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보다 더한 감사원 설레발 막전막후

양손 칼 들고 문 두드린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감사원이 연일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윤석열정부 들어 검찰과 함께 정치권, 언론의 주목을 한껏 받는 중이다. 정치적 중립성·표적 감사 등 <일요시사>가 감사원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짚어봤다.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된 문자메시지가 정국을 뒤흔들고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과 윤석열 대통령이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가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여당의 내홍이 급속화됐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이 송주범 전 서울시 부시장에게 서울시가 동교동 김대중(DJ) 전 대통령 사저를 매입해달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는 모습이 <일요시사>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독립기관
실제론?

지난 5일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의 휴대폰 화면이 통신사 <뉴스1> 카메라에 잡혔다. 사진으로 확인된 메시지 화면에는 “오늘 또 제대로 해명자료가 나갈 겁니다. 무식한 소리 말라는 취지입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유 사무총장이 보낸 메시지로 수신인은 ‘이관섭 수석’으로 돼있다.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으로 추정된다. 

문자 내용보다는 수신인과 발신인이 관심을 끌었다. 현직 감사원 사무총장과 대통령실 관계자가 개인적으로 소통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모습이 독립성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감사원은 대통령 직속 헌법기관이지만 대통령 간섭이 불가능한 독립기관이기 때문이다. 

당장 정치권이 반응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감사원이 감사하고 있는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등과 관련해 ‘기획 감사’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윤석열정권 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대통령 비서실과 감사원이 짜고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냥한 감사를 시도했고, 아직도 모의 중이라는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비판을 정치공세로 규정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감사원에 대한 민주당의 정치공세가 도를 넘고 있다”며 “감사원과 대통령실의 정상적인 업무를 정치공작으로 몰고 가고 있다”고 맞대응했다. 

감사원 대변인실은 “해당 문자메시지는 오늘 자 일부 언론에 보도된 ‘서해 감사가 절차 위반’이라는 기사에 대한 질의가 있어 사무총장이 해명자료가 나갈 것이라고 알려준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문자메시지 논란 또 터져
대통령실 관계자와 소통?

윤 대통령은 지난 6일, 용산 대통령실에 출근하면서 ‘유병호 사무총장의 문자가 감사원 독립과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감사원의 직무상 독립성은 철저한 감사를 위해 보장되는 장치기 때문에 거기에 굳이 그 정도 관여할 만큼의 시간적 여유도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문자메시지 논란은 감사원이 일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동안 감사원의 중립성 문제가 계속 불거졌던 상황에서 문자메시지가 공개돼 기름을 부었다는 분석이다. 지난 7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감사원이 대통령 국정 지원 기관이냐’고 묻는 질의에 최재해 감사원장이 “지원하는 기관”이라고 답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여기에 감사원의 표적 감사 논란이 꼬리표처럼 따라 붙고 있다. 문재인정부 관련 사건을 들여다보고 있는 윤석열정부의 행보에 감사원이 발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탈북 어민 강제북송 사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코로나19 백신 수급 지연, 대선 ‘소쿠리 투표’ 논란 등에 대해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부분 문정부에서 논란이 됐던 사안들이다.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은 2019년 11월 북한 선원 2명이 동료 16명을 살해하고 한국으로 넘어와 귀순 의사를 밝혔으나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강제추방된 사건이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합동조사를 조기에 강제 종료하고 귀순 의사를 밝힌 어민을 강제로 북송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출범 초부터
조짐 보였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은 얼어붙은 현 정국에 이른바 소스를 제공했다.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가 북한 측 서해상에서 표류 중 북한군에 의해 사살됐다. 문정부에서는 이씨가 월북했다고 발표했지만 윤정부 들어 결론이 번복됐다. 윤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이 사건에 관심을 보여왔다.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서면조사 통보도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서다. 감사원은 지난달 말 문 전 대통령에게 서면조사를 통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메일과 전화 등을 통해 서면조사에 응하라고 통보한 것이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통령은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며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30일 문 전 대통령께 감사원 서면조사 관련 보고를 드렸다”면서 반응을 전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감사원이 보낸 이메일을 반송했다. 서면조사에 응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드러낸 것이다.

감사원은 문 전 대통령을 서면조사하려던 계획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통령이 서면조사 통보에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한 만큼 다시 추진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 감사원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중간 감사 결과를 발표하는 방안을 거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감사 과정에서 발견한 위법 사항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감사 절차를 무시하는 등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논란도 불거졌다. 앞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감사 착수 당시 감사위원회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감사원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 감사를 진행했다는 입장이지만 의혹 제기는 계속됐다. 

