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발질’ 몰락한 처럼회 막전막후

화려한 비상 끝 날개 없는 추락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날개 없는 추락’이다. 집권여당 시절 화려하게 비상했던 때가 까마득하게 느껴질 정도다. 당 대표의 ‘호위무사’ 역할로 주목을 받았던 과거와는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으로 알려진 ‘처럼회’ 이야기다. 

‘행동하는 의원모임 처럼회’(이하 처럼회)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내 초선 의원 모임으로 2020년 6월 만들어졌다. 처럼회엔 최강욱·김남국·장경태·민형배·김용민 의원 등이 속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처음에는 공부모임 성격이 강했던 이들 모임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정국 당시 선봉에 나서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문재인정부
잘나가다가

최강욱 의원(당시 열린민주당 대표)은 “본받을 분들에겐 배우고 누구처럼 못된 짓은 하지 말자는 다짐도 있고 늘 근본을 생각하자는 뜻도 있다”고 처럼회의 명칭에 대해 말했다. 처럼회는 검찰 이슈서 특히 존재감을 드러냈다. 문재인정부가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었던 검찰개혁에 발을 맞추면서 강성 민주당 지지층의 구심점으로 떠올랐다.

처럼회 소속 의원 가운데 대다수는 친이(친 이재명)계로 분류된다. 문정부서 불거진 ‘조국 사태’ 당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때는 공격수를 자처하면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당초 검수완박 정국 자체가 처럼회의 입법으로 시작됐다. 2020년 공소청법 제정안과 검찰청법 폐지안을 발의했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수사‧기소를 분리하고 검사의 직무 중 ‘범죄수사’를 삭제하는 내용이 골자다. 검찰 권한을 축소하는 수준을 넘어 없애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이후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을 개정해 검찰의 권한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검수완박 정국이 갈무리됐다. 그럼에도 처럼회의 검찰개혁 시도는 끝나지 않았다. 정권교체가 이뤄지자 윤석열정부를 향한 공격도 이어졌다. 소속 의원이 20여명 정도인 정치 모임에 170석 거대 야당이 휘둘리고 있다는 지적이 당내 안팎에서 불거졌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지난 17일 ‘이해충돌 방지법에 위반될 경우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내용의 국회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 의원은 “헌법 제53조제2항을 보면 대통령이 법률안에 이의가 있을 때 재의를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고위공직자의 이해충돌 우려가 있는 상황일 경우 국회의원은 국회법 제32조의5에 따라 이해충돌 우려가 있는 안건 등에 대한 회피 조항이 규정돼있다”고 설명했다. 

검찰개혁 주도 강성 모임
대다수 친이재명계 분류

그러면서 “하지만 대통령의 경우 이해충돌의 상황 속에서도 재의권에 대한 별도의 규정이 없어 제도 정비의 필요성이 시급하다”고 발의 배경을 밝혔다. 대통령이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에 위반될 경우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법을 개정해 대통령의 권력 남용을 방지한다는 취지다. 

김 의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공수처가 진실과 정의를 외면하고 부정한 목적으로 부당하게 사건을 처리하거나 인사권자가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불공정하게 재판을 진행하는 등 법 왜곡으로 법치주의를 훼손한 판·검사에 대해서도 수사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공수처법 개정안의 근거로 판검사의 부당한 사건 처리와 불공정한 재판 진행을 ‘법 왜곡’으로 규정하고 이를 처벌한다는 형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개정안 발의에 처럼회 소속 의원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점이다. 심지어 ‘코인 사태’로 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도 공수처법 개정안 발의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국민의힘은 당장 반발했다. 국민의힘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의 거부권은 입법부에 대한 행정부의 견제 수단으로서 삼권분립의 가치가 반영된 것은 물론, 헌법에 규정된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자신들이 ‘절대 선’ 이라도 되는 줄 아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형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윤석열정부
역풍 맞아

유 수석대변인은 “불공정의 판단은 과연 누가 하는 것이며 이재명 대표에게 죄가 있다 판결하고 송영길 전 대표도 문제 있다는 수사 결과가 나오면 불공정하다고 주장할 것이 뻔하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지금까지 자행한 ‘입법폭주’도 모자라 법 위에 군림한 채 ‘입법탈주’로 치달으며 법치의 근간을 흔들고 민주주의 근본마저 짓밟는 역사의 죄를 짓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처럼회가 강하게 나갈수록 그 반작용도 상당하다는 점이다. 민주당 내에서도 처럼회가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모임 해체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그 배경으로 처럼회 소속 의원의 ‘헛발질’이 꼽힌다. 처럼회 핵심 멤버로 꼽히는 의원들이 여러 논란에 휘말리면서 ‘손절’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김남국 의원은 거액의 가상화폐(코인) 보유·투자 의혹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김 의원의 코인 의혹은 이미 개인적인 사안을 넘어 당 전체로 번지는 모양새다. 대선자금 관련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게이트 형태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총선이 채 1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 치명적인 악재가 불거진 셈이다.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서 이른바 ‘김남국 방지법’으로 불리는 코인 관련 개정안도 만장일치로 처리됐다. 국회의원을 포함한 고위공직자의 재산 신고‧공개 대상에 가상자산을 포함하도록 하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안, 국회의원이 국회에 신고하는 ‘사적 이해관계 등록’ 대상에 가상자산도 포함하도록 한 국회법 개정안 등이다.

