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지 떠난 여의도 야인들 현주소

내년 총선까지 무사 귀환?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당을 들어가고 나가는 것. 민주주의 정치판에서 숱하게 벌어지는 일이다. 하지만 이번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당적 변동은 비교적 더 큰 주목을 받았다. 그 각각 유별난 서사가 담겨 있는 탓이다. 혹시 생환할까? 아니면 그대로 내쳐질까. 이제 총선은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지난달 31일, ‘무소속’ 김남국 의원이 국회로 출근했다.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선언하고 잠행에 들어간 지 17일 만이다. 앞서 가상화폐(코인) 자산 거액 투자 논란에 휩싸인 김 의원은 지난달 14일 SNS를 통해 탈당 의사를 밝혔다.

그는 게시글을 통해 “더 이상 당과 당원 여러분께 부담을 드리는 것이 옳지 않다고 판단해 저는 오늘 사랑하는 민주당을 잠시 떠난다. 존경하는 당원동지 여러분께 너무나 송구하다”며 “중요한 시기에 당에 그 어떤 피해도 줘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저는 앞으로 무소속 의원으로서 부당한 정치공세에 끝까지 맞서 진실을 밝혀내겠다”고 적었다.

민주당 탈당 
무소속 8인은?

이날 민주당 측은 김 의원이 탈당계를 제출함에 따라 탈당 절차가 완료됐다고 알렸다. 이에 따라 민주당이 자체적으로 진행하던 진상조사는 사실상 중단됐다. 이재명 대표가 긴급 지시했던 윤리감찰 역시 완전히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다.

이에 당 안팎에선 수세에 몰린 김 의원이 ‘꼼수 탈당’했다는 비판이 줄을 이었다. 특히 절묘한 탈당 시점 또한 입길에 올랐다. 김 의원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이태원 참사 현안 보고 등 의정활동 중에도 코인을 거래한 정황이 나온 직후 탈당을 선언하고 잠행에 들어갔다. 

공교롭게도 ‘원조’ 꼼수 탈당으로 지적받았던 민형배 의원이 복당한 지 불과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또 다른 꼼수 탈당 논란이 불거졌다. 민 의원은 지난해 4월20일 검수완박 국면서 법안을 강행 처리하기 위해 스스로 탈당계를 제출한 바 있다. 안건조정위원회를 무력화할 목적이었다. 

여야 간 이견이 큰 법안 논의를 위해 구성되는 해당 위원회는 여당 의원 3명, 야당 의원 3명으로 이뤄진다. 이때 야당 몫 중 한 자리는 비교섭단체에게 돌아간다.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은 이 한 자리를 양향자 의원으로 채우려 했다.

민주당 출신인 양 의원이 법안 통과에 찬성해주면, 과반을 구성할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양 의원은 법안 반대 의사를 내비쳤고, 민 의원이 이 자리에 들어갈 요량으로 탈당을 감행한 것이었다. 결국 민주당과 민 의원의 계획대로 국민의힘의 안건조정위원회 방어선은 무너졌다.

지난 3월 헌법재판소는 다수 의견서 안건조정위원회 무력화가 국민의힘 의원들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한 것이고, 국회법에도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4월26일 민 의원의 특별 복당을 요청했다. 

민 의원은 자신을 향한 비판을 ‘반정치적인 정치 부정행위’라고 일축했다. 김 의원의 탈당이 자신의 사례와 동일선상에 놓이자 “(김 의원 탈당은)나와 전혀 다르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민 의원은 지난달 25일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 같은 경우에 입법활동을 하다가(그랬던 것)”라며 “전혀 다르다. 제가 볼 때는 당에서 (김 의원)복당을 고민할 시기는 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민 의원은 당헌 당규를 이유로 김 의원이 총선 전에 복당할 가능성이 없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민형배 이어 김남국…‘꼼수 탈당’ 논란 
‘회전문’ 탈당→복당 반복에 비판 잇달아 

하지만 정작 김 의원에겐 추후 복당 의지가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탈당 선언문에서 “(당을)잠시 떠난다”는 표현을 두 차례 남겼다. 흘러가는 상황에 따라 언제든 복당을 시도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긴 셈이다. 민주당 내부서도 친명(친 이재명)계를 중심으로 김 의원을 여전히 옹호하는 목소리가 남아있다.

민 의원의 적극적인 선 긋기에도 둘 사이 등호가 쉽게 떨어지지 않는 까닭은 이 같은 상황의 유사성에 있다.

다만 김 의원의 경우 민 의원에 비해 넘어야 할 산이 더 많이 남아있다. 우선 김 의원에 관한 국회 차원의 징계 절차에 속도가 붙고 있다. 여야는 지난달 30일,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김 의원 징계 안건을 상정했다. 양측 간사는 너나 할 것 없이 ‘빠른 처리’를 강조했다.

