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05.08 16:33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하나에 하나를 더한다고 꼭 둘이 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조합은 무한대의 시너지를 뿜어내기도 한다. 스승과 제자의 만남, 양태숙 작가와 지유라 작가의 앙상블이 코로나19로 움츠러든 현실에 다시 ‘봄 바람’을 불러왔다. 초등학교 5학년, 열두 살의 지유라가 양태숙 화실의 문을 열었을 때 두 작가의 인연은 시작됐다. 회화과를 졸업한 양태숙은 임용고시 탈락 후 동네에 작은 화실을 열었다. 초현실주의 어두운 그림으로 가득했던 화실에서 지유라는 4B 연필로 선 긋기부터 배웠다. 이후 지유라는 양태숙과 같은 길을 가는 유일한 제자가 됐다. 첫 그림 선생님 첫 그림 선생님과 제자로 만난 두 사람이 ‘사제전’을 준비했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누아갤러리에서 15일에 시작된 ‘봄 바람’ 전시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친 이후 사람들의 머릿속에선 봄의 기억이 사라졌다. 두 작가가 준비하던 사제전도 코로나 여파로 대면활동이 제한되면서 미뤄졌다. 지유라는 “(사제전을)몇 년 전부터 계획했는데 전시 조건이 맞지 않아 성사되지 못했다”며 “이런 상황을 듣고 아트디렉터 한명일 선생이 전시를 기획했다. 권도현 누아갤러리 관장도 이번 전시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더 트리니티 갤러리에서 배준성 작가의 개인전 ‘GOOD TO SEE U’를 준비했다. 전시 제목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되찾게 될 일상과 서로 반갑게 마주하길 바라는 소망을 담았다. 배준성은 국내를 대표하는 1세대 아트페어 작가다. ‘작업실에서’ ‘미술관’ 시리즈를 비롯한 다양한 작품을 평면 회화와 렌티큘러를 결합한 방식으로 표현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배준성의 대표 연작인 누드 시리즈, STILL LIFE 정물 시리즈, 작업실에서 시리즈 등 총 20여점을 선보인다. 거장의 명화 배준성은 전통적인 방식의 그리기 위에 렌티큘러 기법을 도입해 회화를 바라보는 방식으로 고유의 총체적인 스타일을 구축했다. 렌티큘러는 관람객이 작품을 보는 방향에 따라 여러 장의 이미지를 교차로 볼 수 있는 방식이다. 렌티큘러 작품은 어떤 각도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지에 따라 장면이 시시각각 전환된다. 관람객은 작품을 감상하는 과정에서 환영과 실재 사이에 놓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공간에 대한 인식과 매 순간 이동하는 시선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끔 하는 것. 이때 관람객은 수동이 아닌 능동적으로 작품을 마주할 수 있다. 코로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채 한 달도 남지 않았다. 권력의 무게추가 빠른 속도로 차기 정부에 기울고 있다. 정부부처 역시 권력의 이동에 따라 태세를 전환하는 모양새다. 이 과정에서 이른바 ‘순장조’로 분류되는 장관이 고립되고 있다. ‘검찰개혁’은 문재인정부 임기 내내 최대 화두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검찰 권한 줄이기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비롯한 여권은 입법으로 발맞췄다. 하나같이 경찰의 숙원이었던 검경 수사권 조정이 이뤄졌고 진보 진영의 오랜 바람이었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설립됐다. 그 결과 검찰이 독점하고 있던 기소권이 분산됐다. 민주당은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완전히 분리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추진 중이다. 검찰이 개혁의 대상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법무부 장관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졌다. 실제 문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은 타 정부부처 장관과 비교해 높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조국-추미애-박범계로 이어지는 법무부 장관 라인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숱한 논란에 휘말렸다. 문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은 첫 지명부터 삐걱댔다. 문 대통령은 2017년 6월11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 운영에 있어 총장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총장은 교수와 학생, 직원 등 학내 구성원을 이끌고 방향을 잡는 학교의 수장이다. 