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 1500호 특집기획> 한눈에 보는 김건희 8가지 의혹 총정리 ⑤잡힐 듯 말 듯 공천 개입

특정인에 보이지 않게 손댔나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김건희 여사가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서 특정인을 후보자로 배치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게 핵심이다. 덮고 넘어가기 힘들 정도로 사태가 커진 마당에 닮은꼴 의혹마저 추가됐다. 김건희 여사를 향한 부정적 인식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모양새다.

<뉴스토마토>는 지난달 5일, 김건희 여사가 22대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이 경남 창원 의창구 출마를 포기하고 경남 김해갑 출마를 선언하도록 하는 데 개입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김 여사가 김 전 의원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내 지역구를 옮겨 출마할 것을 요청했다는 게 의혹의 골자였다.

반박해도…
싸늘한 시선

대통령실은 즉각적으로 반박했다. 당 공천관리위원회서 애초에 이같이 결정했기에 공천 개입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김 전 의원은 2022년 치러진 6·1 지방선거 때 창원시 의창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당선됐다. 22대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를 김해갑으로 옮겨 도전했으나 컷오프(공천 배제)되면서 공천을 받지는 못했다.

대통령실은 “김영선 전 의원은 당초 컷오프됐었고, 결과적으로도 공천이 안 됐는데 무슨 공천 개입이란 말인가”라며 “공천은 당 공천관리위원회서 결정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을 계기로 명태균씨가 조명받는 분위기다. <뉴스토마토>는 경남지역서 여론조사 업체를 운영해 온 명씨가 2022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당시 김 여사와의 인연을 내세워 김 전 의원이 창원 의창서 공천을 받는 데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명씨는 SNS에 “영부인에 대한 근거 없는 정치적 의혹을 제기하기 위해 음모적으로 해당 기사를 작성했다”고 주장하면서 공천 개입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또 SBS와의 통화에서 김 전 의원의 총선 공천 탈락은 주지의 사실이었다는 주장을 내비쳤다. 그리고 김건희 여사와 메시지를 주고받은 건 김 전 의원이 아닌 자신이었다고 언급했다.

대통령실과 명씨가 즉각적으로 반박했음에도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오히려 주요 방송사가 추가 보도를 내면서 사태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JTBC, MBC 등은 지난달 20일 “김영선 전 의원이 2022년 재보궐선거 직후 명태균씨에게 6300만원을 전달한 정황이 검찰에 포착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국힘 총선 후보 결정에 관여했나 
비선서 움직인 ‘명씨’는 누구?

경남 선관위는 지난해 12월 김 전 의원의 회계 담당자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김 전 의원과 명씨를 비롯한 관계자 5명을 수사 의뢰했다. 수사를 의뢰받은 창원지검은 김 전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조사하다가 돈이 전달된 정황을 포착했다.

현재 검찰은 돈이 오가게 된 경위와 대가성 여부 등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명씨는 “김영선 전 의원에게 빌려준 돈을 받은 것일 뿐”이라고 언급했다.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해 오동운 공수처장은 지난달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서 박은정(조국혁신당·비례) 의원 질의에 “그동안 공직선거법 위반 관점서 이 사건을 지켜봤는데, 정치자금법 위반과 관련해서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앞서 박 의원은 오 공수처장에게 관련자들을 대상으로 한 정치자금법 수사 필요성을 짚었다. 박 의원은 질의에서 “혜택을 받은 사람이 김영선 전 의원이고 혜택을 준 사람이 김건희 여사라면 그 돈이 어디로 흘러들어갔을지 수사해야 한다”며 “명태균씨가 여론조사 전문가라고 하는데 윤석열 대통령에게 유리한 여론조사를 해주고 돈은 김 전 의원에게서 받았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명씨는 자신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여론조사 기관인 미래한국연구소가 실시한 자체 여론조사 결과치가 나올 때마다 당시 대선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계속 나오는
흔적

박 의원은 지난달 27일 여의도 국회 소통관서 기자회견을 열고 “만약 윤석열 대통령이 명태균씨에게 여론조사를 임의로 의뢰하고 지지율 추이를 무상으로 보고받은 사실이 인정된다면 정치자금 부정수수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미래한국연구소는 2021년 4월18일부터 2022년 3월8일까지 대선 기간에 총 80회의 여론조사를 실시·의뢰했고, 자체 실시한 여론조사는 총 23회였다. 조사 대상이 3000명을 넘는 ‘면밀조사’도 9회 포함됐으며 관련 비용은 3억7520만원으로 추산된다.

