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05.08 01:01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화려한 겉모습에 비해 속은 곪았다. 메스를 들이대기엔 환부가 너무 넓다. 사안 하나를 봉합하면 또 다른 문제가 불거지는 식이다. 그 사이 피해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빛나는 외관에 끌려 안으로 들어간 사람들이 늪에 빠진 듯 허우적대는 중이다. 건대입구역자이엘라는 지하철 2호선과 7호선이 교차하는 건대입구역 5번 출구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다. 지하 6층, 지상 20층의 건물이 사용승인(준공) 허가를 받은 시기는 지난해 10월. 여전히 새것 냄새를 풀풀 풍기고 있는 건물을 둘러싸고 1년 넘게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끊이지 않는 내부 잡음들 건대입구역자이엘라 입구 쪽으로 가면 대형 현수막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건물 1층서 부동산을 운영하고 있는 공인중개사 A씨가 내건 것이다. 현수막에는 “자이엘라 오피스텔 불법을 비호하고 감싸주는 광진구청과 국민의힘 의원은 반성하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건축, 분양 등의 과정서 드러난 문제점을 관리·감독해야 할 광진구청 등이 눈을 감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작은 부실시공 의혹이었다. 주차장, 빗물받이, 장애인시설 등이 규정에 맞지 않게 시공됐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지상 6층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나의 화면 위 기억 조각들은 이 순간에도 관리하고자 치닫는 권력 체계에 끊임없이 저항하며 급류의 시간을 지연시키기 위해 지금도 분투한다.” - 김정인의 작가노트 중. 김정인 작가의 개인전 ‘픽셀 메모리’가 라흰갤러리서 열린다. 김정인은 개인으로 상정되는 여러 파편 이미지를 접붙여 급변하는 시대적 현상을 성찰하고 모종의 관계망을 구축해왔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나무와 인물, 틈새와 천, 스케치 등 단편적인 조각을 정방의 픽셀 패턴으로 반복해 기하학적이고 입체적인 형상을 표현했다. 납작하게 이전까지 김정인은 이미지를 화면에 납작하게 쌓곤 했다. 하지만 이번 개인전에서는 다중적인 경험을 한층 입체적인 층위로 축적해 시간성이 해체된 이미지를 직조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기억으로서의 이미지를 분절한 후 이를 픽셀 단위로 무수히 나열해 누실된 시각적 기억을 회화로 조립하는 식이다. 김정인은 인간의 망각을 배제하기보다는 가시화하고자 했다. 그러면서 종국에는 망각을 촉진하는 속도에 회화적으로 저항하기를 시도했다. 그의 소실된 기억을 은유하는 대표적인 대상은 전시의 중심 소재로 등장하는 나무. 이 모티브는 변화를 요구하는 세상의 압력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1등의 가치는 경쟁 과정서 나온다. 모두가 같은 출발선서 같은 신호에 따라 같은 거리를 달려 거머쥔 승리는 그 자체로 값지다. 공정한 경쟁을 만드는 역할은 심판에게 부여된다. 모든 선수가 똑같은 상황서 다툴 수 있도록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고 꼼수를 막아야 한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목적지에 먼저 도착하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 사회 전반에 퍼지고 있다. 도덕과 윤리가 ‘고리타분한 것’으로 치부되면서 설 자리를 잃어가는 모양새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도덕과 윤리를 가르쳐야 할 예비 초등교사를 양성하는 교육대학서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사라진 도덕 대신한 꼼수 최근 광주교육대학교(이하 광주교대)서 채용 불공정 의혹이 불거졌다. 특정 지원자를 위한 ‘맞춤형 채용’을 진행했다는 의혹이다. 지난 7월 합격자 발표 직후 지원자들 사이서 제기된 의혹은 4개월째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이 과정서 채용 전반을 관리하는 광주교대의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광주교대는 5월24일 ‘2023학년도 2학기 광주교육대학교 교수 초빙 공고’를 게시했다. 국어교육과·수학교육과·미술교육과에 각 1명씩 교수를 채용한다는 내용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지금까지 검찰의 시간이었다면 이제는 법원의 시간으로 접어들었다. 