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보다 더한 감사원 설레발 막전막후

양손 칼 들고 문 두드린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감사원이 연일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윤석열정부 들어 검찰과 함께 정치권, 언론의 주목을 한껏 받는 중이다. 정치적 중립성·표적 감사 등 <일요시사>가 감사원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짚어봤다.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된 문자메시지가 정국을 뒤흔들고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과 윤석열 대통령이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가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여당의 내홍이 급속화됐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이 송주범 전 서울시 부시장에게 서울시가 동교동 김대중(DJ) 전 대통령 사저를 매입해달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는 모습이 <일요시사>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독립기관
실제론?

지난 5일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의 휴대폰 화면이 통신사 <뉴스1> 카메라에 잡혔다. 사진으로 확인된 메시지 화면에는 “오늘 또 제대로 해명자료가 나갈 겁니다. 무식한 소리 말라는 취지입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유 사무총장이 보낸 메시지로 수신인은 ‘이관섭 수석’으로 돼있다.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으로 추정된다. 

문자 내용보다는 수신인과 발신인이 관심을 끌었다. 현직 감사원 사무총장과 대통령실 관계자가 개인적으로 소통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모습이 독립성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감사원은 대통령 직속 헌법기관이지만 대통령 간섭이 불가능한 독립기관이기 때문이다. 

당장 정치권이 반응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감사원이 감사하고 있는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등과 관련해 ‘기획 감사’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윤석열정권 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대통령 비서실과 감사원이 짜고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냥한 감사를 시도했고, 아직도 모의 중이라는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비판을 정치공세로 규정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감사원에 대한 민주당의 정치공세가 도를 넘고 있다”며 “감사원과 대통령실의 정상적인 업무를 정치공작으로 몰고 가고 있다”고 맞대응했다. 

감사원 대변인실은 “해당 문자메시지는 오늘 자 일부 언론에 보도된 ‘서해 감사가 절차 위반’이라는 기사에 대한 질의가 있어 사무총장이 해명자료가 나갈 것이라고 알려준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문자메시지 논란 또 터져
대통령실 관계자와 소통?

윤 대통령은 지난 6일, 용산 대통령실에 출근하면서 ‘유병호 사무총장의 문자가 감사원 독립과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감사원의 직무상 독립성은 철저한 감사를 위해 보장되는 장치기 때문에 거기에 굳이 그 정도 관여할 만큼의 시간적 여유도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문자메시지 논란은 감사원이 일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동안 감사원의 중립성 문제가 계속 불거졌던 상황에서 문자메시지가 공개돼 기름을 부었다는 분석이다. 지난 7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감사원이 대통령 국정 지원 기관이냐’고 묻는 질의에 최재해 감사원장이 “지원하는 기관”이라고 답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여기에 감사원의 표적 감사 논란이 꼬리표처럼 따라 붙고 있다. 문재인정부 관련 사건을 들여다보고 있는 윤석열정부의 행보에 감사원이 발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탈북 어민 강제북송 사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코로나19 백신 수급 지연, 대선 ‘소쿠리 투표’ 논란 등에 대해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부분 문정부에서 논란이 됐던 사안들이다.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은 2019년 11월 북한 선원 2명이 동료 16명을 살해하고 한국으로 넘어와 귀순 의사를 밝혔으나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강제추방된 사건이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합동조사를 조기에 강제 종료하고 귀순 의사를 밝힌 어민을 강제로 북송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출범 초부터
조짐 보였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은 얼어붙은 현 정국에 이른바 소스를 제공했다.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가 북한 측 서해상에서 표류 중 북한군에 의해 사살됐다. 문정부에서는 이씨가 월북했다고 발표했지만 윤정부 들어 결론이 번복됐다. 윤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이 사건에 관심을 보여왔다.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서면조사 통보도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서다. 감사원은 지난달 말 문 전 대통령에게 서면조사를 통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메일과 전화 등을 통해 서면조사에 응하라고 통보한 것이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통령은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며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30일 문 전 대통령께 감사원 서면조사 관련 보고를 드렸다”면서 반응을 전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감사원이 보낸 이메일을 반송했다. 서면조사에 응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드러낸 것이다.