박 의원은 여론조사 무상 제공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근거로는 은수미 전 성남시장에 대한 정치자금법 위반 대법원 판결을 들었다.

그는 “2019년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정치활동을 위해 약 1년 동안 렌터카 차량과 운전 노무를 제공받아 정치자금법위반으로 기소된 은수미 전 시장에 대해 ‘정치자금법에 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액수 불상 교통비 상당의 정치자금을 기부 받은 것으로 정치자금법 제45조 제1항 위반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벌금 90만원을 선고한 바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정치자금 부정수수 의혹이나 공천 개입 의혹이 사실로 인정된다면 대통령 당선이 무효가 될 만큼 심각하고 중대한 헌법 유린 사안이고 대통령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며 “공수처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번에도
빠져나갈까

고위공직자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공수처 수사 대상이 아니지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수사 대상이다. 정치자금법 위반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사태가 커지자 공수처는 시민단체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등을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해 고발한 사건을 수사4부에 배당한 상태다. ‘사법정의 바로세우기 시민행동(사세행)’이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등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공직선거법 위반·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것에 대한 후속 조치다.

사세행은 지난달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원 후보자로 공천해달라며 대통령과 같은 공직자나 그 배우자에게 청탁하는 것은 청탁금지법이 금지하는 부정 청탁 행위”라며 고발 사유를 밝히고 엄정 수사를 촉구한 바 있다.

공수처에 이어 검찰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달 30일 창원지검 형사4부(김호경 부장검사)는 오전부터 김 전 의원의 자택, 명씨 자택과 미래한국연구소, 김 전 의원 회계담당자의 자택 등 4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이 김건희 여사를 도와 또 다른 지역구서 공천에 개입했다는 취지의 녹취가 공개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서울의소리>가 지난달 23일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지난 4월 총선 공천 과정서 경기 용인갑에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이 전략공천된 배경으로 김 여사와 이 의원을 지목했다.

곳곳에서 드러난 뒷받침 증거 
그림자 권력 선 넘는 무법행위

당시 이 전 비서관과 공천 자리를 두고 경쟁 관계였던 김대남 전 행정관은 <서울의소리> 기자와 통화에서 “이원모 (공천)잘못되면 이철규가 날아가” “(김건희 여사가 공천 개입을)하고 있지. 그 루트가 이철규” 등을 언급했다. 김 여사가 이 전 비서관의 용인갑 공천 밑그림을 국민의힘 공관위원이었던 이 의원에게 맡겼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 사안이다.  

이튿날 이 의원은 즉각 반박했다. 김 전 행정관의 발언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강남 출마를 희망했던 이 전 비서관의 출마지를 바꾸면서까지 공천을 지원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한 개인의 망상에 기초한 허구의 발언이며 타인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범죄 행위”라며 “또 어떠한 근거와 사실 확인도 없이 악의적으로 허위 사실을 보도, 유포하는 것 역시 명백한 범죄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녹취록을 보도한 <서울의소리> 관계자와 김 전 행정관을 허위 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김 전 행정관도 당시 경선 후보로서 당 공천에 관한 내용을 알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다고 해명하며 <서울의소리>를 대상으로 허위 사실 유포 혐의로 고소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지난달 24일 김건희 여사가 이 전 비서관의 공천을 위해 이 의원을 통해서 공천에 개입했다는 주장이 담긴 녹취록 보도를 거론하며 “김건희 게이트의 끝은 어디인가”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서 “22대 총선 당시 경기 용인갑에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한 김대남 전 행정관의 통화 내역이 공개됐다”며 “김건희 여사가 이 전 비서관 공천을 위해 당시 공관위원이었던 이철규 의원을 수족으로 삼아 공천에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언급했다. 

