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 '북풍 조작설' 논란 추적

북한도 "남측 자작극"이라 하는데…

[일요시사=정치팀] 6·4지방선거를 두 달여 앞두고 '북풍 논란'이 다시 재현될 조짐이다. 북한이 최근 서해 북방한계선(NLL) 남쪽을 향해 해상사격훈련을 한데 이어 정찰용으로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무인기 3대가 추락한 채 발견된 것이 기름을 부었다. 특히 보수언론들은 무인기에 주목해 '북 핵폭탄 무인기 몰려온다' '북한에 정찰사진 이미 보내졌다' 등 자극적인 기사를 쏟아내 국민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의 '남측 자작극'이라는 해명과 당국의 오락가락 해명에 '북풍 조작설'도 동시에 불거지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경기 파주, 서해 백령도, 강원 삼척에서 북한제로 추정되는 무인기 3대가 추락한 채 발견됐다. 가장 먼저 지난달 24일 발견된 파주 무인기에는 청와대를 비롯한 서울과 경기북부의 주요시설물이 찍혀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당시 무인기를 조사했던 군 당국과 정보기관 등으로 구성된 지역합동심문조사단(이하 지역합조단)은 북한제 무인기 가능성에 크게 무게를 두지 않았다.

'무인기 수사' 기류변화

그런데 지난달 28일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 측의 요구에 따라 지역합조단에서 국정원 주관의 중앙합동심문조사단(이하 중앙합조단)으로 수사권이 넘어간 이후 미묘한 기류변화가 나타났다. 국방부와 군은 제대로 보고를 받지도 못했고, 31일 백령도에서 추락한 무인기가 추가 발견된 이후에는 북한의 소행으로 초점을 맞췄다. 특히 군을 책임지는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지난 2일 파주 무인기 발견 9일 만에야 1차 조사결과를 파악할 정도로 보고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어 지난 6일 삼척에서는 시민 A씨의 신고로 세 번째 추락 무인기가 세간에 모습을 드러냈다. 군 당국의 설명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0월 무인기를 발견했지만 단순한 장난감으로 생각해 그간 신고를 하지 않다가 파주, 백령도에서 북한제 추정 무인기가 발견됐다는 언론보도를 접하고 신고했다.

이 무인기들은 공통적으로 하늘색 바탕에 구름무늬가 있으며, 정찰목적의 카메라가 장착됐다. 또 주민의 신고로 안보당국이 수거해갔다.


안보당국이 파악한 북한제 무인기라는 근거는 ▲무인기에서 발견된 지문 6개가 내국인 것이 아니라는 점 ▲ 배터리에 쓰인 '기용날자' '사용중지 날자' 등에서 '날짜'의 북한식 표기법인 '날자'가 들어 있었다는 점 ▲ 군에서만 사용하는 낙하산이 장착됐다는 점 등이다.

이러한 부분은 지역합조단 조사에서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지만, 지역합조단은 최초 수사에서 대공용의점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중앙합조단으로 수사가 넘어간 이후 북한제 무인기로 기류가 급변했고, 보수언론에서는 '북 핵폭탄 무인기 몰려온다' '북한에 정찰사진 보내졌다' 등 확인되지 않은 근거 없는 추측성 보도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새누리당 한기호 의원은 지난 9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 무인기가 3대 추락했는데 추락비율을 5%로 잡아도 총 60대"라며 "파주 무인기가 8회 사용됐으니 적어도 총 480회 우리 영공을 정찰한 것"이라고 북한제 무인기 위협을 키웠다.

나아가 한 보수매체는  "정보 당국은 무인기에 GPS 교란장치를 탑재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며 "한국군 무기 대부분에 GPS 기술이 적용되기 때문에 GPS 교란장치를 북한이 무인기를 이용해 터뜨릴 경우 100km 이상 범위의 전파를 교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른바 '북풍 몰이'가 사실상 시작된 셈이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 7일 국방과학원 대변인 성명을 통해 "남한이 무인기 소동을 벌이면서 주의를 딴 데로 돌아가게 해보려고 가소롭게 책동하고 있다"며 "남한의 상투적인 모략 소동"이라고 무인기 정찰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또 지난 14일에는 북한의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남측이 무인기 사건을 북한과 연관시키는 것은 대북 모략선전과 비방중상의 대표적 사례"라며 "(남측이) 결정적 근거는 찾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북의 소행으로 추정된다'고 하면서 기어코 우리와 관련시켜 제2의 천안호 사건을 날조해낼 흉심을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무인기, 국정원 수사 주도 후 기류급변
북한식 표기, 낙하산, 지문 등 북한제 근거
당국, 지난해 이미 무인기 20여대 수거?

