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보다 더한 감사원 설레발 막전막후

양손 칼 들고 문 두드린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감사원이 연일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윤석열정부 들어 검찰과 함께 정치권, 언론의 주목을 한껏 받는 중이다. 정치적 중립성·표적 감사 등 <일요시사>가 감사원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짚어봤다.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된 문자메시지가 정국을 뒤흔들고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과 윤석열 대통령이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가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여당의 내홍이 급속화됐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이 송주범 전 서울시 부시장에게 서울시가 동교동 김대중(DJ) 전 대통령 사저를 매입해달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는 모습이 <일요시사>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독립기관
실제론?

지난 5일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의 휴대폰 화면이 통신사 <뉴스1> 카메라에 잡혔다. 사진으로 확인된 메시지 화면에는 “오늘 또 제대로 해명자료가 나갈 겁니다. 무식한 소리 말라는 취지입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유 사무총장이 보낸 메시지로 수신인은 ‘이관섭 수석’으로 돼있다.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으로 추정된다. 

문자 내용보다는 수신인과 발신인이 관심을 끌었다. 현직 감사원 사무총장과 대통령실 관계자가 개인적으로 소통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모습이 독립성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감사원은 대통령 직속 헌법기관이지만 대통령 간섭이 불가능한 독립기관이기 때문이다. 

당장 정치권이 반응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감사원이 감사하고 있는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등과 관련해 ‘기획 감사’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윤석열정권 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대통령 비서실과 감사원이 짜고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냥한 감사를 시도했고, 아직도 모의 중이라는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비판을 정치공세로 규정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감사원에 대한 민주당의 정치공세가 도를 넘고 있다”며 “감사원과 대통령실의 정상적인 업무를 정치공작으로 몰고 가고 있다”고 맞대응했다. 

감사원 대변인실은 “해당 문자메시지는 오늘 자 일부 언론에 보도된 ‘서해 감사가 절차 위반’이라는 기사에 대한 질의가 있어 사무총장이 해명자료가 나갈 것이라고 알려준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문자메시지 논란 또 터져
대통령실 관계자와 소통?

윤 대통령은 지난 6일, 용산 대통령실에 출근하면서 ‘유병호 사무총장의 문자가 감사원 독립과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감사원의 직무상 독립성은 철저한 감사를 위해 보장되는 장치기 때문에 거기에 굳이 그 정도 관여할 만큼의 시간적 여유도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문자메시지 논란은 감사원이 일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동안 감사원의 중립성 문제가 계속 불거졌던 상황에서 문자메시지가 공개돼 기름을 부었다는 분석이다. 지난 7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감사원이 대통령 국정 지원 기관이냐’고 묻는 질의에 최재해 감사원장이 “지원하는 기관”이라고 답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여기에 감사원의 표적 감사 논란이 꼬리표처럼 따라 붙고 있다. 문재인정부 관련 사건을 들여다보고 있는 윤석열정부의 행보에 감사원이 발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탈북 어민 강제북송 사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코로나19 백신 수급 지연, 대선 ‘소쿠리 투표’ 논란 등에 대해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부분 문정부에서 논란이 됐던 사안들이다.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은 2019년 11월 북한 선원 2명이 동료 16명을 살해하고 한국으로 넘어와 귀순 의사를 밝혔으나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강제추방된 사건이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합동조사를 조기에 강제 종료하고 귀순 의사를 밝힌 어민을 강제로 북송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출범 초부터
조짐 보였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은 얼어붙은 현 정국에 이른바 소스를 제공했다.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가 북한 측 서해상에서 표류 중 북한군에 의해 사살됐다. 문정부에서는 이씨가 월북했다고 발표했지만 윤정부 들어 결론이 번복됐다. 윤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이 사건에 관심을 보여왔다.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서면조사 통보도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서다. 감사원은 지난달 말 문 전 대통령에게 서면조사를 통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메일과 전화 등을 통해 서면조사에 응하라고 통보한 것이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통령은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며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30일 문 전 대통령께 감사원 서면조사 관련 보고를 드렸다”면서 반응을 전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감사원이 보낸 이메일을 반송했다. 서면조사에 응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드러낸 것이다.

