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5인 미만 직장 성토장 가보니…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올해로 근로기준법이 제정 70주년을 맞았다. 오는 16일은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지 4년째 되는 날이다. 법은 근로자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사각지대’ 역시 분명히 존재한다. <일요시사>가 근로기준법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만나봤다.

지난 4일 오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4층에서 ‘대한민국 5인 미만 직장인 성토대회 아우성’이 열렸다. 사단법인 직장갑질119의 주최로 진행된 이날 대회에는 5인 미만 직장서 근무하다가 부당한 일을 겪은 근로자들이 참석했다. 4명이 현장서 증언했고 1명은 영상으로 대체했다.

똑같이 일해도…

영상을 통해 5인 미만 직장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증언한 A씨는 ‘휴가를 내지 못해’ 부득이하게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5인 미만 직장인의 현실이 이를 성토하는 자리서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난 셈이다.

이날 현장 참석자들도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다. 추가로 있을지 모르는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고용노동부 사업체 노동실태현황에 따르면 2021년 기준 5인 미만 직장서 일하는 근로자는 313만8284명에 이른다. 전체 근로자의 17%에 달하는 수치다. 이들이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직장서 일하는 근로자가 5명이 안 된다는 것. 그 이유로 이들은 늘 해고의 위험에 벌벌 떨고 있다.


현행법상 5인 미만 직장은 일부 근로기준법 조항을 적용받지 않는다. 연장·야간·휴일근로 가산수당, 연차 유급휴가,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 제한, 부당해고 시 구제 신청 등과 같은 규정이다. 2019년 7월16일부터 시행 중인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역시 5인 미만 직장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날 대회에 참석한 이미소 공인노무사는 5인 미만 직장인의 1시간과 5인 이상 직장인의 1시간은 노동의 가치가 다르다고 강조했다. 5인 미만 직장서 일하는 근로자는 똑같은 1시간을 일해도 5인 이상 직장에 다니는 근로자와 비교해 적은 돈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국회가 근로기준법 예외 기준을 정할 때 5인을 기준으로 정한 데엔 어떤 근거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근로기준법 예외에 해당
“단계적 아닌 전면 적용”

이날 행사에는 보복성 해고를 당한 프리랜서 강사, 직장의 부당한 일을 항의했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했지만 5인 미만이라는 이유로 구제받지 못한 근로자, 사회복지시설서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뒤 해고당한 사회복지사, 고용주의 갑질에 대응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근로자 등이 발언했다.

일부 당사자는 발언 과정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들은 고용주로부터 “머리로 생각하고 일하냐?” 등 모욕적인 폭언은 일상이었고 분 단위로 업무보고를 해야 했다. 시도 때도 없는 업무 연락 등을 받는 갑질도 다반사였다. 5인 미만 직장이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고용주는 회사 메신저 공지사항에 “우리는 5인 미만 사업장이라서 해고로부터 자유롭다”고 써놓기도 했다. 


커피로스팅 회사에서 일했다는 B씨는 “길을 가다가도 누군가 욕하거나 메신저에서 괴롭히면 법이 지켜준다. 하지만 살면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에선 왜 상시 근로자 수로 제한해 보호받지 못하는 걸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상시 근로자 수에 따라 차별받고 인간의 존엄성이 지켜지지 않는 것이 인정되는 게 매우 유감스럽다고 했다.

직장갑질119가 지난달 9일부터 15일까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5인 미만 직장인의 18.3%가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실직을 경험한 적 있다’고 답했다. 300인 이상 직장 근로자(9.9%)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직장 내 괴롭힘이 심각하다’고 응답한 5인 미만 직장인 또한 56.5%로 직장인 평균(48%)보다 8%p 높게 나타났다. 

또 초과근로수당 지급 유무에 대한 질문엔 300인 이상 직장 근로자의 57.1%가 ‘받고 있다’고 답한 반면, 5인 미만 직장 근로자는 36.7%에 불과했다. 유급연차 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다는 응답도 300인 이상 직장은 81.3%로 나타났지만 5인 미만 직장은 56.7%에 그쳤다.

명절이나 공휴일 등의 ‘빨간 날’ 역시 5인 미만 직장인의 절반이 ‘쉬지 못했다’고 답했다.