민간 전문가들도 무인기의 낮은 수준과 촬영된 사진이 인터넷 포털사이트 구글에서 확인이 가능한 구글어스(구글이 제공하는 위성 영상지도 서비스)와 별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북한 정찰용 가능성에 회의적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발견된 무인기가 북한에서 이륙했다면 북한지역의 사진도 담겨있어야 하지만 아직 중앙합조단은 북한지역 사진을 찾지 못했다. 때문에 중앙합조단은 무인기의 GPS코드에 입력된 복귀 좌표를 해독해 무인기가 북한으로 귀환토록 사전 설정된 증거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좌표를 추출해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에 일각에서는 확실한 증거가 없고, 북측도 부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진행된 북풍몰이가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조작 사건' 등으로 최대 위기에 직면한 국정원을 구하기 위한 자작극, 혹은 지방선거를 노린 북풍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새정치민주연합 홍익표 의원은 지난 1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관계당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이미 20여대의 추락한 무인기를 확보했다는 얘기가 있다"며 "상급기관이 관련사실을 묵살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홍 의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안보당국은 최근 추락한 무인기와 관련한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으면서도 숨기고 있다가 지방선거를 앞둔 특정한 시점에 북풍 공작을 벌인 것이라는 논리가 성립돼 상당한 파문이 예상된다. 하지만 군 당국은 "사실무근"이라고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다.
 

미국 최대 뉴스 채널인 CNN도 국방부와 보수언론이 주장하고 있는 북한 정찰용 무인기 주장에 회의적 입장을 밝혔다.

CNN은 지난 9일 '북한의 것으로 의심되는 무인비행기, 한국에 위협이 되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은 이 비행물체가 북한의 정찰이 강화됐음을 보여주는 표식으로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말하지만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이 무인비행기들은 실제 위협은 거의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며 "이런 비행체는 장난감 가게에서 살 수 있는 원격조정 비행기와 매우 유사하게 만들어졌으며 그저 '군대 버전'의 장난감 원격조정 비행기일 뿐"이라고 보도했다.  

조작설 대두

이에 대해 야권 한 관계자는 "국정원의 과오를 덮고, 오는 지방선거에서도 활용하기 위해 앞으로 더 큰 북풍이 몰아칠 수도 있다"며 "그렇다 하더라도 북풍이 지방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10년 6·2지방선거에서는 천안함 폭침으로 인한 거센 북풍이 불었고, 여권도 이를 전략적으로 이용했지만 전체 16개 시·도 광역단체 가운데 6석을 획득하는 데 그쳤다. 조작설과 함께 다시 불기 시작한 북풍이 향후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허주렬 기자 <carpedie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북한제 추정 무인기 '대학 수준'
한국 무인기는 '세계 일류'

최근 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무인기가 3대 발견된 가운데, 이 무인기의 기술 수준이 수년 전 국내 대학에서 제작한 무인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보인다는 견해가 나왔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 김재무 박사는 지난 9일 미래창조과학부 기자단 아카데미에서 "최근 발견된 북한제 추정 무인기는 몇 년 전 우리나라 대학 연구실에서 개발한 독도 왕복 무인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08년 충남대 전기공학과 무인항공기팀이 경북 울진에서 무인기를 띄워 독도까지 450여㎞를 왕복 운항하며 항공사진을 촬영하는 임무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다.

당시 독도를 다녀온 무인기는 날개길이 2.9m, 중량 11kg에 48cc의 엔진, 항법 센서, 카메라 등을 갖췄었는데, 최근 발견돼 북한제로 추정되는 무인기와 무게 등이 비슷하다.

김 박사는 "국내 무인항공기 기술은 '세계 일류'로 분류될 만큼 앞서나가고 있다"며 "글로벌 리서치업체인 프로스트&설리번이 2009년 '무인기시장 트렌드와 전망'에서 한국을 무인기 기술보유국 1군으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한편, 항우연은 2002년부터 스마트무인기 개발에 들어가 세계에서 2번째로 틸트로터 기술을 개발했고, 세계 최초로 틸트로터 무인기를 실용화했다. 또 스마트무인기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직이착륙 무인기 비행을 시연하기도 했다. <렬> 



배너

관련기사

24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