끝 없는
게이트

민주당 윤종군 원내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의혹들이 사실이라면 김 여사는 일부 공천에 개입한 정도가 아니라 사실상 지난 총선 공천을 진두지휘한 셈”이라며 “대통령 부인이 여당의 총선 공천을 진두지휘했다면 사상 초유의 헌정 유린이자 국정농단”이라고 했다.

<heaty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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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나는 ‘런종섭’ 막후 세력

드러나는 ‘런종섭’ 막후 세력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윤석열정부 대통령실이 복수의 사건에 직접 개입한 정황이 확인되고 있다. 채 해병 사건뿐만이 아니라 특정 인물에 대한 인사에도 관여했다. 키맨은 이시원 전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지목됐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은 이 전 비서관을 조사하면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호주 대사에 임명되는 과정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은 채 해병 특검팀이 수사했던 사건과 관련해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이 전 비서관은 ‘윤석열 사단’으로 불렸을 만큼 윤석열씨의 최측근이었다. 채 해병 사건 외에도 다수의 사건에 개입하기도 했다. 종합특검팀은 이 전 비서관의 입을 통해 대통령실 개입 의혹의 전모를 들여다볼 방침이다. 핵심 키맨 정체는? 이 전 비서관은 지난해 9월26일 채 해병 특검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았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주오스트레일리아(호주) 대사 도피성 임명 의혹과 관련해 직권남용 및 범인도피 혐의였다. 이 전 비서관은 이날 오전 9시24분께 서울 서초구 특검팀 사무실에 들어선 뒤 “이종섭 장관 주호주대사 임명 과정에 대통령 지침 있었나”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인사 검증은 자체적으로 해봤나” “피의자를 대사에 임명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생각 안 들었나” 등 기자들의 질문에 “특검에서 성실히 답변하겠다”고 답하고 조사실로 향했다. 정민영 채 해병 특검팀 특검보는 앞서 “이시원 전 비서관은 채 상병 사망 사건 발생 당시부터 일련의 수사 외압 의혹이 발생한 시기, 그리고 이종섭 전 장관에 대한 주호주대사 임명부터 사임까지 이르는 전체 기간 동안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재직했다”고 말했다. 공직기강비서관은 고위 공직자에 대한 인사 검증을 담당한다. 특검팀은 이 전 비서관이 관여한 이 전 장관에 대한 인사 검증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있었는지 들여다봤었다. 이 전 비서관은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과 수차례 연락하기도 했다. 이들이 통화했던 날은 해병대 수사단이 채 해병 사망과 관련해 사단장 등 8명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한 수사 결과를 경북경찰청에 이첩한 날이다. 해병대 수사단은 경북청에 수사자료를 이첩했고, 당시 이 전 장관은 자신이 이를 보고받고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 대한 수사와 인사조치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유 전 관리관이 경북청에 전화해 수사자료 회수 가능성을 타진했고, 김동혁 전 국방부 검찰단장이 회의를 열고 회수를 지시했다. 이후 국방부 검찰단 수사관이 경북청에 연락해 수사자료를 가져가겠다고 알렸다. 수사단이 경찰에 방문해 정식으로 이첩한 수사자료를 검찰단이 돌려받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 대통령실 등 윗선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는지 규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채 해병 사건 키맨 이시원 다수 사건 개입 윤, 사건 처리 마음에 안 들면 직접 관여 앞서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과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2차장도 수사자료 회수 당일 두 차례 통화하는 등 해병대, 국방부 측과 대통령실 측이 수차례 연락을 주고받았다. 