감사원은 문 전 대통령을 서면조사하려던 계획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통령이 서면조사 통보에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한 만큼 다시 추진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 감사원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중간 감사 결과를 발표하는 방안을 거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감사 과정에서 발견한 위법 사항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감사 절차를 무시하는 등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논란도 불거졌다. 앞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감사 착수 당시 감사위원회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감사원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 감사를 진행했다는 입장이지만 의혹 제기는 계속됐다. 

민주당 이탄희 의원이 감사원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윤정부 출범(5월10일) 이후 8월까지 감사원 감사위원회의 정례·임시회의는 모두 12차례 열렸다. 감사원장이 의장을 맡고 6명의 감사위원으로 구성된 감사위원회는 감사원의 감사 정책, 주요 감사계획, 결산, 징계‧문책 처분 등을 의결한다. 

문재인정부
아킬레스건

감사원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감사에 나선다고 밝힌 것은 6월17일인데 직전 감사위원회 회의인 6월16일 회의에서 ‘학교시설 안전관리실태’ ‘순천시·광양시·임실군·구례군 정기감사’ 등 감사보고서 4건만 의결됐다. 이 대목에서 감사위원회 의결을 거치지 않고 감사에 돌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감사원은 “사전에 감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감사위 의결 이후 변경사항은 사무처에 위임하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문정부에서 임명된 이들이 기관장으로 있는 기관에 대한 감사도 추가됐다.

주로 여권 내에서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기관장들이다. 


대표적인 예로 국민권익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 등이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은 “국민의힘과 검찰, 감사원은 권익위원장 사퇴 압박을 위한 삼각편대 정치공작 시도를 당장 중단하라”고 밝혔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처리 과정에서 권익위측 유권해석을 요구하는 국민의힘, 곧바로 감사에 들어간 감사원, 유족 측 검찰 고발이 서로 연결돼 권익위원장 사퇴 압박에 이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감사원 관련 논란은 최 원장이 사무총장으로 유 사무총장을 임명‧제청했을 때부터 예견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 사무총장은 경제성 조작 논란이 불거진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관련 감사를 담당한 바 있다. 이후 지난 1월 비감사부서인 감사연구원장으로 인사 발령을 받았다. 

표적·정치감사 중립성 논란
‘실세’ 사무총장 그대로 간다?

감사원은 “2020년 10월 공공기관감사국장으로 근무할 당시에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감사를 통해 조직적인 감사증거 은폐 등 관계기관의 감사 방해에도 불구하고 결국 경제성이 졸속으로 평가돼 조기 폐쇄됐다는 사실을 밝혀 원칙주의자로서의 강직한 면모를 보여줬다”고 인사 배경을 밝혔다.

윤정부 출범 이후 단숨에 감사원 2인자가 된 유 사무총장은 문정부를 상대로 칼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8월 감사원의 ‘2022년 하반기 감사운영 계획’이 발표되면서 노골적인 표적 감사, 정치 감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당시 계획에는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통계청 가계동향 조사 관련 통계조작 논란 등이 포함됐다. 


유 사무총장은 “누가 시킨다고 뭘 하거나 하지 않는다”며 정치 감사, 표적 감사 논란을 일축했다. 지난 8월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감사원의 공정성과 관련한 질문에 “특정 감사 사항에 대해 외부적으로 너저분한 압력도 분명히 있었다”며 “지금 정부에서 압력은 받아본 적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윤정부가 검찰과 감사원을 ‘원투펀치’로 쓰고 있다고도 말한다. 감사원이 감사를 통해 위법사항을 밝혀낸 뒤 고발하면 검찰이 사건을 이어받아 수사하는 식이다. 과거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사건 당시 감사원의 감사 결과 발표 이후 검찰 수사가 진행됐다.

2020년 10월 감사원은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저평가됐다”는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당시 감사원장이 국민의힘 최재형 의원이었다. 이후 국민의힘은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당분간
시끌시끌?

