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혈세로…’ 진도군 퍼준 7700만원의 비밀

뭘 챙겨주려고 취임 한 달 만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나랏돈은 그 쓰임새에 한 치의 거짓도 있어서는 안 된다. 국민의 피 같은 세금이 녹아들어 있기 때문이다. 지자체가 보조금을 지급할 때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한 이유다. 지난해 지방 장애인 관련 센터에 지급된 보조금 7700만원을 둘러싸고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지자체의 수장은 왜 보조금을 주기로 결정했을까?

전남 진도군 장애인생활이동지원센터(이하 센터) 사태가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 문제로 시작된 사안은 법정 공방으로 번졌다. 센터 측은 소송서 패하자 절차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채 직장 폐쇄를 강행했다. 피해자 박주연씨는 여전히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와 센터, 그리고 진도군을 상대로 외로움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직장 없어지고
군은 손 놓고

박씨가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제기한 지도 어느덧 3년이 넘었다. 그 사이 전라남도 인권센터는 박씨를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로 인정했다. 박씨가 당한 폭언과 욕설, 지속적인 업무 배제 등의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점을 두 차례에 걸쳐 확인해준 것이다. 하지만 박씨에게 돌아온 것은 정직 3개월의 징계와 해고 처분이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박씨의 사례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했다. 박씨가 사단법인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전라남도 진도군지회를 상대로 제기한 해고무효확인 소송서도 1심 재판부는 원고(박씨)의 손을 들어줬다. 박씨에 대한 진도군지회의 해고처분은 절차적·실체적 위법이 있다는 판단이다. 

센터 사태에 대한 국가기관의 판단은 박씨 쪽으로 기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센터 사태는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박씨는 그 근본적인 원인으로 진도군의 소극 행정을 지적했다. 진도군에서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더라면 사태가 이렇게까지 번지진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 진도군은 센터 사태서 책임을 피해갈 수 없는 입장이다. 국가기관은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와 관련해 꾸준히 진도군의 역할을 주문했다. 박씨가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처음 제기했던 전라남도 인권센터는 2021년 3월 진도군수에게 “센터에 대해 정기적인 지도‧점검을 강화할 것을 권고한다”고 주문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21년 10월 역시 진도군수에게 “사회복지시설 내 직원에 대한 괴롭힘 및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에 대한 부당한 해고처분 등으로 볼 여지가 큰 센터의 현재 상황에 대해 지도·감독의 방법과 관련 적용 법조 등을 면밀히 검토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표명한다”고 결정했다. 

1월에 소급 적용 불가
7월에 6300만원 지급

다만 박씨의 손해배상소송 1심 재판부는 진도군에 책임을 묻지 않았다. 박씨는 진도군이 센터에 대한 지도·감독 의무를 갖고 있고 전라남도 인권옴부즈맨, 도민인권보호관으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에 대한 보호조치를 할 것을 권고받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손해배상소송 1심 판결문을 종합하면 재판부는 진도군의 ▲공문 발송 ▲주의 당부 등의 조치 ▲조치 계획 제출 등의 행위 한 부분을 근거로 적절한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박씨의 주장을 기각했다. 또 7월(2022년)부터 센터에 대한 보조금을 지원하지 않기로 한 부분도 판결에 작용했다. 

박씨 변호인은 “공문 발송 등의 행위만 보고 진도군이 지도·감독 의무를 다했다고 보는 것은 재판부서 좁게 해석한 게 아닌가 싶다”며 “공문을 보내는 행위를 넘어 진도군의 조치가 어떤 결과를 야기했는지, 실제 센터 사건 해결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는 게 맞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박씨 역시 진도군의 소극 행정을 지적했다. 국가기관서 한 목소리로 진도군의 역할과 책임을 주문했는데 최소한의 대응으로 문제를 키웠다고 비판했다. 문제는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 구제가 아닌 다른 부분에서는 진도군이 적극적으로 행정력을 발휘한 사례가 뒤늦게 드러났다는 점이다. 


진도군서 센터에 지급하는 보조금 문제다. 센터는 매년 전라남도와 진도군으로부터 1억원 이상의 보조금을 받아 운영해왔다. 지난해 진도군 예산 내역에 따르면 센터에 배정된 예산은 1억4260만원이다. 전라남도서 2860만원, 진도군서 1억14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공문 발송
소극 행정

하지만 전라남도는 지난해 1월 센터에 지급하던 보조금을 주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전라남도는 ‘직장 내 괴롭힘 관련 국가인권위원회 결정에 따른 문제해결 촉구 통보’ 공문을 보내 “귀 센터서 직장 내 괴롭힘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가 시행되고 있지 않음에 따라 문제 해결 시까지 도비보조금을 미교부할 예정임을 알려드린다”고 명시했다.

