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잡힌’ 이재명 사건 키맨들 막전막후

팔다리 묶고 몸통만 남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수사기관이 지난해부터 쫓던 ‘윗선’의 꼬리가 희끄무레 드러나고 있다. 그 꼬리는 아예 감춰져 있던 것도 아니고, 드러나 있던 것도 아닌 상태였다. 포위망이 좁혀 오자 주변 인물이 꼬리를 언급하고 있다. 꼬리를 잡으면 다음에 드러나는 것은 몸통이다.

검찰이 던진 그물망에 대어들이 속속 걸려들고 있다. ‘지지부진’ ‘늑장 수사’ 등의 비판을 받았던 지난해와는 아예 딴판인 모습이다. 조직을 재정비한 이후 전선을 넓히더니 단숨에 중심을 겨냥하는 모양새다. 지난해부터 입길에 오르내렸던 ‘윗선’의 턱밑까지 다가섰다. 

주변부터
조여간다

최근 검찰은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관련된 사건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다. 지난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부터 불거진 사건의 결과를 속속 내놓는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는 대선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이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 공소시효 만료를 하루 앞둔 지난달 8일이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22일 방송 인터뷰에서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이하 성남도개공) 개발1처장에 대해 “하위 직원이라 (성남)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전 처장은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의 핵심 관계자로 검찰 조사를 받던 중 극단적 선택으로 목숨을 끊었다. 


검찰은 김 전 처장의 휴대전화와 노트북,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의 진술, 유가족이 공개한 사진 등을 토대로 이 대표가 김 전 처장을 성남시장 재직 전부터 알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관련 발언도 허위라고 봤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는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 지난해 10월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국토부가 용도변경을 요청했고 공공기관 이전 특별법에 따라 저희가 응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 대표의 발언을 허위라고 판단했다. 

또 “용도변경을 해 수천억원의 수익을 취득하는 것은 성남시에서 수용할 수 없으므로 성남시가 일정 수익을 확보하고 업무시설을 유치하겠다고 했는데 국토부가 직무유기를 문제 삼겠다고 협박했다”고 한 발언도 허위로 보고 기소했다. 

‘측근’ 이화영 구속 이어
‘최측근’ 정진상 압박 중

이 과정에서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소환 통보, 서면 답변 등을 두고 여야가 강하게 맞부딪쳤다. 이 대표가 당 대표로 취임한 지 나흘 만에 검찰의 소환 통보 소식이 전해지면서 정국이 급격하게 냉각된 것.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검찰은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더욱 고삐를 당기고 있다. 

지난달 28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쌍방울그룹으로부터 억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이 전 부지사는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재직 당시 평화부지사를 지낸 측근으로 현재 킨텍스 대표를 맡고 있다. 

김영록 수원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뇌물및정치자금법위반 등 혐의를 받는 이화영 전 부지사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동시에 뇌물공여와 정치자금법 위반, 증거인멸, 범인 도피 등의 혐의를 받는 쌍방울 부회장도 구속됐다.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 사외이사직을 마친 뒤 부지사를 역임한 2018년 8월부터 2020년 1월, 킨텍스 대표를 맡은 2020년 9월부터 올해 초까지 쌍방울로부터 법인카드와 외제차를 제공받는 등 2억5000여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자신의 측근을 쌍방울 직원으로 허위 등재해 임금 9000만원을 지급받도록 한 혐의도 있다. 

검찰이 이 전 부지사에 대한 신병 확보에 성공하면서 쌍방울그룹 관련 ‘이재명 대표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의 동력을 얻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쌍방울그룹이 2018년 이 대표의 선거법 사건을 변호한 변호사들의 수임료 20억여원을 전환사채 등으로 대신 지불했다는 내용이다. 

이 대표의 측근인 이 전 부지사의 구속으로 검찰 수사가 최종적으로는 이 대표로 향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앞서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검찰이 쌍방울그룹과 이 대표의 관계를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이 전 부지사를 ‘약한 고리’로 보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대납 의혹
후원금 의혹

지난달 8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쌍방울과 당시 이 대표 간의 관계, 그 중간 매개체로서 이 전 부지사가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라고 말하면서 나온 표현이다.

당시 조 의원은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 측으로부터 법인카드를 통해 1억여원을 제공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30개월 동안 1억원이면 월 300만원 정도”라며 “크게 한꺼번에 많은 돈을 줬다기보다는 품위유지비 정도로 계속적인 지원을 해주는 든든한 스폰(서) 정도 관계(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이 대표를 압박하는 사건은 이뿐만이 아니다. 올해 초 대선을 두 달여 앞두고 재점화된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수사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2016~2018년 두산건설, 네이버 등의 기업으로부터 160억여원의 후원금을 유치하고 그 대가로 민원을 해결해줬다는 내용이다. 