공백이 있어서는 안 되는 자리이기도 하다. 공주교대는 현재 2년 넘게 총장 자리가 비어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내 구성원이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공주교대 총장’을 검색하면 안병근 전 총장의 얼굴이 뜬다. 안 전 총장은 공주교대 제7대 총장으로 2016년 1월부터 2020년 1월까지 재임했다. 공주교대 홈페이지 ‘총장 동정’ 게시판에 올라온 글도 2020년 1월10일이 마지막이다. 제8대 총장이 정해지지 않은 탓이다. 비어 있는 총장 소식 공주교대는 안 전 총장 퇴임 이후 2년3개월째 총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문제는 이 기간이 앞으로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총장 임용 제청을 두고 공주교대와 교육부 사이의 줄다리기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 교육부 장관의 임용 제청 재량권과 대학의 자율성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모양새다. 4년제 국립대학교인 공주교대는 총장을 임명할 때 교육부의 임용 제청, 청와대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한다. 대학에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자하미술관에서 이태제 작가의 개인전 ‘My World(s)’를 준비했다. 이태제는 플래티넘 프린트 기법을 통해 한국과 스페인, 두 나라의 문화를 기록해왔다. 이번 전시는 오늘날 개인의 기원과 사회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태제는 스스로를 현 시대의 유목민이라 칭한다. 한국과 해외를 오가며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그는 스페인의 문화 정체성과 본인의 문화적 위치, 상호 관계와 영향을 사진 작품을 통해 조망한다. 여름마다 “나는 2019년부터 갈리시아에 체류하면서 셀타족 고대 마을과 부모로부터 자녀에게 대물림해 내려오며 몇 천 년간 이어져온 그들의 전통, 그리고 삶의 방식을 이해하고 관찰해왔다. 현 시대의 유목민으로 삶의 대부분을 모국이 아닌 타지에서, 셀타족의 후예를 배우자로 맞아 살아온 나는 이 작업을 통해 전통과 함께하는 삶의 경이로움, 개인과 민족의 정체성 그리고 자연과 인간의 공존에 대한 의미를 돌아보고자 한다.” 이태제는 작업 과정에서 ‘플래티넘 프린팅’ 기법을 사용한다. 감광 물질에 최종 인화물과 동일한 사이즈의 네거티브를 밀착 인화해 흑백 인쇄물을 얻는 19세기 전통적인 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문재인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검찰 권한 줄이기에 몰두했다. 그 결과 검찰개혁은 문정부의 상징이자 목표가 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불과 한 달 남짓 상황에서 여권이 검찰개혁의 마지막 카드인 ‘검수완박’을 들고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해 3월4일 검찰총장 자리에서 내려왔다. 법에 보장된 2년 임기를 4개월여 남긴 시점이었다. 이후 윤 당선인은 정치권에 입문, 8개월 만에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되더니 지난달 9일 20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권한 주자” 당시 윤 당선인의 사퇴 원인으로 여권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추진이 꼽혔다. 윤 당선인은 사퇴 전날인 지난해 3월3일 “지금 진행 중인 검수완박은 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는 헌법정신에 크게 위배되는 것이고 국가와 정부의 헌법상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검수완박은 현재 검찰에 남아 있는 6대 중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수사권을 다른 기관으로 옮기고 검찰에 기소권만 남기는 것을 골자로 한다. 중대범죄수사청, 특별수사청 등의 기관을 새로 만들어 6대 범죄 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국립대 총장 임명을 두고 교육부의 이중잣대가 도마에 올랐다. 비슷한 논란의 총장 후보자에 대해 서로 다른 판단을 내린 것. 대학-교육부-청와대로 이어지는 국립대 총장 인사시스템이 ‘보이지 않는 손’에 휘둘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시스템에 대한 신뢰는 공정성과 일관성에서 나온다. 사안에 따라 달라지는 잣대는 불신의 시작이다. 특히 인사 과정에서 기준이 흔들리면 시스템 자체를 믿을 수 없게 된다. 의혹과 논란으로 얼룩진 인사는 그 꼬리표를 평생 떼어낼 수 없다. 