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발질’ 몰락한 처럼회 막전막후

화려한 비상 끝 날개 없는 추락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날개 없는 추락’이다. 집권여당 시절 화려하게 비상했던 때가 까마득하게 느껴질 정도다. 당 대표의 ‘호위무사’ 역할로 주목을 받았던 과거와는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으로 알려진 ‘처럼회’ 이야기다. 

‘행동하는 의원모임 처럼회’(이하 처럼회)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내 초선 의원 모임으로 2020년 6월 만들어졌다. 처럼회엔 최강욱·김남국·장경태·민형배·김용민 의원 등이 속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처음에는 공부모임 성격이 강했던 이들 모임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정국 당시 선봉에 나서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문재인정부
잘나가다가

최강욱 의원(당시 열린민주당 대표)은 “본받을 분들에겐 배우고 누구처럼 못된 짓은 하지 말자는 다짐도 있고 늘 근본을 생각하자는 뜻도 있다”고 처럼회의 명칭에 대해 말했다. 처럼회는 검찰 이슈서 특히 존재감을 드러냈다. 문재인정부가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었던 검찰개혁에 발을 맞추면서 강성 민주당 지지층의 구심점으로 떠올랐다.

처럼회 소속 의원 가운데 대다수는 친이(친 이재명)계로 분류된다. 문정부서 불거진 ‘조국 사태’ 당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때는 공격수를 자처하면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당초 검수완박 정국 자체가 처럼회의 입법으로 시작됐다. 2020년 공소청법 제정안과 검찰청법 폐지안을 발의했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수사‧기소를 분리하고 검사의 직무 중 ‘범죄수사’를 삭제하는 내용이 골자다. 검찰 권한을 축소하는 수준을 넘어 없애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이후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을 개정해 검찰의 권한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검수완박 정국이 갈무리됐다. 그럼에도 처럼회의 검찰개혁 시도는 끝나지 않았다. 정권교체가 이뤄지자 윤석열정부를 향한 공격도 이어졌다. 소속 의원이 20여명 정도인 정치 모임에 170석 거대 야당이 휘둘리고 있다는 지적이 당내 안팎에서 불거졌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지난 17일 ‘이해충돌 방지법에 위반될 경우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내용의 국회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 의원은 “헌법 제53조제2항을 보면 대통령이 법률안에 이의가 있을 때 재의를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고위공직자의 이해충돌 우려가 있는 상황일 경우 국회의원은 국회법 제32조의5에 따라 이해충돌 우려가 있는 안건 등에 대한 회피 조항이 규정돼있다”고 설명했다. 

검찰개혁 주도 강성 모임
대다수 친이재명계 분류

그러면서 “하지만 대통령의 경우 이해충돌의 상황 속에서도 재의권에 대한 별도의 규정이 없어 제도 정비의 필요성이 시급하다”고 발의 배경을 밝혔다. 대통령이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에 위반될 경우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법을 개정해 대통령의 권력 남용을 방지한다는 취지다. 

김 의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공수처가 진실과 정의를 외면하고 부정한 목적으로 부당하게 사건을 처리하거나 인사권자가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불공정하게 재판을 진행하는 등 법 왜곡으로 법치주의를 훼손한 판·검사에 대해서도 수사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공수처법 개정안의 근거로 판검사의 부당한 사건 처리와 불공정한 재판 진행을 ‘법 왜곡’으로 규정하고 이를 처벌한다는 형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개정안 발의에 처럼회 소속 의원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점이다. 심지어 ‘코인 사태’로 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도 공수처법 개정안 발의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국민의힘은 당장 반발했다. 국민의힘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의 거부권은 입법부에 대한 행정부의 견제 수단으로서 삼권분립의 가치가 반영된 것은 물론, 헌법에 규정된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자신들이 ‘절대 선’ 이라도 되는 줄 아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형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윤석열정부
역풍 맞아

유 수석대변인은 “불공정의 판단은 과연 누가 하는 것이며 이재명 대표에게 죄가 있다 판결하고 송영길 전 대표도 문제 있다는 수사 결과가 나오면 불공정하다고 주장할 것이 뻔하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지금까지 자행한 ‘입법폭주’도 모자라 법 위에 군림한 채 ‘입법탈주’로 치달으며 법치의 근간을 흔들고 민주주의 근본마저 짓밟는 역사의 죄를 짓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처럼회가 강하게 나갈수록 그 반작용도 상당하다는 점이다. 민주당 내에서도 처럼회가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모임 해체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그 배경으로 처럼회 소속 의원의 ‘헛발질’이 꼽힌다. 처럼회 핵심 멤버로 꼽히는 의원들이 여러 논란에 휘말리면서 ‘손절’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김남국 의원은 거액의 가상화폐(코인) 보유·투자 의혹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김 의원의 코인 의혹은 이미 개인적인 사안을 넘어 당 전체로 번지는 모양새다. 대선자금 관련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게이트 형태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총선이 채 1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 치명적인 악재가 불거진 셈이다.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서 이른바 ‘김남국 방지법’으로 불리는 코인 관련 개정안도 만장일치로 처리됐다. 국회의원을 포함한 고위공직자의 재산 신고‧공개 대상에 가상자산을 포함하도록 하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안, 국회의원이 국회에 신고하는 ‘사적 이해관계 등록’ 대상에 가상자산도 포함하도록 한 국회법 개정안 등이다.

