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05.08 16:57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은 디지털을 매개로 당대의 고전회화를 현대적인 관점과 이슈, 문화를 접목해 재해석한다. 또 자신의 이야기를 작품 속에 담아 대중과 친밀하게 소통하고 삶의 가치와 행복 등 다양한 메시지를 교감하는 작업을 추구한다. 한 작품에 5분 이상 멈추게 한다는 ‘5분의 미학’으로도 유명하다. 갤러리나우가 다음 달 16일부터 이이남의 개인전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비추리라’ 전시를 준비했다. 이이남은 디지털 기술과 동서양의 고전을 접목한 미디어아트로 주목받고 있는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는 슈퍼미러 위의 페인팅 작업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관람객은 같은 이미지를 페인팅과 영상으로 작업한 작품을 동시에 만날 수 있다. 현재와 사실 영상에는 이이남이 명화를 패러디해 직접 그리는 페인팅 작업이 담겼다. 두 점의 페인팅 작품은 붓터치를 통해 만나면서 교차된다. 관람객은 두 개의 이미지를 모두 감상하고 교감하게 되는 묘한 시공감적 욕구를 충족할 수 있다. 여기에 슈퍼미러 위에 직접 유화물감으로 그린 평면 작품도 소개된다. 미러 위 그림에서는 작품 안에 관람객 혹은 공간이 비춰진다. 관람객은 그 안으로 들어가 작품에 직접 관여할 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질병관리청이 잠잠하다. 이전 정부에서 큰 주목을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시 크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질병관리청이 손 놓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 재유행이 현실화됐다. 이달 하순에 이르면 하루 확진자 수가 2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휴가철과 맞물려 확산세가 커지는 모양새다. 그러나 전국적인 물난리로 코로나에 대한 관심은 뒷전으로 밀렸다. 그 사이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는 꾸준히 증가 중이다. 폭증 국가수리과학연구소가 발표한 ‘수리모델링으로 분석한 코로나 유행 예측’에 따르면 다수의 연구팀은 이달 말 20만명 중후반대 규모의 확진자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점을 찍은 후 서서히 감소 추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방역당국 입장에서는 바짝 긴장해야 하는 시기인 것. 당장 고령층이 많은 요양병원과 시설에 비상이 걸렸다. 위중증 환자가 늘어나면서 병상 가동율이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다. 기록적인 폭우로 전국 곳곳에 물난리가 발생하면서 수해 지역의 코로나 환자를 관리하는 문제도 제기됐다. 당장 수해 복구가 급한 상황에서 코로나 확산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윤석열정부 첫 검찰총장 후보자가 결정됐다. 전임 검찰총장이 퇴임한 지 3개월여 만이다.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 지명으로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 검찰 출신 법무부 장관과 함께 이른바 ‘삼각편대’가 완성됐다. 헌정사상 최초의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 윤석열정부 출범 초기부터 대통령의 출신 성분(?)이 향후 국정운영의 가늠쇠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문재인정부의 검찰개혁 과정에서 약해진 검찰의 힘을 되살릴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3개월 공석 뽑은 사람이… 실제 윤정부 1기 내각 조각 과정에서 ‘검찰’ 출신이 득세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장관 후보자를 지명할 때마다 검찰 출신 여부가 꼬리표처럼 따라 붙었다. 검사 시절부터 최측근으로 불리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아예 검찰을 관리·감독하는 부처의 수장으로 앉혔다.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 수원지검장 등 검찰 내 요직으로 갈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한 장관을 법무부에 입성시킨 배경에는 ‘검찰 정상화’가 거론된다. 윤 대통령 자체가 검찰 권한 약화를 꾀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시도에 반발해 직을 내려놓은 ‘산 증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장례는 일반인의 인식보다 훨씬 전문적인 영역이다. 