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나물에 그 밥' 윤석열 내각 의혹 총정리

20명 중 2명만 날아가도 치명타?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본격적인 국회 인사청문회 시간이 다가왔다. 하루에도 몇 번씩 후보자에 대한 의혹들이 터져 나온다. 이런 탓에 여소야대 형국에서 차기 정부에서 장관 후보로 내정된 인물들의 가시밭길이 예고된다. 과연 후보자들이 이번 청문회를 통과해 윤석열정부에 무사히 합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인사청문회는 역사적으로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는 미국에서 의회가 대통령의 정무직 인사를 통제하기 위한 장치로 등장했다. 대통령이 정무직 공무원의 임명권을 전적으로 가질 경우 행정수반의 권한이 지나치게 커지는 것과 인사권 남용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입맛따라…
트로피 인선?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 개정된 국회법에서 인사청문회법이 제정되면서 국회에서 공직 후보자 인사 검증을 위한 청문회가 시작됐다. 청문회는 대통령이 고위 공직자를 임명할 때 국회에서 후보에 대한 적격성을 검증하는 단계다. 

그동안 청문회를 거치는 과정에서 후보로 오른 인물의 사퇴와 지명 철회가 이어졌다. 임명된 이후 여론의 비판에 이기지 못해 낙마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청문회 대상자의 문제로 보통 병역기피, 부동산, 이해충돌 등이 자주 등장하는 메뉴다. 최근에는 후보자의 도덕성까지 도마 위에 오르며 검증대가 한층 강화된 양상을 띤다. 

최근 인수위에서 차기 윤석열정부 1기 내각을 발표하면서 장관 후보자가 결정됐다. 총리를 비롯해 19명에 이르는 내정자들이 혹독한 검증 절차를 통과하기 위해 청문회 준비에 몰두 중이다. 

검증을 시작하기도 전에 신선하지 않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 윤 당선인은 능력에 의한 내각 발표라며 후보자들의 능력이 출중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윤 당선인이 언급한 후보자의 능력과는 별개로 후보자들이 밟아온 행적을 살펴보면 청문회에서 가시밭길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야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 송곳 검증을 예고하면서 청문회가 후보들에게는 더욱 혹독한 시간이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청문회를 앞두고 후보자의 의혹들이 낱낱이 공개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후보들의 대표적인 논란은 사외이사 역임으로 인한 이해충돌, 부동산과 재산 문제, 가족 문제 등이다.

지속적인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인물은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 등이다. 

본인 둘러싼 의혹 투성이 후보자
자녀 포함 배우자 가족 문제 논란

내각 발표에서 가장 먼저 지명된 한덕수 총리 후보자의 경우 민주당에서 반발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인사라는 말이 나왔다. 그가 과거 노무현정부 출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역시 최근 각종 의혹이 나오면서 여론의 반응이 좋지 않다. 한 총리 후보자의 논란은 크게 3가지다.  

민주당 김회재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기획재정부에서 김앤장으로 이직한 관료의 평균 연봉은 2억6000만원이다. 같은 기간 한 총리 후보자는 김앤장으로부터 2억7700만원의 급여와 상여금 2억4000만원을 합쳐 5억1700만원 정도의 연봉을 받았다.

관료 평균 연봉의 2배 높은 수준으로 급여 자체는 평균과 비슷하지만 상여금을 연봉과 비슷하게 받았다. 김앤장 고문과 한국무역협회 회장을 지내며 그가 받은 보수는 총 39억원에 달한다. 

미국 모빌사와의 이해충돌 논란도 빚어졌다. 한 총리 후보자는 과거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주택을 미국 통신업체의 자회사에 10년간 임대해 6억원이 넘는 임대소득을 얻었다. 자회사인 모빌오일코리아는 1996년 석유개발공사 주관 해외 천연가스 개발 사업에 참여한 바 있다.

당시 한 총리 후보자는 상공자원부와 청와대, 통상산업부 고위 관료를 지냈다. 

