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탐사기획> 나라가 버린 34용사의 죽음 ③자식 앞세운 애끓는 사연들

“5년째 현관문을 열어놔요, 혹시나 아들 왔다 갈까 봐”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기각’. 단 두 글자에 그동안 한 고생이 모두 헛수고로 돌아갔다. 국방부에 한가득 모은 증거를 제출해도 소용없었다. 이미 답을 ‘네 잘못 때문에’로 정해놨기 때문이다. 물론, 내 자식에게 잘못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그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유가 아니다. 군은 자꾸 자식의 죽음을 스스로에게 내린 형벌로 규정한다. 

“너 죽어보라고 휘발유를 끼얹은 거랑 뭐가 달라요.” <일요시사>는 국방부의 순직 문제점을 다루면서 여러 유족들을 만났다. 유가족의 억울함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군이 순직을 기각하거나 보류하면서 모두 개인에게 문제가 있었다는 것만 부각시켰다. 짧게는 몇 년, 길게는 20년간 유족은 아들 죽음의 흔적들을 찾아 나섰다. 내 몸이 부서져도 아들을 위해서라면 이렇게 무너질 수 없었다. 

에이스가
관심병으로

아버지는 평소와 같이 직원과 저녁식사를 하던 중이었다. 그러던 중 핸드폰에 ‘061’로 시작하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최명수(가명) 하사의 부대서 걸려온 전화다. “부대를 방문해주셔야겠습니다.” 

불안한 한마디에 최 하사의 아버지는 “무슨 일이냐”고 물었고 아들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정신을 부여잡고 간신히 도착했을 때 아들은 유서만 남긴 채 떠난 지 시간이 꽤 흐른 뒤였다.

“어머니, 아버지, 동생아 미안합니다. 군인이 극단적 선택을 하면 정말 이해가 안 가고 멍청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야 이해가 됩니다. (중략)형은, 아들은요, 차라리 저를 위한 길이라고 판단해 이 방법을 택합니다. (중략)도무지 희망이 보이지 않습니다.” (후략)

최명수(가명) 하사는 근무 중 극단적 선택을 했다. 군대에 입대하기 전 부당한 일을 당한 사람을 대신해 나서고, 친구 관계와 성격도 활발한 편이었다. 입대 초반만 해도 고 최 하사는 ‘에이스’로 불렸다.

군인으로서 자부심도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최 하사는 폭행과 폭언을 일삼는 선임들 사이서 버티기가 힘들었다. 중간 관리자 역할을 맡으면서 그들과 같이 변해갔고,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성격은 점점 내성적으로 변해갔다. 

최 하사는 후임이 들어오고 나서부터 선임에게 당한 대로 후임을 폭행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결국 징계를 받고 다른 지역대로 옮겨갔다. 이때부터 최 하사의 군 생활도 점점 어려워졌다. 

“후임이 오기 전까지는 (이런 스트레스를)혼자 극복했습니다. 후임이 들어오자 결국 자신도 그 선임이 가한 폭행을 후임에게 되풀이했습니다. 제 아들이 가해자가 아니라고는 못하지만, 피해자이기도 했습니다. 전출을 가고 나서부터 더욱 심해졌습니다.” 

가해자이자 피해자가 된 최 하사는 선임에게 폭행을 당해 고막이 파열되는 일도 있었다. 당시 선임에게 폭행당해 의무대를 간다고 하면 보내주지도 않고, 두려운 마음도 들어 운동하다가 고막이 파열됐다고 거짓말을 해 병원에 갈 수밖에 없었다.

최 하사의 증상은 점점 심해졌고 “자살해버릴까”하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스트레스로 최 하사는 구토를 하거나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큰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아 봤지만, 내시경 촬영 등에는 별 이상이 없었다. 주변서 정신과를 권한 적도 있으나 정신과 이력이 남을 경우, 정신병자 취급을 받을까 두려워 가지 못했다. 정신병으로 제대를 해버리면 불명예 제대가 돼버리기 때문이다. 