국회가 김 의원에게 제명 등 중징계를 부여한다면 “무고함을 밝히고 돌아오겠다”던 김 의원의 복당 명분은 크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 

이외에도 김 의원은 당 자체 징계를 피해 탈당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민주당 당헌 당규에 따르면 ‘징계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서 탈당한 경우’로 판단될 시 제명에 상응하는 제재가 가능하다. 복당은 향후 5년간 허용되지 않는다. 설령 순전한 ‘자진 탈당’으로 해석하더라도 탈당 시점으로부터 1년이 지나야 복당을 신청할 수 있다. 

의혹이 말끔하게 소명되거나, 당 지도부의 ‘예외적 결단’이 없다면 사실상 다음 총선 이전 복귀와 공천이 어려운 상황이다. 민주당 측이 김 의원 탈당 직후 “징계 절차 중 탈당으로 보기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본다”고 밝히긴 했지만, 비명(비 이재명)계 등 당내 비판 세력의 반발을 잠재우기엔 근거가 빈약하다는 평가다.

원조 꼼수 탈당의 ‘무사 생환기’와 또 다른 꼼수 탈당. 총선이 불과 열 달 앞으로 다가온 시점서 민주당 출신 ‘야인’들에게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현재 국회에는 최근 복당한 민 의원과 탈당한 김 의원 외에도 민주당 출신 무소속 의원이 여럿 남아있다.

현재 원내 민주당 출신 무소속 의원은 총 9명으로 ▲김남국 ▲김진표 ▲김홍걸 ▲박완주 ▲양정숙 ▲양향자 ▲윤관석 ▲윤미향 ▲이성만 의원이 있다. 이 중 김진표 국회의장을 제외한 나머지 8명은 각종 범죄나 부정 의혹에 휘말리면서 당적을 잃었다.

징계 피해
밖으로∼

비례대표 출신의 김홍걸 의원은 2020년 9월 부동산 축소 신고, 투기 논란을 이유로 출당됐다. 비례대표는 탈당 시 의원직을 잃는다. 이에 민주당이 여론을 달래는 동시에 김 의원의 의원직을 지켜주기 위해 ‘탈당 권유’ 대신 출당 조치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후 김 의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인정돼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았다. 우여곡절 속에서도 의원직을 지킨 김 의원은 현재 민주당에 복당 신청을 해둔 상태다. 민 의원과 비슷한 시기에 복당 절차가 진행됐고, 현재 당무위원회 의결을 기다리고 있다.

의혹에 관한 사법절차가 종결된 만큼, 복당 절차에도 어느 정도 진전이 있었던 셈이다.

반면 양향자 의원은 사실상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평가다. 양 의원은 광주 서구 을 지역구서 민주당 소속으로 선거를 치러 당선됐다. 그러다 2021년 7월 지역구 사무실 직원의 성폭력 사건에 관해 당 윤리위원회가 징계 출당을 건의하자, 실제 출당이 이뤄지기 전에 자진 탈당했다. 이후 복당을 신청했지만, 당규 원칙상 허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컸다.

양 의원과 민주당이 완전히 척을 지게 된 건 검수완박 국면 때다. 양 의원이 법안 반대 의사를 밝힌 데 이어 기권 투표까지 감행한 것이다. 몇 주 뒤 양 의원은 자신의 SNS에 복당 신청을 철회하겠다며 “내가 입당했던 더불어민주당은 지금의 민주당이 아니다”고 일갈했다.

이후 한동안 오히려 여권과 보조를 맞추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양 의원은 지난해 6월 국민의힘서 제안한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 위원장직을 수락했다. 이에 국민의힘 합류설도 돌았으나 실제 입당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지난해 말 민주당이 먼저 “양 의원이 신청한 복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양 의원이 복당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약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양 의원의 향후 거취는 안갯속이다. 

탈당 후에도
돌격대 활약

윤미향 의원은 2021년 6월22일 양이원영 의원과 함께 부동산 의혹으로 출당됐다. 당시 민주당은 국민권익위원회 전수조사 결과 관련 의혹이 있는 의원 12명에게 자진 탈당을 권고했는데, 비례대표인 이들은 의원직을 유지해주기 위해 출당 조치했다. 

양이 의원은 같은 해 10월 무혐의 처분을 받고 복당한 반면, 윤 의원은 아직 복당하지 못했다. 윤 의원이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후원금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윤 의원은 1심서 1500만원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올해 초 민주당 내부서 윤 의원을 복당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지만, 끝내 성사되지 않았다. 검찰이 항소함에 따라 윤 의원 재판은 계속 진행 중이다. 

양정숙 의원은 당선인 신분인 2020년 4월29일 당시 민주당의 위성정당이던 더불어시민당서 제명됐다. 양 의원은 지난 총선에 출마하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약 92억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제20대 총선에 비해 43억원가량 증가한 액수였다. 양 의원이 재산을 급격히 불려나가는 과정서 동생 명의를 도용해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이에 민주당과 시민당은 양 의원을 선거관리위원회와 검찰 등에 고발했다. 양 의원은 1심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벌금 300만원의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았지만 2심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앞서 민주당은 양 의원을 고발하기 이전에 “복당을 받아주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양 의원을 직접 고발하는 것을 간접적 사퇴 요구로 해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양 의원은 끝내 사퇴하지 않았고, 민주당은 무죄 선고 뒤에도 양 의원 복당에 대한 논의를 진전시키지 않았다.