문제는 이뿐만 아니다. 화가인 한 총리 후보자 배우자 최씨에 관련된 의혹도 함께 불거졌다. 고위공직자 가족이 예술계 등에 몸담으면 인사청문회에서 늘 논란이 불거지는 대목 중 하나다. 그림 판매가 급격한 재산 증가로 이어졌을 수 있다는 의혹이 나온다는 점이다.

최씨는 2012년 첫 개인전을 진행한 뒤 2014년까지 7점을 팔았다. 

최씨의 그림은 부영주택과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배우자인 송씨가 샀다. 현재 최씨의 재산은 한 후보자 공직 퇴임 이후인 2012년부터 약 10년 동안 12억원가량 증가했다. 이 같은 이유로 한 총리 후보자 배우자는 이해충돌 논란이 발생한다. 

민주당 김의겸 의원은 최씨 예금이 지난해 4월부터 집중적으로 만들어졌다며 미술품 판매가 재산 급증까지 이어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반면 한 총리 후보자 측은 개인적인 친분으로 판매했고, 공직 이후 판매해 이해충돌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 밖에 한 총리 후보자에게는 100억원 주택 매물 의혹, 에쓰오일 사외이사 연 8000만원 급여 의혹 등이 쏟아졌다. 이런 탓에 한 총리 후보자는 하루에만 3건이나 해명자료를 내놓기도 했다.

인사청문회
관전 포인트

한 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가장 큰 논란을 빚고 있는 인물은 정 복지부 장관 후보자다. 정 후보자는 이른바 ‘조국 사태 시즌2’라며 자녀의 경북대 의대 편입이 특혜 논란을 겪고 있다. 정 복지부 장관의 자녀는 각각 2016년(딸), 2017년(아들) 순으로 의대 특별편입 전형으로 합격했다.

아들에게 불거진 의혹은 학부생 시절 KCI급 논문 2편을 공동저자로 등재된 논란이다. 정 후보자의 아들은 당시 유일한 학부생이었다. 해당 사안은 아들이 실제 논문에 기여 했는지가 핵심 관건이다. 

또 아들이 합격한 전형은 2017년 신설된 전형으로 해당 전형에 지원하면서 사실상 아르바이트에 가까운 사안을 학생 연구원으로 기재했다는 논란도 함께 떠올랐다. 

아들에 관한 의혹은 계속 이어진다. 2010년 신체검사 결과 현역 대상이었는데 5년 뒤인 2015년에는 4급(사회복무 요원)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정 후보자의 아들은 재검에서 척추협착을 진단받았다. 척추협착은 척추 신경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누르는 질환으로 진단서는 경북대병원 정형외과에서 발급받았다. 진단서를 받을 당시 정 후보자는 경북대병원의 진료처장(부원장)이었다. 

4급 판정을 받은 뒤 정 후보자의 아들은 대구지방법원에서 2019년부터 2020년까지 복무했다. 국회는 해당 의혹에 대해 MRI와 CT 등을 공개하라고 요구했으나 정 후보자가 이를 거부하면서 논란이 한층 더 격화된 양상이다. 논란이 가중되자 정 후보자의 아들은 재검을 받았고 2015년과 같은 4급 판정이 내려졌다. 

딸 역시 경북대 편입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경북대병원 편입 당시 정 후보자의 딸이 2차 구술평가에서 3명의 면접관으로부터 모두 만점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문제는 면접을 진행했던 관계자가 정 후보자와 친분이 있다는 부분이다. 정 후보자의 1년 선배인 A 교수는 정 후보자의 자녀 편입 전형 총책임자였다. 만점을 준 위원 3명 역시 모두 정 후보자의 지인으로 밝혀졌다. 

해당 사실이 드러나자 정 후보자의 이해충돌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정 후보자에 대한 여론도 들끓고 있다. 결국 정 후보자가 부당행위는 없었다며 직접 해명에 나섰다. 아들의 경우 다시 신체검사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정 후보자 자녀에 대한 문제는 본인으로까지 번졌다. 과거 ‘출산은 애국, 암 특효약은 결혼’이라는 칼럼과 ‘3미터 청진기로 여성을 진료해야 한다’는 칼럼을 써 여론의 공분을 샀다. 

