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LH 사태 오버랩 내막

투기로 엎친 데…검풍 덮친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형 사건 전에는 반드시 전조가 있기 마련이다. 원인 규명을 위해 상황을 되짚다 보면 ‘시발점’이 된 사건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특정 사안이 거대한 후폭풍을 불러오기도 한다. 

정당의 목표는 정권 재창출이다. 정당의 행보는 4~5년마다 돌아오는 선거에 맞춰져 있다. 우리나라 선거는 ‘승자독식’ 구조로 돼있다. 말 그대로 이기는 쪽이 모든 영광을 갖게 된다. 지방선거, 국회의원 선거, 대통령선거 등 선출직의 수가 줄어들수록 그 집중도는 더욱 커진다.

승승장구하다
내리 2번 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탄핵 정국 이후 선거에서 승승장구했다. 2017년 3월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 탄핵안이 인용된 후 보궐선거로 치러진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게 시작이었다.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이라는 말이 대선 기간 내내 나올 정도로 싱거운 싸움이었다. 

1년 뒤인 2018년 6월13일 열린 7회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은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을 압도했다. 총 8석의 광역시장 중 대구(자유한국당)를 제외한 7석을 싹쓸이했고, 총 9석의 도지사 중에서도 경북(자유한국당)과 제주(무소속)를 제외한 7석을 차지했다. 

21대 총선은 그야말로 민주당 잔치였다. 민주당은 180석(민주당 163석+더불어시민당 17석)을 확보하면서 ‘슈퍼여당’으로 거듭났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개헌을 제외한 입법 활동에서 대부분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 것이다.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은 103석(미래통합당 84석+미래한국당 19석)으로 개헌 저지선(100석)보다 3석 더 얻는 데 그쳤다. 지역별 의석 수를 보면 민주당의 승리는 더 압도적이다. 서울에서 41석(총 49석), 경기에서 51석(총 59석), 인천에서 11석(총 13석) 등 수도권에서 의석을 싹쓸이했다. 

파죽지세로 선거마다 이기던 민주당이 고꾸라지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해 4월7일에 치러진 재보궐선거부터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성추행 의혹을 받아 사퇴하면서 다시 선거가 열린 것. 수도와 제2도시의 광역시장이 한꺼번에 공석이 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나면서 양당 모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선거가 됐다.

선거 앞두고 터진 악재
서울·부산 압도적 패배

민주당은 ‘당 소속 공직자의 중대 잘못으로 생긴 보궐선거에는 후보를 내지 않는다’는 당헌을 개정하면서까지 서울과 부산에 후보를 냈다. 결과는 서울과 부산 모두 참패. 서울시장은 오세훈 후보, 부산시장은 박형준 후보가 당선됐다. 1~2위간 격차가 20%p 이상 나는 압도적인 승리였다.

민주당은 보궐선거 한 달 뒤인 지난해 5월12일 패배 원인을 자체적으로 분석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민주당 서울시당이 외부 조사기관에 의뢰해 진행한 ‘서울시 유권자 대상 포커스 그룹 인터뷰(FGI)’ 보고서다. 그 결과 민주당 지지층이 재보궐선거에서 지지를 철회한 이유로 조국·검찰개혁 사태와 부동산·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문, 젠더 갈등 등이 꼽혔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가족 비리 의혹 이른바 조국 사태와 검찰개혁은 문재인정부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던 사안이다. 반면 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은 보궐선거를 불과 한 달 앞두고 불거졌다. 당시 20차례가 넘는 부동산 정책이 실패하면서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부동산 민심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상황에서 LH 사태가 쐐기를 박은 것.

그 후폭풍은 대선까지 이어졌다. LH 사태로 드러난 ‘내로남불’이 대선 기간 내내 민주당의 발목을 잡았다. 결국 민주당은 대선에서 ‘정치신인’을 후보로 내세운 국민의힘에 0.7%p 차이로 졌다. 불과 24만표 차의 석패였지만 패자에게 가해진 타격은 어마어마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5년 만에, 또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를 넘나드는 상황에서 정권을 내주자 민주당은 내홍에 빠졌다. 문제는 민주당의 최근 행보가 향후 선거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오는 6월1일 지방선거가 있고, 2년 뒤 22대 총선이 기다리고 있다. 

한 번 터지니
후폭풍 계속

대선에서 진 민주당으로선 지방의회와 중앙의회 권력을 내주게 되면 다시 정권을 잡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지지층과 반비례해 비토층 역시 견고해지고 있기 때문.