‘313만8284명’ 전체 17%
괴롭힘 금지법도 미적용

근로기준법에 5인 미만 직장이라는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 역시 사각지대를 어떻게든 없애야 한다는 점에는 폭넓게 공감하고 있다. 2021년 12월 윤석열 대통령(당시 대선후보)은 “직장 내 갑질과 성희롱 같은 것은 인권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보편적으로 다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국민의힘은 “임금과 근로시간제도 개선 과제는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입법안을 마련하고 5인 미만 근로기준법 적용, 파견제도 등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과제도 사회적 논의를 바로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정 협의를 거쳐 세부 방안이 마련될 것이라는 언론 보도도 있다. 

문제는 적용 범위다. 지난 16일 국민의힘 김형동 의원은 “해고 제한 규정 등을 포함하는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은 지금 당장 어렵지만 현 상태서도 대통령령을 바꿔 5인 미만 영세 직장 근로자에게 휴가와 할증 임금을 지급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전면 적용서 한걸음 물러나 ‘단계적 적용’을 시사한 것이다. 

정현철 직장갑질119 사무국장은 “5인 미만 직장인에 대한 근로기준법 적용은 인권을 보호하는 문제다. 단계적 적용이 아닌 전면 적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직장갑질119 5인미만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신하나 변호사는 “국회와 정부는 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해 5인 미만 직장에 근로기준법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해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취약성을 완화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 변호사는 “5인 미만 직장 근로자는 훨씬 많이 일하지만 훨씬 적게 받는다.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아 노동조건이 저하되고 있다. 심지어 적용돼야 하는 법도 어겨지는 것이 일쑤다. 근로기준법을 전면 적용하고 이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는 맞춤형 지원을 제공해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 즉 노동의 범법지대를 없애야 한다”고 설명했다. 

덜 받는다

진도군장애인생활이동지원센터서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던 중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다가 해고된 박주연씨는 “5인 미만 직장 근로자는 근로기준법 제76조3(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조치)에 대해 왜 차별을 받아야 하는 건가”라며 “이런 차별은 인격을 파괴하는 행위며 국가가(근로자를) 죽음으로까지 내몰 수 있는 범죄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울먹였다. 


이어 “이제라도 5인 미만이라는 제도적인 허점을 개선하고 차별 없는 직장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함께 일터서 인권을 보호받으며 일할 수 있도록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서 이번에는 반드시 벗어날 수 있도록, 모든 근로자가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근로기준법을 개정해줄 것을 거듭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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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주처럼’ 장동혁의 성전 막전막후