이런 탓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윤 당선인이 공정을 강조해왔기 때문에 정 후보자의 임명 강행이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본인과 자녀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해명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인선 발표부터 이슈가 된 한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도 검증의 칼끝이 향했다. 윤 당선인의 황태자라고 불리는 한 후보자는 인선 발표 전 검언유착 사건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일각에선 무혐의 이후 등판해 논란이 적을 것이라 예상됐지만 그에게도 여러 의혹이 불거졌다. 한 후보자는 배우자와 공동 소유한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를 전세로 임대한 점이 문제로 거론된다.

이전 정권과
다른 게…

지난해 12억원 정도였던 보증금이 1년 새 5억원이 넘게 올라 한 후보자가 임대차보호법을 위반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와서다. 임대차보호법에서는 직전 계약의 5%를 초과해 올릴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농지법을 어겼다는 의혹도 있다. 한 후보자는 과거 부친의 사망으로 강원도 춘천시에 있는 밭을 상속받아 소유하다가 2017년에 매도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농지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한 후보자는 해당 의혹에 대해 상속 이후에도 모친 등이 농사를 계속 지었다고 적극 반박에 나섰다. 

문제는 이뿐만 아니다. 검찰에서 무혐의 결론을 내렸던 채널A 사건과 관련해 포렌식을 위한 휴대폰의 비밀번호를 오픈하지 않았던 점 때문에 재차 비판 여론이 들끓는다.

청문회에서도 한 후보자의 검언유착 사건을 주요 쟁점으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해당 자리에서 한 후보자는 무혐의를 받은 점과 방어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의 선대본부에서 활약한 뒤 내정자로 발표된 현직 의원 출신 후보에게도 마찬가지로 검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선대본부 개편 이후 실세로 자리 잡았던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와 원희룡 국토부 장관 후보자에게도 의혹의 시선이 쏠린다. 

2012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유출 사건은 여당이 선거 승리를 위해 외교문서까지 공개했던 사건으로 당시 정치권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였다. 권 후보자는 과거에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유출 사건과 관련됐다는 의혹을 받으며 비판 대상이 된 바 있다. 

최근에는 과거 권 후보자 형제가 소유했던 법인의 비상장 주식이 국내 공직자 신고 내역만 등재돼있고, 홍콩의 주주명부에는 누락돼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보도 즉시 권 후보자는 즉각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청문회에서는 권 후보자가 통일부 장관 후보자라는 점에서 과거 대화록 유출 사건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선대본부 실세였던 원 후보자는 제주도지사 시절의 논란이 불거지는 양상이다. 대표적으로는 제주신공항 강행, 제주 오등봉 개발사업 특혜 논란이다.

원 후보자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일축했으나 청문회에서 특혜를 두고 대장동과 비슷한 프레임이 씌워질 경우 큰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도 과거 논란에 발목 잡힐 수 있다. 그는 론스타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해 10인 회의 멤버 중 1인이라는 의혹이 나온다.

이해충돌, 도덕성 검증까지 도마
창과 방패 수위 높은 대결 예상

이 밖에 후보로 내정된 인물들의 의혹도 빗발친다. 앞서 윤정부는 여가부 폐지를 강하게 내세웠다.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내정된 김현숙 후보자의 경우 내정 자체가 논란이다. 그는 과거 여가부 강화를 꾸준히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청문회에서 과거 자신의 입장과 배치되는 부분을 어떤 방식으로 소명할지가 주목된다. 

