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막무가내’ 진도군 장애인센터 폐쇄 내막

골칫거리 차라리 없애버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풀 한 포기 나지 않은 척박한 길을 홀로 걸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함께 걷는 동료가 생겼다. 응원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자꾸만 발목을 잡는 손이 있었다. 고지가 눈앞인데 가는 걸음마다 제동이 걸렸다. 그렇게 3년이 흘렀다.

법원부터 국가인권위원회, 언론중재위원회까지 안 가본 데가 없었다. 진도군청은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었다.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일은 숨 쉬듯 자연스러워졌다. 평범한 직장인이 3년 만에 ‘5인 미만 사업장’ 해고 노동자의 선봉장이 됐다. 역으로 말하면 3년간 사건이 해결되지 못했다는 뜻이다.

상황은
달라졌지만…

지난 6일 오후 서울 강서구 목동의 한 카페에서 박주연씨를 만났다. 박씨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일로 서울에 온 참이었다. 노조 사무실에서 4시간 가까이 이야기를 하고 왔다는 그는 자리에 앉자마자 그간의 내용을 말하기 시작했다.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나서 대체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도 기자의 질문에 막힘없이 답변을 내놨다. 

<일요시사>가 박씨의 사연을 최초 보도한 시기는 2021년 7월이다(<일요시사> 1333호 ‘<단독> 갑론을박 ‘말 많은’ 장애인이동센터 무슨 일이…’https://www.ilyosisa.co.kr/news/article.html?no=230703). 그로부터 2년6개월이 지나는 동안 상황은 많이 바뀌었다. 전라남도 인권센터의 ‘직장 내 괴롭힘’ 피해 인정 결과를 근거로 인권기관, 법원 등은 박씨의 손을 들어줬다.

‘5인 미만 사업장’이라는 난관을 뚫고 얻어낸 쾌거였다. 


박씨는 2015년 12월 전남 진도군 장애인생활이동지원센터(이하 센터)에 입사했다. 센터는 사단법인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전라남도지부 산하의 진도군지회에서 운영한다. 이동에 상당한 제약이 있는 장애인에게 차량 운행을 통한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을 주 사업으로 하고 있다. 전라남도와 진도군으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운영된다.

센터는 센터장 1인, 운전원 2인, 사무원 1인 등 총 4인으로 구성됐다. 박씨는 운전원→운전원 겸 사무원→운전원 등으로 센터 상황에 따라 보직이 바뀌었다. 박씨가 센터 내부 상황과 관련해 본격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은 2020년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당시 센터장이었던 이모씨가 자신에게 폭언, 욕설을 하고 차별대우를 한다며 전라남도 인권센터를 찾았다.

같은 해 12월에는 센터 사무원인 곽모씨로부터 부당대우와 차별대우 등을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전라남도 인권센터에 조사를 신청했다. 인권센터는 2020년 5월과 2021년 3월 박씨의 상황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진도군수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전남도지부 ▲전라남도 도지사 등에 관리·감독 강화, 재발 방지 대책 등을 주문했다. 

하지만 돌아온 건 정직 3개월의 징계와 해고였다. 이 과정에서 박씨는 센터의 보조금을 유용했다는 오명까지 뒤집어썼다. 투쟁의 시발점이 된 731만5160원은 오랜 시간 박씨를 괴롭혔다. 박씨는 “(투쟁을)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여기서 멈추면 ‘보조금을 횡령했다’ ‘쌈짓돈으로 썼다’는 불명예를 벗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소송 패소하자 센터 문 닫아
군, 보조금 소급 적용 왜?


‘번갯불에 콩 구워 먹는 속도’로 센터에서 잘린 박씨는 대외로 전선을 넓혀가기 시작했다.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고 손해배상청구‧해고무효 소송도 진행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센터 상황에 대해 관련 기관이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의 의견을 표명했다.

광주지법 해남지원은 손해배상청구에 대해 원고 일부 승소, 해고에 대해서는 무효 판결을 내렸다. 