3선 중진인 박완주 의원은 지난해 5월 보좌진 성추행 의혹으로 제명됐다. 피해자를 입막음하고 2차 가해를 시도한 정황도 포착됐다. 박 의원은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경찰은 지난해 말, 박 의원에게 성추행‧강제추행치상 혐의를 적용해 검찰로 송치했다. 

이미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비위로 선거를 참패한 이력이 있는 민주당이 박 의원을 다시 품으려 할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박 의원의 성추행 의혹은 지난 지방선거서 민주당이 참패한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윤관석·이성만 의원은 최근 민주당이 홍역을 앓고 있는 돈봉투 사건에 발목을 잡혔다. 이들은 당의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명분으로 자진 탈당했다. 이들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송영길 전 대표의 당선을 도울 목적으로 돈봉투 살포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아직도 바깥에…열 달 내 생환 가능성은?
대여투쟁 최전선 서지만…커지는 손절 확률

지난달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이들이 ‘다른 경쟁 캠프서 국회의원을 상대로 금품을 제공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현역 의원들에게 돈봉투를 살포하기로 마음먹었다는 내용을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시했다.

이들의 복당과 공천은 사실상 수사·재판 결과에 달려 있다. 수사 향방의 첫 가늠자는 이들의 체포 동의안 통과 여부가 될 전망이다. 체포동의안은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으며, 오는 12일 본회의서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거리낌 없는 탈당과 슬그머니 이뤄지는 복당의 반복. 민주당 안팎서 ‘당이 회전문 같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정치권에선 민주당과 그 의원들이 탈당을 정략적으로 이용한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탈당 후에도 조만간 복귀할 것을 시사하는 일부 의원은 탈당 후 더 적극적으로 민주당을 위해 싸우기도 한다. 복당을 위한 명분을 쌓고자 하는 마음과, 당에 자신의 ‘과오’로 인한 정치적 부담보다 활약에 따른 득이 더 크다는 인상을 안겨주기 위한 강박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예컨대 민 의원은 야인 시절 일명 ‘김건희 특검법’ 통과를 요구하는 천막 농성 선봉에 섰던 바 있다. 현 정부를 “군사독재정권의 후예, 검사독재정권”이라고 맹폭하기도 했다. 검수완박 국면 이후에도 강성 발언과 활동으로 당 지도부·지지층 등에 꾸준히 존재감을 표출한 것이다.

민 의원이 이번에 ‘특별 복당’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건 탈당 후 1년간의 강성 행보로 자신의 ‘충성심’을 증명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제기됐다. 

문제는 이들의 절박함을 잘 알고 있는 당이 탈당자를 먼저 궂은 일에 동원하는 사례가 왕왕 포착된다는 점이다. 민주당은 21대 국회서 국회 안건조정위원회를 무력화하기 위해 민주당 출신 무소속 의원들을 수차례 활용했다.

박 의원은 지난해 12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서 방송관계법 개정안이 통과되도록 하는 공을 세웠다. 당시 민주당은 해당 법안의 단독 통과를 추진하고 있었다. 국민의힘은 안건조정위원회를 활용해 지연 전술을 펴고자 했다.

하지만 박 의원이 야당 몫 중 한 자리를 꿰차면서 안건조정위원회 역시 과반수로 법안을 통과시켰다. 민주당과 민 의원이 검수완박 국면서 보여준 수법이 어김없이 올해도 재현된 셈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강행 통과될 땐 윤미향 의원이 투입됐다. 이때도 국민의힘은 안건조정위 회부로 시간을 끌고자 했지만, 안건조정위에 윤 의원이 배치되면서 수포로 돌아갔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 법안에 취임 후 첫 번째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사용했다. 

민주당은 입법부 내부의 저지 시도를 봉쇄함으로써, 대통령의 거부권 사용이라는 여권의 정치적 부담 증대를 이끌어냈다.

몇이나
살아남나

하지만 정치권엔 이들을 향한 회의적 시선이 가득하다. 몇 명이나 당으로 생환할 수 있을지, 또 다음 공천을 받아들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마침 이들 8명 중 박완주·윤관석 의원을 제외한 6명은 초선 의원들로 비례 의원도 섞여 있다. 당 입장에선 무리하면서까지 ‘흠결’이 있는 초선 의원을 품어줄 이유가 딱히 없다. 이들 중 상당수가 여느 초선 의원들처럼 ‘손절’당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더군다나 이들의 탈당·제명 사유는 부동산, 선거비리, 성추문 등의 의혹이다. 하나같이 민주당의 ‘모순’을 도드라지게 해 앞서 선거 참패를 야기한 전적이 있는 사유들이다. 선거가 접전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커질수록, 이들의 복귀 가능성은 점차 희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jeongun15@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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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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