그러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 법령 조항과 행정처분 여부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도군도 지난해 2월 센터에 ‘진도군 장애인생활이동지원센터 보조금 교부조건 및 소급적용 불가 안내’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에 따르면 진도군은 “센터 운영비 등 1개월분 보조금 교부결정 시 보건복지부, 법제처 관련 법 해석 및 검토 후 보조금 추가 교부결정 예정으로 교부 조건을 명시했다”고 밝혔다.

보조금을 조건부로 지급하겠다고 한 것이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보조금 교부결정 전 추진한 사업에 대해서는 사업비 진행이 불가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보건복지부나 법제처의 관련 법 해석에 따라 보조금 지급을 결정했어도 그 이전(2022년 2월1일~보조금 교부 결정 전)에 진행된 사업에 대해서는 소급적용을 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해당 공문은 지난해 1월26일 센터 관계자에게 안내한 내용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진도군은 이 같은 결정을 뒤집었다. 같은 해 2~6월분의 보조금을 소급 적용해 지급한 것이다. 당시 진도군이 지급한 보조금은 6336만1000원이다. 미리 지급한 1380만원을 합치면 센터에 지급된 보조금은 7716만1000원이다.

센터는 해당 보조금을 각각 지난해 1월26일(1380만원), 7월29일(6336만1000원)에 수령했다.

돈 줄 때는
적극 행정?

<일요시사>가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센터 측은 이 중 총 7700만7463원을 지출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부분은 ‘인건비’였다. 센터장을 포함한 직원 3명에게 총 5113만4930원을 지급했다. 단순 계산으로 따지면 직원 1명당 약 283만원씩 지급받은 셈이다. 


인건비 외에 ▲제수당(기본급을 제외한 모든 수당) 600만1680원 ▲퇴직 적립금 441만6396원 ▲사회보험 부담금 572만6830원 ▲수용비 및 수수료 24만3570원 ▲공공요금 84만1257원 ▲제세공과금 172만5890원 ▲차량비 695만6910원 등의 항목에 지출했다. 차량비를 제외하면 대부분 직원과 관련된 비용이다. 

진도군이 센터 보조금을 소급 적용해 한꺼번에 지급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됐다.

진도군은 지난달 <일요시사>의 질의에 “전라남도서 센터에 대한 도비 보조금이 미교부 결정되면서 진도군은 자체 예산만으로 운영비 지원이 가능한지 변호사 자문을 구했는데 해석이 각각 달라 명확한 판단을 위해 법제처에 법률해석을 요청했다”고 답했다.

이어 “상급기관의 법령 해석에 걸리는 시간이 장기간 소요되면서 특별한 행정처분 없이 장애인을 위한 공익적 기능을 가진 시설을 운영하고도(센터 관계자가) 갑질의 가해자일지라도 객관적 사실관계를 법적으로 다투고 있는 상황서 보조금 미교부에 따른 피해를 센터 종사자가 부담하는 부적정을 해소하려 했다”고 밝혔다.

진도군의 설명은 이후 행보와 배치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7월부터는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는지에 관한 의문이 제기됐다. 진도군의 설명대로 공익적 기능을 가진 시설이라 센터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상황서도 운영을 위해 보조금을 지급했다면 7월부터는 왜 딱 끊었냐는 것이다. 

보조금 70% 인건비로
“공지 안하고 진행해서”


진도군은 “이용자 대부분이 중증장애인이므로 센터의 사업과 장애인콜택시, 교통약자 바우처택시와 사업 내용이 유사해 대체 활용이 가능하다. 또 사업의 동시 추진에 따른 효과성 저하와 중복 지출로 인한 예산 낭비 요인이 상존하는 상황서 직장 내 갑질이라는 공익에 반하는 행위에 대한 개선 의지가 없기 때문에 (2022년)7월분부터는 보조금을 일체 지급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시 말해 대체 사업도 있고 센터 내부서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의 보조금은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6개월분을 더 지급한 뒤 보조금을 끊은 것만 제외하면 전라남도의 도비 미교부 배경과 일맥상통하는 지점이다. 진도군의 행보를 두고 ‘때늦은 적극 행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박씨는 “3년 동안 국가기관서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했는데 진도군은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조금을 끊는 과정에서야 직장 내 괴롭힘을 언급했다. 진도군의 설명대로면 보조금 지급과 관련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는 뜻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진도군서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비쳤을 때 센터서 집회를 갖는 등 항의한 적 있다. 그 당시 집회 이후 보조금이 소급 적용됐다. 내가 직장 내 괴롭힘 대책 마련 촉구 등 진도군 앞에서 집회한 게 몇 번인데 진도군은 어떤 조치도 해주지 않았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일각에선 진도군의 보조금 소급 적용이 센터 직원에 대한 ‘보답’ 차원이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 군수가 취임 이후 한 달 만에 보조금 소급 적용을 결정하면서 그 이면에 정치적 배경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던 것.

