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검찰개혁 마지막 퍼즐

정권만 겨냥하면…형사부까지 팽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문재인정부의 검찰개혁 완결편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특수부가 몰락하면서 상대적으로 득세했던 형사부조차 ‘팽’당하는 모양새다.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이른바 ‘검수완박’이 목전에 왔다는 분석이다.

문재인정부는 검찰을 상대로 ‘투트랙 전략’을 펼쳤다. 적폐 청산을 위한 칼이면서 개혁의 대상으로 여긴 것. 박근혜정부를 향했던 검찰의 칼이 문정부를 겨누기 시작한 때부터 검찰개혁은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잘 지내다…

문정부의 검찰개혁은 ‘검찰 권한 축소’ 즉 검찰 힘 빼기로 요약할 수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으로 검찰 권력을 나눴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설립으로 검찰 감시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 과정에서 법무부는 인사권과 조직개편안으로 검찰 조직을 쪼갰다.

첫 표적은 특수·공안부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을 거쳐 검찰총장으로 중용될 때까지만 해도 특수통 검사들의 전성시대였다. 이전 정부에서 드러난 적폐를 때려잡을 검사들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실제 윤 전 총장 취임 직후 단행한 첫 검찰 고위 간부급 인사에서 이른바 ‘윤석열 사단’으로 불리는 인물들이 대거 약진했다. 직접 수사를 담당하는 중간 간부급 인사에서도 특수통 검사들이 요직에 포진됐다. 


특히 박근혜정부 말기 국정농단 특검에 파견돼 윤 전 총장과 호흡을 맞췄거나 문정부 출범 이후 2년 반에 걸친 적폐수사에서 공을 세운 검사들이 주요 보직에 등용됐다. 한동훈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박찬호 대검 공공수사부장 등이 대표적이다. 

특수통 검사들을 전진 배치한 ‘윤석열호’는 오래 가지 못했다. 균열은 2019년 8월 윤 전 총장 취임 이후 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부터 시작됐다. 조 전 수석은 법무부 장관 지명 직후부터 온갖 비리 의혹이 불거지면서 몸살을 앓았다. 

검찰은 2019년 8월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조 전 수석과 관련된 의혹 수사에 뛰어들었다. 검찰의 칼이 이전 정부에서 ‘살아있는 권력’으로 옮겨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중심으로 검찰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진 것도 이때쯤이다. 

검찰과 법무부가 완전히 대립구도에 접어든 시기는 추미애 전 장관이 취임한 이후부터다. 불과 36일 만에 법무부 장관 자리를 내려놓은 조 전 수석의 후임으로 법무부에 입성한 추 전 장관은 취임 초부터 검찰, 특히 윤 전 총장과 대립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수사하려면 승인 받아라
법무부 조직개편안 논란

추 전 장관은 인사청문회 때부터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고, 이는 취임 직후 단행된 검찰 인사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검찰 내부에서는 ‘검찰 대학살’이라고 불릴 만큼 대대적인 검찰 인사가 이뤄진 것. 

문정부를 겨냥한 수사를 담당하고 있던 검사들이 좌천되면서 윤 전 총장의 손발이 잘려나갔다. 문재인 대통령이 윤 전 총장에게 임명장을 건네면서 “살아 있는 권력의 눈치를 보지 말라” 당부한 지 6개월 만이었다.


조 전 수석 일가 의혹과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의 감찰무마 사건 등을 지휘한 한동훈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부산고검 차장(현재 법무연수원 연수위원)으로, 울산시장 선거 청와대 개입 의혹 사건의 지휘라인인 박찬호 대검 공공수사부장은 제주지검장으로 전보조치됐다. 

추 전 장관은 특수·공안부를 개혁 대상으로, 형사부를 우대하는 인사 기조를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해 8월 검찰 중간 간부급 인사를 앞두고 열린 검찰 인사위원회에서는 인권보호 및 형사‧공판 등 민생과 직결된 업무에 전념해온 형사·공판부 검사들, 우수 여성검사 및 공인전문검사를 적극 우대‧발탁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였다. 

추 전 장관의 인사 기조는 퇴임 때까지 이어졌다. 법무부는 지난 1월 추 전 장관의 마지막 검찰 인사에서도 “묵묵히 민생과 관련된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며 국민에게 신뢰와 감동을 준 우수 형사‧공판부 검사를 발탁해 ‘형사부 검사 우대 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정권 수사를 주로 담당했던 특수·공안부의 입지가 줄어들고 형사부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검찰의 수사능력 축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여기에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는 확 쪼그라들었다.  

