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식구들 앉히기? 윤석열, 편중 내각 인사 논란

원희룡은 전문성 물음표…2030 및 지역 안배 실종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지명해야 할 공직이 많고 대한민국 인재가 어느 한쪽에 쏠려 있지 않기 때문에 결국 지역, 세대, 남녀의 균형이 잡힐 것이라고 믿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10일, 내각 인선 발표 질의응답에서 ‘인사 편중’을 묻는 질의에 “인선 기준은 다른 거 없이 ‘국가와 전체 국민을 위해 해당 분야를 가장 잘 알고 맡아서 이끌어주실 분인가’에 기준을 두고 선정해서 검증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당선인은 “선거운동 과정에서부터 할당이나 안배라는 것은 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부연했다.

이날 윤 당선인은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공동 기자회견장에 직접 참석해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추경호 국민의힘 의원) ▲국방부 장관(이종섭 전 합동참모본부 차장) ▲문화체육부 장관(박보균 전 <중앙일보> 편집인) ▲보건복지부 장관(정호영 전 경북대학교병원 원장) 후보자를 호명했다.

이외에도 ▲여성가족부 장관(김현숙 전 청와대 고용복지수석비서관) ▲국토교통부 장관(원희룡 인수위 기획위원장) ▲산업통장자원부 장관(이창양 한국과학기술원 교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종호 서울대학교 반도체공동연구소장) 후보자도 소개했다.

추 후보자 등은 꾸준하게 정가에서 하마평이 오르내리던 인사들이었지만 정호영, 박보균, 이종호 장관 후보자는 ‘깜짝 인사’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특히 중소벤처기업부나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로 거론돼왔던 원 후보자의 국토부 발탁은 인상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심지어 원 후보자는 부동산 전문가와는 거리가 먼 데다 3선의 국회의원을 지내는 동안 관련 담당 상임위원회인 국토교통위원회와의 인연도 없었다.

이를 두고 원 후보자가 대선 과정에서 선대위 정책본부장을 맡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이른바 ‘대장동 의혹’을 집중 파헤치며 ‘대장동 1타 강사’로 불리는 등 맹활약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부동산 정책 규제 완화론자로 알려진 원 후보자 앞에는 당장 ‘부동산 시장 안정화’라는 숙제가 기다리고 있다. 문재인정부에서 그가 규제 일변도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연일 비판 목소리를 내왔던 만큼 어떤 정책들을 내놓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윤 당선인은 원 후보자 지명 배경에 대해 “수요가 있는 곳에 충분히 주택을 공급해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고 균형 발전의 핵심인 지역의 공정한 접근성과 광역 교통체계를 설계해나갈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당초 국토부 장관 후보자는 윤 당선인의 부동산 공약을 설계한 것으로 알려진 김경환 서강대 교수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이번 내각 인선을 두고 일각에서는 당선인이 대선 과정에서 강조했던 2030세대의 정치 참여나 국민 통합이 내각 인선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게 아니냐는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윤 당선인 말대로 ‘능력 위주’로 기준 잣대를 들이대다 보니 특정 세대 및 특정 지역에 편중됐다는 것이다.

1차 내각 명단에는 추경호 기재부(대구), 이종섭 국방부(경북 영천), 박보균 문체부(서울), 정호영 보건복지부(대구), 김현숙 여가부(청주), 이창양 산자부(경남 고성), 이종호 과기부(경남 합천), 원희룡 국토부(제주)로 영남 5명, 충청과 제주가 각 1명씩으로 경기, 강원 및 호남지역 인사는 찾아볼 수 없다. 

아직 2차 내각 인사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연령별로 가장 젊은 후보는 56세의 김현숙·이종호 후보로 나머지 후보들은 50대 후반부터 60대 후반까지 분포돼있으며 30·40대는 전무한 상황이다.

특히 의아스러운 인선은 여가부 장관으로 지명한 김현숙 전 비서관으로, 앞서 윤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여성가족부 폐지’를 줄기차게 약속해왔던 바 있다.

당시 여성 시민단체 등에서 이를 반대하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당시 윤 당선인은 뜻을 굽히지 않았었다. 당선 이후에도 ‘여가부 폐지’를 강조해왔던 그가 김 전 비서관을 지명하면서 대선공약은 자연스레 지켜지지 않는 모양새가 됐다.

김 후보자 인선에 대해 윤 당선인은 “인구 대책과 가족정책을 중점적으로 다뤄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내각 인선이 결국 ‘자기 식구 앉히기’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실제로 인수위 직함을 갖고 있는 인사들이 4명(추경호·원희룡·이종섭·이창양)이나 후보자 명단에 올랐기 때문이다.

추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후보자는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간사, 이종섭 국방부 후보자는 인수위 외교안보 분과 인수위원, 이창양 산자부 후보자는 경제2분과 간사, 원 국토부 후보자는 인수위 기획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박 문체부 후보자는 당선인 특별고문으로, 김 여가부 후보자 역시 당선인 정책특보로 활동하고 있다.