김 전 사령관과 임 전 차장 통화 직후에는 김화동 전 해병대 비서실장과 안보실에 파견됐던 김형래 대령이 통화했다. 이 전 장관의 도피성 호주 대사 임명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실의 개입 의혹을 밝히려면 결국 심우정 전 검찰총장도 수사를 받을 수밖에 없다. 심 전 총장은 이미 채 해병 특검팀의 조사를 받은 적이 있지만 뚜렷한 진술은 하지 않았다. 그는 이 전 장관이 호주 대사로 임명됐을 때 법무부 차관이었다. 당시 이 전 장관은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수사선상에 올라 출국이 금지된 상태였지만, 돌연 호주대사로 임명되며 출금 조치도 해제됐다. 윤씨가 주요 피의자인 이 전 장관을 도피시키려는 목적으로 해외 공관장에 임명하고 출국금지를 해제하도록 한 게 아니냐는 ‘런종섭 논란’이 불거졌다. 여론이 악화하자 이 전 장관은 출국 11일 만에 ‘방산 협력 공관장회의’ 참석을 명분으로 귀국했다.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은 채 해병 특검팀 조사에서 이 전 장관의 귀국 명분이 된 방산 협력 주요 공관장회의 급조 배경을 두고 “윤 전 대통령이 별도의 공관장 회의를 개최하라고 지시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조 전 장관의 전임자인 박진 전 장관도 “이 전 장관 대사 임명 과정이 정상적이지 않았지만 대통령 뜻이라 어쩔 수 없었다”는 진술을 내놓았다. 이 전 장관의 주호주대사 임명이 이례적이었다는 외교부 인사 담당자의 법정 증언도 있다. 전례가 드문 임명인 데다 통상적인 교체 사유도 아니었다는 취지다. 심우정도 소환 대상 지난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이 전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날 범인도피 등의 혐의를 받는 장호진 전 국가안보실장,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심 전 총장의 재판이 있었다. 황소진 전 외교부 인사기획관은 내란 특검이 이 전 장관의 주호주대사 임명 직전 조구래 전 외교부 기획조정실장의 “문제가 되지 않도록 적절히 교체하라”는 발언의 의미를 묻자 “장관급 케이스가 호주에 나가는 경우는 없다. 수시(인사)기 때문에 인사가 따로 나는데, 장관급이 호주를 가면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된다”며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 전 장관의 대사 임명은 2~3개 공관장 인사와 함께 진행하는 방안이 검토된 것으로 전해졌다. 자격 심사 과정에서는 외국어 능력 점수 제출 등 통상적인 절차가 생략된 채 진행됐다. 이 전 장관의 주호주대사 임명은 2024년 3월4일 주나이지리아 대사 인사와 함께 발표됐다 이 전 대사의 주호주대사 임명으로 김완중 당시 호주대사가 1년 만에 교체됐다. 이에 황 전 기획관은 “교체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밖의 상황으로 봐야 한다”며 “왜 장관급이 왜 굳이 지금 (호주를) 가는 건지 개인적인 의심은 있었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의 석연찮은 호주대사 임명 과정에서는 공수처 지휘부의 수상한 행보도 논란이었다. 채 해병 특검팀은 공수처 관계자로부터 “지난해 3월6일 송 전 부장검사가 차정현 부장검사에게 이 전 장관 출국금지 해제를 지시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었는데, 이 시기 송창진 전 부장검사는 공수처장 직무대행을 맡았던 김선규 전 부장검사가 사직하며 공수처장 ‘직무대행의 대행’을 맡고 있었다. 공수처 겨눌 수도 당시 차 부장검사는 채 해병 사건의 주임검사였다. 채 해병 특검팀은 송 전 부장검사의 지시가 지휘부의 수사 방해 의혹을 뒷받침하는 핵심 정황이라고 의심했다. 채 해병 특검팀은 송 전 부장검사가 “수사 외압 의혹은 소설 같은 이야기”라며 윤씨 등에 대한 통신영장 청구를 막은 정황도 파악했었다. 송 전 부장검사가 수사를 방해할 목적으로 지속적으로 수사에 개입해 왔다는 게 채 해병 특검팀의 시각이었다. 다만 송 전 부장검사의 지시가 최종적으로 실행되지는 않았다. 