타인의 죽음을 자주, 가까이에서 보는 일부 특수 직업을 제외하면 일반인이 장례를 치르는 횟수는 평생에 걸쳐 한 손에 꼽는 게 대부분이다. 역으로 말하면 일반인은 그만큼 장례 영역에 무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 해 평균 약 30만명이 사망한다. 2020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사망자 수가 3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9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사망원인 통계’를 보면 그해 총사망자 수는 30만4948명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835명이 세상을 떠나는 셈이다. 진짜 무료?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사망자 수는 당분간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일반인 입장에서 사망자 수가 늘어나는 현상은 피부로 크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한 개인이 평생 살아가면서 장례를 직접 치루는 횟수는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 여기에 장례업이 성행하면서 개인이 장례에 관여하는 부분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대형 상조회사가 우후죽순처럼 생겼고 장례지도사도 크게 늘었다. 전화 한 통이면 장례의 A부터 Z까지 모든 절차를 대행해주는 업체가 넘치도록 많아졌다. 그 결과 장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구 중구 소재의 갤러리 봉산문화회관에서 민성홍 작가의 개인전 ‘두 개의 산, 두 개의 달 그리고 물’전을 준비했다. 민성홍은 ‘버려진 것’에서 내재성과 관계성, 그리고 시간성을 바라보는 작가다. 민성홍의 작품에 접근하려면 먼저 ‘버려진 것’에 대한 의미부터 풀어봐야 한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시대를 거치며 더욱 사용횟수가 늘어난 일회용품부터 오래됐거나 쓰임새가 다된 물건 등 가치 없다고 생각되는 것이 쉽게 버려지고 있다. 쓰레기 그렇다고 민성홍이 환경에 대한 의미나 재활용에 집중하는 작가는 아니다. 단순히 쓰레기를 재활용해 예술적으로 재탄생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내재성과 관계성, 시간성을 바라보려 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상하로 길게 늘어진 일상적 풍경, 두 개의 산을 마주하게 된다. 산을 자세히 관찰해보면 수많은 메타포가 숨어있다. 산수화 이미지를 현수막에 출력해 구멍을 뚫은 위장막에 박음질해 화려한 레이스로 꾸몄다. 구슬 꿰기, 카펫에 출력한 산수화 등 정성 어린 수공예품 같은 다채로운 모습은 의미를 더욱더 복잡한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위장막 안에는 옷걸이와 수집된 가구가 결합해 불완전한 요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건국대의 옵티머스 펀드 투자에서 시작된 행정소송이 교육부의 완승으로 끝나는 분위기다. 법원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교육부의 손을 들어줬다. <일요시사>가 해당 행정소송의 원심과 항소심 판결문을 단독으로 입수했다. ‘바람 잘 날이 없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건국대학교 사정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하는 말일 듯하다. 이 시기 건국대는 온갖 사건에 휘말렸다. 전·현직 이사장은 물론 학교 자체가 입길에 올랐다. 유자은 이사장은 국정감사에 불려갔고 유은혜 전 교육부 장관은 ‘건국대가 사립학교법을 위반했다’고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국감 출석 장관 지적 일련의 사건에서 시발점이 된 게 바로 건국대의 ‘옵티머스 펀드 120억원 투자’다.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학교법인 건국대학교(이하 건국대 법인)의 수익사업체인 더클래식500의 임대보증금 사용이 문제였다. 앞서 건국대는 7000억원이 넘는 임대보증금 사용과 관련해 감사원의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임대보증금 논란이 불거진 게 처음이 아니라는 뜻이다. 2020년 8월말 노조(보건의료노조 건국대 충주병원지부)를 중심으로 건국대가 임대보증금 120억원을 옵티머스 펀드에 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종로구 소재 갤러리 페이지룸8에서 맹일선 작가의 개인전 ‘정물 느와르 Still-life Noir’전을 준비했다. 