또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굵직한 기업에서 사외이사를 지냈다. 보수는 총 7억8500만원에 이른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본인이 소유한 벤처기업을 통해 자문위원을 지낸 곳에 일감을 수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 후보자는 인수위 출범 직전 삼성전자 사외이사에 임명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내정자는 과거 맥쿼리, 두산인프라코어 사외이사, SK이노베이션 사외이사 등을 지냈다. 다만 비서실장직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는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는 농협경제지주 사외이사를 맡아 역시 이해충돌 논란이 불거졌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과거 한국외대 총장 재임 당시 제자 성추행·성희롱 혐의로 중징계를 받은 교수에게 포상을 했고, 본인 역시 총장 때 사외이사를 지내며 셀프 허가를 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위장전입을 했다는 의혹이 나온다. 박 후보자는 과거 1994년 4월 서울 강남구 개포동 경남아파트를 구입한 뒤 같은 해 8월에 전입했다. 이 무렵 배우자 권씨는 같은 달에 강남 아파트에 전세로 입주한 바 있다.

박진 외교통상부 장관 후보자는 그의 장남이 2018년 말 엔서스그룹 운영 부사장으로 채용돼 운영관리자로 근무하고 있다는 게 문제로 떠올랐다. 해당 회사의 관계사는 과거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운영했다는 의혹과 함께 해당 회사의 설립지 역시 조세피난처로 이용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합동참모본부 차장직을 지내며 실제로는 관사에 거주했으나 서울, 경기 등지에 주택을 보유해 논란이 됐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는 모친이 실거주하는 아파트에 가액보다 높은 근저당권을 설정해 입길에 올랐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과거 비위로 인해 고용부가 감사해 해임 요청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으며 김영란법 위반 등으로 비위가 적발된 이력이 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는 160억원의 재산을 신고했는데, 예금 대부분이 특허 수입이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현재까지 큰 논란거리는 없다. 다만 조만간 국회에서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대한 입장을 어떻게 밝히느냐에 따라 조 후보자에 대한 여론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연일 의혹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위원장 안철수)도 난감한 분위기다. 인사 검증을 거쳤다고 해명했지만 더 큰 의혹들이 연속으로 발생하고 있다. 후보자들은 공통적으로 “청문회를 통해 해명하겠다”는 입장이다. 청문회에서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못할 경우 비판 여론을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 

총리 및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두고 국회에서는 전운마저 흐른다. 민주당의 강도 높은 공격과 국민의힘의 철판 방어태세가 예상된다.