센터와 갈등을 빚는 과정에서 발병한 ‘적응장애’에 관해 광주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업무상 질병이라고 판정했다.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됐지만 인권기관부터 사법기관에 이르기까지 박씨가 직장 내 괴롭힘의 피해자며 이를 구제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심지어 박씨의 상황을 잘못 보도한 언론은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됐다. 

박씨의 상황에 공감하고 함께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생겼다. 또 다른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와 연대해 부당함을 소리 높여 알렸다. 박씨가 원한 건 명예회복과 복직이었다. 자신에게 씌워진 ‘보조금 유용’이라는 가시관을 벗고 다시 직장에 들어가 정년까지 일하는 것.

손에 잡힐 듯했던 목표는 센터와 운영 주체, 관리·감독기관의 행보로 아득히 멀어지고 있다. 

더 놀랄 일도 없으리라 생각했던 박씨의 생각을 부수듯 센터는 폐쇄를 신청했다. 손해배상과 해고무효 소송 패소 이후 항소하면서 말 그대로 센터를 닫아 버린 것이다. 센터의 운영 주체인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진도군지회도 해산 절차를 밟다가 간신히 제동이 걸렸다. 박씨는 센터와 진도군지회의 행보에 황당함을 드러냈다.

박씨는 “이렇게까지 했는데 변화는 없다. 오히려 직장이 없어져서 더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며 “사건이 이렇게 된 데는 진도군의 책임이 크다”고 주장했다. 진도군이 적정한 순간에 적절한 대책을 마련했거나 조율을 진행했다면 사안이 이 지경까지 엉망으로 꼬이진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 진도군은 박씨 관련 사건에 관해 ‘두어 발자국’ 정도 떨어져 관망하는 자세를 취해왔다. 센터의 운영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진도군지회가 하고 있고 진도군은 보조금만 지급할 뿐 관여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결과는
그대로

센터 폐쇄와 관련해서도 서류만 갖춰지면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언론에 밝혔다. 센터 폐쇄를 막을 권한이 없다는 것이다.  

박씨는 멀찍이 떨어져 사건을 방조하고 있는 진도군의 책임 회피성 태도가 사건을 악화시켰다고 맹렬히 비판했다. 그러면서 “진도군은 상황에 따라 선택적으로 관여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의 편에 선다.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보호하지 않는 행위 그 자체만으로 가해자를 돕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분명 진도군은 센터의 운영 주체가 아니다. 보건복지부의 ‘2022년 장애인 복지시설 사업안내’ 자료에 따르면 센터의 운영 주체는 ‘사단법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및 시·도지부, 시·군·구지회다. 단, 이 단체가 사업을 수행할 수 없는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자치단체장이 따로 정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하지만 진도군이 센터 운영의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데 부정할 사람은 많지 않다. 특히 센터가 운영되는 데 있어 진도군의 보조금이 큰 부분을 담당한다는 점이 언급된다. 센터는 매년 전라남도와 진도군으로부터 1억원 이상의 보조금을 받는다.

2022년 진도군 예산 내역에 따르면 센터에 배정된 예산은 1억4260만원으로 전라남도에서 2860만원, 진도군에서 1억1400만원을 잡아놨다. 

더 눈길을 끄는 대목은 사법기관, 인권기관 등에서 박씨의 상황에 관한 대책 마련의 주체로 진도군과 진도군수를 꼽았다는 사실이다. 2020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박씨의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했던 전라남도 인권센터는 진도군수에게 ‘센터에 대한 정기적인 지도·점검 강화’를 권고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21년 ‘사회복지시설 내 직원에 대한 괴롭힘 및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에 대한 부당한 해고처분 등으로 볼 여지가 큰 이 사건 센터의 현재 상황에 대해 지도‧감독의 방법과 관련 적용 법조 등을 면밀히 검토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진도군수에게 표명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박씨의 손해배상청구, 해고 무효확인 소송 판결문 곳곳에도 센터의 관리‧감독 역할을 진도군이 맡고 있다는 언급이 나온다. 광주지법 해남지원은 박씨의 해고 무효확인 소송 1심 판결문에서 ‘이 사건 운영규정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진도군지회가 감독관청인 진도군수의 승인을 받아 센터 운영에 적용해왔다’고 적었다. 