박정원 페이지룸8 디렉터는 “맹일선의 목탄 드로잉 시리즈를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전시”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맹일선은 개인전 ‘정물 느와르 Still-life Noir’에서 이전 작업과의 대비, 그리고 연결점을 드러냈다. 여기에 정물화를 통해 발견할 수 있는 형상에 대한 당위성도 보여주고 있다. 재 그는 그림을 그리는 데 가장 기초적 그리기 도구인 종이와 막대 모양의 숯, 즉 목탄을 이용해 기본에 충실한 그리기 행위에 집중한다. 이 과정에서 규정되지 않은 채 나타나는 오브제는 정물화에 대한 관념을 비껴가는 동시에 시각적으로 달성하려는 ‘대칭’에 대한 목표를 상징적으로 품고 있다. ‘정물 느와르’에서 선보이는 오브제의 변주는 ‘빙그르르르르’ ‘회전하는 오브제들’에서 발표한 작품에서 느낄 수 없었던 규칙성과 긴장감으로 가득 차 있다. 장식적인 디테일이 늘어나고 날선 진열대 위에 올라가 있지만 금방이라도 변형되고 화면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처럼 보인다. 맹일선은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목탄 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과거 ‘법관’의 위력은 대단했다. 대학이 ‘우골탑’이라 불리던 무렵, 자식을 법대에 보낸 부모는 동네 잔치를 열었다. 누군가는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누군가는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법관에 도전했다. 출세와 성공이 꼬리표로 따라붙는 직업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그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법을 다루는 직업은 기본적으로 일반인보다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 법률을 통해 타인의 유무죄를 판단하기 때문이다. 법관의 도덕성은 법에 대한 신뢰도와 직결된다. 법에 대한 신뢰도는 공정사회의 척도로 작용한다. 결국 판단하는 자가 얼마나 정직하고 깨끗한지 여부가 사회의 수준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출세와 성공 최근 법관의 도덕성을 의심케 하는 사건이 잇달아 일어나고 있다. 특히 헌법재판관, 대법관 등 이른바 ‘끝판왕’이라 여겨지는 직업군이 언급되면서 실망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이영진 헌법재판관이 부적절한 골프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 재판관은 지난해 10월경 일본에서 사업을 하는 고향 후배가 마련한 골프 자리에 참석했다. 이날 참석한 사람은 이 재판 고향 후배의 고등학교 친구인 자영업자 1명, 이 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윤석열정부 첫 대정부질문에서 집권여당 국회의원이 정무직 공무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가 <일요시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문자메시지 노출로 DJ(고 김대중 전 대통령) 동교동 사저가 화두에 올랐다. 관련자들이 연이어 해명을 내놨지만 의문은 속 시원하게 해소되지 않는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가 언론 보도로 공개됐다. 지난달 26일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 참석한 권 원내대표의 휴대폰 화면을 기자가 포착한 것이다. 문자 노출 이슈 블랙홀 윤 대통령은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고, 권 원내대표는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언뜻 보면 대통령과 집권여당 원내대표의 사적 대화로 볼 수 있지만 그 내용이 문제로 떠올랐다.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겨냥한 내용이기 때문. 그동안 국민의힘 당내 내홍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낸 것이다. ‘문자메시지 노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소울아트스페이스가 오중석의 개인전 ‘Continuity of Time: 시간의 연속성’을 준비했다. 오중석은 광고와 영화, 음반업계에서 수많은 러브콜을 받는 한국의 대표 패션 사진작가 가운데 한 명이다. 상업사진을 찍는 틈틈이 꽃과 다양한 풍경 등 순수사진 작업을 병행해왔다. 오중석은 영감을 주는 소재를 지속적으로 촬영하고 표현기법을 실험하면서 사진의 스펙트럼을 넓혀가는 중이다. 이번에 처음 개최되는 오중석의 개인전에서는 대표작 <꽃> 시리즈를 비롯해 1950~1960년대 필름을 자신만의 사진으로 재탄생시킨 신작 등 30여점의 작품을 공개했다. 꽃 사진은 찰나의 예술이라 불린다. 찰나는 순간의 기록물로 남지만 사실 시간은 영원하며 연속적이다. 니엡스와 다게르가 발명한 사진은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고 싶은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낸 산물로도 여겨진다. 