권력 겨누자
완전히 돌변

지난 1월1일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는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등 6대 범죄로 축소됐다. 부패 범죄의 경우 특가법 적용 대상이면서 뇌물 액수가 3000만원 이상인 경우, 공직자 범죄는 대상자가 4급 이상일 때만, 경제 범죄는 피해액 5억원 이상의 횡령·배임·사기만 직접수사가 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형사부의 수사권마저 제한하는 내용의 검찰 조직개편안이 나왔다.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 21일 대검을 통해 조직개편안 및 의견 조회 요구 공문을 대검찰청을 통해 전국 각 지방검찰청에 내려 보냈다. 

개편안은 서울중앙지검을 제외한 일선 검찰청 형사부의 경우 1곳에서만 6대 범죄를 수사하도록 하고, 이 경우 검찰총장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지검보다 작은 지청에서 6대 범죄를 수사하려면 검찰총장이 요청해 법무부 장관의 승인이 떨어져야 한다. 

검찰은 이번 조직개편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장관이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총장만을 지휘할 수 있도록 한 검찰청법을 어기는 처사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검찰청법 8조에 따르면 법무부 장관은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 

법무부는 “지난해 개정한 검찰청 사무기구 규정에 따르면 형사부는 ‘일반 형사사건을 하라’고 이미 규정돼있다”며 “다만 기준이 애매모호해 형사부가 6대 범죄 수사를 개시하는 경우가 있다 보니 이번에 명확히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사건 정점
청와대로


이어 “현행 규정에도 직접수사의 경우 대검의 승인을 받아서 하게 돼있고 지난해와 올해 검찰총장 승인을 안 받고 수사한 적은 없다”며 “대검 규정으로 돼있던 건데 대통령령으로 가져오는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직개편안이 문정부 수사에 몰두하는 형사부를 옥죄기 위한 방편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나온다. 현재 문정부를 겨냥한 수사는 모두 일선지검 형사부가 주도하고 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수사는 수원지검 형사3부가 맡고 있다. 수원지검 수사팀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불구속 기소한 데 이어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기소할 방침이다. 

해당 사건과 맞닿아 있는 ‘청와대 기획사정’ 수사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서 맡고 있다.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 의혹 조작 수사는 대전지검 형사5부에서 하고 있다. 대전지검 수사팀은 백운규 전 산업통산자원부 장관·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현 한국가스공사 사장) 등에 대해 기소 의견을 냈다. 

세 사건에서 궁극적인 겨냥점은 청와대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무소속(전 민주당) 이상직 의원을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한 것도 전주지검 형사3부다. 특수·공안부에서 문정부를 겨냥한 수사에 돌입하자 권한을 축소시킨 것처럼 형사부에도 똑같이 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른바 ‘박범계-김오수표 검수완박’이다. 민주당을 비롯한 여권에서는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 입법을 밀어 붙이고 있다. 지난 3월4일 윤 전 총장이 전격 사퇴를 발표한 이유도 중수청 추진에 대한 반발이었다. 


당시 윤 전 총장은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오랜 세월 쌓아 올린 상식·정의가 무너지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보기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중수청에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피력한 것으로 풀이됐다. 

여권에선 중수청 논의 불거져
검찰인사에서 추미애 시즌2?

하지만 민주당 박주민 의원 등 강경파는 중수청 신설과 관련해 “조만간 신임 당 대표에게 보고할 것”이라면서 올해 정기국회 내 처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중수청 신설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을 비친 것. 민주당 내에서는 강경파를 중심으로 ‘검찰개혁 법안을 신속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는 일단 법무부의 조직개편안이 ‘검수완박’을 위한 장치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중수청 신설에 대해서는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등 새로운 형사사법제도를 안착시키는 게 우선”이라고 밝혔다.

중수청 신설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김 후보자의 진정성은 검찰 인사에서 드러날 것이라 보는 시각이 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대규모 검찰 인사를 예고한 바 있다. 지난 27일 법무부는 검찰인사위원회를 열고 검사장급 이상의 승진·전보 인사 기준을 심의했다. 

