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05.08 16:57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2018년 광주비엔날레 작가로 참여한 오용석 작가는 언론 인터뷰에서 “지역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그로부터 4년이 흐른 지금 오용석의 전시가 서울에 상륙했다. 전시 제목은 ‘사랑의 형상’. 오용석 작가는 불안과 공포, 쾌락과 같은 인간의 본성을 모티브로 특유의 몽환적이고 은유적인 표현을 작품으로 드러내왔다. 색과 형상의 독특한 구성은 우리 주변의 일상적인 감정을 은유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불가능성 2018년 광주비엔날레에서 오용석은 “시의 은유와 상징처럼 모호함을 수반하는 고유의 전달 방식은 경험과 기억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다양함과 분방함을 무기로 강한 회화적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동시대 미술의 다양한 경향과 실천을 선보인다는 취지로 문을 연 봄화랑에서 오용석의 개인전 ‘사랑의 형상’을 준비했다. 봄화랑에서 진행하는 두 번째 전시다. 오용석은 사람, 사물, 감각, 욕망의 관계 사이에 존재하는 미묘한 경계의 문제에 대한 깊은 사색을 회화로 응축해내는 과정에 대해 탐색해왔다. 봄화랑 두 번째 전시 깊은 사색을 회화로 그는 그 어떤 사건과 사물도 단일하게 혹은 단순하게 존재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차기 대선이 2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현 정부의 5년간 국정 운영에 대한 성적표가 속속 나오는 시기다. 이번 정부를 관통한 사건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확산’.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줄곧 ‘K-방역’을 강조하며 정부의 성공적인 대응을 자찬했다. 실상은 어떨까.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말 국정 운영 지지율은 전례 없이 높은 편이다.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 직전 지지율이 4%까지 떨어졌고, 이전 대통령 역시 레임덕을 피해가지 못했다. 이 같은 현상은 대선이 다가올수록 짙어지는 경향을 보이는데, 문 대통령은 그 공식을 깨는 중이다. 코로나19로 지지율 유지?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의 지난해 마지막 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37%로 나타났다. 지난달 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에게 물은 결과다. 비토율은 54%, 유보율은 4%였다. 호불호가 뚜렷하게 갈린 셈이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이런 경향이 고착된 수준이다. 지난 한 해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31%~39% 박스권에서 움직였다. 비토율 역시 51%~60% 사이를 오갔다. 직선제 부활 이후 역대 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국 사회에서 갈등이 가장 많이 분출되는 시기는 아이러니하게도 선거 때다. 당선을 위한 경쟁은 갈등조차 선거전략으로 만든다. 2개월 앞으로 다가온 차기 대선에서 젠더 갈등이 화두로 떠올랐다. <일요시사>가 바른인권여성연합 전혜성 사무총장·연취현 변호사를 만나 대선판을 뒤흔들고 있는 젠더 갈등에 대해 물었다. 최근 한 달 대선판을 뜨겁게 달군 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인재 영입이다. 지난달 20일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가 윤 후보 직속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으로 깜짝 발탁됐다. 보수 정당인 국민의힘에서 진보 진영의 ‘전유물’처럼 여겨진 페미니스트를 영입했다는 사실은 숱한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젠더 갈등 지난 6일 경기도 수원의 한 사무실에서 만난 바른인권여성연합 전혜성 사무총장과 연취현 변호사는 당시 국민의힘의 신 전 부위원장 영입을 두고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민물에 바닷물고기’ ‘물과 기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보수 정당과 페미니스트라는 이질적인 존재가 적응 기간도 없이 한자리에 모였다고 말했다. 연 변호사는 “(신 전 부위원장의 영입을 보고)젠더 갈등을 이용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게티이미지 컬렉션이 세계 최초로 한국에 소개된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게티이미지 사진전 - 세상을 연결하다’ 기획전을 선보이는 것. 