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실세’ 유병호 사무총장 막가는 리더십 막후

‘독불장군’ 막 휘두르는 잣대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감사원의 선관위·권익위 감사가 시끄럽다. 위원들의 견해 차이가 있으나 유병호 사무총장의 월권 논란이 한몫하고 있다. 특히 유 사무총장이 최재해 감사원장보다 큰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내부 직원들 사이서조차 ‘선을 넘고 있다’는 지적이 거세다. 유 사무총장이 ‘감사원 실세’라고 불리는 이유다.

감사원은 본래 조용한 사정기관이었다. 언론과 정치권에 자주 언급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일을 잘한다’면 칭찬받아 마땅하지만 윤석열정부가 들어선 이후 잇단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유병호 사무총장이 있다. 최재해 감사원장보다 앞서 나가는 스타일로 부담감을 느끼는 직원들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무리한 감사
후폭풍 자초

유 사무총장은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위법·부당 행위를 확인하려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지난 1일 감사원 감사위원회는 전원회의를 열고 전 위원장에 대한 사무국 감사 결과를 논의한 끝에 8개 핵심 쟁점 ‘불문’ 조치를 결정했다.

위법·부당 행위 및 개인적 책임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앞서 감사원이 조사한 전 위원장의 혐의는 총 8개로 ▲출·퇴근 포함 근태 문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이해충돌 유권해석과 관련한 쟁점 3개 항 ▲서해공무원 사건 유권해석 관련 1개 항 ▲전 위원장의 감사 방해 2개 항 ▲갑질 간부에 대한 탄원서 제출 등이 있다.


감사위는 8항의 탄원서 제출 쟁점을 두고 “부적절하다”며 기관 주의 조치를 내렸다. 기관 주의 조치도 “위법 부당하다”고 판단하지 않았다. 기관 경고조차 ‘법적 책임’이 없다는 설명이다.

감사원은 지난해 10월 1항 출·퇴근과 탄원서 쟁점을 제외한 나머지 6개 항에 대해 전 위원장의 책임이 있다고 보고 대검찰청에 수사를 요청했다. 추 전 장관 이해충돌 유권해석과 관련된 2항의 보도자료와 3항의 보도자료는 같은 해 9월16일 권익위가 발표한 보도자료 건이다.

2항과 3항 보도자료는 추 전 장관의 직무와 아들(군 복무 중 휴가 논란) 수사 건에 대한 직무상 이해충돌에 관한 권익위 입장이다.

당시 권익위는 “이해충돌이 없다”고 판단했는데 “사실관계 해석을 거쳐 유권해석을 했고, 그 해석도 전적으로 담당 실무진의 판단 결과”라고 발표했다. 권익위는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대통령에게 추 전 장관이 아들 사건과 관련해 지휘권 등을 행사했는지 확인했다. 대검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감사원은 굴하지 않고 전 위원장이 실무진에게 “허위로 보도자료를 내게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 위원장은 “간부들과 함께 수렴한 권익위 회의 내용을 실무자가 다른 직원들에게 메일로 발송하면서 ‘보도자료(위원장님 작성)’라고 제목을 잘못 쓰는 바람에 그런 ‘오해’가 생겼다”며 “그 자료는 해당 실무자의 컴퓨터에 그대로 저장돼있다”고 말했다.

특히 위 보도자료에선 “전적으로 담당 실무진의 판단 결과”라는 부분서 ‘전적으로’라는 표현이 쟁점이 됐다. 감사위가 보도자료를 내는 과정서 위원장을 비롯한 간부들의 논의로 ‘방침’을 결정했고, 실무진은 그 방침에 따라 보도자료를 직접 작성한 사실을 확인했다. 전 위원장이 보도자료 작성에 직접 개입했다는 감사원 사무국의 주장이 인정되지 않은 것이다.

감사위 “전현희 위원장 부패·위법 없다”
따로 노는 사무국…간접적으로 인정 안 해


다만 감사위는 3항 보도자료 작성 부분에 관해 전 위원장에게 직접 책임을 묻지 않고 “부적절한 표현이었다”며 감사보고서에 관련 사실만 기술했다.

4항은 전 위원장이 추 전 장관의 이해충돌 유권해석 건을 두고 라디오 방송 시사프로에 ‘담당국장’을 시켜 허위로 인터뷰하게 했다는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담았다. 그러나 감사원은 담당국장을 제외한 다른 관련 직원에게 “허위로 인터뷰하게 했다”는 진술을 받아내지 못했다.

결국 이 부분도 담당국장의 허위 진술로 확인됐다.