흔들리는 일관성 최근 한국방송통신대학교(이하 방송대) 총장 임명 과정에서 인사시스템과 관련한 논란이 불거졌다. 총장 후보자에 대한 교육부와 청와대의 검증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더 나아가 국립대 총장에 대한 검증 기준이 후보자에 따라 ‘널을 뛴다’는 의혹도 나왔다. 1972년 3월9일 ‘한국방송통신대학설치령’에 근거해 개교한 방송대는 올해 개교 50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설치령이 폐지되고 ‘한국방송통신대학교설립및운영에관한법률’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 방송대는 국립대학이면서 국내로는 최초, 세계 기준으로는 영국 오픈 유니버시티에 이은 두 번째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성북구 소재 아트노이드178은 ‘경계-감각-언어’의 관계를 탐구하는 문화예술공간이다. 아트노이드178에서 양경렬 작가의 개인전 ‘박제된 시대’를 준비했다. “거기에 모두 함께 있었다.” 양경렬 작가는 생경한 이미지가 마주보는 강렬한 상하 구도의 시공간을 그려왔다. 아트노이트178에서 열리는 개인전 ‘박제된 시대’에서는 이미지의 파편이 퇴적된 지층처럼 박제된 시공간의 이야기를 펼쳐 놓는다. 다양한 사건 과거에는 어느 집에든 흔하게 한두 개쯤 있었다는 동물 박제. 이제는 그 이름조차 낯설다. 양경렬은 먼지가 켜켜이 쌓여 집 한 켠에 치워져 있던 박제된 매를 마주한 날의 생경한 느낌을 기억한다. 방부처리까지 해서 ‘지금, 여기에’ 붙잡아 놓으려는 욕망조차 어느샌가 망각되고 마는 현실을 직시한 느낌이랄까. 그러나 그것 역시 시대의 한 단면. 양경렬이 주목하는 이 시대의 모습은 박제된 그것과 아주 닮아있다. 90조각의 이미지 역사적 서사 담아 양경렬의 박제된 시대는 90조각의 이미지를 모아 박제하듯 기록한 결과물이자 수많은 파편적 이미지가 난무하는 이 시대의 모습이다. 또 우리 시대의 역사적 서사이기도 하다. 작품 속 무아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일반 시민이 정치적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선거’다. 투표를 통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대리인을 선출하는 것이다. 문재인정부는 출범 100일을 맞아 시민에게 직접 민주주의의 길을 살짝 열어줬다. ‘청와대 국민청원’의 등장이다. 새 정부의 등장과 함께 국민청원이 존폐의 기로에 섰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 새 정부는 변화와 함께 시작된다. 인적 구성은 물론 정책의 연속성도 담보할 수 없다. 새로운 정부의 지향점에 따라 모든 게 바뀐다. 인수위원회 단계부터 이전 정부의 색을 지우고 새 정부의 색을 입히는 데 몰두한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정책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남길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진보 정부가 출범한 지 5년 만에 정권이 교체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말 지지율이 40%를 넘나드는 와중에 이뤄진 정권교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분석이다. 당장 문재인정부의 지난 5년을 되짚어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인수위는 이미 문정부와는 아예 다른 길을 가겠다고 천명한 상황이다. 집권 10년 주기설이 깨지면서 수많은 정책이 기로에 서게 됐다. 문정부의 가장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쟁은 끝났지만 전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인수위원회 단계부터 여야 간 신경전이 대단하다. 대선이 역대 최소 득표 차로 마무리된 점이 전투 국면을 더욱 치열하게 만드는 모양새다. 특히 ‘대장동 특검’을 둘러싼 여야 간 대결이 빅 이벤트로 떠올랐다. 선거기간 동안 서로 잡아먹을 듯이 싸웠다 할지라도 결과가 나온 이후엔 잠잠해지게 마련이다. 모래폭풍이 지나간 자리에 모래만 남듯, 선거가 끝나면 승자와 패자라는 결과만 남는 경우가 많았다. 난무했던 고소·고발도 대부분 취하되곤 했다. 선거 후폭풍 여진 남았다 여러 모로 역대급 기록을 남긴 3‧9대선은 선거 이후 모습마저 다른 양상을 띠는 듯하다. 선거기간 내내 이슈로 작용했던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 사건(이하 대장동 사건)이 승패가 가려진 이후에도 힘겨루기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장동 사건은 성남시가 대장동 인근을 개발하는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에서 시작됐다. 이때 등장한 업체가 ‘성남의뜰’ ‘화천대유’ ‘천화동인’ 등이다. 각각 대장동 개발사업을 위한 시행사,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의 자회사다. 