1심 재판의 결과와 선고 시기가 총선 나아가 대선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 대표의 정치생명이 시시각각 가늘어지고 있다. 총선이 5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국회의원 300석을 두고 여야는 이미 전쟁에 돌입했다. 선거를 지휘할 감독을 뽑고 선수를 선발하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 등 선거 때마다 판을 뒤흔드는 대형 사건들이 일어났다. 정치권은 변수가 나타날 때마다 유불리를 따지며 표 계산에 분주하곤 했다. 금고형 이상… 내년에 치러질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민주당 대선 경선 시기인 2021년 8월 처음 불거졌다.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0.5선 배지’를 달고 숱한 위기에도 당 대표 자리를 놓지 않았다. 이후 2년여 동안 검찰과 이 대표 간의 줄다리기가 계속됐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총선, 대선 이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총선, 대선 때까지 법원의 판단이 확정되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강남구 소재 갤러리 호리아트스페이스서 김명주 작가의 개인전 ‘정화된 밤(Transfigured Night)’을 준비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오스트리아 작곡가 아르놀트 쇤베르크의 음악을 도자와 회화로 재해석한 작품이 소개된다. 아르놀트 쇤베르크의 음악은 힘과 생동감이 넘치는 음률로 유명하다. 독일의 서정시인 리하르트 데멜의 연작시 중 하나인 ‘정화된 밤’에 쇤베르크가 곡을 붙인 현악 6중주곡은 오랜 시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호리아트스페이스는 김명주 작가의 개인전 ‘정화된 밤’에서 쇤베르크의 곡을 작품으로 옮기는 이색적인 전시를 기획했다. 음악을 김명주는 이번 전시서 도자를 활용한 입체작품과 설치 회화, 드로잉을 동시에 선보인다. 전시 제목인 ‘정화된 밤’은 쇤베르크 음악과 데멜의 연작시서 차용했다. 관람객은 음악적인 감성과 시적인 운율이 느껴지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높이 170㎝의 대형 입체작품 ‘자화상’은 도자의 조형토 작업이라기보다 회화 작품서 방금 빠져나온 듯한 감성적인 생동감을 발산한다. 자유롭게 빚은 흙과 흘러내리는 유약의 시각효과는 어떠한 형상이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다.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메리츠증권 내부가 뒤숭숭하다. 대표이사는 취임 13년 만에 국정감사에 출석해 진땀을 흘렸다. 금융감독원, 검찰 등이 전방위서 압박을 가하고 있다. ‘사면초가’ 상태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지난달 11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서 진행된 국정감사에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부회장)가 나타났다.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유일하게 증인으로 참석했다. 취임한 지 13년 만이다. 이날 최 대표는 메리츠증권과 관련해 산적해 있는 논란을 두고 국회의원들의 송곳 질문을 받았다. 어디까지 여야 국회의원들이 쏟아낸 질문 중 가장 화두가 된 부분은 이화그룹 관련 내용이다. 메리츠증권은 이화그룹 거래 정지 전 신주인수권부 사채(BW) 매도, 직무정보 이용 사적이익 취득 등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신주인수권부 사채는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일정액의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채권을 뜻한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5월10일 김영준 이화그룹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로 이화전기 주식의 매매 거래가 정지되기 직전 보유 지분 32.22%를 전부 팔아 손실을 피했다. 메리츠증권은 이화전기 BW에 400억원을 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오랫동안 이어진 이른바 ‘치킨 전쟁’의 한 축이 무너졌다. 치킨업계를 대표하던 인물의 갑작스러운 퇴장은 많은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업계는 명분도 과정도 뜬금없는 상황에 그 배경을 알아보는 데 분주한 모양새다. 박현종 GGS(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 대표이사가 해임됐다. bhc 지주사 GGS는 발 빠르게 새 대표이사로 차영수 사내이사를 세웠다. 