“저와 아내가 걱정할까 봐 아들은 아무 말도 안 했습니다. 강압성을 띠고 폭언으로 폭행을 일삼는다면 누구도 군대서 감당하기 힘듭니다. 군이 우울증 증세를 앓고 있는 환자를 전혀 관리하지 않고 방치해 사고를 유발했다고 생각합니다.”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이하 진상규명위)의 조사에 따르면 사고 당일 선임 담당관인 A 상사의 질책도 최 하사를 죽음으로 내몬 이유 중 하나로 보고 있다. 부대 내에서 구타는 수시로 있었다. 한 해당 부대원의 진술에 따르면 표면적으로는 구타와 가혹행위를 하지 말라면서도 군기를 위해 그런 상황을 묵인·방조하는 상황이었다.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관심 인원’으로 분류되긴 했지만, 특별관리를 받는 과정서 후임 부사관에게 왕따 등 기피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서 망인에게 실탄이 배부되는 상황에 노출됐다. 

자녀 명예 회복 위해 진실 찾아나서
“관리 소홀 부대가 죽음으로 떠밀어”

조사 과정서 A 상사의 진술도 엇갈렸다. 2020년 중앙전공사상심사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A 상사는 사고 당시 순찰 중이었고 사고 전날 후임을 폭행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조사 당시 A 상사는 망자가 사고 전날 후임을 폭행한 사실을 보고받아 알고 있었다는 것.

진술이 달랐다. 그럼에도 보고를 하지 않았다면 ‘부대 지휘 관리 소홀’이 인정된다. 

부대 지휘 관리 소홀이 인정된다는 진술은 동기와 후임에게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껏 조사된 내용에 힘을 싣는 새로운 진술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동기와 후임의 자필 사실관계 확인서에 따르면 후임인 B씨는 “최 하사가 오히려 하극상을 당했고, 선임 담당관이 관심을 갖고 집중적으로 관리했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동기생 C씨는 “극단적 선택을 할 만큼 죽을 죄를 짓지 않았다. 오히려 지휘부의 조치나 관리가 있었어야 한다”고 전했다. 

현재 최 하사 순직 결정은 ‘보류’ 중이다. 지난 12일, 최 하사의 아버지는 아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 다시 한번 순직을 신청했다.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국방부를 찾았고, 손에는 지금껏 모아온 자료가 땀으로 젖어 있었다. 

“아들은 살아있을 때 지은 죄에 처벌을 받았습니다. 극단적 선택을 심사한다면 원인과 동기가 무엇인지 정확한 심사를 해주시길 바랍니다.”

군이 개인의 잘못만 부각시킨 또 다른 사례가 있다. 고 김진업 중사가 사망하기 전 해인 11월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냈다. 피해자와 합의금 500만원으로 합의해 별 탈 없이 끝났다. 이 과정서 김 중사는 합의금 마련을 위해 1360만원을 대출받았다. 카드 사용 대금인 250만원까지 포함하면 대출금은 총 1610만원이었다. 

비극의 시작은 그때부터였다. 부대서 정직, 징계, 감봉 등의 처벌이 내려졌다. 이때까지만 해도 자신의 잘못이 있었으니 받아들이려 생각했다. 하지만 선임 간부는 공개석상서 망인을 향한 질책 및 수치심과 죄의식을 자극하는 행위를 반복했다.

사건이 발생한 뒤 마주친 김 중사에게 반복적으로 수치심을 줬다는 선임 간부는 덜덜 떨고 있었다. 짧게 “죄송합니다” 한마디만 들었다. 

김 중사는 생일 즈음 휴가를 나가기로 돼있었다. 그러나 간부 출타율상 계급에 밀려 생일도 부대 안에서 보냈다. 해당 부대는 출타율 적용이 없는 부대였다. 생일이 지난 3일 뒤 김 중사는 극단적 선택을 했다. 

