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검찰개혁 마지막 퍼즐

정권만 겨냥하면…형사부까지 팽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문재인정부의 검찰개혁 완결편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특수부가 몰락하면서 상대적으로 득세했던 형사부조차 ‘팽’당하는 모양새다.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이른바 ‘검수완박’이 목전에 왔다는 분석이다.

문재인정부는 검찰을 상대로 ‘투트랙 전략’을 펼쳤다. 적폐 청산을 위한 칼이면서 개혁의 대상으로 여긴 것. 박근혜정부를 향했던 검찰의 칼이 문정부를 겨누기 시작한 때부터 검찰개혁은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잘 지내다…

문정부의 검찰개혁은 ‘검찰 권한 축소’ 즉 검찰 힘 빼기로 요약할 수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으로 검찰 권력을 나눴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설립으로 검찰 감시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 과정에서 법무부는 인사권과 조직개편안으로 검찰 조직을 쪼갰다.

첫 표적은 특수·공안부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을 거쳐 검찰총장으로 중용될 때까지만 해도 특수통 검사들의 전성시대였다. 이전 정부에서 드러난 적폐를 때려잡을 검사들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실제 윤 전 총장 취임 직후 단행한 첫 검찰 고위 간부급 인사에서 이른바 ‘윤석열 사단’으로 불리는 인물들이 대거 약진했다. 직접 수사를 담당하는 중간 간부급 인사에서도 특수통 검사들이 요직에 포진됐다. 

특히 박근혜정부 말기 국정농단 특검에 파견돼 윤 전 총장과 호흡을 맞췄거나 문정부 출범 이후 2년 반에 걸친 적폐수사에서 공을 세운 검사들이 주요 보직에 등용됐다. 한동훈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박찬호 대검 공공수사부장 등이 대표적이다. 

특수통 검사들을 전진 배치한 ‘윤석열호’는 오래 가지 못했다. 균열은 2019년 8월 윤 전 총장 취임 이후 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부터 시작됐다. 조 전 수석은 법무부 장관 지명 직후부터 온갖 비리 의혹이 불거지면서 몸살을 앓았다. 

검찰은 2019년 8월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조 전 수석과 관련된 의혹 수사에 뛰어들었다. 검찰의 칼이 이전 정부에서 ‘살아있는 권력’으로 옮겨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중심으로 검찰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진 것도 이때쯤이다. 

검찰과 법무부가 완전히 대립구도에 접어든 시기는 추미애 전 장관이 취임한 이후부터다. 불과 36일 만에 법무부 장관 자리를 내려놓은 조 전 수석의 후임으로 법무부에 입성한 추 전 장관은 취임 초부터 검찰, 특히 윤 전 총장과 대립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수사하려면 승인 받아라
법무부 조직개편안 논란

추 전 장관은 인사청문회 때부터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고, 이는 취임 직후 단행된 검찰 인사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검찰 내부에서는 ‘검찰 대학살’이라고 불릴 만큼 대대적인 검찰 인사가 이뤄진 것. 

문정부를 겨냥한 수사를 담당하고 있던 검사들이 좌천되면서 윤 전 총장의 손발이 잘려나갔다. 문재인 대통령이 윤 전 총장에게 임명장을 건네면서 “살아 있는 권력의 눈치를 보지 말라” 당부한 지 6개월 만이었다.

조 전 수석 일가 의혹과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의 감찰무마 사건 등을 지휘한 한동훈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부산고검 차장(현재 법무연수원 연수위원)으로, 울산시장 선거 청와대 개입 의혹 사건의 지휘라인인 박찬호 대검 공공수사부장은 제주지검장으로 전보조치됐다. 

추 전 장관은 특수·공안부를 개혁 대상으로, 형사부를 우대하는 인사 기조를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해 8월 검찰 중간 간부급 인사를 앞두고 열린 검찰 인사위원회에서는 인권보호 및 형사‧공판 등 민생과 직결된 업무에 전념해온 형사·공판부 검사들, 우수 여성검사 및 공인전문검사를 적극 우대‧발탁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였다. 

추 전 장관의 인사 기조는 퇴임 때까지 이어졌다. 법무부는 지난 1월 추 전 장관의 마지막 검찰 인사에서도 “묵묵히 민생과 관련된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며 국민에게 신뢰와 감동을 준 우수 형사‧공판부 검사를 발탁해 ‘형사부 검사 우대 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정권 수사를 주로 담당했던 특수·공안부의 입지가 줄어들고 형사부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검찰의 수사능력 축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여기에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는 확 쪼그라들었다.  