오중석이 주로 다루는 꽃은 시간성을 이야기할 때 자주 거론되는 소재 중 하나다. 피었다가 지는 과정의 시간이 길지 않고 만개한 순간은 더욱 짧기 때문이다. 짧은 생의 물질은 도처에 있지만 대표적으로 꽃이 언급되는 이유는 궁극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일 터다. 최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정부부처에서 장관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장관의 성향, 가치관, 이력 등은 정책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바로미터로 작용한다. 장관의 역량이 중요한 이유다. 역으로 말하면 장관에게 흠결이 발견되면 부처의 동력도 떨어진다는 뜻이다. 지난 1월7일 윤석열 대통령(당시 대선후보)은 ‘여성가족부 폐지’를 언급했다. 당내 갈등으로 하락세를 타던 지지율이 ‘7글자’ 공약에 반등하기 시작했다. 여가부 폐지와 존치는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교육부도 개혁 대상? 역할을 하지 못하는 정부부처는 폐지될 수 있다는 강력한 시그널을 전한 윤 대통령은 내친 김에 ‘교육부 폐지’도 언급했다. 이 또한 당선인 시절부터 나온 이야기다. 여가부에 가려졌을 뿐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교육부에도 문제가 있다고 본 것이다. 실제 정부 조직개편 과정에서 교육부 폐지설, 축소설, 통폐합설 등이 흘러 나왔다. 국민 10명 가운데 6명은 교육부의 기능 축소, 폐지에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3월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은 전국 학생과 교사, 학부모 923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육 분야 정부 조직개편 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막장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사건이 일어났다. 전말이 드러날수록 충격은 커지는 모양새다. 교사와 학생이 부적절한 관계를 가진 것도 모자라 성적 조작 의혹까지 불거졌다. 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난 선생이고 넌 학생이야.” 2002년 방영된 한 드라마에서 나온 대사다. 여교사와 남학생의 로맨스를 다룬 작품으로 해당 대사는 2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회자될 만큼 클리셰로 자리 잡았다. 계약 끝나면…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현실로 일어나는 경우다. 교사가 자신이 가르쳤던 학생과 결혼에 골인했다는 이야기는 드문드문 존재한다. 물론 학생이 성인이 된 이후다. 하지만 간혹 미성년자 학생과 교사가 부적절한 관계를 맺다 발각되는 일이 발생한다. 여기에 교사가 결혼을 했다면 사건은 범죄성을 띠기도 한다. 지난 25일 대구의 한 고등학교 기간제 여교사가 같은 학교 남학생과 부절적한 관계를 맺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대구북부경찰서는 30대 여교사 A씨를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 사건은 경찰이 대구시교육청에 수사 개시를 통보하면서 학교 측에 알려졌다. 신고자는 A씨의 남편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KT&G 상상마당 춘천에서 한선주 작가의 개인전 ‘Dearest Yoricke : 친애하는 요릭에게’를 준비했다. 이번 전시는 생명의 유한성, 유한의 슬픔이라는 테마로 기획됐다. 셰익스피어의 작품 <햄릿>에 등장하는 죽은 광대, 요릭과의 서신을 통해 밝혀지는 ‘삶이라는 진리’에 관한 이야기다. 한선주의 개인전 ‘Dearest Yoricke : 친애하는 요릭에게’는 문학적 상상력 속에서 오브제와 회화 작품의 병치로 연출됐다. 1장 밤의 서신(Lettre de la nuit)과 2장 새벽의 서신(Lettre de l’aube)으로 나뉘어 아트갤러리 1과 2에서 진행된다. 사계의 겨울 ‘요릭’은 영국의 극작가 셰익스피어의 작품 <햄릿>에 등장하는 죽은 광대의 이름이다. 한선주는 ‘죽음’을 의인화해 요릭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서간문을 주고받는 형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했다. 편지 형식은 글이 되기도 하고 음악과 시, 때론 자연의 파편이 되기도 한다. 한선주는 악보의 도입부를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청각적 심상을 동원했다. 관람객은 다양한 매체로 표현한 작품의 제목과 기호를 통해 숨겨진 내용을 연상하고, 전체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정치권에 오래 머문 정치인에게는 한두 개 정도의 수식어가 붙게 마련이다. 