안 준다더니
갑자기 줬다

해당 운영규정에 따르면 센터 직원의 포상과 징계를 정하는 운영위원회 위원 자격 중 하나로 ‘진도군 장애인 복지업무 담당 공무원’이 명시돼있다. 박씨는 “운영위원회와 인사위원회에 진도군 관계자가 참여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금전적으로든 운영적으로든 진도군의 영향력이 센터에 분명히 미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법 해남지원은 박씨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진도군의 ‘방조’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군수는 사회복지사업법 제51조1항에 따라 “사회복지사업을 운영하는 자의 소관업무에 관해 지도‧감독을 하며 필요한 경우 그 업무에 관해 보고 또는 관계 서류의 제출을 명하거나 소속 공무원으로 하여금 사무소 또는 시설에 출입해 검사 또는 질문을 하게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진도군이 센터 사건과 관련해 공문 발송 등의 행위를 했기 때문에 지도·감독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결을 내린 것. 박씨의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변호사는 “직장 내 괴롭힘 관련법이 최근에 시행되면서 관련 데이터가 많이 쌓이지 않았고 재판부 입장에서 지자체의 책임을 인정하는 판단을 내리기엔 부담스러웠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문 발송 등의 행위만 보고 진도군이 지도·감독 의무를 다했다고 보는 것은 재판부에서 좁게 해석한 게 아닌가 싶다”며 “공문을 보내는 행위를 넘어서 진도군의 조치가 어떤 결과를 야기했는지 실제 센터 사건 해결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는 게 맞는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손해배상청구소송 1심 판결에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1심 재판에는 진도군의 보조금 소급 적용 등 석연치 않은 일에 대한 부분이 빠졌다”며 “항소심 재판부에서는 다른 판단을 해줄 거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씨는 ‘진도군이 2022년 7월분부터 이 사건 센터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판결문의 마지막 부분을 언급했다. 

지난해 1월 전라남도는 ‘직장 내 괴롭힘 관련 국가인권위원회 결정에 따른 문제해결 촉구’ 공문을 센터에 보냈다. 전라남도는 ‘도민인권보호관 시정권고에 대한센터의 불수용과 지자체의 지도·감독 방관을 이유로 한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을 근거로 문제 해결 시까지 도비 보조금을 미교부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2월 진도군은 ‘진도군 장애인생활이동지원센터 보조금 교부조건 및 소급적용 불가 안내’ 공문을 센터에 보냈다.

공문에 따르면 “2022년 센터 운영비 등 1개월분 보조금 교부 결정시 보건복지부, 법제처 관련 법 해석 및 검토 후 보조금 추가 교부 결정 예정으로 교부 조건을 명시했다”며 “결정 전 추진한 사업에 대해 사업비 집행이 불가함을 안내한 바 있다”고 했다. 

군수, “다 덮으라” 회유 의혹
당선인 시절 “일주일 주겠다”

의문이 나오는 대목은 이후 2~6월분 보조금이 소급 적용돼 센터에 지원됐다는 사실이다. 진도군 장애인복지팀 관계자는 <일요시사>의 질의에 “지난해 1월 이후 전라남도에서 센터에 대한 도비 보조금을 주지 않기로 하면서 진도군은 자체 예산만으로 운영비 지원이 가능한지 여부에 대해 변호사 자문을 구한 결과, 해석이 각각 달라 법제처에 법률 해석을 요청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상급기관의 법령 해석에 시간이 오래 걸려 특별한 행정처분 없이 장애인을 위한 공익적 기능을 가진 시설을 운영하고도 보조금 미교부에 따른 피해를(갑질의 가해자일지라도 객관적 사실관계를 법적으로 다투고 있으므로) 센터의 종사자가 부담하는 부적정을 해소하기 위해 보조금을 지급했다”고 해명했다. 

진도군에 거주하는 장애인의 복지를 위해 보조금을 소급 적용해 센터를 지원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진도군은 박씨와의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2022년 7월부터 센터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주장을 내세워 방조 책임에서 벗어났다.

