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소문만 무성’ 이케아 계룡점 무산 비스토리

네 탓 공방에 가린 원주민 눈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3만평 땅을 둘러싼 잡음이 서서히 가라앉는 모양새다. 계약의 주체가 됐던 이들이 하나둘 빠져나가고 복잡하게 얽혀있던 이권이 정리되고 있다. 문제는 정돈되는 상황 이면에 속으로 곪아터진 부분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지난달 29일 충남 계룡시를 찾았다. 비가 오려는지 하늘이 흐릿하니 찌뿌둥했다. 거리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도로도 한산했다. 계룡시청에서 차로 5분 남짓 거리에 있는 대실지구 유통시설 용지는 휑하다 못해 을씨년스러웠다. 흐린 하늘 아래 펼쳐진 3만평 땅에는 풀만 한가득이었다.

기대 컸는데
황량한 땅만

뒤편의 고층 아파트와 앞쪽의 대형 상가는 짝 안 맞는 퍼즐처럼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대실지구 주변을 함께 돌아본 시민단체 관계자는 많은 상가가 공실이라고 귀띔했다. 실제 곳곳에 ‘공인중개사’ 간판들이 여럿 눈에 띄었지만 손님은 없었다. 간판도 없이 텅 빈 사무실이 대부분이었다. 

계룡시 곳곳에는 고층 아파트, 다이소, 하나로마트 등 주거‧편의시설을 짓는 공사현장이 많았다. 비 예보가 있는 날씨 때문인지 공사현장에 인부는 거의 없었다. 이날 찾은 계룡시는 대체적으로 한산한 분위기였다. 유동인구가 적은 평일 오후의 느긋함보다는 태풍예보에 사람이 사라진 느낌이었다. 

인구 4만4000명(10월 기준)의 계룡시는 이른바 ‘개발 호재’로 2016년부터 들썩였다. 계룡시에 남은 마지막 ‘노른자위’로 여겨진 대실지구 유통시설 용지에 세계 최대 가구업체인 이케아가 입점하기로 한 것. 계룡시 대실지구 내 두마면 농소리 1017, 3만평에 달하는 땅에 이케아 계룡점을 비롯해 복합쇼핑몰이 들어설 것이라는 기대가 팽배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7년이 지난 현재 드넓은 부지엔 잡초만 무성하다. 이케아 계룡점은 첫삽조차 뜨지 못했다. 이케아는 이번 달 중으로 계룡시에서 완전히 철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케아 계룡점 입점이 완전히 무산된 순간이다. 

지난 1일 (주)더오름이 이케아 계룡점 부지를 떠안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LH대전충남본부와 계룡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더오름은 이케아 계룡점 부지에 대해 LH의 전매 동의를 받아 이케아 측이 소유한 부지(4만9500㎡) 매입에 성공했다.

2016년부터 계룡시 역점사업
잘 진행되다 돌연 철수 선언

더오름 측은 이케아가 내지 않은 토지 대금 잔금과 이자 일부를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케아와 용지를 양분하고 있던 더오름이 대실지구 유통시설 용지 전체의 토지소유권을 사실상 확보하면서 향후 계획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더오름은 사업계획 변경과 함께 유통시설 용지 전체에 대한 사업계획 수립과 국내외 대형 유통업체 유치를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계룡시는 더오름의 사업계획 변경에 따른 도시관리계획 변경과 건축허가·조기착공 및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애로사항 해결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지난달 28일 계룡시청에서 만난 도시개발과 관계자는 “토지 문제가 선결되지 않으면 그 어떤 것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계룡시는 이케아의 건축허가 취소 요청에 대한 보완을 요구한 상태였다. 이후 더오름과 이케아의 토지 문제가 일단락되면서 일단 선결과제는 해결된 상황이다. 

문제는 LH와 이케아·더오름, 계룡시 등 대실지구 유통시설 용지 개발에 관련된 주체의 입장은 정리되고 있는 반면, 개발 호재를 믿고 투자한 사람의 속앓이는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이다. 계룡시민참여연대 관계자에 따르면 퇴직금, 은행 대출 등의 돈으로 인근 땅을 산 사람의 손해는 ‘말도 못할 수준’이다.

이케아 이슈는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그해 8월 계룡시는 대실지구 도시개발사업 개발계획을 변경했다. 이때 유통시설 용지가 신설됐다. 이케아 계룡점, 복합쇼핑몰(더오름) 등이 들어오기로 예정됐던 곳으로, 면적은 9만7391㎡(2만9500평)에 달한다.

