국민 앞에서 모습을 감추는 것도 정치생명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기 위해서다. 

자숙 대신
의원 출마

‘책임론’과 ‘쇄신’은 선거 패배에 흔하게 따라 붙는 표현이다. 누군가는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하고 정당을 새로 고쳐야 한다는 일종의 공식이다. 문제는 이 공식을 따르지 않을 때 발생한다. 국민의 마음, 이른바 표심을 얻어야 하는 상황에서는 공식이 주는 힘이 크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대선 패배 이후 책임론과 쇄신이라는 정석을 따르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의원이 지난 1일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선 것을 두고 많은 논란이 불거졌다. 일각에서는 불체포특권이 있는 ‘방탄 배지’를 위한 출마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결과는 처참했다. 이 의원은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0.5선 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대선에서 진 데 이어 지방선거에서도 ‘궤멸’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았다. 


17군데 광역단체장 중 5석을 건지는 데 그쳤고,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단위로 넘어가면 압도적인 패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심지어 진보진영이 대다수를 점했던 교육감 선거에서도 그 격차가 확연히 줄었다. 대선은 5년, 지방선거는 4년 만에 공수가 바뀐 것.

이 의원은 두 번의 선거에서 중심 역할을 맡았다. 대선 때는 직접 대표 선수로 뛰었고, 지방선거 때는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전국의 후보들을 지원했다. 이 의원은 전투(계양을 보궐선거)에서는 이기고 전쟁(지방선거)은 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방선거 직후 한 야당 의원은 ‘한 명 살고 다 죽었다’는 글을 SNS에 올려 이 의원 책임론에 불을 댕겼다. 또 결과적으로는 이겼지만 선거 과정에서 인지도가 거의 없던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에 한때지만 여론조사에서 뒤처지는 결과가 나온 것을 두고도 말이 나왔다. 

‘이재명 책임론’은 지방선거가 끝난 지 한 달이 다 돼가는 현재까지도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당권 경쟁과 함께 오히려 불이 붙는 모양새다. 이미 민주당 내부에서 이 의원의 당 대표 출마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무혐의 처분 후 재수사 돌입
성남시청·성남FC 압수수색

이 의원을 둘러싼 문제는 이뿐만 아니다. 대선 경선 과정에서부터 불거진 ‘사법 리스크’가 이 의원의 발목을 꽁꽁 옭아매고 있다. 문재인정부에서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동네북 신세를 면치 못했던 검찰이 다시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

특히 한동훈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 진행된 2번의 검찰 인사에서 이른바 ‘윤석열 사단’이 크게 약진하면서 수사에 속도가 붙었다. 검찰 입장에서는 오는 9월 검수완박 법안인 검찰청법·형사소송법 일부 개정안이 시행되면 현재 6대 범죄 수사권이 2대(부패·경제)로 줄어드는 만큼 박차를 가한다는 분위기다. 


이 과정에서 ‘성남시민프로축구단(이하 성남FC) 후원금 의혹’이 뇌관으로 떠올랐다. 대선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과 함께 이 의원을 압박하고 있다. 게다가 성남FC 의혹은 사건 진행 과정에서 수사 무마 의혹까지 불거진 터라 정치권은 물론 법조계의 관심도 높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동안 6개 기업이 성남FC에 후원한 돈의 성격을 두고 처음 제기됐다. 네이버 40억원, 두산건설 42억원, 농협 36억원, 차병원 33억원, 현대백화점 5억원, 알파돔시티 5억5000만원 등 총 161억5000만원이다. 

6개사는 ▲차병원-분당경찰서 부지 선정 ▲네이버-제2사옥(정자동) 신축 ▲농협-성남시 금고 지정 ▲두산건설-정자동 부지 선정 ▲알파돔시티-신축공사 ▲현대백화점-신축공사 등 성남FC에 돈을 후원한 후 바라던 바를 얻어냈다.

당시 성남시장은 이 의원이었다. 이 부분을 두고 6개사가 후원한 돈의 성격이 이 의원에 대한 뇌물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책임론 나와
불출마 압박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2018년 1월 이 의원과 민주당 제윤경 전 의원을 제3자 뇌물수수 혐의로 고발했다. 당시 김상헌 네이버 전 대표도 뇌물공여 혐의로 함께 고발됐다. 같은 해 6월에는 바른미래당 측 성남적폐진상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이었던 장영하 변호사가 이 의원을 제3자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경찰은 지난해 2월부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수사에 나섰고 9월 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고발이 이뤄진 지 3년여 만이다. 이후 고발인의 이의신청에 따라 사건은 성남지청으로 송치됐다. 

성남FC 의혹은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재점화됐다. 지난 1월 수원지검 성남지청 박하영 차장검사(현재 퇴직)가 돌연 사직 의사를 밝히는 과정에서 수사 무마 의혹이 제기된 것.