심지어 센터는 현재 운영되지 않고 있다. 

해명대로면 진도군은 센터에 대한 보조금 지원도 계속해야 하고 폐쇄를 진행하려는 진도군지회의 시도를 막아야 한다. 진도군 관계자는 센터 운영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장애인 이동권과 관련해 어떤 대책을 펴고 있느냐는 <일요시사>의 질의에 “장애인 콜택시, 바우처 택시 서비스를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박씨는 “진도군의 보조금 소급 적용은 가해자를 위한 조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피해자는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 가해자를 위해 ‘소급 적용’이라는 무리수를 둔 것”이라며 “정말 장애인을 위해 지원한 것이라면 센터 폐쇄에 대해서는 왜 ‘서류가 구비되면 수리할 수밖에 없다’는 말을 하나.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조금 소급 적용은 김희수 진도군수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과 2018년 진도군수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 3수 끝에 당선된 김 군수는 진도군청에서 군내면장, 지산면장, 조도면장, 농산유통과장, 환경녹지과장 등을 지낸 공무원 출신 정치인으로 당적이 없는 무소속이다.

최근 김 군수가 박씨를 상대로 ‘다 덮으라’는 말을 하며 회유하려 했다는 의혹이 뒤늦게 제기됐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진도군수로 당선된 김 군수가 당선인 시절인 6월, 박씨와의 면담 자리에서 ‘복직시켜줄 테니 다 덮으라’는 뉘앙스의 말을 했다는 것.

이날 대화는 박씨와 박씨의 친척이 함께 자리한 선거사무실에서 이뤄졌다. 

박씨는 “당시 군수님(당시 당선인 신분)이 ‘내 임기 중에 시끄러운 게 싫다. 내 임기 때 벌어진 일도 아니고 전 군수 때 일로 내가 피해 보는 것도 싫다. 책임지고 복직시켜줄 테니까 소송이고 뭐고 다 덮고 조용히 살아라”며 “일주일 시간을 줄 테니 다 덮고 조용히 갈지 아니면 10년, 20년 노조랑 싸우고 있을지 마음대로 해라. 나는 노조 그런 거 하나도 안 무섭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당시 김 군수의 말에 모멸감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그 자리에서도, 일주일의 시간이 흐른 뒤에도 ‘덮을 수 없다, 끝까지 가겠다’는 입장을 김 군수에게 표했다. 당시 박씨는 “지난번 저와 면담하신 부분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한다”며 “노동부 검찰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해고무효 소송이 마무리될 때까지 센터는 현재 상태를 유지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 이후로는 깜깜 무소식이라는 것이다.

피해자만
피눈물

진도군 홍보팀 관계자는 “군수님께 해당 내용에 대해 여쭤봤는데 입장 표명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설치·운영 주체인 진도군지회의 해산 결정이 있었지만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에서 해산 신청 관련 진상조사 중에 있다”며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에 빠른 시일 내 처리 협조 요청을 하는 등 추이를 지켜보며 정상화되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jsjang@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에테르노 차준영’에 1조 물린 DL이앤씨···손배 소송전 전말

