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 1500호 특집기획> 한눈에 보는 김건희 8가지 의혹 총정리 ②끊이지 않는 친정 논란

엄마 이어 오빠까지 ‘코너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정권의 위기는 대부분 측근에서 시작된다. ‘주변 관리 소홀’이라는 부수적인 논란이 뒤따르면서 상황에 따라서는 정권 몰락의 시발점이 되기도 한다. ‘친인척 리스크’의 공포는 재임 기간을 넘어 퇴임 이후에도 질기게 따라붙는다는 점에 있다. ‘김건희 리스크’의 한 축인 ‘친정 리스크’가 그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주 작은 꼬투리만 잡혀도 중심으로 끌려 나오는 게 대통령 측근의 운명이다. 대통령의 주변 인물은 ‘나는 새도 떨어뜨릴 수 있는’ 권력을 가졌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기 때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영부인의 친인척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논란의 중심에 서곤 한다. 

양파처럼
까도 까도

지난달 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서 열린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는 ‘김 여사 일가’ 때리기가 될 뻔했다. 심우정 검찰총장이 김건희 여사의 친오빠인 김진우 ESI&D 대표이사와 휘문고등학교 동창인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야당 법사위 위원들은 사전 서면 질의부터 심 총장과 김 여사 가족의 관계를 묻는 질문을 쏟아냈다. 김 대표를 청문회 참고인으로도 채택했다. 

이날 청문회에 김 대표가 참석하지 않았지만 질의는 이어졌다. 심 총장은 ‘김 여사 친오빠와 휘문고 동창인데 사적인 친분이 있느냐’는 국민의힘 박준태 의원의 질의에 “(동창이라는 사실을)최근에 알았다. 제가 학교 다닐 때는 15개 반이 있었고 졸업생은 1000명 정도 됐다”고 답했다. 

검찰총장 지명 과정에 김 여사 오빠와의 인연이 작용했다는 일각의 의혹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 연락한 적 없고 연락처도 모른다”고 답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명품백 수수 논란 등 검찰이 김 여사 관련 사건 처분을 앞둔 점이 질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측근을 향하는 의심의 정도를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문제는 김 여사의 가족을 둘러싼 의혹이 의심서 그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문재인정부서 서울중앙지검장-검찰총장으로 이른바 검찰 내 ‘로열 로드’를 걸으며 주목받을 무렵부터 김 여사의 ‘친정 리스크’는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어머니 최모씨를 시작으로 친오빠 등 김 여사 일가를 둘러싼 논란이 거듭 불거졌다.

특히 최씨는 윤석열정부 임기 초 각종 의혹으로 재판을 받으면서 국정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최씨에 대한 검찰 수사, 법원 판결, 가석방 등 과정마다 논란이 이어졌고 정국은 요동쳤다. 야권은 ‘친인척 리스크’를 무기로 윤정부에 파상공세를 퍼부었고 대통령실은 방어에 급급하다 헛발질을 하기 일쑤였다. 

대선후보 때부터 ‘장모 리스크’
잔고증명서 위조 징역 1년 확정

최씨는 윤석열정부 들어서만 두 건의 재판을 받았다. 요양급여 부정수급 의혹, 통장 잔고증명서 위조 의혹 등이다. 최씨는 의료인이 아닌데도 2013년 2월 동업자 3명과 의료재단을 설립한 뒤 요양병원을 개설·운영해 2015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 22억9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2020년 기소됐다. 

최씨는 2013년 당시 요양병원으로 사용할 건물의 매매 계약 당사자 가운데 1명이었다. 2억원의 계약금을 냈고 병원을 운영할 의료재단 설립 과정서 이사장 자격으로 필요한 서류에 날인했다. 또 큰사위를 병원의 행정원장으로 앉혔다. 병원 확장을 위해 재단이 대출을 받을 때 자신의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5년 동업자 3명이 재판에 넘겨져 징역형과 집행유예를 받을 동안 최씨는 기소되지 않았다. 2014년 이사장 자리를 내려놓으면서 병원 운영에 관한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책임면제 각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 2020년 서울중앙지검은 의료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최씨를 기소했다. 국민건강보험법상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이 아니면 요양급여를 청구할 수 없다. 

1심 재판부는 최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그러면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재정을 악화시켜 국민 전체에 피해를 준 점 등을 고려하면 그 책임이 무겁다”며 징역 3년을 선고하고 최씨를 법정구속했다. 1심 선고는 윤 대통령의 대선 출마 이후 나왔다.

당시 윤 대통령은 “법 적용에는 누구나 예외가 없다는 것이 제 소신”이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낸 바 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가 최씨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 반전이 일어났다.