관람객은 인류의 기록을 이미지와 영상으로 보관해온 게티이미지의 방대한 아카이브를 만날 수 있다. 게티이미지는 지난 25년간 인류의 기록을 이미지와 영상으로 기록하며 아키비스트(기록물 관리 전문가) 역할을 해왔다. 세대와 성별, 국적을 넘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담은 사진을 ‘연결’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소개한다는 구상이다. 보편적 가치 게티이미지 사진전은 1995년 영국 런던에서 게티이미지가 설립된 이래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블록버스터급 기획이다. 게티이미지는 보유하고 있는 4억개 이상의 이미지와 1200만개의 영상 중 330여점을 선별해 전시를 구성했다. 이번 전시는 ▲아키비스트의 저장고 ▲현대르포의 세계 ▲기록의 시대 ▲연대의 연대기 ▲일상으로의 초대 등 5개 섹션으로 기획됐다. 역사적인 사건부터 일상을 담은 모습까지 게티이미지의 대규모 컬렉션을 통해 인류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본다는 취지다. 관람객은 아날로그부터 디지털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사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유자은 건국대 이사장이 기사회생했다. 교육부가 유 이사장의 해임 처분을 철회하기로 결정한 것. 겉으로는 1년 넘게 이어진 건국대 이사장 해임 문제가 일단락된 듯 보이지만 그 후폭풍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 23일 교육부는 건국대 법인에 유자은 이사장의 임원 취임 승인 취소 처분을 철회한다고 통보했다. 2020년 11월 교육부가 건국대 법인의 사모펀드 옵티머스자산운용 투자 건과 관련해 유 이사장의 해임 절차를 밟겠다고 밝힌 지 1년여 만이다. 1년 만에 정반대 결과 2020년 8월 말 경 건국대 법인이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에 120억원을 투자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2020년 옵티머스자산운용이 공공기관 매출 채권 등 안전 자산에 투자한다며 펀드 상품을 판매한 후 실제로는 사모사채 등에 투자하면서 3300여명, 5000억원대 피해가 발생했다. 건국대 법인은 2020년 1월 수익사업체인 더클래식500의 임대보증금 120억원을 옵티머스자산운용에 투자했다. 이 과정에서 이사회 의결, 교육부의 용도변경 허가 없이 투자한 부분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또 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불거지면서 120억원 전액을 손실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검찰의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 수사가 표류 상태에 빠졌다. 대장동 4인방으로 불리는 이들의 신병을 확보해 재판에 넘겼지만 정작 ‘윗선’에 대한 수사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윗선으로 향하는 길목에 있던 핵심 ‘키맨’이 줄줄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 세간의 시선은 이제 대장동 사건 마지막 키맨으로 불리는 한 사람에게 향하는 중이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 수사가 결국 해를 넘겼다. 대선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상황이라 검찰의 운신 폭은 점점 더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대장동 사건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검찰 수사가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대장동 4인방 신병 확보 후 대장동 사건은 성남시가 대장동 인근을 개발하는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줬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점화됐다. 이 과정에서 등장한 업체가 ‘성남의뜰’ ‘화천대유’ ‘천화동인’ 등이다. 각각 대장동 개발사업을 위한 시행사,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의 자회사다. 당시 성남시장은 이 후보였다. 대장동 개발사업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210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그는 매일 오후 5시 화장장으로 향한다. 방진복을 입고 기다리다 보면 시신을 실은 운구차가 다가온다. 운구차와 달리 유가족은 다가갈 수 없다. 묵념 후 관을 들고 화장장 안으로 들어간다. 