‘교주처럼’ 장동혁의 성전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다주택 보유 사실을 정면 비판했다. 장 대표는 노모를 언급하면서 강하게 반박했다. 이를 비롯한 장 대표의 정치적 언행 곳곳엔 종교적 서사가 감지된다. 장 대표는 지금 ‘성전’을 치르고 있는 것일까?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엑스(X)에서 “장 대표가 주택 6채를 보유했다”는 언론 보도를 공유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다주택자를 규제하면 안 된다면서 이들을 보호한다”며 “기존 금융·세제 등 특혜를 유지해야 한다고 보느냐”고 비판했다. 부동산 평행선 장 대표에 따르면, 장 대표가 가진 주택은 ▲현재 거주 중인 서울 구로구 30평대 아파트 ▲국회 인근 오피스텔 ▲장 대표의 노모가 거주하는 단독주택 ▲국회의원 당선 후 매입한 지역구 충남 보령 소재 아파트 ▲경남 진주 소재 아파트 지분 1/5 ▲장 대표의 아내가 지분 일부를 소유 중이면서 장모가 거주하는 경기도 소재 아파트 등이다. 국민의힘은 “장 대표의 주택 6채의 가격을 합치면 공시지가 기준 약 8억5000만원 수준”이라며 “투기와 거리가 멀다”고 반박했다. 지난해 3월 공개된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장 대표가 신고한 토지 가격은 11억9000만원이다. 장 대표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노모가 거주하는 단독주택 사진을 공개하면서 “노모께서 ‘이 집을 없애려면 내가 얼른 죽어야지’라고 말씀하셨다”며 “이 대통령 때문에 불효자는 운다”고 반박했다. 이어 지난달 17일엔 “이 대통령의 SNS에 답하느라 명절 내내 핸드폰을 달고 있었더니, 노모께서 ‘핸드폰만도 못헌 늙은이는 어서 죽어야 하는디’라고 한 말씀 하신다”며 “‘날 풀리면 서울에 있는 50억원짜리 아파트 구경가기루 혔응께 그리 알어’라고 말씀하셨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25일 밤 엑스(X)를 통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는 지난 2월 이미 정해졌다”며 “재연장하리라 생각했다면 오산”이라고 일렀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는 오는 5월9일 종료된다. 이어 “비정상 덕분에 거두는 불공정한 혜택은 힘들더라도 반드시 없애야 한다”며 “버티는 이익이 버티는 비용보다 커선 안 되고, 비정상을 정상화할 수단·방법은 얼마든지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시장에 부동산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 인상 가능성이란 메시지로 전달됐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오랫동안 평행선을 유지했다. 이 대통령이 간접적으로 시사한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동시 인상은 문재인정부 때부터 계속 시도됐던 민주당의 오랜 부동산 문제 대응 방침이다. 하지만 문정부의 조치는 결국 ▲집값 폭등 ▲전·월세 매물 감소 및 가격 상승 ▲조세 저항 등으로 연결됐다. 경제학·부동산학에선 이를 ‘조세 전가·귀착’이란 원리로 설명한다. “조세 부담 귀착지는 법률적·실질적으로 다를 수 있다”는 취지의 원리다. 법률적으로는 주택 소유주가 부담하지만, 실질적으로 소유주는 전·월세 가격 상승을 통해 조세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 양도소득세까지 오르면, 매매 거래도 줄어들 수 있다. 설 전후 부동산·판결 논쟁…감지된 종교색 대표 전부터 종교 발언…이단 논란 성경 소지?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우리나라에선 보유세가 낮으면서 양도세가 높아서 매물 잠김 현상이 심하다”며 “취득·보유·양도 단계에서의 부동산 세제를 전반적으로 어떤 정합성을 가지고 운영할 것인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의 오랜 부동산 정책 대응은 ▲부동산 공시가격 인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유지 ▲월세 공제 확대 ▲건축 규제 완화 등을 통한 부동산 공급 확대 등으로 정리된다. 박근혜정부에선 “빚 내서 집 사라”는 말로 상징되는 대출 규제 완화·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부양책을 활용했지만, 미분양 주택 증가로 연결됐다. 윤석열정부에서도 미분양 주택 증가 현상을 바로잡지 못했다. 장 대표는 설 연휴 직후에도 윤석열 전 대통령과 관련해 큰 논란을 일으켰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제1심 재판에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장 대표는 이날 윤 전 대통령 제1심 선고 직후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우리 당이 배출한 전직 대통령의 유죄 판결에 책임을 통감하면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는 의견을 대신 밝혔다. 소장파들의 ‘절윤’ 요구도 강해졌다. 