요양급여
무죄판결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로는 최씨의 혐의를 입증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당시 최씨 측은 항소심 과정서 건강상의 문제로 보석을 신청했고 재판부가 허가해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는 중이었다. 이어 2022년 12월 대법원이 원심판결을 확정하면서 최종적으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대법원은 “최씨가 공범들에 대한 공동정범으로서 주관적, 객관적 요건이 인정된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공소사실에 대한 검사의 증명 부족을 이유로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을 수긍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최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행정소송서 사실상 승소하면서 요양급여 부정수급 의혹은 일단락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최씨가 2020년 11월 기소된 이후 요양급여를 부당이득으로 보고 환수 처분을 통보했다. 최씨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유죄가 나왔지만 항소심서 무죄, 대법원서 확정판결이 나오면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환수 결정을 취소했다. 재판부의 각하 결정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환수 취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법원 판결로 한숨 돌렸지만 최씨 앞에 놓인 의혹은 또 있었다. 요양급여 불법 편취 의혹과 함께 불거진 통장 잔고증명서 위조 혐의는 유죄판결을 피해가지 못했다. 

최씨는 경기 성남시 중원구 도촌동 땅을 매입하려던 2013년 4월부터 10월까지 4차례에 걸쳐 총349억원가량이 저축은행에 예치된 것처럼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부동산 계약금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위조된 잔고증명서 중 1장을 법원에 제출하고 부동산을 매수하면서 다른 사람의 명의를 빌려 계약하고 등기하는 등 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부동산실명법 위반 혐의 등을 받았다. 

최씨는 재판 과정서 사문서위조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위조된 잔고증명서가 법원에 제출되는지 몰랐고 부동산 매수대금을 부담하지 않았다며 나머지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1·2심 재판부는 최씨의 혐의를 전부 유죄로 인정했다.


주가조작에도
이름 오르내려

1심 재판부는 “위조한 잔고증명서의 액수가 거액이고 여러 차례에 걸쳐 지속해 범행했다. 또 위조 잔고증명서를 증거로 제출해 재판 공정성을 저해하려 했다. 차명으로 부동산을 매입해 상당한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2심서도 형량은 달라지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최씨가 공범 안씨와 계약금 반환과 관련한 대책 회의를 하고 소송 제기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했다는 점을 근거로 잔고증명서가 법원에 제출될 것을 충분히 알았을 것으로 판단했다. 

부동산실명법 위반죄 역시 “전매 차익을 노리고 안씨와 공모 아래 부동산 취득에 관여하고 취득 자금을 조달하며 명의신탁자를 물색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항소는 제반 상황을 살펴봤을 때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고 밝히며 “항소심까지 충분히 방어권이 보장됐으며 죄질이 매우 나빠 법정구속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대법원이 원심판결에 문제가 없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징역 1년의 형량이 확정됐다. 또 대법원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해달라며 보석을 청구한 것도 기각했다. 최씨의 유죄가 확정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빗발쳤다.

최씨를 둘러싼 정치적 논란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최씨는 지난 5월 형기 만료를 두 달 앞두고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당시 법무부는 만장일치로 최씨에 대한 가석방 심사서 ‘적격’ 판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상 형기의 3분의 1이 지나면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


법무부는 “나이, 형기, 교정 성적, 건강 상태, 재범 위험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최씨가 특혜를 받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 여사의 친오빠가 연루된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은 현재진행형이다. 양평 공흥지구는 2012년 11월 사업을 시작해 도시개발법에 따라 2014년 11월까지 시행을 마쳐야 했다. 하지만 개발 기한에 아파트를 준공하지 못한 ESI&D는 한참 지난 2016년 6월 사업 기한 연장을 신청했다.

오빠 논란은 숨 고르기 중
야, 국감서 집중포화 예고

당시 양평군은 사업기한을 2014년 11월서 2016년 7월로 변경했다. 시행사 ESI&D가 김 여사의 오빠가 대표로 있는 업체로 알려지면서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검찰은 사업 기간 연장 등은 도시개발사업 인가 변경 결정의 중대한 사항으로 원칙대로라면 사업을 취소하거나 주민 의견 청취, 부군수 결재 등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양평군 공무원 3명은 이를 경미한 사항인 것처럼 허위 보고서를 작성해 지역개발국장 전결로 처리, 사업 연장을 승인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지난 8월 3명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이 허위공문서 작성을 인지하고 검토보고서 일부를 누락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시행 기간 및 시행사 변경은 경미한 사안에 해당돼 인가 과정서 주민 의견 청취 등 법령상 요구를 받지 않는다”며 “시행사인 ESI&D가 아파트를 완공했음에도 기간이 경과했다고 시행사 변경과 실시계획 인가를 취소한다면 오히려 그것이 재량권 일탈 및 남용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의 오빠를 비롯해 관계자들은 2016년 양평군이 부과한 공흥지구 개발부담금을 깎기 위해 공사비 등이 담긴 증빙서류에 위조문서를 끼워 넣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여기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으로 최씨가 다시 언급되는 중이다. 검찰은 해당 사건과 관련된 ‘전주’를 전수조사하고 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심리한 1‧2심 재판부는 김 여사의 계좌 3개와 최씨의 계좌 1개가 주가조작에 쓰였다고 판단했다. 최씨는 지난달 7일 검찰의 비공개 소환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진행형
안 끝난다

오는 7일부터 시작되는 국감서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김건희 국감’을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이 밀어붙이고 있는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언급된 7가지 의혹을 낱낱이 파헤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여권서도 김 여사의 ‘결자해지’를 요구하며 사과하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김 여사에 이어 김 여사 일가로까지 번져 있는 리스크를 감당할 대통령의 힘이 약해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