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심우정 검찰총장? 또 시작된 야5당의 ‘탄핵의 늪’

직권남용 혐의 고발…자진 사퇴 요구
정치적 역풍 우려…결국 제 발목잡기?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5당이 10일, 법원의 윤석열 대통령 석방 결정에 즉각 항고하지 않은 심우정 검찰총장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했다.

심 총장을 ‘내란 공범’으로 규정하고 즉시 사퇴를 촉구하는 한편, 이에 불응 시 탄핵소추를 추진하겠다는 게 야5당의 입장이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야5당은 이날 국회 소통관서 기자회견을 열고 “심 총장이 윤 대통령에 대한 즉시항고를 포기하고 석방을 지휘함으로써 내란 혐의의 공범임을 스스로 인정한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심 총장에 대해 직권남용 혐의로 공수처 고발 조치를 진행하고, 즉각적인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등 전방위적인 압박 공세를 펼쳤다. 특히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가 항고를 주장했음에도 심 총장이 이를 묵살하고 즉시항고 포기를 결정한 점을 문제 삼았다.

이들은 “상급심서 다퉈볼 기회와 근거가 충분한 상황인데도 너무나도 손쉽게 투항했다”며 “내란 수괴를 풀어주기 위한 검찰의 큰 그림이 명확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윤석열을 풀어주고 즉시항고를 포기한 것에 대한 직권남용의 죄를 묻겠다”며 “내란 수괴 비호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이 정도의 사안이면 심 총장이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며 “신속하게 진행이 안 되면 야5당이 함께 신속하게 (탄핵)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창민 의원 역시 “심 총장이 책임에 대해 사퇴하지 않을 경우 야5당의 탄핵 심판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윤 대통령을 비롯해 한덕수 국무총리, 최상목 경제부총리, 최재해 감사원장,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고위 공직자들에 대한 탄핵소추가 줄줄이 진행되면서, 정치권은 사실상 ‘탄핵 대기 상태’에 놓여있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여당 내에서는 야당이 사안마다 탄핵이라는 극단적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인 9일, 국회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재명 표 국정 파괴라는 질병이 또다시 도질 모양”이라며 “이미 민주당은 29번의 탄핵을 했다. 만약 30번째, 31번째 탄핵을 한다면 그것은 민심의 철퇴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권 원내대표는 “이재명 세력의 탄핵 중독은 이제 형법상 특수협박죄로 다뤄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며 “이재명 마음에 안 들면 탄핵, 민주당 말 안 들으면 탄핵, 여차하면 탄핵으로 직무를 정지시키겠다고 협박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법조계서도 야당의 이 같은 탄핵 시도에 대해 다소 무리한 측면이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검찰이 법원의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에 대해 항고를 포기한 것은 위헌성 우려 등을 고려한 신중한 판단의 결과라는 것이다.

심 총장의 석방 지휘 조치는 향후 재판 과정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헌 논란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도 볼 수 있다. 애초에 많은 논란에 휩싸였던 공수처의 수사 과정도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던 요소였다.

그러나 이런 점들은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검찰에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사안의 본질을 벗어난 정치적 공세라는 비판이 충분히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야당의 탄핵 줄 세우기 행보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유 중 하나였던 ‘국회 탄핵 남발’ 논란을 다시금 상기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야당이 반복적으로 탄핵 카드를 꺼내드는 것이 결과적으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역설적인 상황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의 배경에 대해 “우리 정부 출범 이후 지금까지 수십 명의 정부 공직자들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며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마비시켜 왔다”고 주장했던 바 있다.

현재 야당에 의해 이미 탄핵소추가 진행된 한 총리와 최 감사원장, 이 지검장을 비롯한 검사 3명의 탄핵 심판 사건도 변론 절차를 모두 마치고 헌법재판소의 선고만 남겨둔 상태다.