“생일 때 통화를 했어요. 얼마 뒤에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게 이해가 안 됩니다. 생일 때 휴가만 나왔더라면…그럴 일이 없었을 텐데. 일주일 치 먹을 식량을 샀던 날 죽었어요. 얼마나 갑자기 서럽고 힘들었으면….”

금전 문제?
감독 소홀

장례를 치른 뒤 유족은 아들의 순직을 위해 여기저기 뛰어다녔다. 처음에는 묘지를 알아보기 위해 수목장을 알아봤다. 그러던 중 부대서 전화가 왔다. 아직 현충원에 갈 수 있는 부분이라고. 

부대에서는 추모공원을 권했고, 조사했던 이들도 순직 처리가 안 됐다는 게 이해가지 않는다고 유족에게 전했다. 

“군 수사관들도 ‘이런 상황이면 됩니다’ 이야기했어요. ‘잘될 겁니다’라고 했다고요. 그런데 국방부 결정서를 보니 처음에는 순직 인정 결정이 반반으로 갈렸고, 두 번째 결정서에는 기각 처리됐습니다. 금전적인 것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겁니다.”

실제 국방부 기각 결정문에는 김 중사가 금전적인 문제가 있었기에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결과가 나온다. 유족의 주장은 정반대다.

평소 김 중사는 생활력이 강했다. 적금도 들어 3000만원을 모아놨다. 매달 꾸준히 어머니께 돈을 보내 모은 돈이다. 사고가 났을 때도 삼촌이 적금을 해지하라고 했으나 김 중사는 해약하지 않았다. 합의 당시에도 대출을 받았던 돈은 상환한 상태였다. 국방부의 결정에는 이런 내용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김 중사의 삼촌은 “돈 관리가 깔끔했습니다. 합의도 잘 마무리됐고, 큰 돈이 필요한 상황도 아니었습니다. 국방부에 은행 적금, 통장 등 모든 서류를 다 준비했는데 마지막까지도 금전 문제로 인한 비관 문제로 몰고 갔습니다.”

결정 과정서도 의견이 나뉘었다. 중앙전공사상심사위원회 위원 중 소속대의 신상 관리 및 ‘지휘·감독이 소홀’해 순직 요건에 해당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순직을 반대한 다수 의견도 처벌 진행 중인 장병 관리 미흡, 공개된 장소서 망인의 사고 사례 언급으로 망인이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은 인정했으나 사망에 직접적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봤다. 

“아들을 위해 두드릴 건 다 두드릴 겁니다. 남의 자식을 데리고 갔으면 책임을 지고 돌려보냈어야죠. 아직도 현관문을 열어놔요. 아들 왔다 가라고. 시간이 지났는데 아직 5년 전 아들이 아른거립니다.”

아버지가 약 20년을 싸웠지만 최종 순직 기각 결정이 난 고 김민철(가명) 상병도 마찬가지다. 김 상병 역시 개인에게 잘못이 있다는 이유로 국방부서 순직이 기각됐다. 순직이 기각될 때 군은 김 상병의 처벌 기록을 내밀었다.

근무이탈, 기소유예, 영창, 후임병 가혹행위로 휴가 제한 등이 그가 처벌받은 기록이다. 어느덧 아버지는 머리가 하얗게 셌다. 아들의 기억은 여전히 20대에 머물러있다. 가끔 길을 걸을 때 3대가 함께 지나가는 모습을 보고는 종종 아들을 떠올리곤 한다.

살아있다면 40대가 됐을 나이다. 정말 귀한 막내아들이었다. 김 상병이 극단적 선택을 하던 날 새벽, 어머니에게 전화해 “괴롭다”고 토로했다. 그게 아들과의 마지막 통화가 됐다.

행정보급관과
벌금 300만원

“비극의 시작입니다. 아들이 군에 일찍 갈 생각은 없었지만, 아버지 욕심으로 얼른 다녀오라고 했어요. 아직도 자책감이 남아있습니다. 당시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외박서 미귀했습니다. 이때 관심병사로 지정됐고, 영창을 갔어요. 거기에 트라우마를 가져 군 생활이 어려워졌습니다.”