센터 관계자가 선거 과정서 김 군수를 지원했고 김 군수가 당선 이후 보조금을 소급 적용해 우회로 대가를 지급했다는 의혹이다. 

보조금의 70%가량이 인건비로 지급되는 지출 구조상 소급 적용은 센터 직원에게 득이 될 수밖에 없다. 김 군수가 센터 직원을 챙겨주기 위해 무리하게 소급 적용을 지시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센터는 지난해 7월 이후 운영을 잠정적으로 중단했다가 지난 2월 ‘직장 폐쇄’라는 초유의 행보를 보였다. 

3년 만에
조치했나?

김 군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인건비를 챙겨주기 위한 것도 아니고 선거 관련은 더더욱 아니다. 나는 그 사람들 잘 알지도 못한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그는 “보조금을 끊을 당시 센터에 ‘운행 중지’ 공지를 하지 않고 돈을 주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공지를 하고 돈을 끊어야지 그냥 뚝 끊어버리면 어쩌나”며 “그래서 그 부분은 담당부서에서 잘못했다고 판단해 (지난해)7월에 취임해서 보조금을 지급하라고 한 것이다. (지난해)7월 보조금을 끊기 전에는 먼저 공지하고 진행했다”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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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폴 적색수배’<br> 황하나 근황 포착