화구까지 거리는 50m 남짓. 왕복 100m를 오갈 때마다 시신 한 구가 불길 속으로 사라진다. 그가 지난해부터 2년째 하고 있는 일이다. 지난해 2월20일 국내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첫 사망자가 나왔다. 전국의 화장시설이 대대적인 변화를 맞게 된 것도 이 무렵부터다. 코로나19 사망자만을 위한 화장 시간대가 긴급 편성됐다. 이전 서울시립승화원(이하 승화원)의 경우 오후 4시45분이 마지막 시간대였다. 현재 승화원은 오후 5시 이후에 가장 북적인다. 일반 화장 끝난 이후 한낮 최고 기온이 30.5도까지 오른 8월6일 경기도 고양시. 오후 4시30분쯤 되자 장례지도사들이 승화원 주차장으로 속속 모여 들었다.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피우던 이들은 오후 5시가 가까워지자 방진복으로 갈아입기 시작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여름날, 그들은 손 소독제로 부지런히 손을 닦고 하얀 옷을 뒤집어썼다. 머리에 맞춰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종이 신문의 한 귀퉁이에 자리한 손바닥만한 크기의 그림. 시대를 관통하는 이야기, 사회의 희로애락을 담은 ‘한 컷’. 풍자와 해학 그리고 저항의 상징. 그 이름 만평. 시사만화가들이 창립한 ‘전국시사만화협회’가 지난해 20주년을 맞았다. <민중의소리>에 ‘최민의 시사만평’을 연재 중인 최승호 <민중의소리> 논설위원은 지난해 11월 협회의 20년 역사를 담은 책을 펴냈다. 제목은 <인간, 사회 그리고 시대를 그리다>. 네모 안 그림 만평, 4컷 만화 등 시사만화는 기사, 사진과 함께 신문의 정체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꼭지다. 하루, 한 주를 관통하는 주제를 한 컷 혹은 네 컷에 담아야 하는 제약에도 불구하고, 과거 시사만화에 대한 관심은 남다른 데가 있었다. 책 제목처럼 인간과 사회 그리고 시대를 표현한 그림이기 때문. 시사만화의 역사는 종이 신문의 역사와 그 흐름을 같이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군부독재 시절 신문이 엄혹한 탄압을 받았을 때 시사만화는 그 표적이었다. 정권에 비판적인 내용이 담긴 만평이 누락되거나 표현의 수위를 낮추는 방향으로 수정되는 등 수난을 겪은 것이다. 이후 인터넷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문재인정부 들어서만 5명이 갈려 나갔다. 단 1명도 논란 없이 곱게 나가지 못했다. 사정 라인 정점에 자리한 청와대 민정수석 이야기다. 과거부터 이어진 민정수석 ‘수난사’가 문정부에서도 반복되고 있는 모양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수석비서관인 민정수석은 공직기강을 바로잡고 부패 척결, 법률 보좌 등의 역할을 한다. 검찰, 경찰, 감사원, 국세청 등의 사정기관을 아우르며 이 기관들이 생산하는 정보를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는 직책이라 그 막강한 권한에 대한 비판이 있어왔다. 문재인 대통령도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민정수석으로 재임했다. 가족 리스크 ‘나는 새도 떨어뜨릴 수 있는’ 권세의 상징, 대통령의 최측근, 실세 중에 실세로 불리던 민정수석 자리가 문재인정부 들어 ‘독이 든 성배’ 취급을 받고 있다. 문 대통령이 임명한 5명의 민정수석이 모두 불명예 퇴진했기 때문. 이 과정에서 문정부가 최우선으로 내세운 ‘공정’의 가치도 훼손됐다. 지난 21일 김진국 전 민정수석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아들 입사지원서 논란으로 사의를 표명한 지 하루 만이다.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김진국 수석의 사의를 수용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경기도 성남시 소재 수호갤러리에서 정성원의 개인전 ‘Antic and Utopia 하늘 숲에서 꿈을 꾸다’를 준비했다. 작품 속 유토피아 세상을 통해 현대인의 순수함과 행복감을 일깨우려는 의도를 담았다. 유토피아, 현실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이상의 나라 또는 이상향. 영국의 인문주의자 토마스 모어가 그리스어의 ‘없는(ou-)’과 ‘장소(toppos)’라는 두 단어를 결합해 만든 용어다. 모어는 공산주의 경제 체제와 민주주의 정치 체제, 교육과 종교의 자유가 완벽하게 갖춰진 가상의 이상국을 자신의 소설에 담았다. 행복한 여행 정성원은 이번 전시에서 다양한 동물이 살아가는 유토피아 세계를 소개하고 있다. 그가 그리는 이상향 안에서 동물은 평화로운 소통과 공존을 이룬다. 현실 세계에서 이뤄질 수 없는 만남이 캔버스 안에서 실현되기도 한다. 그 속에 반감과 질투, 시기 같은 부정적인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토끼와 사슴, 펭귄과 코끼리는 서로 마음을 열고 친밀한 관계를 쌓는다. 