국회법 개정안은 부칙으로 국회의원의 가상자산 보유 현황 및 변동내역을 내달 말까지 국회윤리심사자문위에 등록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20~30대
지지율↓

김 의원의 코인 의혹은 20~30대 청년층 지지율에 직격탄을 날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닷새간 18세 이상 유권자 25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월3주차 정당지지도는 국민의힘 38.5%, 민주당 42.4%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전체 지지율서 국민의힘에 앞섰지만 20~30대서 크게 떨어진 결과를 받았다. 20대서 12.9%p(47.9%→35.0%), 30대서 8.5%p(47.8%→39.3%) 떨어진 것.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직전 조사에 영향을 주지 않았던 ‘김남국 코인’ 이슈가 본격적으로 작동한 결과”라고 평했다.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은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반사이익을 본 셈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서도 처럼회가 ‘김남국 감싸기’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처럼회 소속 양이원영 의원은 지난 19일 SBS 라디오서 “코인 투자를 하는 국민이 600만명이 넘는다고 한다”며 “코인 투자가 비도덕적이냐”고 반문했다. 김 의원의 코인 투자에 도덕적 문제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처럼회 소속 유정주 의원도 이날 자신의 SNS에 “불법과 투기는 그 무엇이든 근절돼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일반화시키며 그 행위 자체를 범죄시하는 것, 이슈 따라 끝도 없는 삼만리가 되는 것도 지양해야 하지 않을지”라고 적었다. 처럼회의 김남국 의원 비호에 당내 안팎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일각에서는 처럼회가 김 의원의 코인 의혹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최강욱 의원의 도덕성 논란에 불을 지핀 ‘짤짤이’ 논란이 사실은 김남국 의원의 코인을 뜻한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짤짤이 논란은 지난해 4월28일, 민주당 내 온라인 화상회의를 하던 중 김 의원이 화면에 보이지 않자 최 의원이 ‘지금 짤짤이 하는 것이냐’고 물었던 일을 말한다. 

‘무소불위’ 입법폭주 비판
코인 의혹 김남국 비호 중

당시 회의에 여성 보좌관이 함께 자리하고 있었고 몇몇은 최 의원의 발언이 성적 행동을 뜻하는 ‘XXX’로 들렸다며 굉장히 부적절한 발언이자 성희롱이었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의 발언은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에 악재로 불거졌다. 당시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은 당윤리심판원에 해당 발언에 대한 조사를 지시하기도 했다. 

윤리심판원은 최 의원에게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최 의원은 윤리심판원의 결정을 인정할 수 없다며 재심을 청구해 현재 재심 과정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손병관 <오마이뉴스> 기자가 지난해 8월25일 최 의원과 인터뷰한 내용을 공개했다. 손 기자는 인터뷰 과정서 최 의원이 코인을 짤짤이로 표현했다는 내용을 언급했다. 

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불거졌던 최 의원의 발언이 김 의원의 코인 사태와 연결되는 듯한 상황이 연출되면서 처럼회의 자정 작용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처럼회 소속 장경태 의원 역시 2021년 8월, 김 의원의 코인 거래와 관련해 이미 알고 있는 듯한 발언을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기름을 붓는 모양새다. 


처럼회의 헛발질은 이뿐만이 아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때는 말 그대로 ‘망신살’을 샀다. 당시 민주당은 최강욱‧김남국‧김용민‧이수진‧민형배 의원을 앞세워 한 장관을 공격했지만 역공에 망신만 당했다. 당시 김남국 의원은 한 장관의 조카가 이모(이씨 성의) 교수와 공저한 논문을 딸과 그 이모(어머니의 자매)가 공저한 것으로 착각해 “딸이 이모와 같이 논문을 쓰지 않았느냐”고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다그쳤다. 

최강욱 의원도 영리법인 ‘한국쓰리엠’이 한○○으로 표시돼있는 것을 한 장관의 딸 한모양으로 착각해 엉뚱한 공세를 펴기도 했다. 해당 내용이 담긴 유튜브 영상의 조회수가 급상승하면서 민주당에 대한 민심이반으로 이어졌다. 반면 한 장관의 인지도와 인기는 청문회를 기점으로 크게 올랐다. 

총선 전
악재될까

민주당 내부서도 부글부글 끓어오르던 처럼회 해체론은 김남국 의원의 코인 의혹이 불거지면서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6일 “이 대표는 어디 있느냐”고 비판하면서 “폭력적 팬덤과 이제는 결별해야 한다. 김남국 의원을 비호하는 처럼회를 해체하고 처럼회를 떠받드는 극성 팬덤정치를 확실히 끊어내라”고 요구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처럼회 탈퇴 강성희
“의정활동에 도움 안 돼”

진보당 강성희 의원이 처럼회서 탈퇴했다.

강 의원은 지난 23일 자신의 SNS에 “최근 공정사회포럼(처럼회) 가입이 뜻하지 않은 논란을 불러와 의정활동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으로 탈퇴의 뜻을 대표님께 전했다”고 적었다.

처럼회는 민주당 내 모임이면서 국회 의원연구단체로 ‘국회 공정사회포럼’이라는 이름으로 등록돼있다.

소속 정당에 관계없이 구성원이 될 수 있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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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