게다가 6월 지방선거는 차기 정부 출범 직후에 치러진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차기 정부에 일단 힘을 실어주자’는 여론을 뚫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민주당이 ‘지방선거를 완전히 포기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위해 ‘오로지 직진 모드’에 돌입하면서 민심의 역풍을 맞는 모양새다. 검찰, 경찰, 심지어 대법원까지 검수완박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2년 동안 이미 의회 권력을 장악하고 있던 상황에서도 진행하지 않았던 검수완박 입법을 문 대통령의 임기가 20여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 밀어붙이는 것을 두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시각이 많다. 문정부 관련 수사, 이재명 상임고문 관련 수사 등을 검수완박 입법을 통해 무마하려 한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미 민주당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말까지 나온다. 민주당은 검수완박을 검찰개혁의 마지막 단추라 여기고 있다. 출범 직후부터 검찰개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어왔던 문정부에 민주당은 입법으로 발을 맞췄다.

그 결과 경찰의 숙원이던 검경 수사권 조정이 이뤄졌고, 진보진영의 숙원이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설치됐다. 

모두 반대해도
무조건 통과?

현재 검찰은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만 수사할 수 있다. 검수완박법(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은 검찰의 6대 범죄에 대한 수사권마저 완전히 박탈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민주당은 검수완박을 당론으로 채택한 데 이어 172명 전원 발의로 검찰청법,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민주당은 다음 달 3일 문정부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검수완박법을 공포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속도전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결사 반대에 나섰고 김오수 검찰총장은 직을 걸었다. 대법원 법원행정처에서 검수완박 법안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법안의 위헌성까지 언급됐다. 

검찰 내부는 당연히 부글부글 끓고 있는 상태다.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시기인 2003년 이후 19년 만에 전국 평검사 회의가 열렸으며 서울·대전·대구 등 전국 6개 고검장들이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검찰의 권한을 이어받을 경찰 내부에서도 반대 의견이 나왔다. 법조계와 학계에서도 반대 입장이 속속 나오는 중이다. 

심지어 민주당 내부에서도 속도 조절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강경파에 밀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무소속 양향자 의원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여기에 민주당은 ‘위장 탈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러자 ‘민주당이 왜 이렇게까지 무리수를 두는지 모르겠다’는 지적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민주당은 지난 7일 국민의힘이 검수완박법을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할 것을 대비해 양 의원을 법제사법위원회로 사보임했다. 국회법상 여야 동수 3명씩 총 6명으로 구성되는 안건조정위는 최장 90일까지 법안을 심사할 수 있다. 법안이 안건조정위에 회부되면 문 대통령 임기 내 처리는 물 건너 가는 셈이다.

안건조정위는 조정위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할 경우 안건을 곧바로 처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6명 중 비교섭단체 몫으로 양 의원을 임명해 안건조정위 비율을 4대2로 만들어 처리하겠다는 ‘꼼수’를 계획하기에 이른다.

‘위장 탈당’ 카드까지 
입법 폭주에 지지층도?

양 의원이 현재는 무소속이지만 민주당에 적을 뒀던 만큼 여당의 손을 들어주리라고 판단한 것.

이 꼼수는 민주당의 예상과 달리 양 의원이 검수완박에 반대 입장을 드러내면서 무너졌다. 그러자 민주당은 지난 20일 민형배 의원을 탈당시켰다. 무소속이 된 민 의원을 양 의원의 자리에 앉히려는 이른바 ‘위장 탈당’ 카드였다. 어떻게 해서든 안건조정위 회부를 막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민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수사·기소 분리를 통한 검찰 정상화에 작은 힘이라도 보탤 수 있을까 싶어 용기를 냈다. 혹시라도 생길 수 있는 역할에 대비하려는 뜻”이라고 적었다. 양 의원은 민 의원의 탈당에 입장문을 내고 “다수당이라고 해서 자당 국회의원을 탈당시켜 안건조정위원으로 하겠다는 발상에는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고 지적했다.

검수완박 입법은 지난 22일 박병석 국회의장이 중재안을 내놓으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박 의장은 미국‧캐나다 해외 순방 일정을 보류한 바 있다. 당시 검수완박 입법을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됐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먼저 수용 의사를 밝힌 데 이어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도 중재안 수용 의사를 밝혔다. 양당이 중재안을 모두 수용하기로 하면서 검수완박 법안은 임시회의를 거쳐 다음 달 3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검수완박 입법 강행이 민주당 ‘폭망’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민주당의 다급한 행보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일부 지지층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지지층을 잡으려다 민심을 잃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집토끼 잡다
폭망의 시작?

부동산 문제는 문정부를 통째로 흔드는 뇌관으로 작용했다. 부동산 문제로 민심이 돌아선 이후 민주당은 중요한 선거에서 이미 두 번 패했다. 문정부 내내 화두였던 검찰개혁이 향후 민주당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임기는 20여일, 지방선거는 4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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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단독 보도> ‘3조 도박 조직’ 최이동 송환 막전막후

[일요시사 단독 보도] ‘3조 도박 조직’ 최이동 송환 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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