‘에테르노 차준영’에 1조 물린 DL이앤씨···손배 소송전 전말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DL이앤씨가 시행사 시티원 차준영 회장과 다툼 중인 1조원대 공사비 정산 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앞서 <일요시사>는 지난 2월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보도에서 소송전의 내막을 설명했다. 이에 관해 차 회장은 “허위 보도”라며 형사고소와 손해배상 청구를 예고하는 내용증명을 보내왔다. 항소심 재판을 최초로 언급한 <이데일리> 보도와 판결문 등을 종합하면, 통일동산 공사비 소송의 규모와 구조 자체는 객관적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 차준영 시티원 회장은 통일동산 사업의 손실 구조를 발생시키고 떠난 뒤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으로 변신했다. 넥스플랜은 한 채에 200억~400억원에 달하는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사다. 18년째 흉물 방치 서울고등법원은 2026년 2월5일 선고한 항소심에서 DL이앤씨가 제기한 공사 대금 등 청구 사건과 관련해 시티원 측 항소를 기각했다. 1심 인용액 약 5184억원을 유지하면서 추가 청구액 약 45억원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원금 기준 약 5229억원 규모의 채권이 인정된 것으로 나타난다. 판결문에는 기성 공사 대금, 연대보증에 대한 구상금, 대여금 채권이 각각 구체적으로 산정돼있다. 일부 채권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 연 17%의 지연이율이 적용되는 구조도 확인됐다. 지연손해금까지 합산할 경우, 시티원과 차 회장의 최종 부담액이 총 1조원에 이를 수 있다. 일부 채권의 이자 기산일이 2009~201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데다 지연손해금까지 적용하면 실제 지급 총액은 1조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사건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DL이앤씨는 시티원과 공사비 4125억원, 공사 기간 28개월 조건으로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파주 통일동산 관광숙박시설 사업에 착수했다.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경기 파주시 탄현면 ‘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아울렛’ 인근에 지하 3층~지상 15층 규모 관광숙박시설(1265실)을 새로 짓는 사업이다. DL이앤씨는 2006년 12월 시티원과 도급계약을 맺고 이듬해 11월 착공에 나섰다. 2008년 9월 사전청약을 실시했으나, 청약률이 9%(118실)에 그쳤다. 사전 청약자들은 잇따라 해약에 나섰고 시티원은 본 계약에 나서지 않았다. DL이앤씨는 결국 공정률 33% 수준이던 2008년 12월 공사를 전면 중단했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 12년 만인 지난 2020년 8월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한 기성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 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 등 총 573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와 공사비 소송 패소 최종 부담액 1조500억원 추산 차 회장은 도급계약상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 내 공사를 완료해야 하지만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DL이앤씨가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의 5%)과 미래 분양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 등 총 5327억여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반소했다. DL이앤씨는 “시티원이 도급 계약상 의무인 콘도 분양을 사실상 포기해 공사 대금을 지급받을 수 없게 돼 이에 불가피하게 공사를 멈출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차 회장은 “분양률이나 공사비 지급 여부와 무관하게 DL이앤씨에게 기간 내 공사를 완료할 책임 준공 의무가 있다”고 맞선 것이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까지 투입한 기성 공사비와 연대보증에 따른 대위 변제금, 대여금 등을 합산해 소송을 제기했다. 시티원 및 차 회장 측은 책임 준공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반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공사 대금을 지급받기 어려운 현저한 사유가 발생해 불가피하게 공사가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판단해 반소를 기각했다. DL이앤씨 측은 현재 차 회장 통장과 부동산에 대해 압류 조치를 취해둔 상태다. 판결이 확정될 경우, 강제집행 절차를 통한 채권 회수에 적극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 12년 만인 지난 2020년 8월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차 회장은 통장 등이 압류되자, 친형인 차대영 명의 계좌를 빌려 에테르노 압구정의 분양 계약금을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분양금이 넥스플랜으로 이체된 사실도 거래 내역서 등을 통해 볼 수 있다. 차 회장 측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로드맵은 내용증명을 통해 “본인(차 회장)은 해당 소송의 당사자가 아니며, 5184억원 배상 판결을 받은 사실이 없고, 계좌 압류나 자금 유용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판결문에는 거액의 채권 인용 사실이 명시돼있고, 차 회장이 사건 당사자로서 소송에 참여한 구조가 확인된다. 상상 초월 손배 액수 <일요시사>는 앞선 보도에서 통일동산 사업 1심 판결 규모와 함께, 차 회장의 또 다른 사업지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제기된 자금 흐름의 수상한 점을 다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재무제표에 따르면 시티원과 차 회장의 현재 회사인 넥스플랜은 최근 자본잠식 상태로 나타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티원의 2024년 말 기준 부채 총계는 약 6289억원으로 자산(약 1359억원)을 약 4930억원 초과했다.