민주당 이탄희 의원이 감사원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윤정부 출범(5월10일) 이후 8월까지 감사원 감사위원회의 정례·임시회의는 모두 12차례 열렸다. 감사원장이 의장을 맡고 6명의 감사위원으로 구성된 감사위원회는 감사원의 감사 정책, 주요 감사계획, 결산, 징계‧문책 처분 등을 의결한다. 

문재인정부
아킬레스건

감사원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감사에 나선다고 밝힌 것은 6월17일인데 직전 감사위원회 회의인 6월16일 회의에서 ‘학교시설 안전관리실태’ ‘순천시·광양시·임실군·구례군 정기감사’ 등 감사보고서 4건만 의결됐다. 이 대목에서 감사위원회 의결을 거치지 않고 감사에 돌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감사원은 “사전에 감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감사위 의결 이후 변경사항은 사무처에 위임하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문정부에서 임명된 이들이 기관장으로 있는 기관에 대한 감사도 추가됐다.

주로 여권 내에서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기관장들이다. 

대표적인 예로 국민권익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 등이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은 “국민의힘과 검찰, 감사원은 권익위원장 사퇴 압박을 위한 삼각편대 정치공작 시도를 당장 중단하라”고 밝혔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처리 과정에서 권익위측 유권해석을 요구하는 국민의힘, 곧바로 감사에 들어간 감사원, 유족 측 검찰 고발이 서로 연결돼 권익위원장 사퇴 압박에 이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감사원 관련 논란은 최 원장이 사무총장으로 유 사무총장을 임명‧제청했을 때부터 예견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 사무총장은 경제성 조작 논란이 불거진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관련 감사를 담당한 바 있다. 이후 지난 1월 비감사부서인 감사연구원장으로 인사 발령을 받았다. 

표적·정치감사 중립성 논란
‘실세’ 사무총장 그대로 간다?

감사원은 “2020년 10월 공공기관감사국장으로 근무할 당시에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감사를 통해 조직적인 감사증거 은폐 등 관계기관의 감사 방해에도 불구하고 결국 경제성이 졸속으로 평가돼 조기 폐쇄됐다는 사실을 밝혀 원칙주의자로서의 강직한 면모를 보여줬다”고 인사 배경을 밝혔다.

윤정부 출범 이후 단숨에 감사원 2인자가 된 유 사무총장은 문정부를 상대로 칼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8월 감사원의 ‘2022년 하반기 감사운영 계획’이 발표되면서 노골적인 표적 감사, 정치 감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당시 계획에는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통계청 가계동향 조사 관련 통계조작 논란 등이 포함됐다. 

유 사무총장은 “누가 시킨다고 뭘 하거나 하지 않는다”며 정치 감사, 표적 감사 논란을 일축했다. 지난 8월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감사원의 공정성과 관련한 질문에 “특정 감사 사항에 대해 외부적으로 너저분한 압력도 분명히 있었다”며 “지금 정부에서 압력은 받아본 적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윤정부가 검찰과 감사원을 ‘원투펀치’로 쓰고 있다고도 말한다. 감사원이 감사를 통해 위법사항을 밝혀낸 뒤 고발하면 검찰이 사건을 이어받아 수사하는 식이다. 과거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사건 당시 감사원의 감사 결과 발표 이후 검찰 수사가 진행됐다.

2020년 10월 감사원은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저평가됐다”는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당시 감사원장이 국민의힘 최재형 의원이었다. 이후 국민의힘은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당분간
시끌시끌?