표적 감사 논란에 이어 문자메시지 사건까지 불거지면서 감사원 관련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지난 6일 국감에서 “감사원은 대통령실이 지시한 모든 정치감사를 즉각 중단하길 바란다”며 “정권의 돌격대, 검찰 이중대로 전락한 감사원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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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올인’ 민주당 그림자

‘이재명 올인’ 민주당 그림자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4월부터 설설 끓던 ‘이재명 연임론’이 임계점에 도달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연임으로 잠재적 합의를 본 듯하다. 당의 앞날이 오직 한 사람에게 달려 있다. ‘이재명 몰빵’을 외친 채 운명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일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각종 현안을 띄우며 여론전에 나섰지만 그만큼 구설에 오르기도 하는 요즘이다.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둔 포석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여의도에서는 ‘어대이(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기류가 강하지만 정작 본인은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이 대표는 24일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당 대표직을 사임했지만, 연임 여부에 관해서는 “길지 않게 고민해서 저의 거취를 결정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모냐 도냐 민주당 의원은 저마다 이 대표 연임론에 군불을 때고 있다. 거대 야당을 맡을 적임자로 이 대표가 제격일뿐더러 민주당 내 마땅한 후보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이 대표의 연임에 대해 “당연하다”며 “지난 총선서 국민은 민주당에 압도적인 승리를 안겨줌으로써(이 대표가) 리더십의 재신임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도 말씀하셨지만 정치인은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며 “민주당은 절체절명의 정권 교체에 있는데(이 대표는) 지난 2년 동안 차기 대통령 후보 여론조사에서 1등을 뺏겨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이 대표를 두고 “윤석열정부에 대항해 싸울 수 있는 적임자”라며 연임에 힘을 실었다. 장 최고위원은 라디오를 통해 “본인 개인적으로는 힘드시겠지만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국민이 바라는 건 물러터진 민주당이 아니라 강한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이 대표께서 연임을 결단 내리고 출마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길지 않은 시간 내에 고민을 정리하시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민주당이 당헌·당규 개정안을 손질하면서 이 대표의 연임도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지난 17일 제4차 중앙위원회의를 열고 ‘당 대표 사퇴 시한에 예외를 두는 당헌 개정안’을 최종 의결했다. 민주당 당헌 25조2항에 따르면 당 대표나 최고위원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선거 1년 전 직을 사퇴해야 한다. 해당 조항은 그대로 두되 ‘특별하고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는 당무위원회 의결로 시한을 달리하는 규정을 신설한 게 이번 개정안의 핵심이다. 중앙위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투표가 진행됐으며 참여자 501명 중 422명인 84.23%가 찬성했다. 반대는 15.77%로 79명이었다. 개정되기 전 당헌을 따를 경우 이 대표는 오는 8월 전당대회를 통해 연임에 성공해도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2026년 3월에 사퇴해야 한다. 하지만 신설 조항이 개정되면서 같은 해 6월 치러질 지방선거에도 공천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전당대회 앞두고 멍석 깔았다 당헌·당규 이어 러닝메이트도 국민의힘이 “이재명을 위한 1인 지배정당”이라고 비판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날 토론회서 민주당 강득구 수석사무부총장은 “비상 상황이 생길 때(개정을) 하면 되는 게 아니냐고 하는데 그때 수정하면 정치적 목적으로 ‘셀프 개정’했다는 오해를 받을 염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대표나 최고위원이 우리 당의 유력 대선후보인데 정해진 일정이 아닌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발생해 대선에 나갈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 어떡할지 고민이 있었다”며 “개정이 필요하다는 차원서 절박한 마음으로 개정안을 만들었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로 된 분위기 속에서 2기 지도부에 함께할 의원들도 자천타천 거론된다. 새로운 수석 최고위원이자 이 대표의 러닝메이트로는 4선인 같은 당 김민석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김 의원은 지난 총선서 선대위 종합상황실장 등을 역임하면서 이 대표와 긴밀히 소통해 온 인물이다. 