결국 김 상병은 새로운 부대로 전입을 갔다. 전입 뒤에도 그는 당시 내무실 등에서 후임병 10명에게 향수 구입, 강요 및 군기가 빠졌다는 이유로 폭행 및 가혹행위를 했다. 조사 대기 중 행정보급관으로부터 사실관계를 추궁받는 과정서 욕설과 협박을 받았다. 

결국 김 상병은 처벌이 두려워 전방 경계 중이던 후임에게 행정보급관이 찾는다고 속인 후 극단적 선택을 했다. 국방부가 순직을 기각한 이유는 김 상병에게 잘못이 있고, 직무수행과 극단적 선택 사이 인과관계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국방부 주장대로 그에게 잘못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김 상병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유는 행정보급관의 폭행과 협박이 원인이다. 

“유서에 죽은 아이가 자신의 가혹행위를 정당화시키고 있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죽음과 가혹행위는 별개인데 가혹행위를 자꾸 부각시켰습니다. 제 아들도 맞았습니다. 코를 곤다고 맞고, 벌도 섰습니다. 죽음의 원인은 행정보급관의 폭언 및 협박입니다.”

조사 과정에서 행정보급관은 “너 구속될 수도 있다”며 원통형 대나무 필통을 바닥에 집어졌다는 것을 자백·진술한 바 있다. 

2년의 싸움 끝에 행정보급관은 김 상병의 죽음으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고, 부대 대대장 이하 간부와 병사들도 군 재판서 처벌을 피하지 못했다.

국가로부터 손해배상이 이뤄졌고, 김 상병의 부모는 500만원씩 배상받았다. 이후 행정심판을 통해 보훈보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럼에도 국방부의 입장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것도 오래 걸렸습니다. 이 정도 됐으면 사실 기각을 다시 뒤집을 여지가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국방부는 아들의 잘못만 부각합니다. 아들은 행정보급관의 폭언이 원인이 돼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앞으로 국가가 나서서 군에서 죽으면 예우를 정당하게 하는 제도가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잘될 것” 안심시키고 뒤통수
잘못·비관으로 몰더니 손절

사고를 당했음에도 개인 탓, 복무 관련성을 인정받지 못한 사례도 있다. 해당 사건이 있던 날, 아들은 휴가를 나온 상태였다. 다음 날 복귀인데 아들이 보이지 않았다. 전화를 거니 군에서 만난 부사관과 선임을 만나 술을 한잔하기로 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고 윤서준 상병 아버지는 그날따라 불안한 기분이 들었다.

걱정된 마음에 숙소를 잡아주겠다고 했는데, 아들은 부대에 복귀해 간부 숙소서 자기로 했다며 아버지를 안심시켰다.

“직감적으로 너무 불안했어요. 다음 날 새벽 6시에 전화가 왔습니다. 아들이 사고를 당했는데 당장 수술해야 한다고. 끝까지 호텔 잡아주겠다고 했어야 했는데, 아들을 지키지 못한 죄책감이 큽니다.”

윤 상병은 사고를 당한 뒤 50일 동안 중환자실에 있었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옆에서 쪽잠을 자며 같이 하루하루를 보냈다.

“생일까지만 넘기자, 올해만 넘기자”는 염원에도 아들은 끝내 해를 넘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윤 상병은 아버지의 자존심이었다. 그런 자존심이 한 번에 무너졌고, 사라졌다. 아버지의 기억에 아들은 참 정의로운 아이였다. 

“참 밝은 아이고, 적극적인 아이였는데, 군 생활을 힘들어했습니다. 그래도 군대라는 곳이 인내심을 배울 수 있는 곳이라고 말해줬죠. 힘든 건 누구나 똑같으니까. 간부, 선임, 후임 할 것 없이 다 친하게 지냈어요. 아들이 죽은 뒤에 자료를 읽어봤는데 군 생활 참 잘했구나 싶었습니다.”  