토지매매리턴권
특혜 의혹 나와

계룡시는 계획대로 추진될 경우 ▲직간접 고용 창출 ▲유동인구 증가 ▲개발 기대 및 인구 유입 ▲세수 증대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기대효과를 예측했다. 

같은 해 10월 LH와 이케아 간의 유통시설 용지 토지매입 계약이 체결됐다. 당시 이케아는 평당 120만원에 해당 부지를 산 것으로 알려져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주변 시세와 비교해 헐값에 노른자위 땅을 구매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LH대전충남본부 관계자는 “당시 감정을 진행했고 그에 따라 적정 수준에 계약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여기에 LH가 이케아에 토지매매리턴권을 보장한 부분도 특혜 의혹에 기름을 부었다. 토지매매리턴권은 토지를 매입한 주체가 일정 기간 후 환급을 요청하면 토지를 회수하고 계약금과 원금을 돌려주는 제도다. 이케아가 사업을 철수하더라도 아무 손실 없이 계룡시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권리를 계약에 포함했다는 뜻이다.

2016년 계룡시장이었던 최홍묵 전 시장은 그해 11월25일 계룡시의회 본회의에서 “세계적 가구기업인 이케아의 계룡시 유치는 지역발전의 호재와 더불어 우리 시를 전국에 널리 알리는 절호의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대실 도시개발사업구역 내의 유통시설 용지를 매입해 오는 2020년까지 오픈 예정인 이케아의 입점으로 우리 시에서는 대전, 충청권뿐만 아니라 세종, 호남·영남권까지 상업·문화·관광 등의 복합서비스 제공, 지역경제 활성화 및 고용 창출, 1억3500만달러 외화 유치와 4000여세대의 대실지구 공동주택 분양에도 호황이 예상된다. (이케아 계룡점을)중부권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조성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평당 120만원
평당 1150만원

이케아는 2020년까지 고양점(2호점), 기흥점(3호점), 동부산점(4호점) 등에 매장을 열었다. 계룡시에서는 계룡점이 그다음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부풀어 올랐다. 2016년 11월 최홍묵 전 시장이 1호점 광명점에 방문해 당시 이케아코리아 대표였던 안드레 슈미트갈을 면담하고, 2017년 11월과 2018년 4월 이케아코리아 관계자가 계룡시를 찾는 등 계획은 순조롭게 추진되는 듯했다.

지난해 7월 복합쇼핑몰(더오름) 건축허가가 먼저 났고 같은 해 9월 이케아 계룡점 건축허가가 완료됐다. 예정대로였다면 올 상반기에 이케아 계룡점 건축공사가 착공됐어야 한다. 최홍묵 전 시장은 2018년 11월20일 본회의 시정연설에서 시정운영의 기본방향과 주요 정책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최 시장은 이케아 계룡점 개점  완수를 최우선 역점과제로 손꼽았다. 

하지만 감감무소식이었다. 계룡시의 ‘뜨거운 감자’였던 이케아 이슈가 점차 사그라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이케아는 올해 3월 계룡점 철수를 선언했다. 이케아는 LH에 토지매매리턴권을 행사하고 계룡시에 건축허가 취소 신청서를 접수했다. 파트너사와의 이견,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 등을 철수 배경으로 설명했다. 

2016년부터 계룡시 숙원사업으로 여겨졌던 이케아 입점이 초대형 악재를 만난 것이다. 당시 계룡시는 “이케아의 일방적인 건축허가 취소 결정은 계룡점 개장을 학수고대하던 계룡시민을 우롱하고 기만하는 행동”이라며 “세계적인 가구기업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건축허가가 완료된 상태에서 일방적 건축허가 취소 신청은 대기업의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계룡시는 말 그대로 ‘발칵’ 뒤집혔다. 이케아 계룡점 입점 무산을 둘러싸고 책임소재를 찾는 목소리가 빗발쳤다. 계룡시가 제대로 된 행정 지원을 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비판부터 LH가 땅을 팔기 위해 이케아를 이용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케아의 갑작스러운 행보를 두고 ‘갑질’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개발 호재 사라지면서 폭망
더오름, 해당 부지 매입 왜?

계룡시의회 윤차원 전 의원은 지난 4월11일 본회의에서 “(이케아 계룡점 입점 무산으로 인한)계룡시민의 상실감, 인근 상권과 대실지구에 투자한 투자자의 피해가 예상되는데 (최홍묵 시장이)시민에게 직접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법률적 책임은 차치하고 정치적, 도의적 책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거듭 물었다.