당시 성남시장은 더불어민주당(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3·9 대선으로 진보-보수 집권 10년 주기설이 깨졌다. 탄핵 정국 이후 진보 진영이 정권을 잡은 지 5년 만에 공수가 바뀌게 됐다. 특히 검찰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미묘한 지각변동이 느껴진다. 그 중심에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이 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 탄생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문재인정부 들어 꽃길과 가시밭길을 동시에 걸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직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깜짝 발탁된 데 이어 검찰총장으로 임명됐다. 박근혜정부 시절 대구고검으로 좌천돼 한직에서 보낸 시간을 전부 보상받는 듯했다. 대선 승리로 칼자루 잡아 윤 당선인의 꽃길은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검찰총장이 된 지 불과 한 달 만에 ‘윤석열 검찰’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비리 의혹에 칼을 댔다. 전격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수사에 돌입하면서 윤 당선인은 문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기에 이른다. 광화문과 서초동에 각각 수십만~수백만의 시민이 모여 ‘조국 수호’와 ‘조국 구속’을 외쳤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 윤 당선인 앞에 본격적으로 가시밭길이 펼쳐졌다. 검찰인사에서 주변 측근들이 ‘추풍낙엽’처럼 썰려 나갔고, 본인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모두가 놀랐다. 지난 9일 오후 7시30분 카운트다운 끝에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가 화면에 떴다. 그 순간 양당의 희비가 엇갈렸다. 이재명 47.8% VS 윤석열 48.4%, 0.6%p 차이 초박빙 결과가 나온 것. 그와 동시에 여론조사 기관이 예측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결과는 출구조사의 승리였다. 선거는 민심의 바로미터다. 정당은 선거 때마다 국민의 평가를 받기 위한 시험대에 오른다. 시험대에 오르는 건 정당만이 아니다. 여론조사 기관 역시 선거라는 시험대에 올라 그 신뢰도를 평가받는다. 때때로 선거가 여론조사의 무덤이 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여론조사 무용론, 불신론이 가장 많이 제기되는 시기도 바로 선거 때다. ‘이대녀’ 놓쳐 3‧9대선은 여론조사 기관 입장에선 대목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널을 뛰었기 때문. 일반적으로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작을수록 여론조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이번 대선에서는 ‘깜깜이’ 기간 직전까지 하루에도 수 개씩 여론조사 결과가 쏟아졌다. 여론조사는 조사 시간과 방식, 표본 수 등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한 여론조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살포시 포갠 양 손에 쏙 들어오는 작은 새, ‘참새 짹짹, 병아리 삐약삐약’ 소풍 때마다 아이들이 목청 높여 부르는 동요의 주인공, 어디에도 없는 듯하지만 또 어디에나 있는 새, 그 이름 참새. 이미경 작가는 빠른 날개짓으로 세상을 활공하는 참새를 화폭에 불러들였다. 지난 1월 개관한 아트인사이드 갤러리에서 이미경 작가의 초대전 ‘With_동행’을 준비했다. 이미경은 의인화한 참새를 통해 도시 속 소소하고 행복한 삶의 이야기를 그리는 서양화가로 알려져 있다. 따뜻한 마음 2년 전 우리 삶을 덮친 코로나19로 대다수의 국민이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예술가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많은 예술가들은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세계적 재앙에 맞서 새로운 고민에 휩싸였다. 이미경은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내며 더욱 심각해진 환경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며 “결국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현재, 자연과 동행하는 게 얼마나 중요해졌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여겼다”고 전했다. 그 고민의 결과가 바로 With_동행전이다. 