사고가 난 뒤에 전임 대장과 후임 대장, 새로 온 행정보급관은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써줬다고 한다. 부대 안에 있는 간부와 부대장도 순직 절차를 밟아보라고 권유하고 안내해줬다. 

윤 상병의 부모도 순직이 쉬울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윤 상병의 순직을 인정하지 않았다. 휴가 복귀 전일부터 복귀 당일 새벽까지 음주한 뒤 부대 복귀 당시 망인의 복귀 과정이 귀대 전 통상적 수순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 때문이다.

여기에 ▲빨간불로 바뀌었을 때 무단횡단 ▲근무지 이동경로가 지휘권을 벗어난 기간 ▲휴가 복귀 전일 음주 행위가 사적 행위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포함됐다. 

“군대에 복귀하기 위해서 갔습니다. 아니면 거기 있을 이유가 있습니까. 부대 앞에서 사고가 났고요. 이미 부대에 들어가겠다는 의지가 상당했잖아요. 심지어 함께 있는 사람이 간부였습니다. 개인의 일탈로 보고 이런 식으로 처리해 굉장한 분노가 일어났습니다. 휴가를 나왔어도 일단 군인 신분이잖아요.”

윤 상병의 부모는 아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 직접 나섰다. 당시 사건 현장의 영상 분석과 CCTV 영상을 업체에 의뢰해 검증도 했다. 순리적 경로에 있는 상황서 사고가 났고, 직무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다. 

“블랙박스를 경찰에 보여준 적이 있습니다. 파란불에 건넜던 거였어요. 그 영상을 연구소에 의뢰했는데, 영상 분석 결과 아이는 파란불에 건넜습니다. 왕복 10차선이다 보니 건너다가 중간에 빨간불로 바뀐 거죠.”

진상규명위의 결정문에 따르면 사건 장소는 시속 60km 속도제한 도로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도로교통공단서 분석한 사고 차량의 속도 검증 결과 평균 주행 속도는 시속 96km로 밝혀졌다.

복귀하는 길
부대 앞 사고

윤 상병은 간부가 먼저 건너는 것을 보고 함께 건넜다. 위원회는 무단횡단과 차량의 과실이 결합해 발생한 사고이며, 무단횡단 사실이 귀대 중 사고를 인정하는 데 결정적인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봤다. 