5항은 지난해 7월27일, 국회 정무위 출석 후 점심식사 당시 일어난 사건이다. 이날 국회 정무위서 서해 사건에 대한 유권해석을 요구하는 국민의힘 의원의 질타에 대해 전 위원장은 “권익위가 사건의 사실관계를 잘 몰라 (유권)해석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감사원은 해당 결정을 전 위원장이 했고 담당국장에게 강요했다며 강요 미수로 고발했다. 이는 담당국장의 일방적 주장이었다.

감사원의 무리수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감사원 대변인실은 지난 2일, 출입기자들에게 “감사위원회는 제보 내용을 안건별로 심의하며 권익위원장 및 권익위의 ‘위법부당한 행위’에 관해 권익위원장에게 기관 주의 형태로 조치할 예정이며, 정무직이고 이미 수사 요청된 점 등을 고려해 감사보고서에 관련 내용 등은 서술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변인실 문자에서 “권익위원장 및 권익위의 ‘위법부당한 행위’에 대해”라고 적시한 것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 즉, 감사위원회 결정은 개인 조치는 ‘불문’이고, 기관 주의도 ‘부적절했다’는 것이 끝이다. 감사위 결정을 간접적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읽힌다.

실패한
전 잡기

유 사무총장은 대변인실이 입장을 밝힌 날 지휘서신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감사원 관계자들은 유 사무총장이 ‘허위 보도자료를 작성하는 기관에 대해 중대 감사로 취급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감사원은 통상적으로 수사 요청 이전에 감사위 의결을 거친다. 예외는 ▲(감사 대상자)도주 우려 ▲증거인멸 우려 ▲당사자 본인 조사가 어렵거나 ▲범죄 혐의가 있거나 ▲긴급성이 있을 때만 둔다.

감사원 출신의 한 변호사는 “사실상 감사원 사무국이 수사기관의 수사 이전부터 전 위원장을 범죄자로 봤다고 밖에 설명되지 않는다”며 “원한이 있는 것도 아닌데 사무국이 직권으로 사전에 무리수를 뒀다. 내부서도 전 위원장에 대한 감사에 반대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감사원의 행태를 두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수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전 위원장은 감사원의 ‘표적 감사 의혹’을 제기하며 최 원장 등을 지난해 12월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전 위원장은 지난 4월4일 공수처 조사에 앞서 경기 정부과천청사 민원인 안내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원의 정치적 감사에 공수처가 수사로 경종을 울려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

공수처는 당시 구체적인 고발 경위 조사를 위해 60여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감사원의 보고서 발표 이전에는 수사 결론이 나지 않을 것 같다”며 “특별수사본부가 독립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현희 잡기’에 실패한 유 사무총장은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위 회의서 최 원장의 발언을 끊거나 제지하고 정제되지 않은 발언을 이어갔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감사원 한 간부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본인이 최 원장보다 위에 있다고 생각하는지, 정권과 더 가까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알 길이 없으나 최근까지 보여준 태도는 선을 한참 넘었다”고 비판했다.

다른 관계자도 “‘독불장군’이라는 표현이 딱 맞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서 위원들과 말다툼을 벌이던 모습보다 심하다”고 말했다.

멈출 줄
모른다


지난해 유 사무총장이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과 고성이 오간 모습만 봐도 알 수 있다. 당시 김 의원은 최 원장과의 질의서 문재인정부 시절 공공기관 감사국장이었던 유 사무총장의 직속 부하였던 A 과장이 유 사무총장을 비위 의혹으로 신고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감사원 직원들도 대부분 몰랐던 내용이다.

A 과장은 윤석열정부 출범 뒤 유 사무총장이 ‘문정부서 공공기관 평가 비위를 봐준 의혹이 있다’며 직위 해제한 인물이다. 당시 그의 상사가 유 사무총장이었다. 유 사무총장은 A 과장과 함께 당시 공공기관을 감사했던 4명의 감사관에 대해서도 직위해제와 동시에 특별감찰을 지시했다.

그런데 A 과장이 최 원장에게 유 사무총장의 비위를 신고한 것이다.

유 사무총장을 향한 감사원 직원들의 불만이 언급되는 일은 이뿐만이 아니다. 국민감사청구가 제기된 대통령실 용산 이전 의혹을 조사하던 감사원 B 과장이 돌연 사표를 제출했고, 배경으로 유 사무총장의 ‘감사 중단 압력설’이 거론되기도 했다.