장 대표는 다음 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장 대표는 “아직 제1심 판결이고, 무죄추정의 원칙은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줄곧 계엄이 곧 내란은 아니란 의견을 분명히 밝혀왔다”며 “제1심 판결은 이런 주장을 뒤집을 만큼 충분한 근거·설명을 내놓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과·절윤 주장을 반복하는 건 분열의 씨앗을 뿌리는 일”이라며 “단호히 절연해야 할 대상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윤 전 대통령의 이름을 이용하거나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앞세워 당을 갈라치기 하는 세력”이라는 등 공개적으로 ‘절윤 거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강경 보수 성향 유튜버로 활동하는 전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는 지난달 21일 진행된 서울 광화문 국민대회에 참석했다. 전씨는 이날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성경에 나온 빌라도 재판과 같은 짓을 했다고 본다”며 “빌라도는 죄 없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혀 죽게 했다”고 주장했다. 전씨는 지난달 3일 장 대표를 향해 “누구의 지지를 받아 대표가 됐는지 돌아봐야 한다”며 “누구와 갈지 분명히 선택하라”고 압박했다. 정가에선 “장 대표의 정치적 입지 선정에 전씨가 많은 역할을 했다”는 의견이 다수 나오고 있다. “절윤 요구는 분열의 씨앗” 장 대표도 대표 당선 이전엔 강한 종교적 발언을 하면서 윤 전 대통령을 두둔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3월 세이브코리아가 주최한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이번 계엄에도 하나님의 계획이 있다”며 “하나님은 대한민국을 새롭게 하실 것이고, 대한민국을 고쳐주실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9월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예방하면서 합장 반배가 아닌 목례로 인사해 물의를 일으켰다. 통상 정치인이 불교계 인사를 예방할 땐 개인의 종교 성향과 무관하게 합장 반배로 인사한다. 독실한 개신교 신자인 이명박 전 대통령도 불교계 인사를 예방할 땐 합장 반배를 했다. 결국 장 대표는 지난해 10월 다시 진우 스님을 예방하면서 여러 번 합장 반배했다. 그는 “특정 종교에 편향됐단 생각은 없지만, 밖으로 비친 모습 때문에 오해가 생긴다면 그 오해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해 9월엔 당시 구속됐던 손현보 담임목사가 이끄는 세계로교회 예배에 참석해 “손 목사 구속은 모든 종교인의 탄압이므로 떨쳐 일어나야 한다”며 “2025년 대한민국에서 종교 탄압을 막는 게 제 소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일부 강성 기독교인을 비롯한 강경 보수 세력의 지원을 받아 당 대표로 당선됐다. 현재도 절윤 거부 논란을 일으키는 등 강성 기독교인의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정치적 행적을 이어가고 있다. 단식투쟁을 했던 지난 1월엔 말씀보존학회가 펴낸 KJV(킹제임스 성경)를 읽는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끌었다. 말씀보존학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등 개신교 교단으로부터 “다른 성경 사본·번역본을 모두 마귀로부터 건너온 불건전한 사상으로 여긴다”는 취지로 이단이란 의심을 받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해 성탄절에도 이 성경을 들고 서울 사랑의 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장 대표 측은 성경 입수 경위에 대해 “확인해 보겠다”는 해명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교적 믿음 정치적 대응 그의 최근 언행에 대해 “기독교적 믿음이 바탕으로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과 SNS로 진행했던 다주택자 규제 관련 논쟁 중 노모를 언급하면서 “이 대통령의 SNS에 답하느라 명절 내내 핸드폰을 달고 있었다”고 주장한 것에 시선이 집중됐다. 이에 대해선 종교적 서사에서 흔히 나타나는 고난의 형식을 빌린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할 수도 있다. 노모를 언급한 것도 자신의 의견에 감성적 설득력을 부여하기 위해 사용한 장치로 해석된다. 노모와 자신의 고행을 강조하면서 지지자들에게 “이 대통령의 박해에도 불구하고, 당 대표로서 쉬지도 못하고 대응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성경 마태복음엔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기 전 겪는 고난이 서술돼있다. 이에 따르면, 예수는 채찍질과 육체적 고초 때문에 힘겹게 십자가를 지고 있었다. 로마 병정들은 예수의 옷을 벗겨 홍포를 입혔다. 그러면서 가시관을 엮어 머리에 씌운 후 오른손에 지팡이를 들렸다. 이어 무릎을 꿇린 후 “유대인의 왕이여, 평안할지어다”라는 조롱을 하면서 침을 뱉고 지팡이를 빼앗아 머리를 쳤다. “이 대통령의 SNS에 답하느라 명절 내내 핸드폰을 달고 있었다”는 장 대표의 항변은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을 오르는 예수의 고난을 연상시킨다. 또 세례자 요한의 상황에 빗댈 수도 있다. 세례자 요한은 바리새인을 향해 독설했다. 