험난한 
앞길 예고

인사청문회는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초까지로 예정돼있다. 첫 시작은 한 총리 후보자다. 청문회의 결과에 따라 차기 윤정부에 대한 신뢰도도 함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인사에 발목이 잡힌다면 차기 정부가 시작부터 순풍 대신 역풍을 맞을 수 있어서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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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경찰이 압수한 비트코인 1700여개 중 1400개 이상이 사라졌다. 전체 피해액은 최소 13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충격적인 것은 탈취 시점과 방식, 그리고 접속 기기까지 모두 경찰 수사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단순 해킹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사건의 성격이 ‘내부 연루 의혹’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사건의 출발은 2021년 11월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였다. 광주청 수사과 소속 경사 김모씨 등은 범죄수익은닉 혐의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을 받은 비트세븐 거래소 대표 이모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에 접속했다. 6분 간격 연결고리 당시 경찰은 피의자 이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 계정에 접속해 비트코인 1798개를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1시58분부터 약 40분간 27차례에 걸쳐 135개를 이체하며 1차 압수를 진행했다. 이후 접속이 차단됐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인 11월10일 새벽과 오후, 경찰청 사무실에서 추가로 185개를 더 이체했다. 총 320개가 ‘정식 압수’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2021년 11월10일 오후 8시28분. 김 경사는 압수된 계정의 연동 이메일을 자신의 구글 계정으로 변경한다. 그리고 불과 12분 뒤인 8시40분부터, 지갑에 남아 있던 비트코인 1477개가 195차례에 걸쳐 외부 주소로 빠져나갔다. 압수 직후, 그것도 계정 권한이 경찰에게 완전히 넘어간 직후 벌어진 대규모 탈취였다. 블록체인닷컴이 제출한 IP 로그는 더욱 노골적이다. 11월9일부터 10일 오후 8시32분까지 모두 한국 IP를 사용한 수사관 접속 기록이다. 이후 마지막 김 경사의 접속 6분 뒤, 미국·우크라이나·캐나다 IP를 통한 접속이 연속으로 발생한다. VPN을 이용한 김 경사로 의심되는 ‘탈취자’의 접속이다. 수사관 로그인 → 6분 후 탈취 로그인 → 즉시 대량 이체로 이어진 것이다. 외부 해커의 우연한 침입이라 보기에는 타이밍이 지나치게 촘촘하고 정교하다. 결정적인 단서는 디바이스 로그다. 블록체인닷컴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계정에는 단 두 종류의 기기만 기록돼있다. 하나는 윈도우 기반 데스크톱, 다른 하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이다. 이 중 안드로이드 접속은 단 한 번, 우크라이나 IP를 통해 이뤄졌다. 나머지 탈취 접속은 모두 윈도우 데스크톱이다. 문제는 그 윈도우 기기다. 로그에는 수사관이 사용한 윈도우 기기 외에 다른 데스크톱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탈취자가 사용한 윈도우 PC가 별도 기기였다면 반드시 추가 로그가 남아야 하지만 그마저도 없다. 탈취 접속에 사용된 윈도우 기기가 수사관이 사용한 기기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수사관 접속 후 VPN 유출 시작 경찰이 사용한 기기가 쓰였다? 탈취 당시 상황도 석연치 않다. 계정 연동 이메일이 김 경사의 개인 계정으로 바뀐 직후 탈취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198건의 출금이 발생했다. 정상이라면 동일 수량의 알림 이메일이 수신돼야 한다. 그러나 김 경사의 이메일에는 단 7건만 남아 있다. 나머지 191건은 흔적조차 없다. 더욱이 김 경사는 당시 사무실에 남아 있었고, 탈취 시간 동안 계정 재접속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본인 이메일로 전송된 출금 알림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단순 실수로 보기엔 삭제 규모가 과도하다. 선택적 삭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수사 협조 전문가 박모씨의 분석 자료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정황이 발견됐다. 박씨는 11월11일 저녁, 탈취 자금 흐름을 분석한 노드 자료를 김 경사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해당 자료에는 그 시점 기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트랜잭션이 포함돼있었다. 실제 해당 거래는 다음 날 새벽에야 블록체인에 기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블록체인 구조상 발생하지 않은 거래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해당 자료가 사후 수정됐거나, 탈취 경로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씨는 사건 발생 한 달 뒤 탈취 사실을 인지하고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추가 진정까지 제출했지만, 수사는 2024년까지 사실상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수사가 이뤄졌고, 결과는 반전이었다. 탈취 의혹은 규명되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자가 허위 고발을 했다며 무고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국가 수사기관이 압수한 비트코인이 경찰 손을 거친 직후 대량으로 사라졌으나, 코인의 주인은 구속되고 경찰은 의심에서 벗어났다. 단순 해킹이라 보기에는 시점과 방식, 그리고 이후 수사 흐름까지 모든 것이 비정상적이다. 법원도 이미 “누군가 계정에 접근해 비트코인을 이체했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수사 정보 유출 의혹까지 제기하고 경찰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작 탈취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무고 혐의로 법정에 서 있는 상황이다. ‘누가 훔쳤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은 여전히 답을 얻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알림 191건 흔적 없이… 경찰은 1일 전송 한도 때문에 압수가 며칠에 걸쳐 이뤄지는 사이, 이씨 측이 이를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씨 측은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 계정 접근권한을 사실상 장악한 수사기관 내부에서 탈취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사건은 단순 범죄수익 환수 문제를 넘어 ‘압수된 국가 관리 자산이 어떻게 사라졌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으로 확장됐다. 