언론 혹은 지지자가 붙여준 별명은 정치인의 정체성이 되는 경우가 많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유독 수식어가 많은 정치인이다. ‘추다르크’ ‘세탁소 집 둘째 딸’ ‘돼지 엄마’ ‘탄핵의 여왕’ 등을 비롯해 최근에는 ‘킹메이커’라는 별명이 자주 언급된다. ‘무플보다 악플이 낫다’는 연예계에만 통용되는 말이 아니다. 국민의 관심을 받아야 하는 직업은 무관심보다 욕설을 듣는 걸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아예 관심이 없으면 악플을 선플로 바꾸는 반전조차 일어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국민의 관심과 선택을 받아야 하는 정치인도 마찬가지다. 화려한 이력 거물 무게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여성 정치인 사이에서는 입지전적 인물이다. 굳이 성별로 나누지 않더라도 정치권에서 이른바 ‘거물’이라 불릴 만큼의 무게감을 자랑한다. 판사 출신, 5선 국회의원, 제1야당의 당 대표, 법무부 장관 등 화려한 이력을 가졌다. 대선 때마다 후보로 거론될 만큼 전국구로 이름이 알려진 대중 정치인이기도 하다. 굵직한 경력 덕분에 언론과의 접촉면이 넓은 편인 추 전 장관은 이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혀 두렵지 않았다.” 대선을 불과 70여일 앞둔 지난해 12월 한 권의 책이 서점가를 강타했다. 책은 집권여당의 유력 대선후보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여야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던 때라 책 내용뿐만 아니라 저자에게도 관심이 쏠렸다. 주인공은 성남시에서 30년 동안 활동한 장영하 변호사다. 장영하 변호사가 쓴 책의 제목은 <굿바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의원을 겨냥한 책의 표지 하단부에는 “마스크에 표정을 감춘 그 실체를 벗겨낸다”는 다소 도발적인 문구가 자리한다. “팩트는 정확하게, 평가는 냉정하게” 두 방향으로 구성된 책은 단숨에 문제작으로 떠올랐다. 진실 밝히고 지난해 12월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서점가를 장악한 <굿바이, 이재명>은 2017년 사망한 이 의원의 친형 고 이재선씨를 다루고 있다. 이 의원은 성남시장 재임 시기인 2012년 6월 전후로 보건소장과 정신과 전문의 등에게 이씨를 정신병원에 강제입원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지난 15일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법무법인 디지털 사무실에서 장 변호사를 만났다. 장 변호사는 성남시에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점·선·면 그리고 입체물, 색채의 언어물을 통해 회화는 오히려 나의 생각을 지우고 묻어버리고 또 다시 반복하는 하나의 행위 안팎의 과정으로 남아버린다. 작업 도중 우연히 떨어지는 물감의 방울에서도 모든 손의 행위가 적절한 때에 작업을 끝맺음했을 때에도, 회화는 이미 내가 설정해놓은 물질의 공간과 정신의 공간에서 자유롭게 숨 쉬고 있기를 바란다.”(신성희 ‘공간’ 중에서) 갤러리현대 두가헌에서 고 신성희 작가의 개인전 ‘회화공간’을 준비했다. 1980~1990년대 초반 작업한 종이 드로잉 작품을 중심으로 평면과 입체가 공존하는 ‘회화를 넘어선 회화’ 영역을 개척한 신성희의 창조적인 작품세계를 조명한다. 뜯고 여기에 신성희 작품세계의 유기적인 연속성을 확인할 수 있는 드로잉 작품의 방법론, 이와 긴밀하게 연결되는 ‘꼴라주’ ‘연속성의 마무리’ ‘누아주 엮음’ 회화 연작도 함께 소개한다. 신성희는 한국 현대미술사의 특정 사조에 속하지 않는 독창적인 작가로 평가된다. 구도자처럼 회화의 절대적 공간인 캔버스의 한계를 극복하고 평면과 입체의 일체를 모색했다. 1971년 초현실주의 화풍의 ‘공심’ 3부작으로 한국미술대상전에서 특별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검수완박’을 두고 여야 간 2라운드가 시작됐다. 국회에서 진행된 1라운드는 당시 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의 완승으로 끝났다. 이후 새 정부 출범으로 공수가 바뀌었다. 대선 승리로 여당이 된 국민의힘은 2라운드가 열리는 헌법재판소에서 ‘되치기’를 노리고 있다. 지난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과 관련한 논란이 불거졌다. 문재인정부는 검찰개혁의 마지막 단추로 검수완박을 추진하려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높은 국정 지지율, 180석의 국회 의석, 국민의 지지가 든든한 배경으로 작용했다. 윤에 막힌 첫 시도 검찰은 물론 법조계, 학계가 검수완박 반대를 외치며 들끓었다. 논란을 가라앉힌 건 윤석열 대통령 당시 검찰총장의 사퇴였다. 윤 대통령은 사퇴 전날인 지난해 3월3일 대구고검을 방문한 자리에서 “지금 진행 중인 검수완박은 부패완판(부패가 완전히 판치게 된다)”이라며 “헌법 정신에 위배된다”고 비판했다.