권력 겨누자
완전히 돌변

지난 1월1일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는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등 6대 범죄로 축소됐다. 부패 범죄의 경우 특가법 적용 대상이면서 뇌물 액수가 3000만원 이상인 경우, 공직자 범죄는 대상자가 4급 이상일 때만, 경제 범죄는 피해액 5억원 이상의 횡령·배임·사기만 직접수사가 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형사부의 수사권마저 제한하는 내용의 검찰 조직개편안이 나왔다.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 21일 대검을 통해 조직개편안 및 의견 조회 요구 공문을 대검찰청을 통해 전국 각 지방검찰청에 내려 보냈다. 

개편안은 서울중앙지검을 제외한 일선 검찰청 형사부의 경우 1곳에서만 6대 범죄를 수사하도록 하고, 이 경우 검찰총장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지검보다 작은 지청에서 6대 범죄를 수사하려면 검찰총장이 요청해 법무부 장관의 승인이 떨어져야 한다. 

검찰은 이번 조직개편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장관이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총장만을 지휘할 수 있도록 한 검찰청법을 어기는 처사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검찰청법 8조에 따르면 법무부 장관은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 

법무부는 “지난해 개정한 검찰청 사무기구 규정에 따르면 형사부는 ‘일반 형사사건을 하라’고 이미 규정돼있다”며 “다만 기준이 애매모호해 형사부가 6대 범죄 수사를 개시하는 경우가 있다 보니 이번에 명확히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사건 정점
청와대로

이어 “현행 규정에도 직접수사의 경우 대검의 승인을 받아서 하게 돼있고 지난해와 올해 검찰총장 승인을 안 받고 수사한 적은 없다”며 “대검 규정으로 돼있던 건데 대통령령으로 가져오는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직개편안이 문정부 수사에 몰두하는 형사부를 옥죄기 위한 방편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나온다. 현재 문정부를 겨냥한 수사는 모두 일선지검 형사부가 주도하고 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수사는 수원지검 형사3부가 맡고 있다. 수원지검 수사팀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불구속 기소한 데 이어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기소할 방침이다. 

해당 사건과 맞닿아 있는 ‘청와대 기획사정’ 수사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서 맡고 있다.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 의혹 조작 수사는 대전지검 형사5부에서 하고 있다. 대전지검 수사팀은 백운규 전 산업통산자원부 장관·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현 한국가스공사 사장) 등에 대해 기소 의견을 냈다. 

세 사건에서 궁극적인 겨냥점은 청와대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무소속(전 민주당) 이상직 의원을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한 것도 전주지검 형사3부다. 특수·공안부에서 문정부를 겨냥한 수사에 돌입하자 권한을 축소시킨 것처럼 형사부에도 똑같이 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른바 ‘박범계-김오수표 검수완박’이다. 민주당을 비롯한 여권에서는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 입법을 밀어 붙이고 있다. 지난 3월4일 윤 전 총장이 전격 사퇴를 발표한 이유도 중수청 추진에 대한 반발이었다. 

당시 윤 전 총장은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오랜 세월 쌓아 올린 상식·정의가 무너지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보기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중수청에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피력한 것으로 풀이됐다. 

여권에선 중수청 논의 불거져
검찰인사에서 추미애 시즌2?

하지만 민주당 박주민 의원 등 강경파는 중수청 신설과 관련해 “조만간 신임 당 대표에게 보고할 것”이라면서 올해 정기국회 내 처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중수청 신설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을 비친 것. 민주당 내에서는 강경파를 중심으로 ‘검찰개혁 법안을 신속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는 일단 법무부의 조직개편안이 ‘검수완박’을 위한 장치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중수청 신설에 대해서는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등 새로운 형사사법제도를 안착시키는 게 우선”이라고 밝혔다.

중수청 신설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김 후보자의 진정성은 검찰 인사에서 드러날 것이라 보는 시각이 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대규모 검찰 인사를 예고한 바 있다. 지난 27일 법무부는 검찰인사위원회를 열고 검사장급 이상의 승진·전보 인사 기준을 심의했다. 

지금까지 검찰인사위가 열린 뒤 당일이나 이튿날 검찰 인사안이 발표되는 경우가 많아 검찰인사위 제도가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검찰인사위에서 논의된 인사 기준을 토대로 구체적인 인사안을 짜겠다는 것이 법무부의 설명이다. 

검찰인사위가 신임 검찰총장이 취임하기도 전에 이뤄지면서 ‘총장 패싱’ 논란이 불거졌다. 박 장관은 이에 대해 김 후보자가 정식 취임하면 공개적, 공식적으로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검찰 인사의 칼날은 형사부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 검찰 인사 규정에 따르면 부장검사는 1년의 필수보직 기간이 보장돼 해당 보직에 부임한지 1년이 되지 않으면 인사를 낼 수 없다. 하지만 인사 전 직제개편이 이뤄지면 예외를 적용받아 현 보직에 부임한지 1년이 되지 않아도 인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수사팀
운명은?