박 전 대표를 제외한 출석 이사 만장일치로 의결됐다. ‘bhc=박현종’ 공식이 깨진 순간이다. 손 못쓰고 당했다? GGS 이사회는 지난 6일, 이사회를 열고 GGS 등기임원이자 MBK파트너스의 운영 파트너인 차 신임대표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임금옥 bhc 대표이사 해임, 이훈종 사내이사의 대표이사 선임안도 의결했다. 8일에는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등 산하 자회사에서 박 전 대표와 임 전 대표를 해임하고 각 신임이사와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안건도 함께 결의했다. 박 전 대표는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코리아 대표도 맡아왔다. GGS 이사회 관계자는 “악화되는 외부 경영환경에 맞서 GGS와 자회사 bhc의 기업 명성과 브랜드 가치를 강화하고 지속성장성을 추구하는 한편 글로벌 수준의 기업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갤러리 페이지룸8(에잇)서 손지영 작가의 개인전 ‘샤텐발트(Schattenwlad): 그림자의 숲’을 준비했다. 이번 전시에 출품한 유화 작품은 서울 북촌에 있는 북악산과 인왕산을 소재로 제작했다. 손지영 작가가 준비한 개인전 ‘샤텐발트’에는 한국서의 작업 활동과 독일 유학생활이 집약적으로 담겨있다. 손지영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에 천착했다. 해가 지면서 ‘산’이라는 대상 자체가 그림자로 바뀌어 보이는 것에 주목해 회화와 입체 작품으로 담아냈다. 낮의 산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은 빛과 어둠, 실재와 그림자 등 하나의 큰 맥락서 파생되는 소주제로 이어진다. 조각을 전공한 손지영은 이 같은 주제 사이서 대상의 입체감과 평면성을 어떤 개념으로 접근하고 해석하는지를 다양한 예술 장르를 통해 형상을 변주하며 발전시켜왔다. 특히 이번 전시서 선보이는 입체와 회화는 손지영이 일상서 경험한 시각적 장면으로부터 모티프를 가져온 점이 흥미롭다. 지난해 경남창작센터에 입주한 손지영은 낮에 산책하며 본 산과 밤에 본 산이 동일한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빛이 어둠이 되면서 거대한 입체감이 무색하게도 완전한 평면으로 변해 보이는 장면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달도 차면 기우는 법이다. 좋은 날이 마냥 이어질 순 없다는 뜻이다. 경제 상황에 따라 영향을 받는 기업은 부침이 더 있는 편이다. 호황과 불황을 넘나드는 시장의 시류에 잘 올라타야 한다. 그와 동시에 기업이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 바로 정치권이다. 특히 정부의 성향이 끼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문재인정부서 추진됐던 정책들이 여럿 뒤집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등 야권은 ‘문재인정부 지우기’가 윤정부의 핵심정책이라고 꼬집었다. 과거 정권교체가 10년 주기로 이뤄질 때는 정책의 연속성이 유지되는 편이었다. 5년 만에 바뀐 분위기 하지만 문재인정부가 5년 만에 정권을 내주면서 정책이 손바닥 뒤집듯 바뀌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서 다수 의석을 차지해 국회서 우위를 점했다. 국민의힘은 영남권을 제외한 전 지역서 궤멸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았지만 대선서 승리해 균형의 추가 맞춰졌다. 여소야대 국면서 민주당이 의석수를 무기삼아 입법을 시도하면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식이다. 이 같은 과정이 반복되면서 정국은 경색됐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공공기관의 영업시간이 조정되고 출근이 늦춰진다. 경찰 인력이 대거 동원된다. 특정 시간엔 소음마저 사라진다. 1년에 딱 하루, 수능날의 풍경이다. 50만명 수험생을 위해 전 국민의 일상이 변하는 날. 수능을 꼭 열흘 앞두고 서울 강남 대치동 학원가를 중심으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오는 16일,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실시된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등에 따르면 올해 전체 수능 응시자 수는 50만4588명이다. 눈여겨볼 부분은 반수생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반수생은 대학에 다니다가 수능을 다시 보기 위해 2학기에 휴학을 하고 입시에 재도전하는 수험생을 가리킨다. 사교육 잡고 종로학원 등에 따르면 올해 수능서 반수생은 8만9642명으로 추산된다. 수능에 접수한 재수생, 삼수생 등 N수생 가운데 6월 모의평가에 응시한 인원을 제외하는 방식으로 추정한 수치다. 