차 부장검사 등 수사팀이 반대 의견을 내면서다. 수사팀은 지시와 달리 법무부에 출국금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수사팀 의견과는 관계없이 출국금지심의위원회를 열어 이 전 장관 출국금지를 해제했고, 이 전 장관은 이틀 뒤 호주로 출국했다. 지난 2일에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부장판사 오세용)는 직무유기 혐의로 기소된 오동운 공수처장과 이재승 차장, 박석일 전 부장검사에 대한 첫 공판이 열렸다. 직권남용 등 혐의를 받는 김·송 전 부장검사에 대한 재판도 이날 함께 진행됐다. 오 처장과 이 차장, 박 전 부장검사는 송 전 부장검사의 국회 위증 고발 사건을 1년 가까이 대검찰청에 통보하지 않고 수사를 고의로 지연하는 등 ‘제 식구 감싸기식’ 수사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송 전 부장검사는 2024년 7월 국회 법사위 청문회에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관련 허위 진술을 한 혐의로 고발당했다. 사건을 배당받아 수사한 박 전 부장검사는 무죄 취지의 신속 검토 보고서를 작성해 처장·차장에 보고했고, 해당 보고서 내용대로 송 전 부장검사의 사건이 방치됐다는 게 채 해병 특검팀 판단이다. 공수처에도 압력 행사? 일부 간부 재판행 국방부·대통령실 수차례 통화로 직권남용 이날 오 처장 변호인은 “(박 전 부장검사 퇴임 이후) 사건을 처리해야 할 부장검사가 존재하지 않아 공수처장·차장 입장에서는 결재를 하려야 할 수 없었다”며 사건 처리를 고의로 지연시킨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대통령실 재가를 끝까지 기다리다가 2025년 새 부장이 왔고 검토를 거쳐 (대검에 사건을) 이첩했다”며 “직무유기 혐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같은 혐의를 받는 이 차장과 박 전 부장검사도 혐의를 부인했다. 이들은 이날 증인 신문이 예정된 김규현 변호사 등에 대한 반대 신문 사항이 없다며 변론 분리를 요청한 뒤 퇴정했다. 2024년 공수처장·차장 직무를 대행하며 사건 관련자들의 소환 조사를 막고 압수·통신영장의 결재를 거부하는 등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한 수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 김·송 전 부장검사도 공소 사실을 전부 부인했다. 김 전 부장검사 변호인은 “수사팀에게 총선 전 소환 조사하지 말라고 지시한 사실이 없다”며 “김 전 부장검사의 처장 대행 시기에 가장 수사가 활발하게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송 전 부장검사도 “압수수색영장은 내부 의사결정 과정에서 추후 청구하기로 합의된 내용”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지난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판사 조형우) 심리로 열린 이 전 장관 범인도피 혐의 사건 공판에서 차 부장검사는 “당시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관련자 소환을 하지 말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이어 김 전 부장검사의 방침이 이 부장검사를 통해 전달됐다고 설명했다. 이 전 장관에 대해서는 “VIP 격노 통화의 당사자로 반드시 수사가 필요한 핵심 인물이었다”며 “출국할 경우 수사에 큰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차 부장검사는 “수사팀 내부에서는 이 전 장관에 대한 출국금지 유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했다”고 강조했다. 실제 증거인멸 우려와 강제수사 필요성 등을 이유로 출국금지를 여러 차례 연장했다고 주장했다. 재판 결과 길어지나 이에 대해 변호인 측은 수사 자체가 부실했다고 반박했다. 이 전 장관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이 두 차례 기각됐고, 장기간 소환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실질적인 수사 진척이 없는 상태에서 출국금지만 반복 연장한 것은 수사 편의적 조치”라고 주장했다. 또 변호인 측은 공수처가 이 전 장관 측과 접촉해 출석 일정과 자료 제출을 논의한 점을 언급하며 “출국 가능성을 전제로 대응한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