문정부를 겨냥한 수사를 진행하는 형사부 소속 부장검사들이 이에 해당한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이들이 좌천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추 전 장관의 ‘검찰 대학살’ 인사가 1년6개월 만에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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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떠나더라도 자신이 모집·관리해 온 고객의 보험계약을 함께 옮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이른바 ‘포괄양수도’. 한 대형 보험대리점 산하 조직이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퇴사 시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했다. “나가도 기존 계약을 가져갈 수 있다”는 약속은 실제로 지켜질 수 있었을까.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옮길 때 자신이 기존 회사에서 모집·관리하던 보험계약을 새 소속에서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넘겨받는 것을 업계에서는 흔히 ‘포괄양수도’라고 부른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이직 이후에도 기존 고객을 계속 관리할 수 있고, 계약 유지에 따라 발생하는 수수료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어 소속을 옮길 때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양수도 약속 실행 미지수 다만 보험계약 자체가 설계사의 소유물인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의 당사자는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이고, 보험설계사는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계약 체결을 중개한 대가로 보험사나 법조인보험대리점(GA)으로부터 약정된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따라서 설계사가 자신이 모집한 계약에 대해 법적인 ‘소유권’을 갖고 있어 회사를 옮길 때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한 설계사가 한 법인보험대리점에서 근무하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을 모집했다고 가정해 보자. 설계사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보험대리점으로 옮긴다고 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이 자동으로 설계사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 자체는 기존 보험사와 고객 사이에 그대로 유지되고, 설계사가 퇴사하면 기존 회사가 해당 계약을 관리하거나 다른 설계사를 담당자로 지정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회사와 설계사 사이에 계약 이관에 대한 합의가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설계사가 새 보험대리점으로 이동한 뒤에도 자신이 모집했던 계약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기존 회사에서 새 회사로 관리관계를 옮기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신규 보험대리점 간 협의와 수수료 정산, 보험사 전산상 담당자 변경 등 실무적인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같은 계약 이관을 보험업법 등이 일률적으로 보장하거나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보험설계사의 이직에 따른 계약 이관을 직접 규율하는 법령이 없어, 실제로 계약을 넘겨줄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보험대리점과 설계사 사이의 계약이나 합의에 따라 결정되는 영역으로 해석된다. 설계사 영입 ‘계약 이관’ 약정 본사는 양수도 불허…엇갈린 방침 이 때문에 보험대리점이 설계사를 영입할 당시 “향후 다른 회사로 옮기더라도 기존 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 해당 약정이 중요해진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인카금융서비스 내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은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향후 퇴사할 경우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을 약정서에 담았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인카금융서비스(주) 사업단 부속 약정서’에는 인카다이렉트 사업단과 설계사 김모씨 사이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적혀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퇴사 이후의 계약 처리 방식이다. 약정서에는 “조직의 이동(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의 양수도 조건으로 원활한 계약 이관 조치한다”고 명시돼있다. 설계사가 향후 조직을 떠나더라도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계약 이관뿐 아니라 퇴사 이후 남아 있는 수수료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약정서에는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미정산 잔여 유지수수료는 월지급 또는 퇴사 시점부터 1년이 되는 시점에 정산해 지급한다”고 적혀 있다. 영입 당시 지급 수수료율과 일부 시책 등 구체적인 보상 조건도 함께 약정됐다. 앞서 작성된 또 다른 부속 약정서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확인된다. 해당 문서 역시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양수도 조건으로 이관하고, 남은 유지 수수료를 별도로 정산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약정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설계사에게 계약 이관을 약속한 주체는 인카금융서비스 본사가 아니라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다. 인카다이렉트는 인카금융서비스 내에 편입된 영업 조직이다. 기존 다이렉트119가 인카금융서비스에 합병되면서 인카다이렉트라는 조직으로 편입됐고, 그 아래 다시 사업단과 본부 등 영업 조직이 구성돼있다. 계약 옮겨도 정산은 별개 앞서 김씨와 부속 약정을 체결한 사업단 역시 이 같은 인카다이렉트 산하 조직 중 하나다.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체결한 이 같은 약정이 인카금융서비스 본사의 방침과 맞아떨어졌느냐다. 인카금융서비스 본사는 지난 2024년 소속 조직에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방침을 전달했다. 김씨는 이후 본사의 방침과 자신이 체결한 약정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본사에서는 안 된다고 하는 포괄양수도를 사업단이 어떻게 약정할 수 있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본사가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면, 사업단이 설계사에게 향후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정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인 셈이다. 