지금까지 검찰인사위가 열린 뒤 당일이나 이튿날 검찰 인사안이 발표되는 경우가 많아 검찰인사위 제도가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검찰인사위에서 논의된 인사 기준을 토대로 구체적인 인사안을 짜겠다는 것이 법무부의 설명이다. 

검찰인사위가 신임 검찰총장이 취임하기도 전에 이뤄지면서 ‘총장 패싱’ 논란이 불거졌다. 박 장관은 이에 대해 김 후보자가 정식 취임하면 공개적, 공식적으로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검찰 인사의 칼날은 형사부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 검찰 인사 규정에 따르면 부장검사는 1년의 필수보직 기간이 보장돼 해당 보직에 부임한지 1년이 되지 않으면 인사를 낼 수 없다. 하지만 인사 전 직제개편이 이뤄지면 예외를 적용받아 현 보직에 부임한지 1년이 되지 않아도 인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수사팀
운명은?

문정부를 겨냥한 수사를 진행하는 형사부 소속 부장검사들이 이에 해당한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이들이 좌천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추 전 장관의 ‘검찰 대학살’ 인사가 1년6개월 만에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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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여길 봐도, 저길 봐도 상대 당을 헐뜯는 내용뿐이다. 우리 당이 네 당보다 낫다는 말만 한다. 그러나 여야 모두 판도가 뒤집힐 이슈가 상당하다. 제 아무리 공천을 잘했다고 서로 외쳐도 결국에는 조금이라도 리스크를 줄이는 쪽이 승리를 가져가게 된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내 편 지키기 싸움판이 된 총선이다. 변수가 너무나도 많다. 여야의 모든 공천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4·10 총선을 안정적으로 치르기 위한 방안으로 경력직, 원조 친윤(친 윤석열)으로 공천을 마무리했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친명(친 이재명)을 전면에 내세우며, 비명(비 이재명)을 대거 공천서 배제해 버렸다. 시작부터 당내 잡음이 상당하다. 이런 탓에 더 큰 변수가 발생하는 측에서는 총선 패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연장전 전초전 국민의힘은 공천을 “조용히 마쳤다”고 자평했지만, 뒤늦게 곳곳에서 잡음이 터져 나왔다. 반면 민주당은 스스로 ‘혁신’이 있었던 공천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역시 여전히 분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공천을 두고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서로를 향해 ‘패륜 공천’이라고 명명하며 네거티브전이 시작됐다. 본격적으로 서로를 공격하는 모습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점점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오차범위 내 다소 앞서는 형국이지만 곳곳에 여러 변수가 자리잡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 ▲다시 돌아온 탄핵의 강 ▲정권심판론 ▲부동층 확장 ▲서울 후보의 경쟁력이 넘어야 할 산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 으로 지지율 상승을 꿈꿨으나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의 상승을 이뤄내진 못했다. 일각에서는 한 비대위원장의 효과가 한계를 맞이한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반윤(반 윤석열)’을 노리는 세력이 포위망을 좁히고 있고, 국민의힘도 이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반복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지지율의 흐름이 엇비슷해졌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이 틈에 이·채·양·명·주(이태원 참사·채 상병 사망 수사 외압 의혹·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를 언급하며 앞으로 띄울 국민의힘 리스크의 기틀을 마련했다. 한 비대위원장이 다가올 변수들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상황이 어려워진다. 우선 ‘김 여사 리스크’라는 변수다. 김 여사의 리스크는 크게 3가지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김 여사 일가의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논란, 명품백 수수 의혹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선거에 앞서 지난 5일, 더 센 특검법을 발의했다. 총선을 노린 행보인 셈이다. 최근 재발의 된 김 여사 특검법은 지난달 본회의 재표결이 이뤄진 뒤 폐기된 기존 특검법에 더해 민간인 대통령 순방 동행 의혹과 명품백 수수 의혹, 서울양평고속도로 김 여사 일가 특혜 의혹 등이 추가된 법안이다. 국힘, 김건희·심판론 극복 관건 다시 ‘탄핵의 강’ 역행 자제해야 민주당은 이번 총선서 한 비대위원장을 직접적으로 공격하기 보다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향해 맹공을 퍼부어 자신들이 주장하는 정권심판론을 대표적인 선거 전략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의 공식 행보가 멈춘지도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해당 의혹에 관한 윤 대통령의 제대로 된 사과는 없었다. 