계룡시는 윤 전 의원의 질의에 “(이케아의)건축허가 취소사항을 시민에게 즉시 알리고 LH 및 동반업체와 공동으로 협력해 건축허가 취소 신청에 대응하는 한편, 계룡 대실지구 정상화 방안과 계룡시민의 피해 최소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특별대응 TF팀을 가동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답했다. 

시민단체 쪽에서는 LH에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LH가 땅을 팔기 위해 이케아에 특혜를 줘가면서까지 무리하게 입점을 시도했다는 설명이다. 이한석 계룡시민참여연대 대표는 “그(대실지구 유통시설 용지)보다 입지가 좋지 않은 땅도 평당 400만~500만원에 거래된다. 평당 120만원에 토지계약을 진행한 것은 엄청난 특혜”라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계룡시의 한 관계자는 토지매매리턴권에 의혹을 품었다. 이케아 입장에서는 손실이 전혀 없는 계약이었다는 주장이다. 이케아가 쉽게 계룡점 입점을 포기하고 사업 철수를 결정한 배경에 토지매매리턴권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하지만 LH나 이케아, 계룡시 등이 ‘네 탓이오’ 하고 있는 사이 인근 땅에 투자한 사람들의 신음은 커져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관련 주체의 책임 공방에 손실을 입은 원주민의 목소리는 뒷전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대실지구 유통시설 용지 인근에 땅을 샀다가 이케아 계룡점 철수로 금전적 손실을 입은 사람들이 민형사 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한석 대표에 따르면 LH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람은 계룡시민 등 34명이다. 이들 가운데 1명은 이케아 계룡점 입점을 믿고 평당 1150만원에 인근 땅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해당 땅의 가격은 절반가량으로 떨어진 상태다. 이케아 계룡점 철수로 호재 자체가 사라지면서 거래도 안 되는 분위기라고 한다.

일단 봉합
그다음은?

이 대표는 “피해자 대부분은 대출 등을 이용해 땅을 매입했다. 개중에는 퇴직금 등 노후자금으로 땅을 산 사람도 있다. 이케아가 계룡시에서 철수를 선언하면서 땅값이 폭락했고 큰 피해를 입었다. 일부 사람은 ‘극단적 선택’에 대해 말하기도 한다. 가정불화가 생겼다고 토로하는 사람도 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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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상병 사망사건’ 1년 수사 불신론