[단독] ‘인터폴 적색수배’
황하나 근황 포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마약 투약 혐의로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은 황하나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해 1월31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황씨를 형사 입건했다. 앞서 황씨는 2023년 9월, 영화배우 고 이선균을 협박한 유흥업소 실장 김모씨 등과 함께 내사를 받아왔다. 지난해 2월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간이시약 검사 등을 통해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했다. 수사를 받던 황씨는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 실제로 황씨는 지난해 3월 와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마약과 성매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추가 혐의가 드러나자 태국에 있는 황씨를 검거하기 위해 인터폴 적색수배와 현지 영사 조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폴 적색수배 중인 황씨는 지난 1년 사이 캄보디아로 이동했다. 유튜브 채널 ‘크라임넷’을 운영하는 제보자 A씨에 따르면 현재 프놈펜 소재 한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한국인 남성과 함께 거주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지난해 태국으로 도주한 황씨는 자동차 관련 사업체를 운영하는 현지인 N씨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있다. N씨는 태국 상류층을 뜻하는 ‘하이소(High-Society)’로 분류되는 유명인사다. 황씨의 지인이자 한국에서 모델 활동을 했던 여성 Y씨는 “(자신과 함께) N씨가 클럽, 유흥업소 등에서 황씨와 파티를 즐겼다”고 알려왔다. 태국에서 상위 10% 미만에 속하는 재벌인 하이소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파티를 즐길 뿐더러, 전관예우 등에 따라 현지 경찰의 수사가 어려운 대상이다. 황씨가 N씨의 비호를 받아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왔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Y씨를 비롯한 다수의 제보자는 황씨가 태국, 캄보디아 등을 오가며 성매매, 마약 유통 등에 가담했다고 전했다. 황씨는 한국에 있던 Y씨 등을 불러 현지 남성과의 성매매를 유도하기도 했다. 이 밖에 황씨는 과거 방송인으로 활동했던 에이미(이윤지) 등 유명인들과 어울리며 여유로운 삶을 이어갔다. 현지 정보망에 따르면 황씨는 하이소들과 함께 했기에 경찰의 눈을 피할 수 있었다. 하이소의 권력이 얼만큼인지 나타내는 실제 사례도 있다. 스포츠음료 ‘레드불’ 공동 창업주의 손자 오라윳 유위티야의 뺑소니 사망사건이다. 오라윳은 2012년 9월 방콕 시내에서 술과 마약에 취해 페라리를 과속으로 몰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근무하고 있던 경찰관을 치어 숨지게 한 후 도망쳤다. 그러나 경찰은 사고 후 스트레스로 술을 마셨다는 오라윳 측 주장을 인정하고 음주 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오라윳은 불기소됐고, 이후 마약 복용에 따른 처벌도 면했다. 경찰 추적 중에도 호화 생활 동남아 오가며 ‘환락 파티’ 2022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마약법 개정으로 만료됐다고 현지 검찰총장실 대변인이 밝혔다. 1979년 제정된 마약법을 보면 코카인 불법 복용자는 6개월~3년 징역에 처하고 공소시효는 10년이다. 오라윳의 공소시효는 그해 9월3일에 만료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2021년 12월 발효된 새로운 마약법에 따르면, 코카인 복용은 징역 1년에 공소시효는 5년이다. 이에 따라 오라윳의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는 자동 기각됐다는 것이다. 오라윳은 이를 틈타 해외로 도주했다. 불기소 결정 뒤 반정부 집회가 열릴 만큼 반발은 심했다. 결국 총리 지시로 진상조사위원회가 꾸려졌다. 검찰과 경찰의 조직적 비호가 있었다는 정황도 포착했다. 검·경은 뒤늦게 부주의한 운전에 의한 과실치사에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도 추가했다. 하지만 오라윳의 행방은 묘연하다. 검찰은 경찰이 오라윳을 체포해 데려오기 전까지는 마약 복용 혐의로 기소할 수 없다고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현재 오라윳에게 남은 혐의는 과실치사뿐이며 공소시효는 2027년 9월3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를 종합하면, 황씨는 동남아로 도주하기 전 마약을 투약한 것과 더불어 지인에게 마약을 권하기도 했다. 황씨의 지인 J씨는 취재진과 전화 통화에서 “황하나가 나에게 좋은 거 있는데 해볼래?”라며 팔에 주사로 된 약물을 주입했다. 그는 “좋은 거라길래 설마 했는데,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토를 하게 됐다”며 “정신을 차려 보니, 주변에 주사기들이 놓여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J씨는 “마약을 투약한 것 같다”고 경찰에 자수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이어 황씨는 지난해 3월19일 취재진과 통화에서 “술은 왜 마셔요? 마약이 더 좋은데”라며 “왜 기자들은 내 기사만 쓰는지 모르겠다. 다른 약쟁이들도 많은데, 좀 취재하고 기사를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황씨의 아버지 황재필씨는 “딸이 적색수배된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카카오 메시지를 읽었지만, 묵묵부답이다. 태국 재벌 ‘하이소’ 조력 “나 잡아봐라” 수사망 피해 한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로 전환된 황하나에 대해 출국금지 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것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적색수배가 내려진 황씨가 이번에 귀국하게 되면, 앞으로 1년 이상 태국에 재입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는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이자, 동방신기 출신 박유천의 전 약혼녀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두 사람은 2018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수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황씨는 2019년 11월 항소심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면서 석방됐다. 앞서 여러 차례 마약 투약으로 처벌받은 이력도 있다. 2015년 5~9월 자택 등에서 필로폰을 세 차례 투약했다. 2018년 4월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 없이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집행유예 기간 중인 2021년 7월9일 재차 마약을 투약해 1심 판결로 추징금 40만원에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019년에 마약 투약죄로 선고받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동종범죄 재범에 이종범죄까지 저지른 대가로 가중처벌을 받은 것이다. 당시 마약 혐의와 함께 2020년 11월, 시가 500만원 상당의 명품 신발 등을 훔친 혐의도 받았다. 기소된 이후 세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2021년 10월28일 2심 판결서 검찰은 황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구형했다. 황씨는 최후 진술에서 “휴대전화도 없애고 시골로 내려가 열심히 살고 제가 할 수 있는 성취감 느끼는 일을 찾아 열심히 살아보겠다”면서 “지난 3~4년간 수면제나 마약으로 인해 제정신이 아니었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제가 너무 하찮게 다뤘고 죽음도 쉽게 생각하며 저를 막 대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변론했다. 그해 11월15일 2심 판결서 재판부는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 추징금은 4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태국서 이동 이후 2023년 이선균 마약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은 황씨를 포함해 총 8명이 마약을 투약한 단서를 포착하고, 일부는 형사 입건해 내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황씨는 내사자 신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내사 대상에 오른 인물 1명과 성명불상자 1명을 공갈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사실도 파악했다. 다수의 제보자들은 “황하나는 이선균이 협박당할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선균을 협박해 금품을 뜯은 전직 영화배우 박모씨와 유흥업소 여종업원 김씨의 협박 행각이 검찰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