헌재 재판관들은 이들 사건에 대해서도 평의를 열고 심도 있는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선 이 사건들의 선고 시점 또한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일정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야당이 입으로는 ‘헌재가 윤 대통령의 신속한 파면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정작 손으로는 헌재의 발목을 잡고 있는 모양새가 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권 관계자는 “거대 야당이 탄핵 말고는 다른 대안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결국 정치적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며 “탄핵을 정치적 압박 수단으로 남발하는 것은 얼마 남지 않은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에도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jungwon93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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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특정 당의 당원 명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당 관계자의 업무용 노트북에 담겨있던 정보가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올림픽 육상 100m 경기를 생각해 보자. 8개 레인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선다. 이 선수들은 국내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을 것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해 예선을 치르고 결승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경기에서 승자는 늘 단 1명뿐이다. 치열한 공천 경쟁 선거는 올림픽보다도 더 확고한 ‘승자 독식’ 구조다. 올림픽에선 2등에게 은메달, 3등에게 동메달이라도 주지만 선거에서 2등은 꼴찌와 같다. 당선자는 후보자에서 국회의원, 시·군·구의원, 구청장·군수, 시·도지사 등으로 신분 상승이 이뤄진다. 명예와 권력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자리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이 큰 자리로 몰린다. 어떤 경기든 일단 출발선에 서야 경쟁을 할 수 있듯, 선거에서 공천은 본선으로 가기 위한 1차 관문이 된다. 자리는 하나, 후보는 여럿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은 자리를 돈으로 사려 했다는 내용으로, 관련자는 구속됐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일어난 당원 명부 유출 의혹도 공천 경쟁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수십개의 엑셀 파일이 발견됐는데 그중 일부가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였고 이름, 연락처, 거주지 등이 포함된 이 파일이 상대 당의 후보 경선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서 거물급 인사가 후보로 맞붙었다. 구로을 지역은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17대(2004년)부터 지난 22대(2024년) 총선까지 20여년간 민주당이 이겼다.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18대 총선에서도 구로을 지역은 넉넉하게 수성한 바 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 발견 이름·연락처·거주지 담겨 구로에서만 평생 살았다는 한 시민은 “선거 때마다 텃밭, 험지 이런 말을 많이 쓰지 않나. 구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사지’다. 민주당이 아주 꽉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총선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몇몇 인사들은 바닥부터 훑어가며 선거를 준비한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구로을 지역 후보로 윤건영 의원을 전략공천 형태로 낙점했다. 윤 의원은 당시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민주당의 독식으로 관심 지역에서 벗어나 있던 구로을이 순식간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문제는 구로을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조규영 전 서울시의원의 반발이 거셌다. 조 전 시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 이후 구로2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재선했다. 조 전 시의원은 최소한 경선은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비판했다. 당시 조 전 시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지역 당원 수보다 더 많은 권리당원을 모았다. 열심히 뛰었다. 누구와 경쟁하든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며 “그러나 결과는 낙하산 공천이었다. 저는 특혜나 찬스를 원하지 않았다. 공정한 경선만을 바랐다. 낙하산 공천은 공정하지도 않고 본선 경쟁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어디에 사용했나 조 전 시의원은 노숙 단식까지 해가며 경선을 촉구했지만 결국 낙천했다. 이후 다른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잊히는 듯했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업무용 노트북에서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표기된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발견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행정동 등이 기재된 엑셀 파일은 ‘(보안철저)저쪽디비’ 폴더에 담겨있었다. 해당 파일의 ‘구분’ 부분에 ‘조규영 일반 당원’이라고 표기돼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에 민주당 구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기재돼있다는 점에서 의심이 촉발됐다. 동시에 누가 노트북에 해당 파일을 옮겼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서가 발견된 노트북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원협의회에 업무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구로구의회에 입성한 A 구의원이 해당 노트북을 사용했다. A 구의원은 2022년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여성부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의 노트북은 A 구의원이 여성부장으로 활동할 무렵 사용했다가 후임자에게 넘겼다. 그는 “이후 여성부장이 바뀔 때까지 쭉 A 구의원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쉬쉬하다 이제서야 눈여겨볼 대목은 A 구의원의 이력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당선됐지만, 202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조 전 시의원을 보좌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 실제 조 전 시의원이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곳곳에서 A 구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A 구의원은 조 전 시의원 낙천 이후 김용태 전 의원 배우자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이 A 구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2020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낙선하고 당협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A 구의원이 비례대표로 공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정치인을 수행했던 인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그가 직접 사용한 노트북에서 자신이 보좌했던 사람의 이름으로 파일명이 기재된 국민의힘 당원 명부가 발견된 셈이다. A 구의원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를 민주당 측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A 구의원이 조 전 시의원을 수행할 당시 지역구 경선을 대비해 당원 명부를 입수한 게 아닌가 싶다”며 “당시 경선까지 진행되지 않았기에 당원 명부가 실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아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이 문제는 올해 1월경에 처음 드러났다. A 구의원이 당원협의회에 노트북을 반납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폴더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쉬쉬’하다가 최근에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당협 회의에서 논의 A 구의원 “문제없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 구의원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지난 1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에서 논의됐다. 해당 의혹이 구로 지역에서 확산하자 A 구의원이 먼저 이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원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위원은 ‘덮고 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면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부 관계자가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해당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요청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관철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당원 명단이 일부 흘러 다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명부가 통째로 유출되는 건 심각한 일”이라며 “명백한 해당 행위다.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징계사유)에 따르면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 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등의 사유로 징계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해당 관계자는 A 구의원의 행위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당 행위? 징계 가능성? A 구의원은 해당 의혹은 전부 해명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문제없다고 결론 났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언급한 제보자에게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