‘채 상병 사망사건’ 1년 수사 불신론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1년 전 국방부 조사본부 발표와 다를 바가 없었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혐의에 대한 이야기다. 경북경찰청이 1년 동안 수사한 후 직권남용죄와 업무상과실치사죄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법조계와 사건 관계인들은 해당 수사에 모순이 있다고 입을 모으는 상황이다. 경찰이 약 1년 만에 채 상병 사망사고 수사를 마무리 지었다. 경찰은 업무상과실치사와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무혐의로 판단했다. 인과관계에 대한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경북경찰청 결과 발표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지난 8일, 채 상병 사망사고와 관련해 임 전 사단장 등 9명을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수사한 결과 “A 여단장 등 현장 지휘관 6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송치하고, 임 전 사단장 등 3명에 대해서는 혐의를 인정하기 어려워 불송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당초 수중수색은 소방이, 수변수색은 군이 담당하기로 합의된 것으로 확인됐다. 군은 물속에 들어가 수색하지 않기로 정한 것이다. 하지만 사고 전날 11포병 대대장(최모 중령)은 소방 측 현장 책임자로부터 ‘수변 아래 정찰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를 보고 받은 7여단장은 ‘장화 깊이까지 들어갈 것’ ‘위험한 구간은 도로정찰할 것’을 지시했다. 그럼에도 이후 당시 자체 결산 회의를 주재했던 11포병 대대장이 “우리 포병은 허리 아래까지 들어간다. 다 승인받았다”고 발언함으로써 다음 날 오전 채 상병이 속한 7포병 대대가 수중수색에 나섰다. 경찰은 해당 지시가 결국 사망사고로 이어져 11포병의 책임이 가장 무겁다고 봤다. 다만 그동안 언론과 정치권서 문제 삼은 임 전 사단장의 행위는 혐의없음으로 판단했다. 앞서 언론 등은 임 전 사단장이 ▲사단장 명의 단편명령을 내려 부대별 작전 임무 부여 ▲늦은 작전투입 등을 지적‧질책하고 신속히 수변으로 내려가 수색하도록 지시 ▲육군 50사단장으로부터 ‘우중 수색 지속 여부 검토 지시’를 받은 7여단장에게 예정 시간까지 수색 실시하도록 지시 등 작전통제권이 없음에도 여러 수색 관련 지시를 하거나 안전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등 9가지 행위에 대해 문제 삼았다. 경찰은 작전통제권이 없는 임 전 사단장의 작전 관련 지시들은 ‘월권행위’에 해당하지만 형법상 직권남용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형법상 직권남용죄는 공무원이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해 직원의 행사를 가탁해 실질적, 구체적으로 위법‧부당한 행위를 하는 경우에 성립한다. “혐의 인정하기 어려워” “대대장 책임이 무거워”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일반적 직무권한의 범위를 넘는 월권행위는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작전통제권이 없는 임 전 사단장의 작전 관련 지시들은 월권행위에 해당해 형법상 직권남용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경찰은 임 전 사단장이 작전과 관련해 단편명령과 지시한 부분에 대해서는 작전 수행을 위해 투입되는 1사단 예하부대 지정 및 부대별 세부 임무를 부여한 것은 육군 50사단과 해병대 1사단 참모들이 세부 행정 협의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작전 관련 지시들은 소방 측과 협의가 이뤄진 수색 지침을 충실히 수행하라는 취지하에 이뤄진 것들로 기존 지침을 변경하거나 새로운 내용의 지시를 한 것이 아니며, 특히 우중 수색 지속 지시는 7여단장이 현장 지휘관의 의견과 수색 중이었던 소방의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50사단장에게 보고한 후 승인받아 예정된 시간까지 수색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내부규정에 근거해 행정과 군수, 군기, 내부 편성, 훈련 등에 관한 지침 하달과 현장점검 등의 권한은 원소속 부대장인 임 전 사단장에게 있어 육군 50사단장의 작전통제권 행사를 방해한 위법·부당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워 직권남용죄가 성립되기는 어렵다는 결과를 내놨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이런 행위들은 급박한 재난 상황 속에서 실종자들 수색 구조하기 위한 목적하에 이뤄진 것이라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7여단장 등 부대원들에게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이라거나 50사단장의 작전통제권 행사를 방해한 위법부당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햇다. 이 관계자는 “따라서 월권행위에 대한 내부적인 징계나 인사상 불이익 조치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형법상 직권남용죄가 성립되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부연했다. 