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던 논란은 지난 4월부터 다시 급부상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이 문 전 대통령의 임기를 40여일 앞두고 검수완박 법안 강행 처리에 나선 것. 민주당의 행보는 첫 번째 시도 때보다 훨씬 더 빠르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가상자산 시장에서 불어온 바람에 2030세대가 휘청이고 있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저당잡힌 이들은 실시간으로 좌절을 맛보는 중이다. ‘미래 먹거리 시장’ ‘규제 대상’ 등 가상자산을 바라보는 시각은 극과 극으로 갈린다. <일요시사>가 국민의힘 가상자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창현 의원을 만나 현 상황을 진단했다. 코로나19 시기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폭등했던 코·주·부(코인·주식·부동산) 시장이 끝 모르는 하락장에 접어들었다. 특히 루나·테라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가상자산 시장은 상승분을 고스란히 토해낸 데 이어 ‘시즌 종료’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영혼을 끌어 모아(영끌)’ ‘빚을 져가며(빚투)’ 시장에 뛰어 들었던 2030세대는 처음 겪는 시장의 배신에 갈피를 못 잡는 모양새다. 조일까? 하락장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자 정치권은 가상자산 시장을 진단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특위를 앞다퉈 출범했다. 발 빠르게 움직인 쪽은 당시 야당이었던 국민의힘이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5월31일 ‘가상자산특별위원회’를 출범하고 당시 문재인정부의 가상자산 관련 과세 추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최정아갤러리에서 멜로디 박의 개인전 ‘Swimming Pool in the Corner’ 전시를 준비했다. 멜로디 박은 화가이기 이전에 빵과 케이크를 굽는 베이커로 일한 독특한 경력의 소유자다. 멜로디 박의 회화는 구조적이면서도 평평함을 감지할 수 있는 거대한 형태에 색을 입힌 풍경을 연상케 한다. 바닷가 근처에 있는 수영장의 구조와 형태, 하늘의 수평적인 방향과 맞닿아 있는 옥상 수영장 등 인공적이고 자연적인 색이 중첩되는 절묘한 순간의 풍경에서 회화적 감각을 직관적으로 발견하는 식이다. 해체 이 같은 감각은 기억에 담아뒀던 심상을 연상하기 위한 발색을 우선순위에 두는 것부터 시작된다. 멜로디 박은 상상할 수 있는 회화적 풍경을 담기 위해 서로 다른 속성의 재료를 조합해 완전히 새로운 요리를 탄생시키거나, 발효시키기 위한 반죽의 과정을 거친다. 화학적이면서 물리적인 재료의 입자 실험을 통해 색을 제조하고 특정 도구와 신체가 개입된 움직임과 유사하다. 최정아갤러리 관계자는 “멜로디박의 작업실 풍경을 보면 그의 회화적 태도가 ‘분자요리학’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의 작업실에는 화학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끝날 듯 끝나지 않고 있다. 도리어 다시 기승을 부리는 모양새다. 2년여 동안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패닉으로 몰아갔던 코로나19가 재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휴가철과 맞물려 확진자가 폭발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문제는 경고등이 울리고 있는 이 순간에도 주무부처의 수장이 공석이라는 점이다. 바짝 조였던 방역의 끈이 올해 들어 느슨해졌다.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사회적 거리두기, 백신 패스 등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 차원의 정책들이 국민을 꽁꽁 묶었다. 그럼에도 수차례의 대유행을 지나고 나서야 코로나 사태는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그 사이 경제가 빠른 속도로 무너졌다. 안정된 줄 알았는데… 방역정책의 직접적 타격을 맞은 자영업자를 비롯해 대부분의 국민이 ‘일상 회복’을 외쳤다. 코로나 종식은 불가능한 수준이니 아예 함께 살아가자는 ‘위드 코로나’ 시대로 상황을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시기 상조’ ‘확진자가 다시 크게 늘어날 것’ 등 부정적인 예측이 나왔지만 경제 상황, 국민 피로감 등을 고려해 방역정책을 완화했다. 2020년 1월 코로나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이래 2년여 동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