성남FC 사건 수사팀과 이를 지휘한 박 전 차장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하거나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해야 한다”는 의견을 수차례에 걸쳐 냈지만 당시 성남지청장이던 박은정 지청장이 이를 부당하게 막았다는 내용이다.

파장이 계속되자 김오수 당시 검찰총장은 수원지검에 경위 파악을 지시했다. 수원지검은 성남지청에 다시 보완수사를 지시, 성남지청은 경기 분당경찰서로 사건을 내려보냈다. 강제수사에 돌입한 경찰은 지난달 성남시청, 성남FC, 두산건설 등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경찰은 지난 2일 성남시 정책기획·도시계획·건축·체육진흥·정보통신과 등 5개 부서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후 17일에는 성남FC와 두산건설을 압수수색했다. 후원금을 받은 주체와 후원금을 낸 기업을 상대로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을 한 것은 처음이다. 

대선 한 달 전
다시 수면 위로


성남FC로 흘러간 후원금을 두고 다양한 의문이 제기됐다. 특히 네이버의 경우 성남FC와 직접 계약을 맺은 게 아니라 성남시-네이버-시민단체 희망살림-성남FC 등 4자간 협약을 통해 ‘우회 지원’을 진행하면서 논란을 낳았다. 당시 네이버는 희망살림에 40억원을, 희망살림은 성남FC에 39억원을 집행했다. 

당시 4자 협약식에는 이 의원, 김진희 전 네이버 I&S 대표, 민주당 제윤경 전 의원, 곽선우 성남FC 대표가 참석했다. 성남시의 한 시민단체는 4자 협약 과정에서 ‘절차적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협약서에 기재된 김상헌 네이버 전 대표 대신 김진희 전 네이버 I&S 대표가 서명하는 과정에서 위임장이 제출되지 않은 점 ▲희망살림 대표 대신 이사인 제 전 의원이 서명한 점 등에서 절차적 하자가 있다는 입장이다. 해당 단체는 4자 협약과 관련, 이 의원과 제 전 의원 등을 고발한 상태다.

또 다른 의문은 성남FC가 받은 후원금이 어떻게 사용됐느냐는 점이다. 최근 성남FC의 후원금 일부가 이 의원 측근에게 흘러갔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의원 측은 “성남FC는 사내 규정에 의해 광고를 유치한 자에게 성과 보수를 지원했다. 이는 구단경영 능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으로, 시민구단을 비롯한 대부분의 프로축구단이 차용하는 제도”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당시 성남FC 역시 규정에 따른 성과 보수를 지급했을 뿐이고, 측근이라는 이유로 부당한 방식의 이익을 취하게 한 사실은 없다. 이런 사정으로 이른바 ‘후원금 의혹’은 이미 무혐의로 수사 종결된 바 있다”고 강조했다.

규정대로 돈을 지급했을 뿐 ‘측근 챙기기’가 아니었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윤곽 드러나는 후원금 흐름
여 “자금 세탁 의혹 있다”

이 의원 측의 해명에도 국민의힘은 공세를 퍼부었다. 지난 22일 국민의힘은 이 의원이 성남FC 후원금을 자금 세탁 용도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국민의힘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또 다시 ‘이재명 의혹’이다. 이 의원은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백현동 개발 특혜 ▲부인 김혜경씨 법인카드 사적 유용 ▲장남 불법 도박 및 성매매 ▲경기주택도시공사 합숙소 운영 등 각종 비리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됐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에는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성남FC 후원금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의혹이 보도됐다”며 “2015~2017년 3년간 성과급 지급 내역을 확인해보면, 이 의원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3인이 후원금 유치 성과급의 90.6%를 챙겨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성남FC 규정에는 광고나 후원금을 유치해오면 임직원은 최대 10%, 공무원과 일반 시민은 최대 20%를 포상금으로 지급한다고 돼있다. 이때 공무원이 포상 대상에 포함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 사항으로 일각에서는 외부 유출, 자금 세탁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윗선’ 수사가 지지부진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보다 성남FC 의혹이 좀 더 빠른 결론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업에서 성남FC로 지급된 후원금의 흐름을 따라 가다보면 ‘몸통’이 드러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경찰의 창
의원의 방패

이 의원 입장에서는 말 그대로 ‘첩첩산중’인 상황이다. 이 의원은 대선 패배 이후 자숙 대신 배지를 택했다. 여기에 당 대표 도전도 저울질하고 있다. 검찰과 경찰의 칼, 이 의원의 방패 중 어느 쪽의 힘이 더 강할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수사 무마 의혹 박은정 지청장은?

박은정 수원지검 성남지청장이 최근 사의를 표명하고 법무부에 명예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지청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재직 때 대립각을 세운 이른바 ‘친정부 검사’다.

법조계에서는 박 지청장이 성남FC 사건 수사 무마 의혹으로 입건된 상태인 만큼 명예퇴직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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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