CBS 구용회 논설위원은 ‘대통령실 감사 연장 불승인, 유병호 압력설 사실인가’ 칼럼서 “감사 업무를 총괄하던 행안 1과 B 과장이 사표를 제출한 사실이 확인됐다. B 과장은 유 사무총장에게 대통령실 감사 기간 연장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특히 B 과장은 ‘(대통령실 감사를)손을 봐 놓지 않으면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으니까 제대로 정리를 해 놔야 한다’는 취지로 유 사무총장에게 감사 연장을 수차례에 걸쳐 요청한 것도 확인됐다”고 썼다.

이어 “하지만 유 사무총장은 감사 기간 연장을 승인하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유 사무총장은 ‘더 이상 건들지 말라’며 ‘여기서 끝내라’는 취지로 감사 연장을 중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감사원 규정에 의하면, 감사 연장 승인 여부 결정권은 감사원 사무차장에게 있다고 한다. 연장 승인권이 사무차장에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 사무총장이 ‘중단 압력’ 결정을 내렸다면 이는 직권남용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했다.

참여연대는 지난해 10월 대통령실·관저 이전과 관련한 국민감사청구서를 감사원에 제출했다. 감사원 국민감사청구심사위원회는 5개의 청구 항목 중 2개를 인용하고 3개를 기각·각하했다. 이후 감사원은 ▲대통령실·관저 이전 의사결정의 부패 행위 및 불법 여부 ▲대통령실·관저 이전에 따른 건축 공사 등과 계약 체결의 부패 행위 여부 등에 대해 감사에 착수했다.

“유, 고집 안 꺾인다”
정부여당 뒷배 믿고?

참여연대는 기각·각하 결정이 난 ▲대통령실·관저 이전에 따른 비용 추계와 편성 및 집행 과정의 불법성과 재정 낭비 의혹 ▲대통령실 소속 공무원의 채용 과정의 적법성 여부 ▲국가공무원법상 겸직 의무 위반 여부 항목과 관련해 헌법소원심판 청구도 진행했다.

참여연대는 해당 칼럼에 대해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헌법과 감사원법으로 독립적 권한이 보장된 감사원서 사무총장이 직권을 남용해 국민이 청구한 대통령실 감사를 중단토록 압력을 행사하는 등 국민감사를 방해한 중대범죄행위”라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일단 전 위원장 건은 묻어두는 분위기다. 감사위 결과를 불복한 데 이어 논란을 자초하면 어깨의 짐만 더 무거워지기 때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충돌로 여유가 없기도 하다.

현재 선관위는 헌법을 내세워 감사원 감사 거부 입장을 피력했고 감사원은 감사원법을 근거로 감사를 거부하면 사법절차를 밟을 수 있다며 이를 갈고 있다. 이들 헌법기관의 충돌은 자녀 채용 특혜라는 현안과 보수 진영서 쌓여온 선관위에 대한 불만, 유 사무총장이 이끄는 감사원의 강성 성향, 헌법기관 위상을 지키려는 선관위의 판단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지금도 선관위는 일반 행정(조직·운영)이나 회계 분야에 대해서는 감사원의 정기감사를 받고 있다. 현재 문제가 되는 것은 특정 사안이 불거졌을 때 벌이는 직무감찰이다. 역사상 감사원이 선관위를 직무감찰한 적은 없다. 지난해 대선 사전투표서 불거진 이른바 ‘소쿠리 투표’ 논란 때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감사원은 직무감찰을 주장했지만 선관위가 거부한 바 있다.

감사원이 선관위에 직무감찰 권한이 있다는 근거로 든 조항은 감사원법 24조 3항이다. 직무감찰 범위 대상 공무원서 국회·법원·헌법재판소를 제외하는 내용이다.

감사원은 1995년 법 개정으로 제외 대상을 기존 국회·법원서 헌법재판소까지 확대했는데, 이때 국회서 논의 끝에 선관위를 넣지 않은 것은 선관위가 감사원 직무감찰을 받아야 한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권한은 있지만 선관위를 존중해 직무감찰을 자제해왔다고 주장한다.

‘황소고집’
불만 폭발

감사원은 여권이라는 든든한 뒷배가 있는 지금이 선관위의 벽을 깰 수 있는 적기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국회가 국정조사를 추진하고, 권익위 조사, 선관위의 수사 의뢰에 따른 경찰 수사가 동시에 진행되는 만큼 감사원까지 직무감찰을 고집하는 건 유 사무총장의 또 다른 무리수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감사원 관계자는 “현재 여권과 유 사무총장은 ‘한 몸’이다. 감사원이 검찰 다음 가는 ‘용산 하청기관’이라고 불리고 있다. 유 사무총장의 한 명의 고집으로 인해 무리한 감사는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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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