사과를 할 경우 잘못을 인정하는 꼴이 돼 민주당서 더욱 강한 공격이 들어올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민주당은 여전히 김 여사 리스크를 부각시킨다. 민주당 공격이 거세지만 국민의힘으로서는 달리 막을 방법이 없다. 이미 명품백 수수 의혹으로 당과 대통령실이 충돌을 빚었었다. 이는 국민의힘서 현역 의원이 대거 생존한 이유와도 같다. 내부적으로도 쌍특검 재표결로 인한 이탈표가 발생해 현역 의원의 대거 이탈을 우려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김 여사는 민주당의 공격거리다. 어떻게든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 부부를 심판해야 할 대상으로 분류해 선거전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김 여사와 더불어 국민의힘은 과거로 회귀하는 움직임이 엿보인다.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아른거리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보수층의 지지율이 하락할 때마다 박 전 대통령에게 빚져왔다. 그 빚을 갚기 위해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유영하 변호사를 공천했고, 변호인을 맡았던 도태우 변호사도 이름을 올렸다. 유 변호사의 경우 공천을 받는 데 큰 이견이 없었다. 다만 문제는 도 변호사에게서 생겼다. 도 변호사는 과거 자신의 유튜브 방송서 “5·18이 북한과 무관하면 검증에 당당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북한 개입설을 주장해 왔다. 논란이 일자 국민의힘은 다급하게 재검토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결국 공천을 취소했다. 서로 향해 “패륜 공천” 조지연 전 행정관도 친윤 대신 ‘친박(친 박근혜)’을 주로 띄운다. 조 전 행정관은 박 전 대통령의 후보시절 청년보좌역을 맡았고, 이후 박근혜정부 청와대서 4년을 보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경계하는 분위기도 있다. 여전히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 때문이다. 대구·경북(TK)에서는 박 전 대통령 마케팅이 유리할지 모르나,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순간 국민의힘에게는 또 다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탓이다. 보수가 결집해도 모자랄 판에 다시 현 보수 세력과 과거의 보수 세력이 갈라질 우려에서다. 박 전 대통령 역시 특별한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잠잠한 상태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은 정권심판론을 극대화하는 추세다. 총선을 목전에 두고 정권심판론이 확대되면 불리한 쪽은 단연 국민의힘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는 정권심판론이 약화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나 최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이 뇌관이 됐다. 그러자 다시금 정권심판론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현재 이 전 장관은 출국금지돼있으나, 호주대사로 임명받은 뒤 법무부로부터 출국금지 해제를 받고 호주로 떠났다. 현재 민주당은 이종섭 특검법까지 발의하면서 윤정부와 여당을 옥죄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민주당이 특검을 남발하고, 해당 특검법이 총선용 악법이라는 지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의 호주 출국이 정당하다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중이다. 이 밖에도 민주당은 다양한 정권심판론 키워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민주당 이 대표는 전국을 순회하며 일찌감치 정권심판론에 열을 올리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여론이 악화되자, 국민의힘은 결국 귀국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이 정권심판론을 되치기하려면 정부와 여당이 어떤 일을 도모하고 있는지, 성과는 무엇인지를 보여줘야 한다. 단순히 민주당의 네거티브에 휩쓸려 상대 당을 똑같이 비방하는 일에만 혈안이 되면 불리하다. 일을 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김 여사 가려야 한 비대위원장의 인기와 몸값은 많이 올랐다. 다만 보수층에 국한된 지지라는 게 국민의힘이 극복해야할 과제다. 지난 대선 역시 부동층의 표심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렸다. 적은 표차라도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여야만 승산이 있는 선거다. 서울 후보의 경쟁력도 걱정거리다. 서울은 민주당이 21대 총선서 41석을 차지했던 반면, 국민의힘은 본래 보수 텃밭인 지역을 지켜 내기에 급급했다. 몇몇 중진급 의원이 서울로 넘어와 선거를 치르지만, 이는 대부분 국민의힘 험지다. 또 서울권에 공천이 된 인물들 역시 대부분 과거 민주당 후보에 패배한 이력이 있다. 