바리새인은 중류층 중심 유대교 경건주의 분파로서 율법주의적 성향이 강해 예수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신약성서에 묘사된 바리새인은 예수와 적대적이면서도 예수를 믿었다. 바리새인은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으려고 했지만, 요한은 이들을 일컬어 “독사의 자식들”이라고 비판하면서 “누가 너희를 가르쳐 임박한 진노를 피하라고 하더냐”고 꾸짖었다. 바리새인과 달리, 요한은 광야에서 메뚜기와 석청을 먹으면서 극도의 절제를 통한 수행을 했다. 요한은 “주의 길을 예비하기 위해 광야에서 외치는 자”를 자처했다. 장 대표의 관점에선 자신과 이 대표의 논쟁을 일컬어 ‘당을 위한 헌신’이라고 규정했을 수도 있다. 장 대표가 노모의 존재를 강조한 이유는 효를 강조하려는 취지로부터 비롯된다. 따라서 장 대표 스스로 생각하는 효행을 ‘다주택 보유 욕심’이란 취지로 비난하는 이 대통령 등은 비정한 바리새인이 된다. 중요한 것은 “노모를 봉양하는 효를 실천하면서 나라 걱정을 위해 명절 연휴도 반납한다”는 서사라고 할 수 있다. 다주택 보유 사실만을 비판하는 현상은 형식주의에 치중된 비판이 된다. 애국과 효를 알아보지 못한 채 형식적으로 비판하는 사람들은 ‘독사의 자식들’이 된다. 전한길도 “윤은 예수, 지귀연은 빌라도” 지나친 피해자 서사의 끝…닉슨은 몰락 장 대표가 제명을 사실상 주도하는 등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비롯한 당내 친한(친 한동훈)계와 갈등하는 상황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힘에선 한 전 대표에 이어 김종혁 최고위원도 제명 결정이 났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은 당원권 1년 정지 징계 처분을 받았다.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었다가 결별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 해제와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다. 이후 강경 보수 일각에서 ‘배신자’로 취급받고 있다. 특히 종교적 성향이 강한 강경 보수 성향 지지자 일각에선 한 전 대표를 일컬어 “예수를 팔아넘긴 이시가리옷 유다가 아니냐”고 비판한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한 전 대표는 은자 30냥에 윤 전 대통령을 이 대통령과 민주당에 팔았다. 친한계에 집중되는 당내 징계는 중세 이단 심문을 연상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단 색출을 위해선 마을 전체가 서로를 감시·고발하면서 위축시켜야 한다. 당내 강경 보수 일각이 가장 중시하는 것은 ‘제2의 유다 탄생’을 막는 것이다. 배신자 척결 과정을 대내외적으로 드러낼 필요가 있다. 장 대표의 언행 근간엔 종교적 신념 여부를 고찰할 수 있는 행적이 다수 묻어나온다. 이는 장 대표 개인의 정치적 행적과 결합돼 밖으로 드러나고 있다. 장 대표 스스로 말하는 “명절 내내 핸드폰을 달고 있는” 수준의 고된 일은 야심과 신념을 결합해야 소화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유권자는 정교 분리에 엄격하다. 이따금 특정 종교에 기반한 정당이 창당돼 총선에 도전하지만, 이제까지 종교 정당이 원내에 진출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우리나라는 다종교 국가이기 때문에 특정 종교 편향 논란이 발생하면 다른 종교 교인의 반발·거부가 필연적으로 수반된다. 장 대표는 지난해 10월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해 큰 논란을 빚었다. 서정욱 변호사는 지난해 12월 JTBC <논/쟁>에 출연해 “장 대표가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할 당시, 두 사람은 10분 동안 서로 울기만 했다”며 “그 정도로 인간적 관계가 끈끈해서 장 대표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할 일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눈물 어린 면회는 예수가 베드로에게 ‘천국으로 가는 열쇠’를 부여하는 현장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장 대표는 종교적 언행과 감성 자극으로 정치 현황과 자신을 향한 논란에 대응하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정치적 대응을 했던 대표적인 정치인은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었다. 닉슨 전 대통령은 비자금 논란이 불거지자 자신의 가난을 강조하면서 “지지자가 선물로 준 강아지 체커스 만큼은 돌려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워터게이트 사건 당시에도 “언론이 날 파멸시키려고 음모를 꾸미고 있다”면서 “나는 사기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가난한 상황 고난의 형식 닉슨 전 대통령은 사건 은폐를 명령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결국 사임했다. 닉슨 전 대통령은 그 순간까지도 “당신을 미워하는 사람들은 당신이 그들을 미워하지 않는 한 이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치적 논란에 지나친 피해자 서사로 대응한 결과는 닉슨 전 대통령이 잘 보여줬다. 장 대표에게 필요한 것은 정말로 ‘천국으로 가는 열쇠’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