임 전 사단장의 업무상과실치사죄 공동정범 성립 여부에 관해서도 경찰은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월권행위 주의의무 경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전 시 현장 지휘관은 위험성 평가를 통해 식별된 위험 요인에 대해 감소 및 제거 활동을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경찰은 합참과 2작사의 각 단편명령은 50사단장에게 작전통제권을 전환하면서 작전투입 전 안전성 평가를 통해 안전이 확보된 하에 작전을 수행토록 지시했고, 50사단장은 예천 지역을 할당해 7여단장의 책임하에 작전을 수행토록 했으므로 50사단장 및 7여단장이 아닌 작전통제권이 없는 1사단장에게 수색작전 관련 사전 위험성 평가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이어 작전 관련 지시들은 소방 측과 협의가 이뤄진 수색 지침을 충실히 수행하라는 취지하에 이뤄진 것들로 기존 지침을 변경하거나 새로운 내용의 지시를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존보다 위험을 더 증대시키거나 새로운 위험을 창출하는 등의 주의의무 위반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다음날 수중수색으로 인한 사망의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 또한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더불어 수변으로 내려가서 바둑판식으로 수색하라는 지시는 소방과 협의된 수색 지침대로 군사교범상 의심지역 집중수색 방법인 바둑판식으로 꼼꼼하고 면밀하게 수색할 것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고 현장 지도 과정서 1사단장의 작전 수행 관련 지적과 질책에 따른 일선의 부담감이 일부 확인됐으나 이를 이유로 포11대대장의 임의적인 수색지침 변경을 예상하긴 어렵고 사망의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 또한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수사 결과를 내놨다. 경찰은 임 전 사단장에 대해 무혐의로 보면서도 사단장으로서 부대를 점검하고 작전을 지시하는 등 실질적인 영향력 행사가 가능한 위치에 있었다고 봤다. 경찰도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내부규정에 근거해 원소속 부대장인 임 전 사단장에게 수색지침을 충실히 수행하라는 작전을 지시하고 수색 태도를 점검 지시할 수 있으며 비록 작전통제권이 없다고 하더라도 실제 작전 현장서 실질적 영향력 행사가 가능한 위치에 있었으므로 수색 과정서 발생할 수 있는 부대원들의 생명·신체에 대한 위험을 방지해야 할 조리상, 사실상 의무가 있다고 밝혔던 바 있다. 모순 지점 짚어보니… 법조계에서는 해당 조문 자체가 임 전 사단장에게 책임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 군사법 전문 변호사는 “육군 50사단장에게 작전통제권이 넘어간 상황서 임 전 사단장이 소속부대 현장지휘관에게 수색 방법을 지시하는 등의 행위가 그저 월권행위로 규정할 수 있는가 의문이 든다”며 “군대서 작전통제권이 다른 부대로 넘어갔어도 원소속 부대장의 지시나 명령을 어기는 행위는 오히려 항명죄에 해당할 수도 있어 임 전 사단장의 말 한마디에 부대는 움직일 수밖에 없는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한 해병대 수사단 관계자는 “수사단서 수사할 당시에는 임 전 사단장의 이 같은 영향력을 갖고 혐의자로 특정해 이첩했다”며 “하지만 군검찰로 넘어가면서 해당 혐의가 사라진 것과 같이 경찰서도 같은 결과를 내놨다”고 읍소하기도 했다. 또 앞서 해병대 수사단 관계자는 경찰이 임 전 사단장이 소방 측이나 육군 50사단과 협의한 점을 전달한 것만 주목한 것에도 의문을 표했다. 이 관계자는 수사단 수사를 거론하며 “수색 임무 하달 자체가 급박하게 이뤄져 안전장비를 갖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임 전 사단장은 수사단 조사 당시부터 실종자 수색 임무를 하달하며 안전에 대해 강조했다고 하지만 해병대 관계자들은 실종자 수색이라는 임무를 늦게 하달받았다고 진술했다”며 “한 현장 지휘관은 ‘우리 임무가 무엇인지’ 카카오톡 단체방서 묻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무 내용이 무엇인지 모른 채 호우 피해 복구만 할 줄 알고 출동한 부대에 당연히 안전장비가 있을 리 만무하다”고 부연했다. “실질적 영향력은 인정돼” “진술과 수사 결과도 달라” 이에 대해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해당 발언에 따르면 임 전 사단장은 제대로 된 임무를 하달하지 않아 해당 부대가 안전장비를 갖추지 못하게 만들었으니 수색 과정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방지해야 할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며 “이는 명백한 업무상과실치사로 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경찰이 가장 책임이 무겁다고 본 포11대대장도 임 전 사단장의 행위는 그저 전달 수준이 아닌 명백한 지시라고 주장했다. 그는 “7여단장을 통해 임 전 사단장의 지시를 전달받아 다른 대대장들에게 가감 없이 전달한 것뿐”이라며 “자신은 선임 대대장으로서 7여단장과 독대하는 가운데 사단장의 수색 관련 지침을 세부적으로 들었고, 그런 부분들을 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것들이 경찰서도 충분하게 조사가 됐고 다 소명이 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는 그저 국방부 조사본부의 1년 전 발표가 되풀이됐을 뿐”이라고 한탄했다. 채 상병의 직속 상관인 포7대대장(이모 중령)의 변호인인 김경호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이 주장하는 무혐의 핵심과 경찰 조사 결과의 핵심이 다르다고 꼬집었다. 그는 “임 전 사단장은 합참이나 제2작전사 단편명령 이후 작전 지도는 했으나 작전 지시를 한 적 없다고 주장하지만, 경찰 수사 결과는 바둑판식 수색 지시와 가슴장화 지원 지시는 있었다고 인정하고 있다”며 “임 전 사단장은 작전 지시가 없었다고 청문회서도 말했는데 수사 결과는 지시는 있었지만 위험을 증대시키거나 새로운 위험을 창출하는 지시가 없었다고 무혐의가 됐다”고 지적했다. 채 상병 수사외압 사건을 수사 중인 공수처는 경찰의 판단과 별개로 임 전 사단장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수사를 통해 확인한다는 입장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수사 결과가 발표된 다음날 “경찰은 임 전 사단장이 명령권자가 아니었다는 것을 직권남용죄에 해당하지 않는 이유로 봤는데, 다른 관점에서는 실제로 명령을 했다는 주장도 있다”며 “어느 쪽 주장이 법리에 맞는지, 사실인지 아닌지는 계속 수사해서 확인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수처는 계속 수사 이 관계자는 “어느 쪽 주장이 옳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공수처는 양쪽의 관점과 주장을 수사를 통해 확인할 것”이라며 “경찰 수사와 공수처 수사는 별개의 사안이다. 이후 (경북경찰청 사건의)검찰 송치 절차나 공소제기 여부 판단과 무관하게 공수처에 접수된 고발 및 진정사건을 법과 원칙에 따라 계속 수사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