감사원은 문 전 대통령을 서면조사하려던 계획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통령이 서면조사 통보에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한 만큼 다시 추진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 감사원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중간 감사 결과를 발표하는 방안을 거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감사 과정에서 발견한 위법 사항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감사 절차를 무시하는 등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논란도 불거졌다. 앞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감사 착수 당시 감사위원회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감사원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 감사를 진행했다는 입장이지만 의혹 제기는 계속됐다. 

민주당 이탄희 의원이 감사원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윤정부 출범(5월10일) 이후 8월까지 감사원 감사위원회의 정례·임시회의는 모두 12차례 열렸다. 감사원장이 의장을 맡고 6명의 감사위원으로 구성된 감사위원회는 감사원의 감사 정책, 주요 감사계획, 결산, 징계‧문책 처분 등을 의결한다. 

문재인정부
아킬레스건

감사원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감사에 나선다고 밝힌 것은 6월17일인데 직전 감사위원회 회의인 6월16일 회의에서 ‘학교시설 안전관리실태’ ‘순천시·광양시·임실군·구례군 정기감사’ 등 감사보고서 4건만 의결됐다. 이 대목에서 감사위원회 의결을 거치지 않고 감사에 돌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감사원은 “사전에 감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감사위 의결 이후 변경사항은 사무처에 위임하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문정부에서 임명된 이들이 기관장으로 있는 기관에 대한 감사도 추가됐다.

주로 여권 내에서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기관장들이다. 

대표적인 예로 국민권익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 등이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은 “국민의힘과 검찰, 감사원은 권익위원장 사퇴 압박을 위한 삼각편대 정치공작 시도를 당장 중단하라”고 밝혔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처리 과정에서 권익위측 유권해석을 요구하는 국민의힘, 곧바로 감사에 들어간 감사원, 유족 측 검찰 고발이 서로 연결돼 권익위원장 사퇴 압박에 이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감사원 관련 논란은 최 원장이 사무총장으로 유 사무총장을 임명‧제청했을 때부터 예견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 사무총장은 경제성 조작 논란이 불거진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관련 감사를 담당한 바 있다. 이후 지난 1월 비감사부서인 감사연구원장으로 인사 발령을 받았다. 

표적·정치감사 중립성 논란
‘실세’ 사무총장 그대로 간다?

감사원은 “2020년 10월 공공기관감사국장으로 근무할 당시에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감사를 통해 조직적인 감사증거 은폐 등 관계기관의 감사 방해에도 불구하고 결국 경제성이 졸속으로 평가돼 조기 폐쇄됐다는 사실을 밝혀 원칙주의자로서의 강직한 면모를 보여줬다”고 인사 배경을 밝혔다.

윤정부 출범 이후 단숨에 감사원 2인자가 된 유 사무총장은 문정부를 상대로 칼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8월 감사원의 ‘2022년 하반기 감사운영 계획’이 발표되면서 노골적인 표적 감사, 정치 감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당시 계획에는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통계청 가계동향 조사 관련 통계조작 논란 등이 포함됐다. 

유 사무총장은 “누가 시킨다고 뭘 하거나 하지 않는다”며 정치 감사, 표적 감사 논란을 일축했다. 지난 8월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감사원의 공정성과 관련한 질문에 “특정 감사 사항에 대해 외부적으로 너저분한 압력도 분명히 있었다”며 “지금 정부에서 압력은 받아본 적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윤정부가 검찰과 감사원을 ‘원투펀치’로 쓰고 있다고도 말한다. 감사원이 감사를 통해 위법사항을 밝혀낸 뒤 고발하면 검찰이 사건을 이어받아 수사하는 식이다. 과거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사건 당시 감사원의 감사 결과 발표 이후 검찰 수사가 진행됐다.

2020년 10월 감사원은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저평가됐다”는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당시 감사원장이 국민의힘 최재형 의원이었다. 이후 국민의힘은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당분간
시끌시끌?

표적 감사 논란에 이어 문자메시지 사건까지 불거지면서 감사원 관련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지난 6일 국감에서 “감사원은 대통령실이 지시한 모든 정치감사를 즉각 중단하길 바란다”며 “정권의 돌격대, 검찰 이중대로 전락한 감사원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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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창성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