“아들의 사고가 왜 그 앞에서 났는지 원인에 대해서 (군은)깊이 보지 않았어요. 이 과정서 사사로운 어떤 일들에 대한 부분에 더 방점을 뒀습니다. 자꾸 숲을 안 보고 나무만 보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분노가 지금도 가시지 않아요. 군에 더 의문을 많이 갖게 되는 불신만 생겼습니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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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떠나더라도 자신이 모집·관리해 온 고객의 보험계약을 함께 옮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이른바 ‘포괄양수도’. 한 대형 보험대리점 산하 조직이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퇴사 시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했다. “나가도 기존 계약을 가져갈 수 있다”는 약속은 실제로 지켜질 수 있었을까.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옮길 때 자신이 기존 회사에서 모집·관리하던 보험계약을 새 소속에서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넘겨받는 것을 업계에서는 흔히 ‘포괄양수도’라고 부른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이직 이후에도 기존 고객을 계속 관리할 수 있고, 계약 유지에 따라 발생하는 수수료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어 소속을 옮길 때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양수도 약속 실행 미지수 다만 보험계약 자체가 설계사의 소유물인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의 당사자는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이고, 보험설계사는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계약 체결을 중개한 대가로 보험사나 법조인보험대리점(GA)으로부터 약정된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따라서 설계사가 자신이 모집한 계약에 대해 법적인 ‘소유권’을 갖고 있어 회사를 옮길 때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한 설계사가 한 법인보험대리점에서 근무하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을 모집했다고 가정해 보자. 설계사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보험대리점으로 옮긴다고 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이 자동으로 설계사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 자체는 기존 보험사와 고객 사이에 그대로 유지되고, 설계사가 퇴사하면 기존 회사가 해당 계약을 관리하거나 다른 설계사를 담당자로 지정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회사와 설계사 사이에 계약 이관에 대한 합의가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설계사가 새 보험대리점으로 이동한 뒤에도 자신이 모집했던 계약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기존 회사에서 새 회사로 관리관계를 옮기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신규 보험대리점 간 협의와 수수료 정산, 보험사 전산상 담당자 변경 등 실무적인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같은 계약 이관을 보험업법 등이 일률적으로 보장하거나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보험설계사의 이직에 따른 계약 이관을 직접 규율하는 법령이 없어, 실제로 계약을 넘겨줄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보험대리점과 설계사 사이의 계약이나 합의에 따라 결정되는 영역으로 해석된다. 설계사 영입 ‘계약 이관’ 약정 본사는 양수도 불허…엇갈린 방침 이 때문에 보험대리점이 설계사를 영입할 당시 “향후 다른 회사로 옮기더라도 기존 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 해당 약정이 중요해진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인카금융서비스 내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은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향후 퇴사할 경우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을 약정서에 담았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인카금융서비스(주) 사업단 부속 약정서’에는 인카다이렉트 사업단과 설계사 김모씨 사이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적혀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퇴사 이후의 계약 처리 방식이다. 약정서에는 “조직의 이동(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의 양수도 조건으로 원활한 계약 이관 조치한다”고 명시돼있다. 설계사가 향후 조직을 떠나더라도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계약 이관뿐 아니라 퇴사 이후 남아 있는 수수료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약정서에는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미정산 잔여 유지수수료는 월지급 또는 퇴사 시점부터 1년이 되는 시점에 정산해 지급한다”고 적혀 있다. 영입 당시 지급 수수료율과 일부 시책 등 구체적인 보상 조건도 함께 약정됐다. 앞서 작성된 또 다른 부속 약정서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확인된다. 해당 문서 역시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양수도 조건으로 이관하고, 남은 유지 수수료를 별도로 정산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약정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설계사에게 계약 이관을 약속한 주체는 인카금융서비스 본사가 아니라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다. 인카다이렉트는 인카금융서비스 내에 편입된 영업 조직이다. 기존 다이렉트119가 인카금융서비스에 합병되면서 인카다이렉트라는 조직으로 편입됐고, 그 아래 다시 사업단과 본부 등 영업 조직이 구성돼있다. 계약 옮겨도 정산은 별개 앞서 김씨와 부속 약정을 체결한 사업단 역시 이 같은 인카다이렉트 산하 조직 중 하나다.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체결한 이 같은 약정이 인카금융서비스 본사의 방침과 맞아떨어졌느냐다. 인카금융서비스 본사는 지난 2024년 소속 조직에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방침을 전달했다. 김씨는 이후 본사의 방침과 자신이 체결한 약정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본사에서는 안 된다고 하는 포괄양수도를 사업단이 어떻게 약정할 수 있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본사가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면, 사업단이 설계사에게 향후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정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인 셈이다. 