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검찰 소환? 먼지털이하다 엉뚱하게 꼬투리”

“권력은 민생 챙기고 위기 극복에 써야”

[일요시사 정치팀] 강주모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날 검찰의 소환 통보에 대해 2일 “먼지털이하듯이 털다가 안 되니까 엉뚱한 것을 갖고 꼬투리를 잡았다”고 반발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서 열린 최고위원회 직후 취재진에게 “아주 오랜 시간을 경찰과 검찰을 총동원해 이재명을 잡아보겠다고 했는데 결국 말 꼬투리 하나 잡은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국민께서 맡긴 권력으로 국민이 더 나은 삶을 만들고 민생을 챙기고 위기 극복에 써야 한다”며 “이렇게 먼지털이하듯 털다가 안 되니까 엉뚱한 것을 갖고 꼬투리를 잡는데 적절치 않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고 비판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이상현)는 전날 이 대표 앞으로 대선 과정에서의 허위사실 공표 등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법조계에 따르면 수사팀은 지난달 19일, 이 대표 측에 서면질의서를 발송했다.

하지만 답변서 제출 기한인 같은 달 26일까지 아무런 의견을 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공소시효가 오는 9일까지인 만큼 검찰 입장에선 이 대표에 대한 조사가 급박할 수밖에 없어 부득이하게 출석을 요구한 셈이다.

이날 검찰 소환 요구에 대해 민주당은 ‘정치보복’ ‘정치 탄압’ 등의 표현을 써가며 반발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을 갖고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소환 요구”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사건들,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한 고발 사건은 줄줄이 무혐의 처분하면서 야당 대표의 정치적 발언은 사법적 판단에 넘기겠다니 황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건희 여사가 권력을 잡으면 경찰이 알아서 할 것이라더니 경찰은 물론, 검찰까지 나서서 야당 탄압을 자해하고 있다”며 “윤 대통령과 경쟁했던 대선후보이자 제1야당 대표에 대한 정치보복, 야당을 와해하려는 정치 탄압에 대해 민주당은 물러설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민주주의를 훼손하려는 윤석열 검찰공화국의 정치보복에 강력하게 맞서 싸우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개인적인 문제로 처리해야 할 것을 앞으로 당이 나서 사법적인 문제를 정치적 문제로, 사법의 평범한 일상을 전쟁으로 만들겠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내가 볼 땐 이 (박 대변인의)발언이야말로 진짜 황당하다. (이 대표가)‘국토부에 백현동 인가를 내줄 때 강요받았다’고 한 건 거짓말”이라며 “이것을 정치적 발언에 대한 표현의 자유 탄압인 것처럼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이런 말도 안 되는 얘기를 계속 국민이 듣게 될 것이다. 이는 조국 시즌2가 시작되는 것”이라며 “그때 얼마나 피곤했느냐. 또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검찰 출석 요구에 응할지 말지를 놓고 논의 중이다.


하지만 자칫 정치 탄압 프레임으로 몰고 가면서 불출석할 경우 여론이 악화될 수 있는 만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소환 조사에 응할 경우 제1야당 대표가 검찰 수사를 받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민주당 입장에서는 리스크가 커서 신중할 수밖에 없다.

앞서 지난 1일, 검찰은 이 대표에게 오는 6일 출석하라고 출석 요구서를 보냈다.

이 대표는 대장동 개발 특혜 및 쌍방울그룹 변호사비 대납, 성남FC 불법 후원금, 경기도지사 시절 아내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등의 의혹을 받고 있다.
 

<kangjoom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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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