이미경은 동반자이면서도 점점 사라지고 있는 자연과 동물을 종이접기 방식으로 만들었다. 현대인의 모습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충북 청주시 소재 쉐마미술관에서 김연희 작가의 개인전 ‘ACCEPT 받아들이다’를 준비했다. 김연희는 회화에 등장하는 상징적 이미지를 ‘명상적 개념’에서 찾고자 했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2016년부터 최근까지 작업한 30여점의 작품을 소개한다. “예술은 살아 있음과 죽음, 받아들임과 받아들이지 못함, 공간과 형태가 있고 없음 등 여러 가지 요인의 영원함이다. 이 모든 것이 예술의 끝이 아닌가 싶다.” 우주를 담은 “나의 내면 속 열정은 캄캄한 밤 반딧불을 보고 눈의 초점을 맞추듯 그렇게 한 사물에 집중하고 몰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술가로서 나는 구상적 이미지를 모두 제거하고 싶다. 색에서도 모든 색을 아우르고 함축하고 있는 검정색과 아무 색도 품지 않은 흰색, 이 두 색의 성격과 대비가 같은 사고와 단순함을 동시에 갖게 하는 면에서 흥미롭다.” - 작가 노트 중 발췌 - 김연희의 화면에는 흑과 백이 공존한다. 그는 단순함의 묘미에 무게를 두고 추상 작업에서 쓰던 네모를 발전시켜 공간 구성에 활용하고 있다. 네모 안에 우주를 담아내고자 한 것이다. 그리고 그 색은 검정, 흑색이다. 흑의 세계에는 모든 색이 섞여 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0.73%p. 민심이 또 한 번 절묘한 선택을 했다. 5년 만의 정권교체로 현 정부에 대한 심판을, 역대 최소 표차로 차기 정부에 협치를 당부했다는 분석이다. 대선 결과에 따라 검찰의 운명도 심판과 협치 그 어디쯤에 놓이게 됐다. 피 말리는 접전이었다. 오전 4시30분에 이르러서야 ‘당선 확실’ 문구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쪽에 떴다. 개표가 시작된 지 꼬박 8시간여 만이었다. 그와 동시에 윤 후보의 신분이 대선후보에서 대통령 당선인으로 바뀌었다. 경력 8개월의 정치신인이 권력의 정점에 서게 된 순간이다. 25만표 진땀승 지난 9일 실시된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윤 당선인은 1639만4815표(48.56%)를 얻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1614만7738표, 47.83%)를 0.73%p 차로 따돌렸다. 개표 초중반 이 후보가 앞서 나가다가 개표율 51% 시점에 윤 당선인이 역전한 이후 재역전 없이 개표가 마무리됐다. 윤 당선인과 이 후보 간의 표차는 25만표로 헌정 사상 최소 득표 차이다. 이전까지 1~2위 후보 간 격차가 가장 작았던 선거는 1997년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와 한나라당 이회창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합니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2017년 3월10일 헌법재판소에서 대통령 탄핵안을 인용했다. 세상의 눈은 대통령 수사를 위해 임명된 특별검사팀에 쏠렸다. 특별검사제. 검찰이 아닌 행정부와 독립된 사람 등 제3자에게 수사·기소 등의 역할을 맡기는 제도를 뜻한다. 고위공직자의 비리나 위법 혐의 등 수사 자체의 공정성을 위해 특검법에 따라 특별검사를 임명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통령이 2명의 후보 가운데 1명을 임명하는 방식이다. 과거 ‘게이트’급 사건에 활용됐다. 꽃길 걷다 2016년 11월17일 ‘박근혜정부의최순실등민간인에의한국정농단의혹사건규명을위한특별검사의임명등에관한법률’ 이른바 최순실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같은 해 11월30일 자신을 수사할 특별검사로 박영수 전 서울고검장을 임명했다. 특검 임명 한 달 뒤인 12월21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을 수사하는 특검팀이 출범했다. 박영수 특검팀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상상을 초월했다. 현직 대통령이 수사 대상에 오르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특검팀의 일거수일투족이 언론의 폭발적인 관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두산갤러리가 김세은의 개인전 ‘Pit Stop’을 준비했다. 김세은은 주로 회화를 다루며, 도시 속에 남겨진 자투리땅을 인식하는 감각을 강렬한 선과 색으로 표현해왔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대형 회화 3점을 포함한 10점의 신작을 소개한다. 지난해 1월 김세은은 ‘두산아트랩 전시 2021’에 선정됐다. 두산아트랩은 두산아트센터가 미술과 공연 분야의 신진 작가를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2010년부터 진행해온 프로그램이다. 당시 공모를 통해 김세은을 비롯한 박정혜, 오연진, 오희원, 이준아 등 만 35세 작가 5명이 선정됐다. 