선수가 높아 캠프의 핵심 역할을 맡을 가능성도 크다. 이 밖에도 최고위원 후보군으로 전현희·이언주·민형배·한준호·강선우 의원이 물망에 올랐다. 원외에서는 전봉주 전 의원과 김지호 상근부대변인이 이름을 올렸다. 이 대표도 각종 현안을 띄우며 부지런히 발을 맞췄다. 최근에는 주4일제와 단통법 폐지를 주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여론 주도권 쥐기에 나섰다. 지난 총선 때 공약으로 내건 ‘25만원 지원금’에 이은 민생 이슈로 다가오는 전당대회를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19일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주 4일제는 피할 수 없는 세계적 추세”라며 “거꾸로 가는 노동 시계를 바로 잡고 일과 삶의 균형을 통한 제도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대통령실의 “근로 다양성을 고려해서 주 52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을 지적하는 동시에 맞대응할 카드를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의욕이 지나쳤나? 이날 이 대표는 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동통신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인 단통법을 신속하게 폐지하겠다고도 밝혔다. 박근혜정부 시절 시행돼 10년이 넘게 이어지고 있지만 통신비 절감 효과는커녕 부작용만 양산했다는 점에서다. 이 대표는 이런 점을 꼬집으며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지난 1월 민생토론회서 단통법 폐지를 약속했다. 그런데 벌써 반년 동안 변한 게 없다”며 “단통법 폐지에 대해 정부여당도 말만 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협조해서 우리 국민의 통신비 부담이 저감될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 대표는 민주당의 아버지”라는 찬사가 나오기도 했다. 새롭게 최고위원회의에 합류하게 된 강민구 최고위원은 “아버님이 지난주 소천하셨다. 아버님은 평생 이발사를 하며 자식을 무척이나 아껴주신 큰 기둥이었다”며 “소천 소식에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당원들의 응원이 큰 도움이 됐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아버지는 이 대표”라며 “국민의힘이 영남당이 된 지금 민주당의 동진 전략이 계속돼야 한다. 집안의 큰 어르신으로서 이 대표가 총선 직후부터 영남 민주당의 발전과 전진에 계속 관심을 가져주셨다”고 덧붙였다. 해당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에게 충성 경쟁을 하기 위한 ‘낯 뜨거운 찬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국민의힘은 저마다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 최고위원의 발언! 막장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라고 비난했다. 같은 당 김장겸 의원도 “잠시 조선노동당 얘기인 줄 착각했다”며 “우상화가 시작됐나요?”라고 비꼬았다. 새로운미래 최성 수석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재명 1인 절대권을 지닌 친정 체제’가 확고히 뿌리내리는 장면”이라며 “이재명이 민주당의 아버지면 ‘법카 횡령’으로 재판을 받는 김혜경 여사는 머지 않아 ‘민주당의 어머니’로 칭송받는 날이 올 수도 있겠다”고 직격했다. ‘민주당의 아버지’ 논란이 불거지자 강 의원은 SNS를 통해 “깊은 인사는 영남 남인의 예법”이라고 설명했지만 비판은 쉬이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이 대표의 연임은 ‘양날의 검’이라고 표현했다. 특유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민주당을 질서정연하게 이끌겠지만, 앞으로 민주당이 하는 모든 행동이 이 대표를 지키기 위한 방탄으로 비춰질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민주당이 꾸리고 있는 지도 체제 목적은 뚜렷하다. 이 대표를 사법 리스크로부터 구해내는 게 당의 목표가 되다 보니 자꾸 무리수가 생긴다”며 “옆에서 함께 뛰는 동료들이 눈치를 못 채겠나. 그래도 크게 목소리를 내기는 어려우니 ‘민주당이 모든 걸 쟁취하겠다’는 여론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말했다. 방탄 색안경 언제쯤 벗나 민주당이 11개 상임위를 선점하고 각종 법안을 발의하자 국민의힘은 ‘의회 독주’로 규정하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던 날 국회서 기자들과 만나 “상식에도 맞지 않고 국회법에도 맞지 않고 관례에도 맞지 않는 상임위 배분안”이라고 비판했다.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질주하는 민주당의 모든 행동이 기승전 이 대표를 살리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지난 7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1심서 징역 9년6개월을 선고받자 민주당이 본격적으로 이 대표 지키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여권의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법제사법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를 차지하고 강경파 의원을 위원장으로 앉힌 것 역시 이 대표를 사법 리스크로부터 방어하기 위함이라고 해석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발의한 ‘대북송금 특검법’ ‘수사기관 무고죄’ 등도 모두 이 대표 방탄을 위한 맞춤형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이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인 방송 4법을 국회 상임위원회(과방위)서 단독으로 처리한 것 또한 이 대표가 언론을 개인 방송으로 사유화하기 위한 절차라고 맹비난했다. 