국회법 개정안은 부칙으로 국회의원의 가상자산 보유 현황 및 변동내역을 내달 말까지 국회윤리심사자문위에 등록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20~30대
지지율↓

김 의원의 코인 의혹은 20~30대 청년층 지지율에 직격탄을 날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닷새간 18세 이상 유권자 25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월3주차 정당지지도는 국민의힘 38.5%, 민주당 42.4%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전체 지지율서 국민의힘에 앞섰지만 20~30대서 크게 떨어진 결과를 받았다. 20대서 12.9%p(47.9%→35.0%), 30대서 8.5%p(47.8%→39.3%) 떨어진 것.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직전 조사에 영향을 주지 않았던 ‘김남국 코인’ 이슈가 본격적으로 작동한 결과”라고 평했다.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은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반사이익을 본 셈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서도 처럼회가 ‘김남국 감싸기’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처럼회 소속 양이원영 의원은 지난 19일 SBS 라디오서 “코인 투자를 하는 국민이 600만명이 넘는다고 한다”며 “코인 투자가 비도덕적이냐”고 반문했다. 김 의원의 코인 투자에 도덕적 문제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처럼회 소속 유정주 의원도 이날 자신의 SNS에 “불법과 투기는 그 무엇이든 근절돼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일반화시키며 그 행위 자체를 범죄시하는 것, 이슈 따라 끝도 없는 삼만리가 되는 것도 지양해야 하지 않을지”라고 적었다. 처럼회의 김남국 의원 비호에 당내 안팎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일각에서는 처럼회가 김 의원의 코인 의혹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최강욱 의원의 도덕성 논란에 불을 지핀 ‘짤짤이’ 논란이 사실은 김남국 의원의 코인을 뜻한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짤짤이 논란은 지난해 4월28일, 민주당 내 온라인 화상회의를 하던 중 김 의원이 화면에 보이지 않자 최 의원이 ‘지금 짤짤이 하는 것이냐’고 물었던 일을 말한다. 

‘무소불위’ 입법폭주 비판
코인 의혹 김남국 비호 중

당시 회의에 여성 보좌관이 함께 자리하고 있었고 몇몇은 최 의원의 발언이 성적 행동을 뜻하는 ‘XXX’로 들렸다며 굉장히 부적절한 발언이자 성희롱이었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의 발언은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에 악재로 불거졌다. 당시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은 당윤리심판원에 해당 발언에 대한 조사를 지시하기도 했다. 

윤리심판원은 최 의원에게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최 의원은 윤리심판원의 결정을 인정할 수 없다며 재심을 청구해 현재 재심 과정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손병관 <오마이뉴스> 기자가 지난해 8월25일 최 의원과 인터뷰한 내용을 공개했다. 손 기자는 인터뷰 과정서 최 의원이 코인을 짤짤이로 표현했다는 내용을 언급했다. 

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불거졌던 최 의원의 발언이 김 의원의 코인 사태와 연결되는 듯한 상황이 연출되면서 처럼회의 자정 작용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처럼회 소속 장경태 의원 역시 2021년 8월, 김 의원의 코인 거래와 관련해 이미 알고 있는 듯한 발언을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기름을 붓는 모양새다. 

처럼회의 헛발질은 이뿐만이 아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때는 말 그대로 ‘망신살’을 샀다. 당시 민주당은 최강욱‧김남국‧김용민‧이수진‧민형배 의원을 앞세워 한 장관을 공격했지만 역공에 망신만 당했다. 당시 김남국 의원은 한 장관의 조카가 이모(이씨 성의) 교수와 공저한 논문을 딸과 그 이모(어머니의 자매)가 공저한 것으로 착각해 “딸이 이모와 같이 논문을 쓰지 않았느냐”고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다그쳤다. 

최강욱 의원도 영리법인 ‘한국쓰리엠’이 한○○으로 표시돼있는 것을 한 장관의 딸 한모양으로 착각해 엉뚱한 공세를 펴기도 했다. 해당 내용이 담긴 유튜브 영상의 조회수가 급상승하면서 민주당에 대한 민심이반으로 이어졌다. 반면 한 장관의 인지도와 인기는 청문회를 기점으로 크게 올랐다. 

총선 전
악재될까

민주당 내부서도 부글부글 끓어오르던 처럼회 해체론은 김남국 의원의 코인 의혹이 불거지면서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6일 “이 대표는 어디 있느냐”고 비판하면서 “폭력적 팬덤과 이제는 결별해야 한다. 김남국 의원을 비호하는 처럼회를 해체하고 처럼회를 떠받드는 극성 팬덤정치를 확실히 끊어내라”고 요구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처럼회 탈퇴 강성희
“의정활동에 도움 안 돼”

진보당 강성희 의원이 처럼회서 탈퇴했다.

강 의원은 지난 23일 자신의 SNS에 “최근 공정사회포럼(처럼회) 가입이 뜻하지 않은 논란을 불러와 의정활동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으로 탈퇴의 뜻을 대표님께 전했다”고 적었다.

처럼회는 민주당 내 모임이면서 국회 의원연구단체로 ‘국회 공정사회포럼’이라는 이름으로 등록돼있다.

소속 정당에 관계없이 구성원이 될 수 있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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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