추정치로 따지면 N수생(17만7942명) 가운데 절반, 전체 응시자 가운데 약 20%가 반수생인 셈이다. 학원가는 정부의 ‘킬러(초고난도) 문항’ 배제 방침과 의대 광풍 등을 반수생 증가 현상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킬러 문항이 줄어들면서 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갤러리현대가 유근택 작가의 개인전 ‘반영’을 준비했다. 2017년 ‘어떤 산책’ 이후 갤러리현대서 6년 만에 열리는 개인전이다. ‘분수’ ‘창문’ ‘봄-세상의 시작’ ‘이사’ ‘말하는 정원’ 등 주요 연작 40여점을 소개한다. 유근택이 선보이는 개인전 ‘반영’의 전시 제목은 동명 연작의 제목이자 그의 작품세계를 집약하는 키워드다. 반영은 ‘빛이 반사해 비침’ ‘다른 것에 영향을 받아 어떤 현상이 나타남, 또는 어떤 현상을 나타냄’ 등의 사전적 의미를 갖고 있다. 유근택은 자연과 인간, 삶과 사물의 현상과 본질을 서정적이면서 날카로운 시선으로 작품에 담았다. 서정적 그는 지난 30여년 동안 동양화의 전통적 개념과 방법론을 동시대 언어로 전환하는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왔다. 대학서 동양화를 전공했고 이를 배경삼아 동양미학서 강조하는 시공간과 대조되는 일상성에 일찍이 주목했다. 그에게 일상은 매일 반복되는 동일한 풍경이 아니라 이 세계를 마주한 나를 새롭게 각인시키고 잊힌 감각을 여는 또 다른 세계를 의미한다. 유근택은 창밖으로 보는 밤, 지상서 솟구쳐 오르는 분수, 생활도구가 잠식한 실내,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호숫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금융감독원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최연소·검찰 출신 수장이 입성한 이후 스타일이 바뀌었다는 평도 나온다. 윤석열정부 임기 시작과 동시에 자리 잡은 금감원 원장에 관심이 쏠린다. <일요시사>가 그 행보를 쫓았다. ‘파격을 넘어 충격’.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발탁했을 때 정치권에서는 경악에 가까운 반응이 터져 나왔다고 한다. 한 장관은 문재인정부서 거듭 좌천당하면서도 검복을 벗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대권을 차지하자 많은 이들의 눈이 한 장관의 다음 행선지에 쏠렸다. 총선 앞두고 광폭 행보?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찰 내 요직이 언급됐다. 검찰총장을 거론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섣부르다’는 말이 이어졌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선택은 그 수준을 아득히 뛰어넘었다. 검찰 조직을 관리·감독하는 법무부의 수장으로 앉힌 것이다. 윤 대통령은 법무부 장관 인선을 직접 발표하면서 한 장관에게 힘을 실었다. ‘깜짝 인사’에 대한 호응은 대단했다. 한 장관의 일거수일투족은 언론에 오르내렸고 그를 지지하는 이른바 ‘팬덤’도 생겼다. 취임 1주년에는 축하 꽃바구니가 법무부 계단을 가득 메웠다. 한 장관이 더불어민주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백기 투항인가?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인가? 양대 노총이 윤석열정부의 노동개혁 정책에 호응했다. 기나긴 줄다리기 끝에 무게추가 정부 쪽으로 기울면서 노동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어느 정부서나 노동 관련 정책은 조심스럽게 진행된다. 전 국민의 관심과 양대 노총으로 불리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하 한국노총),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의 벽을 넘어야 하기 때문. 개혁 첫걸음?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사에서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개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의 미래와 미래세대의 운명이 3대 개혁에 달렸다는 취지다. 특히 노동개혁을 첫손에 꼽으면서 ▲노사 및 노‧노 관계 공정성 확립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노사 법치주의 등을 과제로 밝혔다. 그러면서 노조와 강 대 강 대치를 기조로 삼았다. 먼저 칼을 들이댄 곳은 노조의 회계 시스템이다. 앞서 윤정부는 지난해 12월 노조의 재정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조 재정이 투명하게 관리되고 공개되는지에 국민 불신이 커지고 있고 ‘깜깜이 회계’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며 “이는 노조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국 전통 수공예 브랜드서 갤러리로 영역을 확장 중인 ‘채율’서 정윤영 작가의 개인전 ‘레이어드 컬러(Layered Colors)’를 준비했다. 