광주지법 항소심은 도박공간 개설과 범죄수익은닉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사라진 1476개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이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누군가 이씨의 블록체인 계정에 접근해 당시까지 남아있던 비트코인 대부분을 다른 지갑으로 이체해 갔다”고 판시했다. 이는 곧 해당 비트코인의 이동 주체가 이씨로 특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1심에서 600억원대에 달했던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에 대한 추징금은 항소심에서 15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판결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법원이 최소한 “외부 혹은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다. 즉, 단순히 피고인이 숨기거나 빼돌린 사건이 아니라, 압수된 계정에 대한 추가 접근이 있었고 실제 자산 이동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되지 않았다. 검찰 역시 이 사건을 단순히 피고인 책임으로만 보지 않았다. 2023년 11월 검찰은 광주경찰청과 서부경찰서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과 압수 과정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과정에서 사건 브로커와 거액 자금 흐름까지 거론되며 사건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졌다. 단순한 도박사이트 수사가 아니라 수사 기밀, 로비, 가상자산 이동이 뒤엉킨 구조적 사건으로 확장된 것이다. 최근 공판에서는 또 다른 쟁점이 드러났다. 증인으로 출석한 전문가 박씨 측 인물은 사라진 비트코인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특정 거래소 계열 지갑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다며, 도박사이트 운영 세력이 직접 자금을 이동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심받는 수사관 반면 이씨 측은 사건 직후 오히려 검찰에 진정을 제기하며 탈취 의혹을 먼저 제기한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블록체인닷컴 측 자료에 따르면 ‘탈취자’는 VPN을 이용해 해외 IP로 접속했으며, 일부 접속은 데스크톱 환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이 분석이 사실이라면, 압수 과정에서 사용된 기기와 탈취에 사용된 기기가 동일하거나 밀접하게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기술적 분석은 현재까지 법원에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메일 기록 역시 의문을 키운다. 탈취 과정에서 수백건에 달하는 출금이 발생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알림 메일이 존재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일부 기록만 남아 있고 상당수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실제로 알림이 발송됐음에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면, 이는 단순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 삭제 가능성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 사건은 세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첫째, 경찰이 압수한 가상자산이 왜 완전히 확보되지 못했는가. 둘째, 압수 이후 누가 해당 계정에 접근해 자산을 이동시켰는가. 셋째, 그 과정에서 수사기관 내부 혹은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가다. 상식적으로 국가가 압수한 자산은 그 어떤 개인소유보다도 안전하게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압수 직후 대규모 자산이 사라졌고, 책임 소재는 규명되지 않았으며,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오히려 피고인 신분이 됐다. 계정 변경 직후 사라져 이메일 변경 직후 작업 이 사건이 단순한 형사사건을 넘어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압수된 자산조차 안전하게 관리되지 못한다면,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가상자산과 같이 추적과 관리가 기술적으로 가능한 자산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 놓고 보면, 이 사건은 ‘탈취’가 아니라 ‘내부 유출’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케 한다. 한편, 지난달 15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은 범행 주체가 경찰이 아니라 탈취범으로 지목된 이씨와 그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0단독 유형웅 판사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씨 부녀에 대한 속행 공판기일 재판을 열었다. 이씨 부녀는 2021년 11월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중 자신의 블록체인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76개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이날 A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했다. A씨는 과거 이씨 측 부탁을 받고 비트코인 환전에 도움 준 인물이다. 현재는 코인 관련 별도 사기 혐의로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검사의 질문을 받고 “이씨 지갑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00여개의 행방을 쫓기 위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비트세븐 거래소와 연결된 지갑이 다수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은 일일 전송 제한량이 걸려 있어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여러 날에 걸쳐 경찰 지갑으로 옮겨 압수했는데, 같은 시기 탈취범은 순식간에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00여개를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달리 이씨 지갑에서 순식간에 다량의 비트코인을 탈취해 간 점, 탈취된 비트코인 이동 경로에 비트세븐 거래소 지갑이 활용된 점을 고려할 때 탈취범은 비트세븐 거래소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사실상 이씨 부녀를 겨냥했다. 구속된 코인 주인 A씨가 언급한 비트세븐 거래소는 정상적인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니라, 이씨 부녀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했던 도박사이트라는 주장이다. 비트세븐 거래소와 관련해 이씨는 도박공간 개설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다만 해당 재판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76개에 관한 추징(현 시세 기준 약 1620억원) 책임은 인정되지 않아,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부친과 함께 추가 기소했다. A씨의 증언에 대해 이씨 부녀 측은 즉각 반박하는 대신 별도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