표적 감사 논란에 이어 문자메시지 사건까지 불거지면서 감사원 관련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지난 6일 국감에서 “감사원은 대통령실이 지시한 모든 정치감사를 즉각 중단하길 바란다”며 “정권의 돌격대, 검찰 이중대로 전락한 감사원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jsjang@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떠나더라도 자신이 모집·관리해 온 고객의 보험계약을 함께 옮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이른바 ‘포괄양수도’. 한 대형 보험대리점 산하 조직이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퇴사 시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했다. “나가도 기존 계약을 가져갈 수 있다”는 약속은 실제로 지켜질 수 있었을까.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옮길 때 자신이 기존 회사에서 모집·관리하던 보험계약을 새 소속에서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넘겨받는 것을 업계에서는 흔히 ‘포괄양수도’라고 부른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이직 이후에도 기존 고객을 계속 관리할 수 있고, 계약 유지에 따라 발생하는 수수료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어 소속을 옮길 때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양수도 약속 실행 미지수 다만 보험계약 자체가 설계사의 소유물인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의 당사자는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이고, 보험설계사는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계약 체결을 중개한 대가로 보험사나 법조인보험대리점(GA)으로부터 약정된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따라서 설계사가 자신이 모집한 계약에 대해 법적인 ‘소유권’을 갖고 있어 회사를 옮길 때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한 설계사가 한 법인보험대리점에서 근무하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을 모집했다고 가정해 보자. 설계사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보험대리점으로 옮긴다고 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이 자동으로 설계사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 자체는 기존 보험사와 고객 사이에 그대로 유지되고, 설계사가 퇴사하면 기존 회사가 해당 계약을 관리하거나 다른 설계사를 담당자로 지정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회사와 설계사 사이에 계약 이관에 대한 합의가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설계사가 새 보험대리점으로 이동한 뒤에도 자신이 모집했던 계약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기존 회사에서 새 회사로 관리관계를 옮기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신규 보험대리점 간 협의와 수수료 정산, 보험사 전산상 담당자 변경 등 실무적인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같은 계약 이관을 보험업법 등이 일률적으로 보장하거나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보험설계사의 이직에 따른 계약 이관을 직접 규율하는 법령이 없어, 실제로 계약을 넘겨줄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보험대리점과 설계사 사이의 계약이나 합의에 따라 결정되는 영역으로 해석된다. 설계사 영입 ‘계약 이관’ 약정 본사는 양수도 불허…엇갈린 방침 이 때문에 보험대리점이 설계사를 영입할 당시 “향후 다른 회사로 옮기더라도 기존 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 해당 약정이 중요해진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인카금융서비스 내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은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향후 퇴사할 경우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을 약정서에 담았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인카금융서비스(주) 사업단 부속 약정서’에는 인카다이렉트 사업단과 설계사 김모씨 사이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적혀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퇴사 이후의 계약 처리 방식이다. 약정서에는 “조직의 이동(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의 양수도 조건으로 원활한 계약 이관 조치한다”고 명시돼있다. 설계사가 향후 조직을 떠나더라도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계약 이관뿐 아니라 퇴사 이후 남아 있는 수수료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약정서에는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미정산 잔여 유지수수료는 월지급 또는 퇴사 시점부터 1년이 되는 시점에 정산해 지급한다”고 적혀 있다. 영입 당시 지급 수수료율과 일부 시책 등 구체적인 보상 조건도 함께 약정됐다. 앞서 작성된 또 다른 부속 약정서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확인된다. 해당 문서 역시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양수도 조건으로 이관하고, 남은 유지 수수료를 별도로 정산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약정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설계사에게 계약 이관을 약속한 주체는 인카금융서비스 본사가 아니라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다. 인카다이렉트는 인카금융서비스 내에 편입된 영업 조직이다. 기존 다이렉트119가 인카금융서비스에 합병되면서 인카다이렉트라는 조직으로 편입됐고, 그 아래 다시 사업단과 본부 등 영업 조직이 구성돼있다. 계약 옮겨도 정산은 별개 앞서 김씨와 부속 약정을 체결한 사업단 역시 이 같은 인카다이렉트 산하 조직 중 하나다.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체결한 이 같은 약정이 인카금융서비스 본사의 방침과 맞아떨어졌느냐다. 인카금융서비스 본사는 지난 2024년 소속 조직에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방침을 전달했다. 김씨는 이후 본사의 방침과 자신이 체결한 약정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본사에서는 안 된다고 하는 포괄양수도를 사업단이 어떻게 약정할 수 있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본사가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면, 사업단이 설계사에게 향후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정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인 셈이다. 