길이 없는 앞서 한 해 전인 2020년에는 금호영아티스트에 선정돼 개인전을 가졌다. 금호영아티스트는 35세 이하 국내 미술작가들의 개인전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2004년 이후 총 70여명을 선정했다. 제17회 공모를 통해 선정된 김세은은 노기훈, 박아람, 조민아 등과 ‘2020 금호영아티스트’ 전시에 참여했다. 올해로 34세가 된 김세은이 다시 두산갤러리로 돌아왔다. 전시 제목은 ‘핏 스탑(Pit Stop)’. 핏 스탑은 카레이싱에서 정비를 위해 정차하는 시간과 공간을 뜻하는 말이다. 단어가 지닌 의미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선거 기간 내내 화두였던 대장동 사건이 대선 이후에도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선 결과를 기다리며 숨죽이고 있던 검찰이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분’의 존재, ‘50억 클럽’ 등 산재해 있는 의혹이 대선 종료와 동시에 수면 위로 올라올 기세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 처음 불거진 이후 선거 기간 내내 가장 굵직한 이슈로 작용했다. 유력 대선후보의 연루 의혹, 민간업체에 돌아간 천문학적인 개발이익, 정관계 로비 의혹 등 대장동 사건 관련 내용이 터져 나올 때마다 선거판은 크게 요동쳤다. 꽃놀이패 대선후보 간에도 대장동 몸통 논란, 특검 논란 등이 나오면서 공방전이 펼쳐졌다. 반면 검찰은 침묵 상태였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김만배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정민용 변호사 등 대장동 5인방을 재판에 넘긴 이후 수사는 공회전을 거듭했다. 지난해 9월 검찰에 대장동 전담 수사팀이 꾸려지고 5개월이 지났지만 대선 직전까지도 이렇다 할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대장동 5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여야 모두 사활을 건 총력전.” 권력의 정점을 향한 여야 대선후보들의 고지전이 치열하다. 하루에도 몇 건씩 쏟아지는 여론조사 추세는 엎치락뒤치락하는 수준. 어떤 후보도 확실한 우세를 점하지 못한 상황이다. 투표일까지 마지막 1주일은 여론조사 결과조차 알 수 없는 ‘깜깜이 모드’에 접어든다. 1992년 창간된 <교수신문>은 2001년부터 설문조사를 통해 한 해 동안 대한민국의 사회상을 담은 ‘올해의 사자성어’를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2016년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국민 1300만명(누적)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뛰쳐나왔을 당시 사자성어는 ‘군주민수(君舟民水)’였다. 민심 향방 이번에는? <순자> 왕제편에 나오는 말로 ‘백성은 물, 임금은 배’라는 뜻이다. 물(국민)의 힘으로 배(정부)를 띄울 수도 뒤집을 수도 있다는 말로 민심의 무서움을 표현했다. 비선 실세 논란으로 민심이 크게 요동쳤고 그 결과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되는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 일어난 데 따른 것이다. 민심의 흐름은 19대 대선에서 77.2%라는 높은 투표율로 나타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홍준표(자유한국당)·안철수(국민의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호리 아트스페이스에서 민병훈 작가의 개인전 ‘영원과 하루’를 준비했다. 민병훈은 <포도나무를 베어라> <터치> <사랑이 이긴다> 등을 연출한 영화감독이다. 이번 전시는 그의 첫 개인전이다. 민병훈은 첫 개인전 ‘영원과 하루’에서 제주도 자연의 다양한 모습을 감성적이고 명상적인 시점으로 포착한 영상 20점을 선보인다. ‘천사의 숨’ ‘깃털처럼 가볍게’ ‘영원과 하루’ ‘나도 나를 어쩌지 못할 때’ ‘볼수록’ ‘안개처럼 사라지리라’ 등 제목에서 연상되듯 민병훈 특유의 감성적 영상미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구성됐다. 여유로움 민병훈은 수년 동안 제주에서 바다와 숲을 거닐며 자연의 이미지를 재해석하는 작업을 해왔다. 그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흔히 ‘불멍’ ‘숲멍’ ‘바다멍’(불·숲·바다를 멍하니 바라보는 행위)처럼 온몸이 나른해지고 더없는 편안함이 느껴진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오랜 시간 지친 모두에게 적절한 심리적 위로와 감성적 치유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작품에는 삶의 내밀한 감수성이 묻어난다. 단순한 일상의 표면에 밀착된 연출과 그 과정에서 만들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