이 같은 이상 세계는 바라보는 이들에게 삶의 여정에서 필요한 근본적인 순수함과 행복에 대한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현실 세계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던지는 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문재인정부가 임기 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차기 대선이 다가옴에 따라 청와대 권세에 눌려 있던 사건이 조금씩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이 대립할 당시 한참 시끄러웠다가 소리 소문 없이 가라앉은 사건을 <일요시사>가 다시 조명해봤다. 문재인정부는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모인 촛불시민의 지지로 탄생했다. 검찰은 그 연장선상에서 적폐청산의 칼을 휘둘렀다. 그와 동시에 검찰은 개혁의 대상이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검찰개혁’을 강조했다. 공격과 방어라는 정반대 상황에 놓인 검찰은 문정부 들어 ‘역대급’ 관심을 받았다. 적폐 청산 검찰개혁 문정부 첫 검찰총장인 문무일 전 총장은 2년 임기를 다 채웠다. 1988년 2년 임기제 도입 이후 무사히 퇴임한 8번째 검찰총장이 됐다. 문 전 총장 시기의 검찰은 정부와 크게 대립각을 세우지 않았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설립과 관련해 반대 의견이 나오긴 했지만 통상적인 수준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검찰총장에 취임한 이후부터 상황이 확 달라졌다. 정확히는 윤 후보가 취임 이후 두 달여 만에 조국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충북 청주시 소재 쉐마미술관에서 이명화(대전시실)·손미량(소전시실)의 개인전을 준비했다. 이명화는 식물 ‘엉겅퀴’를 소재로 자연의 순리를 표현했다. 손미량은 본질을 찾기 위한 독자적인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쉐마미술관은 서양화가 김재관 교수가 설립한 충북 1호 미술관이다. 지역 내 젊은 작가에게 다양한 현대미술의 정보를 제공하고, 지역 사회와 함께 사업을 추진하는 공공미술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무위자연 ▲이명화 ‘The age flowers’= 이명화는 주로 자연 속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을 두고 구상적 풍경과 정물을 주제로 작업했다. 그러다 수많은 잡초 중 하나인 ‘엉겅퀴’를 보게 된다. 엉겅퀴는 모든 꽃이 그렇듯 흙에서 싹트고 자라나 꽃을 피우고 자신의 홀씨를 날려 보내 다시 흙에 정착, 한 해의 생명을 다하는 생태적 과정을 갖는 식물이다. 이명화는 이런 엉겅퀴의 형태적 특성을 관찰하고 외형적 이미지의 표현에서 내면적 시각의 관점으로 다시 관찰하면서 표현 방법도 변화시켰다. 엉겅퀴의 생성과 소멸이라는 자연의 순리를 삶의 모습에 대입해 표현한 것. 그의 초기 작품은 대상의 사실적 묘사에서 시작해 대상의 이미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대선판의 중심에 서는 듯했던 검찰이 슬그머니 뒤로 빠지고 있다. 거대 양당의 유력 대선후보를 손바닥에 놓고 주무르나 했더니 오히려 ‘면죄부’를 주는 방향으로 가는 모양새다. 최근 검찰 행보를 두고 과거 17대 대선을 연상케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과거부터 대선후보에 대한 검찰 고발은 언제나 있어왔다. 그러다 보니 검찰은 역대 대선에서 늘 주역을 맡았다. 검찰이 국내 정치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시기도 대선 때다. 검찰의 사건 수사 속도, 방향은 대선 기간 내내 초미의 관심사다. 검찰의 ‘보이지 않는 손’은 어떤 후보에겐 면죄부로, 어떤 후보에겐 치명타로 작용했다. 대선 때마다 검찰의 시간? 대선 때마다 존재감을 드러냈던 검찰은 17대 대선에서 특히 크게 부각됐다. 17대 대선은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경선이 본게임이라고 할 정도로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피 튀기는 혈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두 후보를 둘러싼 의혹이 쏟아졌고 검찰 고발로까지 이어졌다. 대표적인 사건이 이 전 대통령의 BBK 주가 조작 의혹이다. 1999년 설립된 투자자문회사 BBK가 옵셔널벤처스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정부가 자랑하던 ‘K-방역’이 코로나19가 발생한지 2년 만에 좌초 상태에 빠졌다. ‘역대 최다 확진자’ ‘역대 최다 사망자’ 등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수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그 속도 또한 역대급이다. 의료 붕괴라는 말이 나올 정도. 