사업단 자체 판단만으로 계약 이관을 약속할 수 있었는지, 아니면 인카다이렉트나 인카금융서비스 차원의 권한이나 승인이 전제돼있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약정서에 ‘계약을 이관한다’고 적었다고 해서 실제 포괄양수도가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기존 소속 회사와 새로 옮길 회사, 보험사 등 여러 주체의 협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한 설계사가 A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B 대리점으로 옮기면서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함께 가져가려 한다면, 우선 기존 GA가 해당 계약을 내보내는 데 협조해야 하고, 새 GA 역시 이를 받아 관리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이후 실제 보험계약을 보유한 보험사 전산에서도 담당 조직이나 설계사 변경 등 필요한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근저당 걸고 3년 만 이관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돈 문제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계약 체결 시점에 모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지 기간에 따라 나눠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자체 재원으로 일부 수수료를 먼저 지급했거나 정착 지원금·시상금 등을 지급했다면, 퇴사 시 이를 어떻게 정산할지를 두고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가 다른 GA로 옮기는 과정에서 기존 소속 회사가 계약 이관에 협조하지 않아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반복돼 왔다. 계약 이관 여부를 일률적으로 정한 법적 기준이 없는 만큼, 기존 GA가 계약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판단할 경우 설계사가 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기존 GA 입장에서도 계약이 빠져나가면 향후 해당 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등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설계사의 이직과 함께 기존 고객 계약까지 다른 회사로 넘어갈 경우, 회사가 관리하던 계약과 수익 기반을 함께 내주는 셈이어서 계약 이관에 소극적일 유인이 있다는 설명이다.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 진행은 쉽지만은 않다. 계약의 관리만 넘겨주는지, 남은 수수료까지 함께 정산하는지, 기존에 지급된 지원금이나 시상금에 환수 조건이 붙는지 등에 따라 설계사가 체감하는 조건은 크게 달라진다. 인카다이렉트 측 관리자들은 이와 관련해 포괄양수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난 8월 김씨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한 관리자는 “인카다이렉트 양수도 100% 된다”며 “W금융이 대표적이고, 개인이든 지점이든 자신들이 계속분을 받기 위해 안 한 거지 원하는 분들 다 해드렸다”고 말했다. 이들의 설명대로라면 포괄양수도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는 회사가 이를 거부해서가 아니라, 설계사나 조직이 기존 계약에서 계속 발생하는 수수료를 받기 위해 스스로 계약 이관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라는 취지다. ‘100% 가능’ 철석같은 약속 실제 이관까지 절차 수두룩 하지만 <일요시사>가 확인한 W금융 측 설명은 달랐다. W금융 대표는 DM(다이렉트 메시지)에서 “포괄양수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내가 과거 인카 측에서 해촉된 뒤 곧바로 포괄양수도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카다이렉트 측 설명처럼 퇴사와 동시에 기존 계약과 관련 권리가 한꺼번에 넘어온 것이 아니라, 해촉 이후 약 3년이 지나서야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받았다는 것이다. 대표는 계약을 넘겨받는 과정에서도 별도의 조건이 뒤따랐다고 주장했다. 계약 이관 과정에서 근저당 설정 등의 부담이 있었고, 기존 계약에서 발생하는 유지 수수료 역시 충분히 정산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계약 이관을 어디까지 ‘포괄양수도’로 볼 것인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퇴사 이후 기존 계약 일부 또는 전부가 다른 회사로 이관됐다고 하더라도, 영입 당시 약속한 조건에 따라 즉시 계약과 잔여 수수료 등이 함께 이전된 것인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별도의 협의와 조건을 거쳐 이관된 것인지는 성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포괄양수도 사례로 W금융을 언급한 경위에 대해 당시 김씨와 대화를 나눴던 사업단 관리자에게도 확인을 요청했다. 해당 관리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회사에서 전해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자신이 포괄양수도 가능 여부나 과거 사례를 직접 확인해 안내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후 A씨는 인카다이렉트를 떠나 같은 인카금융서비스 내 다른 조직으로 소속을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포괄양수도 약정과 실제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를 SNS에 제기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인카다이렉트 측은 A씨의 게시물 등을 문제 삼았고, 결국 A씨는 ‘허위 사실 유포 및 회사 평판 리스크’ 등을 이유로 해촉 통보를 받은 상태다. 결국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설계사들에게 약정한 포괄양수도가 실제 100% 가능한 조건이었는지다. 또 본사의 방침과는 달리 ‘포괄양수도’에 대해 사업단이 자체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도 쟁점이다. 방침 따로 약정 따로 인카다이렉트 측은 현재 회사 내부 규정상 설계사 퇴사에 따른 타사 계약 이관과 잔여 수수료 등을 일괄 이전하는 포괄양수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가 직접 요청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개별 계약 이관을 허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하 사업단에서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거나 별도 약정을 체결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만약 그렇게 했다면 사업단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잘못된 안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내부 조사와 필요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