사업단 자체 판단만으로 계약 이관을 약속할 수 있었는지, 아니면 인카다이렉트나 인카금융서비스 차원의 권한이나 승인이 전제돼있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약정서에 ‘계약을 이관한다’고 적었다고 해서 실제 포괄양수도가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기존 소속 회사와 새로 옮길 회사, 보험사 등 여러 주체의 협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한 설계사가 A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B 대리점으로 옮기면서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함께 가져가려 한다면, 우선 기존 GA가 해당 계약을 내보내는 데 협조해야 하고, 새 GA 역시 이를 받아 관리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이후 실제 보험계약을 보유한 보험사 전산에서도 담당 조직이나 설계사 변경 등 필요한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근저당 걸고 3년 만 이관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돈 문제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계약 체결 시점에 모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지 기간에 따라 나눠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자체 재원으로 일부 수수료를 먼저 지급했거나 정착 지원금·시상금 등을 지급했다면, 퇴사 시 이를 어떻게 정산할지를 두고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가 다른 GA로 옮기는 과정에서 기존 소속 회사가 계약 이관에 협조하지 않아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반복돼 왔다. 계약 이관 여부를 일률적으로 정한 법적 기준이 없는 만큼, 기존 GA가 계약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판단할 경우 설계사가 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기존 GA 입장에서도 계약이 빠져나가면 향후 해당 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등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설계사의 이직과 함께 기존 고객 계약까지 다른 회사로 넘어갈 경우, 회사가 관리하던 계약과 수익 기반을 함께 내주는 셈이어서 계약 이관에 소극적일 유인이 있다는 설명이다.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 진행은 쉽지만은 않다. 계약의 관리만 넘겨주는지, 남은 수수료까지 함께 정산하는지, 기존에 지급된 지원금이나 시상금에 환수 조건이 붙는지 등에 따라 설계사가 체감하는 조건은 크게 달라진다. 인카다이렉트 측 관리자들은 이와 관련해 포괄양수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난 8월 김씨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한 관리자는 “인카다이렉트 양수도 100% 된다”며 “W금융이 대표적이고, 개인이든 지점이든 자신들이 계속분을 받기 위해 안 한 거지 원하는 분들 다 해드렸다”고 말했다. 이들의 설명대로라면 포괄양수도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는 회사가 이를 거부해서가 아니라, 설계사나 조직이 기존 계약에서 계속 발생하는 수수료를 받기 위해 스스로 계약 이관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라는 취지다. ‘100% 가능’ 철석같은 약속 실제 이관까지 절차 수두룩 하지만 <일요시사>가 확인한 W금융 측 설명은 달랐다. W금융 대표는 DM(다이렉트 메시지)에서 “포괄양수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내가 과거 인카 측에서 해촉된 뒤 곧바로 포괄양수도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카다이렉트 측 설명처럼 퇴사와 동시에 기존 계약과 관련 권리가 한꺼번에 넘어온 것이 아니라, 해촉 이후 약 3년이 지나서야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받았다는 것이다. 대표는 계약을 넘겨받는 과정에서도 별도의 조건이 뒤따랐다고 주장했다. 계약 이관 과정에서 근저당 설정 등의 부담이 있었고, 기존 계약에서 발생하는 유지 수수료 역시 충분히 정산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계약 이관을 어디까지 ‘포괄양수도’로 볼 것인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퇴사 이후 기존 계약 일부 또는 전부가 다른 회사로 이관됐다고 하더라도, 영입 당시 약속한 조건에 따라 즉시 계약과 잔여 수수료 등이 함께 이전된 것인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별도의 협의와 조건을 거쳐 이관된 것인지는 성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포괄양수도 사례로 W금융을 언급한 경위에 대해 당시 김씨와 대화를 나눴던 사업단 관리자에게도 확인을 요청했다. 해당 관리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회사에서 전해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자신이 포괄양수도 가능 여부나 과거 사례를 직접 확인해 안내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후 A씨는 인카다이렉트를 떠나 같은 인카금융서비스 내 다른 조직으로 소속을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포괄양수도 약정과 실제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를 SNS에 제기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인카다이렉트 측은 A씨의 게시물 등을 문제 삼았고, 결국 A씨는 ‘허위 사실 유포 및 회사 평판 리스크’ 등을 이유로 해촉 통보를 받은 상태다. 결국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설계사들에게 약정한 포괄양수도가 실제 100% 가능한 조건이었는지다. 또 본사의 방침과는 달리 ‘포괄양수도’에 대해 사업단이 자체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도 쟁점이다. 방침 따로 약정 따로 인카다이렉트 측은 현재 회사 내부 규정상 설계사 퇴사에 따른 타사 계약 이관과 잔여 수수료 등을 일괄 이전하는 포괄양수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가 직접 요청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개별 계약 이관을 허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하 사업단에서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거나 별도 약정을 체결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만약 그렇게 했다면 사업단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잘못된 안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내부 조사와 필요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