문제는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난해 1월20일,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했다. 한 달 만에 대구 신천지 교회를 중심으로 1차 대유행이 시작됐고, 그해 8월 2차 대유행이 일어났다. 겨울과 함께 12월 말 3차 대유행이 찾아왔다. 사회적 거리두기, 백신 접종 등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지금까지는 백약이 무효한 수준이다. 병원도 못 가 지난달 1일 코로나19 발생 이후 1년10개월 만에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에 돌입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영업시간‧사적모임 제한 등 각종 규제 때문에 국민, 특히 자영업자 사이에서는 곡소리조차 잦아든 시점이었다. 정부는 일상회복을 위해 3단계에 걸쳐 규제를 풀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위드 코로나의 실패가 점쳐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미 실패했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어느덧 2021년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또 다른 한 해를 준비해야 할 시기다. 서울 강남구 소재 호리 아트스페이스에서 ‘내면적 초상’에 주목한 변웅필의 개인전을 준비했다. 힘겨운 한 해를 보낸 관람객에게 ‘진솔한 고백 일기’를 전하려 한다. 인간은 평온한 일상 속에서 불현듯 그 편안함을 낯설게 느끼곤 한다. 변웅필 작가는 그런 내면적 초상을 모티프로 삼은 작품을 선보여왔다. 그의 작품은 마치 처음 살아보는 인생의 여정에 적응해가는 한 인물을 관찰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호리 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리는 기획초대전 ‘SOMEONE’은 그의 진솔한 고백 일기다. 객관적 묘사 변웅필은 작품의 저변에 분명한 메시지를 담으면서도 그것이 드러나는 것은 최대한 절제하는 화법을 구사한다. 내제된 메시지는 감상자의 보는 시각에 따라 자유롭게 해석되길 바라기 때문. 그런 측면에서 변웅필의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잠재적 메시지보다 시각적 조형미라고 볼 수 있다. 이른바 변웅필 방식은 동국대 서양화과를 거쳐 독일 뮌스터미술대에서 순수미술 전공으로 석사와 마이스터 과정을 졸업한 후 작가활동까지 11년간 이방인으로 산 세월에 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파도 파도 괴담만 나온다. 과거의 영광은 사라진지 오래다. 은수미 성남시장 이야기다. 4년 임기 동안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었다고 할 정도로 곡절이 많았다. <일요시사>가 은 시장의 4년을 되짚어봤다. 은수미 성남시장은 19대 대선에서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전신) 비례대표 3번으로 정계에 진출했다. 앞서 그는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사건에 관여해 1992년 구속, 6년간 복역한 바 있다. 반짝 스타 사노맹은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인 1989년 11월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백태웅 현 하와이대 로스쿨 교수와 박노해 시인 등이 중심이 돼 출범한 조직이다. 1991년 4월 박노해 시인이 검거된 데 이어 1992년 백태웅 당시 중앙상임위원장 등 40여명이 구속되면서 해체됐다. 비례대표 초선 의원으로 이렇다 할 존재감이 없던 은 시장은 2016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진행한 필리버스터에서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필리버스터는 다수당의 독주 등을 막기 위해 합법적 수단으로 의사 진행을 지연시키는 무제한 토론을 뜻한다. 당시 다수당이었던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이 발의한 테러방지법안이 국회 본회의에 직권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신부님(창설자 알로이시오 슈월츠 신부)께서 가난의 상징이라면서 수녀님에게 고무신을 신도록 했다. 하지만 수녀님은 그 고무신으로 우리 발바닥을 사정없이 후려쳤다.”(정경아‧가명) “외부 사람들이 오는 행사가 있으면 수녀님이 ‘집에 가서 계산하자’는 말을 자주 하곤 했다. 잘못한 애들을 기억해놨다가 시설로 돌아가서 때리는 것이다.”(김서희‧가명) “수녀님께 ‘한심하다’ ‘덜 떨어졌다’ ‘호구’ 같은 말을 매일 듣고 자랐다. 뭘 잘못한 것도 없는데 늘 수녀님 앞에서 무릎을 꿇고 빌었다.”(조두영‧가명) <일요시사>는 지난 10월 아동보육시설인 서울 꿈나무마을 아동학대 의혹에 대해 보도했다(<단독> 매질에 정신병원까지…천주교 산하 ‘꿈나무마을’ 아동학대 고발). 