사업단 자체 판단만으로 계약 이관을 약속할 수 있었는지, 아니면 인카다이렉트나 인카금융서비스 차원의 권한이나 승인이 전제돼있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약정서에 ‘계약을 이관한다’고 적었다고 해서 실제 포괄양수도가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기존 소속 회사와 새로 옮길 회사, 보험사 등 여러 주체의 협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한 설계사가 A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B 대리점으로 옮기면서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함께 가져가려 한다면, 우선 기존 GA가 해당 계약을 내보내는 데 협조해야 하고, 새 GA 역시 이를 받아 관리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이후 실제 보험계약을 보유한 보험사 전산에서도 담당 조직이나 설계사 변경 등 필요한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근저당 걸고 3년 만 이관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돈 문제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계약 체결 시점에 모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지 기간에 따라 나눠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자체 재원으로 일부 수수료를 먼저 지급했거나 정착 지원금·시상금 등을 지급했다면, 퇴사 시 이를 어떻게 정산할지를 두고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가 다른 GA로 옮기는 과정에서 기존 소속 회사가 계약 이관에 협조하지 않아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반복돼 왔다. 계약 이관 여부를 일률적으로 정한 법적 기준이 없는 만큼, 기존 GA가 계약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판단할 경우 설계사가 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기존 GA 입장에서도 계약이 빠져나가면 향후 해당 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등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설계사의 이직과 함께 기존 고객 계약까지 다른 회사로 넘어갈 경우, 회사가 관리하던 계약과 수익 기반을 함께 내주는 셈이어서 계약 이관에 소극적일 유인이 있다는 설명이다.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 진행은 쉽지만은 않다. 계약의 관리만 넘겨주는지, 남은 수수료까지 함께 정산하는지, 기존에 지급된 지원금이나 시상금에 환수 조건이 붙는지 등에 따라 설계사가 체감하는 조건은 크게 달라진다. 인카다이렉트 측 관리자들은 이와 관련해 포괄양수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난 8월 김씨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한 관리자는 “인카다이렉트 양수도 100% 된다”며 “W금융이 대표적이고, 개인이든 지점이든 자신들이 계속분을 받기 위해 안 한 거지 원하는 분들 다 해드렸다”고 말했다. 이들의 설명대로라면 포괄양수도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는 회사가 이를 거부해서가 아니라, 설계사나 조직이 기존 계약에서 계속 발생하는 수수료를 받기 위해 스스로 계약 이관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라는 취지다. ‘100% 가능’ 철석같은 약속 실제 이관까지 절차 수두룩 하지만 <일요시사>가 확인한 W금융 측 설명은 달랐다. W금융 대표는 DM(다이렉트 메시지)에서 “포괄양수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내가 과거 인카 측에서 해촉된 뒤 곧바로 포괄양수도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카다이렉트 측 설명처럼 퇴사와 동시에 기존 계약과 관련 권리가 한꺼번에 넘어온 것이 아니라, 해촉 이후 약 3년이 지나서야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받았다는 것이다. 대표는 계약을 넘겨받는 과정에서도 별도의 조건이 뒤따랐다고 주장했다. 계약 이관 과정에서 근저당 설정 등의 부담이 있었고, 기존 계약에서 발생하는 유지 수수료 역시 충분히 정산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계약 이관을 어디까지 ‘포괄양수도’로 볼 것인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퇴사 이후 기존 계약 일부 또는 전부가 다른 회사로 이관됐다고 하더라도, 영입 당시 약속한 조건에 따라 즉시 계약과 잔여 수수료 등이 함께 이전된 것인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별도의 협의와 조건을 거쳐 이관된 것인지는 성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포괄양수도 사례로 W금융을 언급한 경위에 대해 당시 김씨와 대화를 나눴던 사업단 관리자에게도 확인을 요청했다. 해당 관리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회사에서 전해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자신이 포괄양수도 가능 여부나 과거 사례를 직접 확인해 안내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후 A씨는 인카다이렉트를 떠나 같은 인카금융서비스 내 다른 조직으로 소속을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포괄양수도 약정과 실제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를 SNS에 제기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인카다이렉트 측은 A씨의 게시물 등을 문제 삼았고, 결국 A씨는 ‘허위 사실 유포 및 회사 평판 리스크’ 등을 이유로 해촉 통보를 받은 상태다. 결국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설계사들에게 약정한 포괄양수도가 실제 100% 가능한 조건이었는지다. 또 본사의 방침과는 달리 ‘포괄양수도’에 대해 사업단이 자체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도 쟁점이다. 방침 따로 약정 따로 인카다이렉트 측은 현재 회사 내부 규정상 설계사 퇴사에 따른 타사 계약 이관과 잔여 수수료 등을 일괄 이전하는 포괄양수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가 직접 요청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개별 계약 이관을 허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하 사업단에서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거나 별도 약정을 체결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만약 그렇게 했다면 사업단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잘못된 안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내부 조사와 필요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