이번 전시는 정윤영의 10번째 개인전이다. 정윤영은 불교미술과 서양 회화를 접목한 작품세계로 주목받고 있다. 불교미술을 전공한 정윤영은 졸업 이후 10년여 동안 ‘식물을 통해 바라보는 생명력’을 주제로 작업을 전개해왔다. 이후 석·박사 과정서 서양 회화를 전공하면서 한국의 전통적 요소를 재해석하기 위한 조형실험을 거듭했다. 불교미술 10번째 개인전인 ‘레이어드 컬러(Layered Colors)’에서는 비단의 겉면에 동양화 안료를 녹이듯 안착시키는 ‘스며듦’이라는 형식과 캔버스 표면에 서양화 안료를 축적하듯 포개어 쌓아 올리는 ‘집적’의 형식을 함께 적용했다. 정윤영은 “문화예술 분야서 많은 이들이 ‘전통의 현대화’라는 슬로건 아래 융합적 결과물을 만들려 애쓴다”면서도 “하지만 대부분은 전통을 단편적 소재 혹은 표피적인 재료로만 가져오거나 주제만 현대적으로 바꾸는 것에 머무는 등 엄연한 한계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윤영은 전통미술을 전공하면서 이 같은 문제에 천착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사방팔방 압박이 계속되고 있다. 말 그대로 ‘동네북’이 된 신세다.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을 위한 ‘꽃놀이패’라는 말까지 나온다. 예나 지금이나 선망의 직업으로 손꼽히는 의사 이야기다. 최근 의사 수를 늘리는 의대 증원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의료계에 ‘의대 정원 확대’라는 폭탄이 떨어졌다. 윤석열정부는 20년 가까이 유지되던 정원을 대폭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의료계를 비롯해 각계각층서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중이다. 사회 전체가 해당 이슈를 두고 들썩이는 모양새다. 사면초가 의대 정원은 2006년부터 현재까지 17년간 3058명으로 고정된 상태다. 2000년 3507명이던 정원이 의약분업 시행 때 감축되기 시작해 2003년 3253명, 2004~2005년 3097명, 2006년 3058명으로 줄었다. 의약분업 당시 의료계의 반발이 거세자 ‘2002년까지 의대 정원을 10% 감축하고 전공의 보상을 강화한다’는 대책을 내놓으면서 감소한 것이다. 의대 정원을 늘려야 한다는 공감대는 2010년대 들어 분출되기 시작했다.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미래에 의사 수가 부족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문제는 의료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광진구의 한 신축건물서 1년 넘게 공사 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입주자가 건물 시공과 관련해 민원을 제기하면 보수공사를 하는 식이다. 문제는 민원의 대부분이 사용승인(준공) 허가 이후 건물을 사용하는 과정서 불거졌다는 점이다. 건물의 부실시공 의혹과 동시에 광진구청의 사용승인 허가 과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하철 2호선과 7호선이 오가는 이른바 ‘더블 역세권’인 건대입구역 인근은 대표적인 서울 대학가 상권으로 알려져 있다. 건국대, 건국대병원, 롯데백화점 등 사람을 빨아들이는 시설들이 밀집돼있다. 대학생은 물론 중·고등학생, 직장인까지 말 그대로 유동인구가 ‘바글바글’한 곳이다. 삐까번쩍 새 건물 지난해 사용승인 허가를 받은 ‘건대입구역 자이엘라’는 건대입구역 5번 출구서 5분 거리에 위치한 초역세권 건물이다. 지하 6층 지상 20층의 건물은 오피스텔, 음식점, 예식장, 공공시설물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문제는 새것 티가 풀풀 나는 건물서 여전히 망치 소리가 울리고 있다는 점이다. 입주자 A씨는 건물 곳곳 문제가 되는 부분을 하나하나 지적했다. 열 손가락으로 다 꼽기도 어려울 정도로 갖가지 이야기가 나왔다. 실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서초구 페리지갤러리서 권도연 작가의 개인전 ‘반짝반짝’을 준비했다. 권도연은 ‘북한산’ ‘야간행’ 연작을 통해 북한산을 떠도는 들개와 어두운 저녁에 배회하는 야생동물을 꾸준히 쫓으며 이들의 모습이 담긴 풍경을 사진으로 담아왔다. 권도연 작가는 들개와 야생동물을 꾸준히 포착해왔다. 이 동물은 모두 인간에 의해 변화된 생태계에 적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번 전시 ‘반짝반짝’ 역시 다루는 대상에 있어서는 이전 작업의 연장선서 진행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만 이번 연작은 이전 작업과 다른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익숙하지만 흑백의 채도로만 이뤄진 ‘반짝반짝’의 풍경에는 카메라의 플래시 빛이나 기존에 존재하는 가로등, 건물의 인공적인 불빛만 존재한다. 