지난해 9월 경찰은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 처리했다. 하지만 고발인의 이의신청과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로 지난 2월 재수사가 시작됐다. 박은정 전 성남지청장이 ‘보완수사가 필요하다’는 수사팀 요청을 수차례 묵살했다는 수사 무마 의혹도 함께 불거졌다. 

재수사가 시작되면서 이 대표와 함께 후원금을 낸 기업에 수사가 집중됐다. 첫 번째 타깃은 두산건설이었다. 두산건설은 55억원 상당의 광고 후원금을 내고 그 대가로 두산그룹이 소유한 분당구 정자동 병원부지 3000여평을 상업 용지로 용도변경이 이뤄져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관계자
입 열렸다

당시 성남시는 용적률과 건축 규모, 연면적 등을 3배가량 높여주고 전체 부지 면적의 10%만을 기부채납 받았다. 그러면서 두산 측이 막대한 이익을 봤다는 것이다. 

경찰은 지난달 13일 이 대표의 제3자 뇌물공여 혐의가 인정된다는 내용이 담긴 보완수사 결과를 수원지검에 통보했다. 성남시청, 두산건설, 성남FC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필요한 자료를 확보‧분석해 내린 결론이다. 처음 불송치 결정을 내린 때와 비교해 1년 만에 수사 결과가 180도 달라진 것이다.


경찰의 보완수사 결과를 받아든 검찰은 더 나아가 다른 기업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당초 경찰은 두산건설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에 대해서는 ‘혐의 없음’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네이버, 차병원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네이버는 약 40억원의 후원금을 내고 제2사옥 건축허가 등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차병원은 후원금을 33억원을 내고 분당구 야탑동 차병원이 자리한 옛 분당경찰서 부지의 용도변경 등 특혜를 봤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흥미로운 부분은 검찰이 수사 수위를 높여가는 과정에서 나오는 이름들이다. 자타공인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민주당 정진상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이 거론되고 있는 것.

이 대표는 지난해 10월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에 대해 측근이 아니라고 부인하는 과정에서 “측근이라면 정진상 정도는 돼야 하지 않느냐”고 말한 바 있다.  

정 실장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재임 당시 정책실장으로 일한 복심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대선 때는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후보 비서실 부실장을 맡았다. 이 대표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온 ‘성남 라인’의 핵심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 대표는 당 대표 취임 이후 비서실 정무조정실장에 그를 임명했다. 

당 대표 취임 후 호출
‘윗선’ 가는 다리 될까


정 실장은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과 관련해 유동규 전 본부장의 ‘윗선’으로 언급되는 인물이다. 유한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사업본부장과 공모해 황무성 초대 성남도개공 사장의 사퇴를 강요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유한기 전 본부장은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했다. 

정 실장은 유동규 전 본부장·언론인 출신 김만배씨(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남욱 변호사(천하동인 4호 소유주)·정영학 회계사(천하동인 5호 소유주)·정민용 변호사(전 성남도개공 투자사업팀장) 등 이른바 ‘대장동 5인방’이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것과 달리 최근까지 두드러지게 드러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주변의 우려에도 정 실장을 다시 중용하면서 그가 자신의 최측근이라는 사실을 공고히 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성남FC 후원금 의혹 수사가 핵심을 향하면서 검찰의 칼끝이 정 실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곽선우 전 성남FC 대표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으로부터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실장과 모든 것을 상의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 실장을 구단주 대리인으로 생각했다”고도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곽 전 대표로부터 이 대표와 정 실장 등에게 보낸 메일 등을 임의제출 받는 형식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정 실장이 성남FC 직원과 함께 해외출장을 간 정황도 나왔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정 실장은 2015년 성남FC 운영 등에 관여했다. 당시 정 실장은 성남FC 관련 직함을 갖고 있지 않은 상태였다. 박 의원은 “정상적인 공무원이라면 출장비로 가지, 민간기관이나 산하기관의 돈으로 출장 가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진상과 관련 공무원에 대한 수사를 확실하게 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턱밑까지
칼 겨눴다

법조계에서는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정 실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면 이 대표로까지 번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기업과 성남FC 간에 후원금이 오갈 당시 대표를 맡고 있던 관계자의 입이 열린 이상 최소한 조사 자체는 피해가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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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