이후 서울 꿈나무마을(2020년 위탁 종료)과 부산 소년의집, 두 시설의 운영 주체인 재단법인 마리아수녀회에 대한 제보가 쏟아졌다. 엄마 수녀? <일요시사>는 대면, 전화, 이메일 등의 방법으로 제보자를 만났다. 4~5년 전 시설을 퇴소한 원생부터 이미 시설을 떠난 지 20여년이 흐른 졸업생까지 많은 제보자가 생전 처음 자신의 ‘집’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소년은 매일 새벽 신에게 기도했다. “하느님은 뭘 하고 계십니까. 저 좀 도와주십시오. 너무 힘듭니다.” 소년의 목소리는 어디에도 닿지 않았다. ‘엄마’를 자처한 수녀들은 소년의 아픔을 외면했다. “삼가면으로 가라”는 말과 함께 소년에게 주어진 건 버스표 한 장. 돌아오는 버스표는 없었다. 보육교사는 서준(가명)이 고속버스에 타고 나서야 몸을 돌렸다. 휴대폰 하나만 달랑 들고 나온 서준이는 자신이 어디에 내려야 하는지조차 몰랐다. 정차한 버스에 멍하니 있던 서준이에게 한 수녀가 다가왔다. 또 다른 차를 타고 한참 동안 다시 어딘가로 향했다. 도착했을 땐 앞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칠흑 같은 밤이었다. 버스 태워 일단 가라 서준이의 초등학생 시절은 끔찍한 기억으로 얼룩져 있다. 부산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1학년이 되기 전, 서울 꿈나무마을로 올라온 그는 보육교사로부터 가혹한 학대를 당했다. 공부를 못한다는 이유로, 문제를 풀지 못한다는 이유로 고문에 가까운 기합이 4~5시간씩 이어졌다. 보육교사는 화장실 바닥에 물을 뿌렸다. 서준이는 엉덩이를 45도 들고 손을 앞으로 나란히 한 채 맨발로 서 있어야 했다. 나란히 내민 팔 위엔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종로구 소재 프로젝트스페이스 미음(ㅁ)에서 권기수 작가의 개인전 ‘동구리 20년’을 준비했다. 올해는 권기수의 기호화된 인격체 동구리가 탄생한지 20주년 되는 해. 하얗고 동그란 얼굴에 언제나 미소 짓고 있는 동구리는 권기수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메인 캐릭터다. 권기수의 ‘동구리’는 무지개를 건너기도 하고 대나무에 매달려 있기도 하며, 빌딩 사이를 날아다니기도 한다. 화려한 색감과 유쾌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그의 작품은 문화상품으로도 다양하게 소비됐다. 동양의 정신 하지만 이번 전시에서 권기수는 동구리의 또 다른 모습을 들춰냈다. 천진난만하고 귀여운 평소 모습이 아닌 유쾌하지만 냉소적이고 거친 동구리가 관람객들과 만난다. 프로젝트스페이스 미음 관계자는 “20주년인 만큼 권기수가 동구리를 어떤 의미로 만들고 그려왔는지 그동안 숨겨왔던 그의 내면을 관람객에게 전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네오팝 아티스트로 알려진 권기수는 홍익대 동양화과를 졸업했다. 그의 작품은 장르와 형식적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화선지와 먹 대신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을 이용한 여백 없는 밝은 화면과 두꺼운 아웃라인, 평면성이 두드러진다. 하얗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나라의 녹을 먹는 사람들은 보통 정부의 성향에 따라 부침을 겪는다. 특히 검찰은 문재인정부 들어 크고 작은 일로 굴곡진 시간을 보냈다. 누군가는 영전을, 누군가는 좌천을, 인사 시기마다 검사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그때마다 뚜렷한 존재감을 뽐낸 이가 있다. 이성윤 서울고검장이다. 검찰은 문재인정부에서 ‘역대급’ 관심을 받았다. 검찰 인사,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의 대립 등 검찰 관련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나라가 들썩일 정도였다. 역대 정부를 통틀어 검찰이 이 정도로 화두에 오른 적은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꽃길에서 가시밭길 이성윤 서울고검장은 그중에서도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경희대 동문인 그는 이번 정부 들어 가장 심한 부침을 겪은 검사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힌다. 검찰 내 빅4로 불리는 요직 중 세 자리를 거칠 정도로 꽃길을 걷다 검찰총장 후보에서 탈락하면서 내리막을 향했다. 이 고검장은 1991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1994년 사법연수원 23기로 수료했다. 노무현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장으로 재직하면서 문 대통령(당시 민정수석비서관)을 보좌했다. 2014년 1월 차장검사로 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