흡사 연극의 무대, 사건 현장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반짝이는 빛을 통해 드러나는 풍경 너머로 길과 다리, 도시의 모습과 강, 풀숲이 나타난다. 좀 더 시야를 넓혀 보면 토끼, 고양이, 삵, 수달, 너구리, 올빼미, 고라니, 민물가마우지, 갈매기 등 다양한 동물이 보인다. 이들은 어떤 풍경에서는 카메라를 의식한 듯 반짝이는 눈빛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대부분 자신이 하려는 일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내년 4월, 여야 양 진영의 명운을 건 경기가 열린다. 경기의 규칙은 간단하다. 더 많은 지지를 얻은 쪽이 더 많은 자리를 차지한다. 자리는 총 300개. 무승부는 없다. 한쪽이 이기면 다른 한쪽은 필연적으로 진다. 문제는 심판이다. 초대형 경기를 6개월 앞두고 심판의 자질이 문제로 떠올랐다.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는 제로섬 게임이다. 승자의 이득은 곧 패자의 손실이 된다. 이긴 자가 모든 것을 독식한다. 다시 말해 승부서 밀리면 손에 남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다. 선거 때마다 정당이 사활을 걸고 덤벼드는 이유다. 심판 역할 자질 부족 선거의 생명은 공정성이다. 이기고 지는 결과만 있기 때문에 심판의 역할이 중요하다. 심판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면 패자의 승복은 바랄 수 없다. 이긴 자 역시 찝찝한 승리를 누릴 뿐이다. 심판을 맡고 있는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는 선거 전반을 관리한다. 대통령선거, 지방선거, 국회의원 선거 등 대형 정치 이벤트를 비롯해 협동조합의 이사장 선거까지 투표를 통해 당락이 갈리는 곳에는 어김없이 선관위가 있다. 최근 선관위가 끊임없이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60년 선관위 역사에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자신의 언행에 대해 잘못이나 부족함이 없는지 돌이켜 봄’. 표준국어대사전에 나오는 ‘반성’의 의미다. 교정시설은 범죄자를 교정하고 교화해 사회인으로 복귀시키려는 취지로 운영된다. 교정·교화의 전제 조건은 자신의 죄를 비롯해 피해자를 향한 진지한 반성이다. ‘범행을 인정하고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 판결문서 흔히 볼 수 있는 표현이다. 반대로 ‘반성하는 모습이 없었다’는 문구도 자주 등장한다. 반성 여부가 피고인의 형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미다. 대필도 성행 양형위원회에 따르면 양형 기준의 개별 범죄군에서는 ‘진지한 반성’을 일반 감경인자로 두고 있다. 형벌은 응보뿐만 아니라 예방에 목적이 있다는 게 이유다. 또 영국이나 독일, 일본 등에서도 ‘진지한 반성’ ‘반성, 성찰, 자백’ 또는 ‘진심 어린 사죄’를 감경사유로 고려하고 있다. 양형위원회는 범행을 인정한 구체적 경위, 피해 해소 또는 재범 방지를 위한 자발적 노력 여부 등을 조사·판단한 결과 피고인이 자신의 병행에 대해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진지한 반성’으로 정의했다. ‘진지한 반성’의 입증자료로 쓰이는 반성문을 제출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종로구 소재 갤러리 페이지룸8(에잇)서 문정·이승현·황예랑 작가의 3인전 ‘여기에만 있는’을 준비했다. 이번 전시는 지금의 시점을 뚫고 여기라는 시공간에 살고 있는 작가 개인이 나름의 방식대로 지정한 작업 프로토콜을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문정·이승현·황예랑 세 작가는 내면 환기를 위해 가지는 휴지기에 규정되지 않은 행위와 생각을 시각화해 나아갔다. 작업의 방향성에 관한 생각에 매몰되지 않고 자칫 한 곳으로 치중될 수 있는 주의력을 의식적으로 분산시켜 작가 스스로 작업 과정서 흥미로운 지점을 발견하고 있다. 쉬어가는 문정은 ‘비가 온다’ 시리즈의 첫 번째 작업을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작업을 보여줬다. 지난해 하반기에 완성한 첫 번째 연필 드로잉서 주로 선적인 요소를 추출해 드로잉과 콜라주 등으로 재조합을 했다. 같은 시리즈 안에서 작품의 크기가 커지기도 하고 섬세하게 형상을 만드는 등 작업의 수행적 면모가 강해졌다. 특히 ‘비가 온다 no.8’은 작가가 먹지를 종이에 대고 문지른 후 얇고 긴 선의 형태로 잘라 그 유닛으로 흰 선과 작은 점이 있어야 할 자리를 남겨두고 일일이 붙여 완성한 것이다. 13점의 ‘비가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