<par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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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특정 당의 당원 명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당 관계자의 업무용 노트북에 담겨있던 정보가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올림픽 육상 100m 경기를 생각해 보자. 8개 레인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선다. 이 선수들은 국내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을 것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해 예선을 치르고 결승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경기에서 승자는 늘 단 1명뿐이다. 치열한 공천 경쟁 선거는 올림픽보다도 더 확고한 ‘승자 독식’ 구조다. 올림픽에선 2등에게 은메달, 3등에게 동메달이라도 주지만 선거에서 2등은 꼴찌와 같다. 당선자는 후보자에서 국회의원, 시·군·구의원, 구청장·군수, 시·도지사 등으로 신분 상승이 이뤄진다. 명예와 권력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자리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이 큰 자리로 몰린다. 어떤 경기든 일단 출발선에 서야 경쟁을 할 수 있듯, 선거에서 공천은 본선으로 가기 위한 1차 관문이 된다. 자리는 하나, 후보는 여럿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은 자리를 돈으로 사려 했다는 내용으로, 관련자는 구속됐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일어난 당원 명부 유출 의혹도 공천 경쟁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수십개의 엑셀 파일이 발견됐는데 그중 일부가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였고 이름, 연락처, 거주지 등이 포함된 이 파일이 상대 당의 후보 경선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서 거물급 인사가 후보로 맞붙었다. 구로을 지역은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17대(2004년)부터 지난 22대(2024년) 총선까지 20여년간 민주당이 이겼다.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18대 총선에서도 구로을 지역은 넉넉하게 수성한 바 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 발견 이름·연락처·거주지 담겨 구로에서만 평생 살았다는 한 시민은 “선거 때마다 텃밭, 험지 이런 말을 많이 쓰지 않나. 구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사지’다. 민주당이 아주 꽉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총선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몇몇 인사들은 바닥부터 훑어가며 선거를 준비한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구로을 지역 후보로 윤건영 의원을 전략공천 형태로 낙점했다. 윤 의원은 당시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민주당의 독식으로 관심 지역에서 벗어나 있던 구로을이 순식간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문제는 구로을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조규영 전 서울시의원의 반발이 거셌다. 조 전 시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 이후 구로2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재선했다. 조 전 시의원은 최소한 경선은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비판했다. 당시 조 전 시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지역 당원 수보다 더 많은 권리당원을 모았다. 열심히 뛰었다. 누구와 경쟁하든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며 “그러나 결과는 낙하산 공천이었다. 저는 특혜나 찬스를 원하지 않았다. 공정한 경선만을 바랐다. 낙하산 공천은 공정하지도 않고 본선 경쟁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어디에 사용했나 조 전 시의원은 노숙 단식까지 해가며 경선을 촉구했지만 결국 낙천했다. 이후 다른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잊히는 듯했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업무용 노트북에서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표기된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발견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행정동 등이 기재된 엑셀 파일은 ‘(보안철저)저쪽디비’ 폴더에 담겨있었다. 해당 파일의 ‘구분’ 부분에 ‘조규영 일반 당원’이라고 표기돼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에 민주당 구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기재돼있다는 점에서 의심이 촉발됐다. 동시에 누가 노트북에 해당 파일을 옮겼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서가 발견된 노트북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원협의회에 업무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구로구의회에 입성한 A 구의원이 해당 노트북을 사용했다. A 구의원은 2022년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여성부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의 노트북은 A 구의원이 여성부장으로 활동할 무렵 사용했다가 후임자에게 넘겼다. 그는 “이후 여성부장이 바뀔 때까지 쭉 A 구의원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쉬쉬하다 이제서야 눈여겨볼 대목은 A 구의원의 이력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당선됐지만, 202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조 전 시의원을 보좌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 실제 조 전 시의원이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곳곳에서 A 구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A 구의원은 조 전 시의원 낙천 이후 김용태 전 의원 배우자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이 A 구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2020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낙선하고 당협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A 구의원이 비례대표로 공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정치인을 수행했던 인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그가 직접 사용한 노트북에서 자신이 보좌했던 사람의 이름으로 파일명이 기재된 국민의힘 당원 명부가 발견된 셈이다. A 구의원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를 민주당 측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A 구의원이 조 전 시의원을 수행할 당시 지역구 경선을 대비해 당원 명부를 입수한 게 아닌가 싶다”며 “당시 경선까지 진행되지 않았기에 당원 명부가 실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아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이 문제는 올해 1월경에 처음 드러났다. A 구의원이 당원협의회에 노트북을 반납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폴더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쉬쉬’하다가 최근에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당협 회의에서 논의 A 구의원 “문제없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 구의원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지난 1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에서 논의됐다. 해당 의혹이 구로 지역에서 확산하자 A 구의원이 먼저 이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원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위원은 ‘덮고 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면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부 관계자가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해당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요청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관철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당원 명단이 일부 흘러 다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명부가 통째로 유출되는 건 심각한 일”이라며 “명백한 해당 행위다.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징계사유)에 따르면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 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등의 사유로 징계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해당 관계자는 A 구의원의 행위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당 행위? 징계 가능성? A 구의원은 해당 의혹은 전부 해명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문제없다고 결론 났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언급한 제보자에게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