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4930억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매출은 전무한 채 판관비와 이자비용 등 비용만 쌓이는 구조인 셈이다. 이는 판결 확정 및 강제집행 절차가 진행될 경우, 사업과 재무구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DL이앤씨 측이 채권 보전을 위해 압류 조치를 취한 만큼, 실제 집행 단계에서 어떤 자산이 대상이 될지도 향후 관전 포인트다. 차 회장이 현재 운영 중인 넥스플랜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넥스플랜의 2024년 말 기준 부채 총계는 약 5432억원으로 자산(약 5244억원)을 약 188억원 초과했다.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188억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당기순손실은 약 214억원에 달한다. 매출은 분양·용역 합산 약 669억원을 기록했지만 판관비가 전년(약 131억원)보다 3배 이상 급증한 약 399억원에 달했다. 이자비용도 약 261억원에 이르러 영업손실 약 111억원을 포함한 세전 손실 약 214억원이 발생하는 구조다. 넥스플랜은 현대건설과 손잡고 가수 아이유 등 유명인들이 분양받은 강남 초고가 하이엔드 주거 단지 ‘에테르노 청담’을 완판한 데 이어 현재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29세대 규모의 ‘에테르노 압구정(총분양 예정가액 6860억원)’을 개발 중인 시행사다. 항소심 판결이 확정될 경우, 시티원과 관련 계열사의 재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에테르노 분양 자금이 신탁 구조 안에서 적정하게 관리됐는지도 쟁점이다. 부실한 재무 판관비만 ↑ 통일동산은 신세계사이먼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임진각, 출판단지와 인접한 관광 요지로 주목을 받았다. 2004년 조성된 통일동산 지구의 핵심 숙박시설로 기대를 모았지만, 장기간 방치되면서 관광특구의 경쟁력 약화와 도시 이미지 훼손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그동안 시는 ‘부동산투자이민제 지구’ 지정, 국토교통부 방치건축물 정비 선도사업 공모 추진 등 정상화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시티원 측은 전면 철거 후 아파트 단지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DL이앤씨와 공사비 정산 갈등으로 인해 흉물로 남겨졌다. 현재는 지구단위계획 변경 가능성까지 거론되나 특혜 논란 우려도 적지 않다. DL이앤씨는 채권 확보를 위해 관련 자산 압류 조치를 취한 상태로, 판결 확정 시 강제집행에 나설 방침으로 전해졌다. 다만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시티원의 재무 여력이 취약해 실제 채권 회수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지역사회에서는 “더 이상 흉물 방치를 용납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자유로를 따라 오두산통일전망대, 임진각 방향으로 진행하다 보면 앙상한 공사 현장이 도드라지는 등 통일동산 미관을 해치고 있는 이유에서다. 시 관계자는 “채무 정리 이후 사업 구조를 어떻게 재편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관광숙박시설 원안 복원, 주거·복합개발 전환, 공공 주도 방식이나 자력 재개 등 여러 방안이 가능하지만 결국 사업 주체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최창호 파주시 의원은 “2009년 4월 공사가 중단된 후 장기간 방치돼 지역의 흉물로 남아 해결해 달라는 민원이 지속되고 있다”며 “10년 이상 방치되니 짓다가 중단된 건물들이 시커멓게 변해 점점 더 흉물스러워졌다”고 밝혔다. 차가원-MC몽 불륜설 제보 배우 데리고 카지노 동행 탄현면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공사가 중단된 콘도 때문에 지역주민들이 피해를 많이 보았다”며 “공사 중단 건축물로 인한 도시 미관 저해, 덩달은 주변 지역 쇠퇴화가 이어지는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DL이앤씨가 시행사 시티원과의 소송에서 1심과 2심 모두 승소했지만 시티원 측은 항소심 패소에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시티원(회장 차준영)은 2월24일 DL이앤씨가 낸 파주 통일동산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의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한편, 차 회장은 영화배우 김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 회장이 워커힐 카지노 VVIP의 자격을 갖출 수 있었냐는 것이다. 차 회장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 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 회장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또 자신의 친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눠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MC몽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재차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 회장이다. 제보에 따르면 “차 회장이 MC몽의 해외 원정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압구정 모 샤브샤브 식당에서 식사를 접대했다”고 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이 관계자와 나눈 카카오 톡 대화에서 “차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VVIP라 가능? 간 큰 회장님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또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