방송 4법은 지난 21대 국회서 윤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법안 중 하나다. 기존 방송 3법에 방송통신위원회의 의결 정족수를 4인 이상으로 하는 내용을 더해 22대 국회서 재발의한 것이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표가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을 보도한 언론은 ‘애완견’으로 비난하면서 언론을 사실상 이 대표의 개인 방송으로 사유화하고 장악하겠다는 속셈”이라며 “국회는 이 대표의 방탄 로펌이 아니며 공영방송이 이 대표의 개인 방송으로 전락해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 대표가 자신의 대북송금 의혹 수사 관련 보도를 한 일부 언론을 ‘검찰의 애완견’으로 표현한 게 논란이 되자 일부러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안 의원은 “날치기로 통과시킨 방송3법은 공영방송 이사진 대부분을 친민주당·친민주노총 성향 단체들이 추천하겠다는 개악법”이라며 “‘이재명 민주당’이 무리수를 두는 이유는 뻔하다. 방탄 언론으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벗어나려는 처절한 몸부림”이라고 강조했다. 말 한마디도 ‘방탄’ 직결 “연임은 당이 쥘 양날의 검”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 대표를 향해 “여의도 동탁이 등장했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SNS를 통해 “‘이재명 1극 체제’는 우리로서 전혀 나쁘지 않다. 동탁 체제가 아무리 공고해 본들 그건 20% 남짓한 극성 좌파들 집단의 지지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 시장은 “민주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어버이 수령 체제’로 치닫는 민주당을 보면서 나는 새로운 희망을 본다”며 “민주사회서 최종 승리는 결국 다자 경쟁구도서 나온다. 노무현 대통령의 탄생이 그걸 증명해 준다”고 덧붙였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이 대표가 연임하면 지방선거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다양성이 줄어든다”며 “민주당을 이끌 새로운 인물,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는 인물은 민주당 내에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도나도 이 대표를 추대하는 분위기로 몰려 선뜻 목소리를 못 내고 있을 뿐”이라며 “결국 국민의 피로감만 쌓이는 전당대회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민주당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모양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누가 당 대표가 되든 민주당이 크게 달라질 것은 없지만, 이재명이라는 대선후보의 입장서 보면 너무 많은(당의) 리스크를 안고 가는 선택 아닐까”라고 우려를 표했다. 고 최고위원은 ‘리스크를 떠안고 갈 우려가 너무 크다’ ‘목표를 대권에 잡아야지 당권에 둬서는 안 된다’ 등의 이유로 이낙연 전 대표의 출마를 반대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은 당권을 갖고 갔다. 그리고 리스크를 다 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흘러갔다”며 “그게 다시 반복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어서 대권과 당권을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리스크 확성기 야권의 한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어떤 집단이 일극체제로 굴러가는 건 누군가의 뛰어난 리더십이 발휘됐다는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이 대표는 사법 리스크로 꽁꽁 묶여 있다. 거대한 무리서 혼자 톡 튀어나온 이 대표는 국민의힘의 타깃이 되기 딱 좋은 위치”라고 우려를 표했다. 모든 시선이 이 대표에게 쏠려 있으니 국민의힘이 작은 오점 하나까지 꼬투리를 잡아 늘어질 게 뻔하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이 대표 한 명만 쓰러뜨리면 끝나는 게임이 될 수도 있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보수진영에서는 후보군이 제법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면서도 “전당대회뿐만이 아니라 대선에 등장할 잠룡도 많은데 민주당은 ‘오직 이재명’만 외치면서 다음 대책도 없이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여기서 변화구가? 5선인 민주당 이인영 의원의 당권 도전 가능성이 8월 전당대회 변수로 떠올랐다. 잔뼈가 굵은 한 야권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나 “국회의장 선거서 우원식 의원이 추미애 의원을 꺾었다. 이인영 의원도 우 의원과 같은 GT계(김근태계) 사람”이라며 “우원식 의원을 의장으로 만들었으니 이 의원의 출마는 ‘못 먹어도 고’ 아니겠느냐”고 귀띔했다. 다만 “이 대표 추대론으로 분위기가 맞춰지고 있어 이 의원의 도전이 계파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며 “고심이 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해 이 의원은 이렇다 할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