따라서 국민의힘은 후보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서울권에서 선거 활동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국민의힘의 변수만 큰 게 아니다. 민주당에게도 여러 리스크가 산적해 있다. 가장 큰 위험은 민주당 이 대표의 리스크다. 이 대표는 대선후보 시절부터 시작해 지금껏 수많은 위기를 겪어왔다. 헌정 사상 최초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대장동·백현동 리스크 ▲계파 갈등 ▲야당심판론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논란 등이 있다. 국민의힘은 이 지점을 끝까지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얼마전 백현동 개발비리 로비스트인 김인섭 한국아우징기술 전 대표가 1심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된 민주당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이 연루된 정황이 인정됐다는 게 컸다. 더욱이 백현동 의혹에 관한 첫 판결이 내려진 상황이라 이목이 쏠린다. 현재 이 대표 역시 기소된 상황이다. 본격적인 선거전이 펼쳐질 상황서 이 대표는 공교롭게 선대위 출범식 날에 재판 날짜가 잡혔다. 이달에도 이 대표에게는 여러 재판이 줄서서 대기 중이다. 민주, 당 대표 리스크에 계파 갈등 제3지대 총선서 판도 흔들 존재로 이달 19일에는 서울 중앙지법서 대장동·위례·백현동 사건·성남FC 재판에 출석해야 하고, 18일에는 위증교사 사건, 22일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이런 상황을 두고, 선거 지휘가 제대로 이뤄지겠냐는 반응이 나온다. 사법 리스크는 민주당을 갈라지게 했다. 본래 친명과 비명 간의 계파 갈등이 심했지만, 이 대표의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하고 민주당은 고통의 시간을 겪었다. 여기에 더해 계파 간 갈등은 민주당을 더욱 갈라놓았다. 공천에 있어서 ‘비명횡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민주당은 공천서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친문 세력이었던 이들은 하나 둘 민주당을 탈당하기 시작했고, 더 이상 하나의 민주당으로 선거를 치르기는 어렵게 됐다. 쪼개짐으로써 인해 정권심판론의 의미를 퇴색시킨 꼴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국민의힘은 야당심판론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보통 총선은 현 정부가 못했기 때문에 야당서 정권 심판을 자주 띄운다. 그러나 민주당의 상황도 이에 못지않게 엉망이다. 다수당인데도 불구하고, 당 대표의 리스크와 계파 간 갈등으로 회기 동안 리스크 방어에만 치중한 측면이 있다. 야당심판론은 부동층의 표심을 호소할 수 있는 지점이다. 민주당은 현재 의석수를 지키지 못한다면 이긴 선거라고 볼 수 없다. 현실적으로 민주당이 선거서 밀렸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부분이다. 여기에 더해 친문 세력이 과연 이 대표를 도울지가 관건이다. 국민의힘에게 박 전 대통령이 있다면, 민주당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지지를 표하는 방향에 따라, 선거구도가 요동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탈당파들은 이 대표를 향해 적극적인 공격성을 띤다. 새로운미래 소속 인물들은 ‘가짜 민주당’이라는 프레임을 민주당에 씌우기 시작했다. 이 밖에 제3지대의 부상은 여야 모두에게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제3지대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모두 타격하면서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시도 중이다.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신당인 조국개혁당의 존재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조국개혁당은 비례대표 입성을 목표로 결성됐는데, ‘검찰정권 심판’이라는 키워드를 내걸고 총선 판도에 불을 지폈다. 당초 정치권이 예상했던 것보다 파급력이 더욱 커진 셈이다. 결국 앞으로의 선거전은 양당이 ‘네거티브’ 위주로 선거 전략을 짤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가 조금이라도 더 부각되는 측이 패배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 대표 리스크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양당 모두 리스크가 적지 않다. 여야 모두 중도층을 노리는 선거전략을 우선적으로 적용하겠지만, 결국 조직의 결집도 중요하다”며 “변수가 들쑥날쑥한 상황서 조금이라도 리스크가 부각된다면 조직 결집도 역시 낮아질 수 있다. 이는 총선 패배로 이어질 수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향후 총선 일정은? 여야의 공천이 마무리되면서 이제는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된다. 이달 21일부터 22일까지는 후보자 등록 신청이 이뤄진다. 이후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총 6일 간 재외투표가 진행된다. 27일에는 후보들이 선거 벽보를 제출해야 하고, 다음 날인 28일부터 선거 하루 전인 다음 달 9일까지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다음 달 5일부터 6일까지는 사전투표가 이뤄진다.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