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호의 대중범죄학 <이윤호 교수의 대중범죄학> 방화 범죄, 불 지른 놈이 또 지른다
방화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조금 멀리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나온 대구 지하철 방화와 국보 1호 숭례문(남대문) 방화, 가까이는 강릉 산불과 대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화 범죄가 이어져온 실정이다. 전통적으로 강력범의 경우 20~30대에 범죄성이 정점으로 부각되는 데 비해, 대다수 방화범은 40~50대다. 지난 5년간 방화범의 53%가 40~50대였다는 통계가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심지어 60대 이상의 방화범도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상당수 방화범은 술에 취한 상태였고, 방화 이유는 대부분 ‘화를 참지 못해’ 불을 질렀다. 실제로 통계상에서도 술을 마신 상태에서 발생한 살인·강도 범행은 28-30% 정도였으나, 방화 범죄의 주취자 비율은 매년 40%를 상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방화가 무서운 것은 일종의 다중살인이 될 수도 있는 동시에 엄청난 규모의 재산상 손실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경찰은 방화를 살인·강도·강간 등과 함께 강력범죄로 분류하고 있다. 미국 역시 FBI 범죄통계에서 강력범죄와 유사한 개념인 ‘지표범죄(Index Crime)로 분류하는 이유다. 방화가 중요한 형사정책의 대상이 돼야 하는 이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